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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다고 말해요, 괜찮으니까 - 불안, 걱정, 두려움을 이겨내는 자기회복의 심리학
도리스 볼프 지음, 장혜경 옮김 / 생각의날개 / 2023년 5월
평점 :
세상에서 가장 불안한 것이 불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이제 왜 불안한지조차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매일 불안에 시달립니다. 불안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삶의 필수요소가 되어버린 것 같은 시대입니다.
불안하지 않고 살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사실상 그런 삶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요?
감정사용설명서라는 책으로 우리에게 유명한 심리치료 전문가 도리스 볼프가 출간한 신간 불안하다고 말해요, 괜찮으니까는 바로 이 불안 사용법에 대한 본질을 알려주는 놀라운 책입니다.
먼저 이 책은 불안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전해줍니다. 우리는 불안한 상황이 되면 이것들을 몽땅 뭉뚱그려 불안이라는 한 단어로 치환해버립니다. 그런데 실제로 불안은 참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공포와 불안, 공포증과 공황을 구별하실 수 있으십니까? 이것들은 사실 다 다른 것인데, 이것들을 구분하지 않고 하나로 묶는 순간 치유로 가는 길목은 막혀버리게 됩니다. 이 책은 신체 변화, 감정 변화, 생각 변화, 행동 변화 등 디테일한 불안의 순간들을 나누어 설명해주며 독자들이 자신의 불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가이드해줍니다.
너무 이론적인 면이 부각된 책은 아닐까 걱정하실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 책은 오히려 실전 전략에 대한 내용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불안에 대해 이론적으로 아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아니라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목표라면 반드시 이 책의 중반부 이후를 읽어보셔야 합니다. 불안의 목록을 작성해서 감정의 영역을 객관적으로 치환해버리는 등 실전에서 사용할만한 유용한 팁들이 책에 가득 담겨져 있습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상상연습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상황 혹은 내가 반드시 불안을 느낄 것이라 예측되는 상황을 머릿 속에서 구현하여 미리 시뮬레이션 해보는 것입니다. 사람이 엄청나게 많은 공간에 내가 들어가 있다고 상상하고 어떤 감정이 느껴지는 지 안전한 나만의 공간에서 상상으로 느껴보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 연습을 30일 동안 하루 3회 10분씩 해보라고 조언합니다. 아니, 어쩌다 한 번 닥쳐도 무조건 피하고 싶은 최악의 상황을 억지로 매일 접해보라는 게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그런데 이 책은 상상연습이 많으면 많을 수록 개선되는 효과 또한 커진다고 말합니다. 불편한 상황 속으로 내 생각을 밀어넣고 그것에 익숙해지도록 나를 훈련시키는 것입니다.
상상 연습 후에는 실제로 모험에 뛰어드는 행동을 해보기도 하고, 이미 불안을 극복한 사람처럼, 즉 불안하지 않은 사람처럼 연기를 해보는 것도 흥미롭고 신선한 방법이었습니다.
이런 실제적인 전략들이 광장공포, 예기불안, 공포증 등 서로 다른 다양한 영역에 맞게 제공되어집니다. 나에게 있는 막연한 불안이 아니라, 초반에 분류했던 디테일한 불안의 모습을 찾아낸 후 이에 맞는 전략들을 배워갈 수 있으니, 나 홀로 상대했다면 너무나 거대했을 불안이라는 적이 상당히 작게 축소되어, 해볼만 하다는 생각까지 들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거대한 불안을 쪼개어 말 그대로 맞짱떠볼 수 있을 정도의 상대로 변환시켜줍니다. 불안에 허덕이며 오늘도 숨고 도망칠 생각만하는 분들께 이 책, 불안하다고 말해요, 괜찮으니까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불안의 실체를 발견하고 당당하게 맞서 승리하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