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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이야기 - 천 가지 역사를 품은 살아 있는 도시
미셸 리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이 책 <런던 이야기>는 역사 전문가가 쓴 책도 아니고, 도시공학 전문가가 쓴 책도 아닙니다.
오클랜드 대학을 나와
공인회계사로 일하던 평범한 여성이 쓴 책입니다.
6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때문에, 런던에 대한 역사책이나, 도시공학적 접근을 한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평범한, 그러면서 동시에 평범하지 않은 런던의 모든 이야기를 우리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런던과의 데이트를 시작하세요"라고 권합니다.
정말로 그렇습니다, 이 책은 런던에 대해 학술적으로 분석하는
책이 아니라, 런던이 오묘한 세계로 우리를 초대하는 초대장 같은 책입니다.
우리가 막연하게 그리고 있는 런던의 모습을, 좀 더 명확하게
보여주어 런던에 대해 더 깊고 생생한 꿈을 꾸도록 도와주는 데이트 지침서 같은 책입니다.
저자는 자신이 런던과 사랑에 빠졌다고 말합니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진다면, 사랑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그 사람의
작은 버릇과 습관, 얼굴의 특징, 말버릇 등이 보이는 법입니다.
런던을 사랑하는 저자는, 우리가 바라보는 시각보다 훨씬 따뜻하고 친절한
시선으로 런던을 바라봅니다.
그리하여 많고 많은 도시의 역사를 배우듯 런던을 대하지 않고, 오직 세상에 하나뿐인 도시 런던을 바라봄으로써,
런던의 숨겨진 세세한 이야기와 사건들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파헤쳐갑니다.
미드 섹스앤더시티를 보고 뉴욕과 사랑에 빠진 분들이라면, 이 책 <런던 이야기>를 읽고 런던과 사랑에 빠지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책은 로마 황제가 세운 브리타니아 시절부터, 바이킹의 침략, 백년전쟁, 농민봉기, 장미전쟁, 세익스피어, 런던대화재 등 세계사적
관점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다룹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런던이 얼마나 중요한 도시인지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됩니다.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대부분이 내용들이 런던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특히 대영제국과 산업혁명 같은 부분은 런던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그 자체로 세계사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거대한 이야기입니다.
세계사적으로 큰 사건들 뿐만 아니라, 대처 수상이나 미니스커트의 등장, 월드컵 우승 같은 소소한 이야기들도 다룹니다.
그야말로
런던의 얼굴부터, 몸통, 팔, 다리, 발가락 까지 다루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말 놀라운 책입니다.
런던 뿐만 아니라 뉴욕, 파리 등의 도시들이 시리즈로 출간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실 그 어떤 도시도 런던만큼 풍성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는 못하기에 이 책만큼 완성도 있는 책이 나오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당신은 런던을 아십니까? 여기 런던을 알 수 있는 놀라운 책이 있습니다.
이 책 <런던 이야기>와 함께 런던과의
달콤한 데이트를 즐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