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서로에게 상처받을까 - 다툼과 이별하고 소중한 관계를 지키는 부부 대화의 모든 것
한승민 지음 / SISO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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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문화충전 200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가깝고도 먼 사이, 점 하나만 찍으면 남이 되는 사이, 부부 관계만큼 어려운 문제가 또 있을까요? 선릉숲 정신건강의학과 한승민 원장님께서 집필하신 신간, 우리는 왜 서로에게 상처받을까는 부부 간에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전문의의 진솔한 상담을 담아낸 책입니다.

 

평생 행복하기를 기대하며 시작한 부부 생활이지만 실제로 모든 날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부부는 없을 것입니다. 두 사람이 함께 사는 동안엔 필연적으로 갈등이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이 갈등을 무조건 회피할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다루어 가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결혼 전엔 다양한 관점에서 상대방과 나의 관계를 분석하고 예측하지만 실제 결혼 생활에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태어났다든지, 갑자기 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한다든지, 빚이 생겼다든지, 누군가 장애가 생겼다든지 등 이전의 삶과 궤도 자체가 바뀌게 되는 상황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힘들다면 모두에게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 중 누군가는 이런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결해 나갑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해 상담을 받고 치료를 받으며 이전보다 더 단단한 관계가 되기도 합니다. 왜 이런 차이가 벌어지는 걸가요? 저자는 연습하면 누구나 변화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 책에선 애착을 중요한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애착은 인간의 본능이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요구해야 할 당연한 권리입니다. 따라서 이 애착이 손상될 경우 부부 관계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우리는 어떤 상황 때문에 싸움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저 사람이 저것만 안 했으면 좋을텐데, 왜 하지 말라는 걸 자꾸 할까, 이거 하라고 말했는데 왜 아직도 안 하고 있지? 그런데 이 책에선 진짜 문제는 그 문제 자체가 아니라, 더 본질적인 것에 있다고 말합니다. 그 상황보다 깊은 문제는 바로 나의 애착이 손상되었다는 느낌이라는 겁니다.

 

문제의 핵심을 안다면 치료법도 달라져야 합니다. 하지 말라는 행위를 해서 싸움이 났다고 생각하면 그 행위를 안 하는 것으로 문제가 풀린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더 본질적으로 애착에 손상을 준 것이 진짜 문제라고 인식했다면, 단순한 행위를 넘어서 상대방의 권위를 존중해주고 그 안의 애착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표면적인 갈등에 집중하고 있던 저에게 좀 더 깊은 필요와 욕구에 대해 고민하게 해준 놀라운 책입니다.

 

이 책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썼지만 의학적인 지식을 넘어 따뜻하고 진솔한 상담과 대화의 모습이 무엇인가를 보여줍니다. 결국 부부 관계는 기술적인 정답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서로를 이해하고 있느냐가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부부 사이의 문제의 핵심을 발견하고 이것을 현명하게 풀어나갈 방법을 얻고자 한다면 이 책, 우리는 왜 서로에게 상처받을까를 읽어보세요. 전문적인 지식에 위로와 공감을 더한 따뜻하고 세밀한 상담을 통해 묵혀뒀던 오랜 갈등에 대한 해결의 씨앗을 발견하시게 될 것입니다. 부부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모든 분들께, 우리는 왜 서로에게 상처받을까를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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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이즈 오사카 This Is Osaka - 오사카 교토 고베 나라, 2025~2026년 최신판 디스 이즈 여행 가이드북
호밀씨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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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임시공휴일이 붙은 설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연휴를 보내고 나면 여름 휴가가 올 것이고, 또 그렇게 한해가 가겠지요. 그래서 여러분은 올해 어디로 여행을 떠나실 계획입니까? 생각해둔 곳이 있으신가요?

 

다양한 계획이 있겠지만 올해 가장 핫한 여행지를 꼽으라면 단연 이곳입니다. 오사카!

 

한국인이 가장 많이 가는 해외 여행지인 오사카가 뭐 특별할 것이 있냐고요? 있습니다. 올해는 오사카 간사이 국제 박람회가 열리는 해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엑스포가 오사카에서 개최됩니다. 만국 박람회 태양의 탑으로 유명한 오사카 엑스포로부터 무려 55년 만에 다시 열리는 엑스포입니다.

 

오사카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서점에 들르셨다면 너무 많은 선택지에 당황하게 될 것입니다. 오사카를 다루고 있는 책이 얼마나 많은지요. 그런데 올해 오사카 여행을 준비하신다면 꼭 이 책을 선택하셔야 합니다. 테라출판사에서 출간한 디스 이즈 오사카 2025년 ~ 2026년 최신판을 찾아 보세요.

 

디스 이즈 오사카 2025년 ~2026년 최신판에는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에 대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전까지의 뻔한 오사카 이야기를 재탕 삼탕해서 내놓는 다른 여행 책자와 달리 이 시점 가장 핫한 이슈인 엑스포를 다루며 엑스포와 연계된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는 4월 13일부터 10월 13일까지 6개월간 열립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특정 날짜를 놓치면 구경하지 못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 오사카를 방문하시든 엑스포를 끼워 넣은 계획을 짜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올해 열리는 2025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에 대한 계획 뿐 아니라, 55년 전 열렸던 오사카 엑스포 부지에 세워진 라라포트 엑스포 시티에 대한 설명도 있으니 엑스포 테마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과거와 현재의 엑스포를 모두 체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디스 이즈 오사카는 책의 제목에 오사카만 포함하고 있지만 실제론 간사이 전체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두툼한 책입니다. 오사카 여행을 넘어 교토 여행, 고베, 나라에 이르는 간사이 통합 일본 여행을 꿈꾸는 분들께 디스 이즈 오사카가 최선의 답을 알려줄 것입니다.

 

오사카의 명물 음식이나 대중교통 이용법 등 여행을 떠나기 전 알아두어야 할 정보도 깨알같이 수록되어 있고, 실제 여행지에서 필요한 맛집과 관광지 정보도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디스 이즈 오사카의 가장 좋은 점은 구글 맵에서 어떻게 검색해야 하는지 키워드를 알려준다는 데 있습니다. 다른 여행책자들은 맛집 정보를 알려주지만 정작 그 가게를 구글맵에서 어떻게 찾아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습니다. 한글로 검색하면 서치되지 않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디스 이즈 오사카는 구글맵에 타이핑해야 하는 키워드를 정확히 알려줍니다. 유니버설시티포트 선착장으로 가는 뱃길 노선은 kaiyukan west pier로 검색해야 구글맵에 정확히 표시된다는 것을 알려주기 때문에 구글캡에 하트와 별표로 표시해가며 책의 정보를 스마트폰에 편하게 옮길 수 있습니다.

 

방대한 양의 정보를 담아내면서 가독성까지 뛰어난 디스 이즈 오사카를 통해 오사카 간사이 여행 계획을 완벽히 짜보세요. 2025년 올해는 반드시 오사카에 가야만 하는 해입니다. 먼 나라에서 열리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가까운 오사카에서 엑스포가 개최되는데 꼭 가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디스 이즈 오사카로 2025년 가장 알찬 해외 여행 계획을 세워보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성공적인 여행 계획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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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영어발음 교정 - Smooth like butter~ 한국식 발음을 버터처럼 부드럽게!
파파 잉글리시(방그레) 지음 / 길벗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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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영어 문법과 독해에 관해서라면 학창시절 내내 교육을 받았습니다. 이런저런 원리들이 지금도 머리를 맴돕니다. 그런데 막상 영어로 대화를 하려면 너무도 어설픈 내 모습을 보게 됩니다. 내 영어는 왜 이렇게 허접할까. 생각해보니 발음에 관한 트레이닝은 받아본 기억이 없습니다. 공인 영어 시험에서 발음은 측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26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파파 잉글리시에서 이번에 한국인을 위한 발음 트레이닝북을 출간하였습니다. 한 달 영어발음 교정이 그것입니다.

 

책의 표지엔 BTS의 빌보드차트 HOT100 1위곡인 버터의 가사가 적혀 있습니다. Smooth like butter. 우리는 어떻게 해야 버터처럼 부드러운 발음을 가질 수 있을까요.

 

책의 소제목을 보면 피식 웃음이 납니다. 분명 한글로 적혀 있는데 따라 읽다보면 내 발음과 분명히 다른 네이티브 스피커의 발음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저ㅅ떠 거r얼을 따라 읽어보세요. Just a girl이라는 문장을 생각하고 말했다면 내 입에선 분명 저스트 어 걸이라는 발음이 나왔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독특하게 한글로 독음을 먼저 풀어 보여줍니다. 그것도 우리 머릿 속에 있는 한글과는 상당히 다른 표현으로 말이죠.

 

재밌는 발음 따라하기를 해본 후엔 왜 이렇게 발음되는 지에 대한 파파 잉글리시의 상세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우리말엔 당연히 있는 모음 ㅡ 발음이 영어에는 없다고 합니다. 즉, 우리는 s를 스라고 읽지만 실제 네이티브 스피커들은 자음 ㅅ소리만 내고 모음 ㅡ의 발음은 없는 것이죠.

 

이렇게 발음의 원리를 배운 후엔 그 발음과 관련된 예문을 계속해서 발음해보게 됩니다. 이 책이 영어 학습책이면서 동시에 트레이닝북이라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This is는 더이상 디스 이즈가 아닙니다. 우린 앞에서 이미 모음 ㅡ발음이 없다고 배웠으니까요. This is는 디th 시ㅈ라고 읽어야 합니다.

 

발음을 따라하는 것만으로 영어를 잘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기며 셀프 트레이닝을 했습니다. 아마 저와 같은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이 책은 공부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순전히 재미를 느껴서 다음 챕터로 계속 넘어가게 됩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수상소감이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인터뷰 등 유명인의 영어 스크립트를 통해 우리가 배운 내용을 점검하고 확인해 볼 수 있는 시간도 있습니다. 재미와 유익, 모두를 잡은 놀라운 책입니다.

 

챕터마다 QR코드가 삽입되어 있어 해당 내용에 대한 원어민의 mp3 파일을 청취할 수 있습니다. 또 본문 내용에 맞는 유튜브 영상 등도 모두 QR 코드를 통해 링크가 제공됩니다.

 

영어 학습 서적을 구입하고 끝까지 공부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아마 많이 없으실 겁니다. 그런데 이 책은 단언컨대 끝까지 공부하실 수 있습니다. 누구라도 따라 읽는 것 만으로 계속해서 진도를 나가게 만드는 신선하고 재밌는 책, 한 달 영어발음 교정을 통해 모두를 놀라게 할 버터 발음을 얻어 보세요.

 

제대로 된 설명과 트레이닝만 있다면 우리도 네이티브 스피커와 같은 발음을 뱉을 수 있습니다. 한 달 영어발음 교정과 함께 영어 회화의 달인으로 거듭나는 2025년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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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말씀만 하소서 - 출간 20주년 특별 개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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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글은 사람의 마음을 담아내는 그릇입니다. 기쁨과 환희, 슬픔과 괴로움 모든 감정은 글을 통해 다른 이에게 전달됩니다. 글만큼 사람의 속내를 담아내기에 좋은 도구가 또 있을까요?

 

그런데 도저히 글에 담기지 않는 감정도 있습니다. 문자 그대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그러합니다. 어디선가 그런 글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남편을 잃은 아내는 과부라 하고, 아내를 잃은 남편은 홀아비라 하고, 부모를 잃은 아이는 고아라고 하지만 아이를 잃은 부모를 칭하는 단어는 없다고요. 감히 우리가 쓰고 있는 그 어떤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기에 그러할 것입니다.

 

시대의 소설가 박완서 선생님께서 아들을 잃고 쓰신 명저, 한 말씀만 하소서의 개정판이 출간되었습니다. 한국인의 가장 깊은 정서를 텍스트로 구현해 내는 박완서 선생님께서, 인간의 가장 깊은 슬픔인 아들을 잃은 감정을 글로 써 내려갔습니다. 소설가의 글이지만 소설이 아닙니다. 회피할 수도, 벗어날 수도 없이 옭아매는 암담한 현실의 이야기입니다.

 

박완서 선생님께서 가톨릭 신자이기도 하고, 본문 자체가 생활성서라는 가톨릭 월간지에 실린 글을 모아놓은 것이기에 종교적인 색채가 많이 묻어나는 책입니다. 제목 자체도 미사에서 따온 것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깊은 절망에서 신에게 대항하고 따지고 물으며 절대자 앞에서 어떻게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숭고한 과정을 전해 줍니다.

 

네 명의 딸을 낳고 다섯 번째 만에 얻은 귀한 아들, 서울대 의과대학을 다니는 잘난 아들, 대놓고 말하진 못해도 어미로서 저자가 느꼈을 뿌듯함과 자신감이 얼마나 대단했을지는 당연히 짐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그 대단한 아들, 하나밖에 없는 내 아들이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누구의 잘못일까요? 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 이런 벌을 받아야 하는 걸까요? 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신이 있기는 한가요?

 

어미는 세례 때 받은 십자고상을 집어던지며 절규합니다. 당신이 있기는 하냐고, 있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고, 뭐라 말이라도 해보라고요. 그렇게 몇 번의 울분을 토해낸 후 어미는 비로소 십자가에 달린 예수의 표정을 보게 됩니다. 얼마든지 나를 죽여라, 죽이고 또 죽여라, 나는 죽기 위해 이곳에 왔다. 신께서 초월적인 기적으로 인간의 고통을 해결해 준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극심한 고통 속에서, 나보다 먼저 극심한 고통을 겪어낸 예수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것입니다.

 

길에서 돌을 줍는 노파를 보며 저자는 자신도 모르게 노파의 아들을 상상합니다. 아마도 술주정뱅이에다 망나니 같은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고요. 그러니 벌건 대낮에 늙은 어미를 가장 비참한 노동의 현장으로 내몬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런 상상을 하던 중 자신의 마음속에 숨겨져 있던 교만의 실체를 보게 됩니다. 내 교만의 결정체였던 나의 아들, 그동안 다른 가정의 아들을 보며, 얼마나 우쭐했던가, 그들을 불쌍히 여기고, 한심하게 바라봤던 자기 모습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제 저자는 과거에 자신이 불쌍하게 봤던 이들보다 못한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설령 망나니 같은 아들이라 할지라도 아들이 있지 않습니까? 자신은 그런 아들조차 없어져 버린 신세가 된 것을 깨닫습니다. 인간의 몸을 입은 예수처럼, 가장 비참한 처지에 처하고 나서야 저자는 자신의 영혼을 들여다봅니다.

 

비참한 상황은 비참한 영혼의 실상을 깨닫게 해줍니다. 아들은 돌아올 수 없지만 어미는 아들의 몫만큼 대신 성장통을 겪습니다. 이전으로 돌아갈 순 없지만 내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처절한 절규와도 같은, 그러면서도 감히 겉으로 내비칠 수 없었던 내밀한 속마음을 수치스러울 정도로 내보여주는 놀라운 책입니다. 박완서 작가님의 한 말씀만 하소서를 통해 우리의 영혼과 성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어가게 되시길 바랍니다.

 

쌀쌀해지는 요즘, 우리의 굳은 영혼을 녹여줄 따뜻하고 서글픈 책, 한 말씀만 하소서를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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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깨우기 - 몸의 감각을 깨워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법
피터 A. 레빈 지음, 김아영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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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한동안 트라우마, PTSD 등의 단어가 유행처럼 쓰였습니다. 어떤 사건을 겪고 난 후 우리가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있었고, 정신적인 치료에 대해서도 일반인들의 진입장벽이 상당히 낮아졌습니다.

 

미국의 생물물리학자이자 심리치료사인 피터 A.레빈은 우리가 기억에선 지워버렸어도 여전히 몸에 각인되어 있는 몸의 기억을 연구하며, 자신의 저서인 호랑이 깨우기를 통해 전인적인 트라우마 치료법을 소개해 줍니다.

 

트라우마 치료는 단순히 기억에서 지운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몸과 정신이 함께 치료되어야 궁극적인 해결에 도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초식동물인 임팔라는 성장과정에서 수많은 위협을 마주합니다. 새끼 임팔라가 성체 임팔라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죽음의 고비를 넘겨야 할까요? 우리 생각엔 당연히 임팔라에겐 육식동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을 것만 같습니다. 당연하지 않나요?

 

그런데 임팔라에겐 트라우마가 없다고 합니다. 수없는 죽음의 공포를 넘나들며 살아도 임팔라는 트라우마를 겪지 않습니다. 초식동물에겐 선택권이 없기 때문입니다. 무조건 도망치는 일만 하면 되고, 어떤 상황에서도 회피만 해야 합니다. 그저 무조건반사로 그런 삶을 살기만 하면 되죠.

 

하지만 인간은 다릅니다. 인간은 포식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입니다. 위험한 순간에 인간은 선택해야 합니다. 투쟁할 것인가, 도망칠 것인가. 투쟁과 회피의 선택을 내려야 하는 인간은 강력한 내적 갈등을 느끼게 되고 이것은 더할나위없는 큰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저자는 이 상황을 엑셀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강하게 밟는 것으로 묘사했습니다. 자동차가 망가지듯이 인간의 몸도 망가집니다. 이것이 몸에 남는 트라우마입니다.

 

결국 이 책의 핵심은 트라우마는 심리적 증상임과 동시에 생리적 증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문제 해결의 방향은 심리치료에 국한되지 않고 생리적 증상을 해결하는 방향도 병행해야 합니다.

 

치료의 과정은 괴롭습니다. 내 몸 안에서 일어나는 프로세스를 내가 인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트라우마의 실체를 인지하는 것이 트라우마 치료의 첫걸음입니다.

 

몸과 몸의 감각들을 의식적으로 인지하고 알아차리는 것은 자칫 트라우마를 강화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떤 면에선 실제로 그렇기도 합니다. 그러나 트라우마 치료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는 그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트라우마는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엄청난 저항의 소용돌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이것을 치유하기 위해선 반대 방향의 엄청난 소용돌이가 필요합니다. 저자는 이 과정을 재조정이라고 부르는데, 이 과정을 거치면 우리는 트라우마를 회피하거 묻어두지 않고 트라우마 안에서 우리만의 리듬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 몸에 각인되어 폭발적으로 분출되는 트라우마를 어떻게 대항할 수 있을까요? 트라우마의 모든 것에 대한 고찰이 이 책, 호랑이 깨우기에 담겨져 있습니다.

 

저자는 트라우마 치유보다 예방이 훨씬 쉬운 일이라고 말합니다. 아직 트라우마를 겪지 않은 분들도 이 책을 읽고나면 다가올 위협과 공포를 이겨낼 나의 강력한 무기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트라우마를 넘어서고자 하는 모든 분들께 이 책, 호랑이 깨우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우리는 더이상 도망치지 않고 나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내일을 맞이하게 될 여러분의 오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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