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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이 싸대기를 날려도 나는 씨익 웃는다 - 불행은 제 맘대로 와도 행복은 내 맘대로 결정하려는 당신에게
김세영 지음 / 카리스 / 2023년 5월
평점 :
인생에 한가지 큰 어려움이 닥쳐도 삶의 모든 의욕을 잃게 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그 역경이 연이어 닥친다면 어떻게 버텨야 할까요?
스스로 역경종합선물세트를 받았다고 고백하는 청년의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제목부터 의미심장한 역경이 싸대기를 날려도 나는 씨익 웃는다가 그것입니다. 저자는 인생의 고비마다 계속해서 힘든 일이 닥쳐오는 위기를 겪었습니다. 짜증도 날 것이고, 억울하기도 할 것 같은데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씨익 웃겠다고 이야기합니다.
동생의 조현병 발병, 부모의 이혼, 자신의 희귀병 투병, 아버지의 치매 및 파킨슨 간병 등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넘길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의외로 덤덤하게 진행됩니다. 어마어마한 고난 속에서 울부짖으며 신세를 한탄하는 한 영혼이 아니라, 그저 내 앞에 닥친 하루를 어찌저찌 살아가는 한 사람이 그려집니다.
마흔이 넘은 동생을 일일이 챙겨야 하는데 동생을 같이 돌보는 어머니는 점점 늙어만 갑니다. 언젠가 이 일은 오롯이 나의 몫이 될 것입니다. 깊이 생각하면 두려움이 쌓여만 가고 도저히 이렇다 할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저자는 동생을 사랑하기로 결단합니다. 동생은 동생이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를 원망하고 아빠를 닮은 어른이 될까봐 걱정하는 아들의 모습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아버지의 깊은 상처와 어리숙함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아들의 모습 또한 있습니다. 둘 중 어떤 것이 진실한 모습일까요? 둘 다 진실입니다.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은 두가지 상반된 감정이 동시에 휘몰아 칩니다. 사랑하며 미워하고, 원망하며 그리워합니다. TV에 나오는 그림같은 가족의 풍경에선 이런 모습들이 그려지지 않지만, 놀랍게도 우리 주변 수많은 가족들의 모습은 이러합니다. 겉은 멀쩡하나 속은 썩어가는, 아니 심지어 겉마저도 멀쩡해 보이지 않는 가정도 있지요.
내 삶만 생각하기에도 벅찬데 내 주변은 온통 신경써야 할 것들로 가득합니다. 참 얄궂은 인생이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하루에 하루만큼 배워가며, 아픔을 통해 아름다움을 피워냅니다.
질병과 가난, 외로움은 오늘도 한 영혼을 성숙하게 합니다. 아니 너무 잔인해서 성숙보다는 숙성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네요. 매일 조금씩 숙성되어져 가는 삶, 어제보다 나아진 것이 없어보여도 용기를 내어 내딛는 내일을 향한 걸음, 저자는 그렇게 하루를 견뎌내고 채워갑니다.
기적처럼 어려움이 해결되는 간증 서적이 아님에도 이 책은 큰 울림을 줍니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살아가는 한 사람의 모습을 낱낱이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삶의 끝이 어떤 모습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 멀쩡히 행복해보이는 삶을 사는 사람의 끝도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저 내일로 도망가려는 생각을 부여잡고 오늘의 하루만 생각하며 지금 이순간을 사는 삶, 어쩌면 삶의 비밀은 바로 현재에 숨어있는지도 모릅니다.
꾸미지 않고 자신의 속내와 인생을 가감없이 드러낸 솔직한 책, 역경이 싸대기를 날려도 나는 씨익 웃는다를 통해 역경을 살아내는 한 사람의 인생을 살펴보세요. 어쩌면 각자가 처한 어려움을 이겨낼 용기와 위로를 얻어가게 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역경 가운데 있는 모든 사람들의 오늘을 축복하고 응원합니다. 힘냅시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