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한 흡입력, 눈을 떼기 어렵다.

왕의 밀사 - 일본 막부 잠입 사건
허수정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8년 7월

허수정이란 작가는 해월이란 소설로 알게 되었다. 역사 속 실존 인물의 삶의 발자취를 생생가게 따라갔던게 기억에 남는다. 저자의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글 솜씨에 나도 모르게 책 속으로 빨려들었다.  

 요즘같이 더위에 잠 못이루는 날이면 스릴러 영화 못지 않게 살인 사건이 엮인 추리소설을 찾게 된다. 사건 사고들 속에서 남겨진 증거를 발견하고 추론하며 실마리를 찾아 매듭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여정을 따라가보다 보면 순식간에 시간이 흘러버린 것을 알고 놀라곤 한다.  

 입시에서 벗어나 책과 동떨어져 살다가 책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다양한 장르의 책을 접하며 편독의 습관을 고치려하고 잇다. 기본적인 우리 역사와 뿌리를 알지 못한다는 것을 의식하게 되고 무지에 대한 부끄러움과 과거로의 여행을 향한 호기심에 의식적으로 역사 관련 책들을 보면서 우리 역사를 알아가는 묘미를 알아갔다. 

 특히 조선역사와 관련 얽히고 설킨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관한 이야기는 다양한 소설로도 출판되고 사극의 주제로 큰 인기를 끌며 텔레비전에서 상영되고 있다. 이야기는 효종 시대, 왕의 밀지를 받든 조선 통신사의 일본 방문하는 중에 일어난 살인사건으로 시작된다. 책을 읽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빠르게 진행되는 이야기에 인물과 사건을 파악하는데 푹 빠졌고 주인공을 따라 범인을 찾아나가는데 눈을 뗄 수 없었다.  

 범인이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과 조선과의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을 정도로 급박하다. 일본 천왕과 막부를 배경으로 일본 내 권력과 인물 그리고 그들과 교묘히 얽힌 조선 통신사의 활약을 살피고 정황을 파악하고 범인과 범행 이유를 밝혀내며 읽는 내내 흥미롭고 즐거웠다.

나를 찾을 수 있는 그 곳.

혼자일 때 그곳에 간다 - 박상우 산문집
박상우 지음 / 시작 / 2008년 6월

살아가면서 즐겁고 행복한 일만 겪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때론 지치고 힘들 때도 있으며 그럴 때 기댈 수 있거나 때로는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삶의 위안이며 축복이 되는 일인지 모른다. 지독한 외로움과 그리움에 극한 결정까지 한 사람들을 종종 발견할 때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함께 살아가며 때론 싸우기도 하지만 내 곁에서 나를 아껴주고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 그들이 있다는 존재 자체에 감사함을 느낀다. 사랑과 정을 주고 받으며 함께 살아갈 누군가가 있다는데 감사드린다.  

 하지만 때론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고 혼자 있을 수 있는 나만의 작은 공간과 여유가 필요하다. 사람들과의 부대낌 속에서 나만의 작은 숨 쉴 시간과 공간이 필요함을 때론 간절하게 느낀다.  

 사람들과의 대화가 필요하듯 내 자신가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어느 누가 부인할까?  

 여기 혼자이고플 때 그리고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기 자신과 마주하고 싶을 때 자신만의 장소로 훌쩍 떠나곤 하는 사람이 있다. 지치고 힘들 때 혹은 글이 써지지 않을 때 그리고 혼자있고 싶을 때 배낭하나 달랑 메고 떠난다.  

 기분 전환 겸 그 곳에 가서 복잡한 머리는 맑게 하고 가슴 깊숙한 곳엔 생기 넘치는 에너지를 충전하고 일상으로 돌아온다. 다시 방문할 날을 기약하며. 혼자일 때 가곤하는 남 알려주기 아까울 멋진 그 곳들. 그 곳을 한 곳 한 곳 친절하게 알려줄 뿐만 아니라 그 곳을 걸으며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나눈 자신과의 대화와 사색을 글로 풀어 낸다. 박상우가 발견해낸 그 곳을 직접 걷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리고 그 곳에 그의 글을 다시 읽고 싶다.  

 혼자이고플 때 그가 걸어갔던 길을 따라가 보며 나도 나만의 그 곳을 발견할 수 있길 소망한다.

클래식 즐기기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클래식 50
나카가와 유스케 지음, 박시진 옮김 / 삼양미디어 / 2008년 5월

클래식, 음악을 전공으로 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멀게 느껴지고 편하게 접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잠시라도 관심을 두고 주변을 둘러보면 의외로 생활 반경 내 곳곳에 클래식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클래식도 음율로 이루어진 음악이기에 그 자체만으로도 즐길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곡, 작곡가 혹은 연주가에 대해 알고 듣는다면 더 흠뻑 빠져들어 클래식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클래식 50은 다른 음악 장르에 비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클래식에 쉽게 다가갈 수 있게 구성되어있다. 지루하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게 책의 많은 지면을 할애 해 사진을 포함한 관련 자료들을 삽입해 주었다.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보았을 음악가를 포함해 친숙한 작품들을 초보자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 클래식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나니 책에서 접한 음악을 실제로 한 번 듣고 싶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특정 작곡가의 동일한 작품이라 할지라도 누가 연주하고 지휘했는지에 따라 다른 해석이 담기고 그에 따라 수십 장의 음반으로 시중에 나와있어 혹시라도 클래식을 시도해보고 싶었지만 고르기 힘들어했던 청자들을 위해 각자의 취향에 따라 음반을 고를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믿을만한 음반을 소개해주고 있다.    

 음악가와 작품에 얽힌 흥미를 자극하는 에피소드와 믿거나 말거나 한 진실들은 책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클래식 음악은 발레, 오페라와 뗄레야 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영화의 배경 음악이나 각종 CF 음악에도 채택되어 귓가에 멤돌아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던 음율을 지닌 음악이 누구의 작품이며 제목이 무엇인지 더 궁금하게 만들고 알고 싶게 만든다.  

 클래식 음악 전 곡을 들어본 적은 없는데 책을 읽고 나니 흥미가 있는 작품 전 곡을 듣고 즐기고 싶어진다. 클래식 음반을 잘 고르는 저자의 조언과 오페라의 관람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줄거리, 가수 지휘자에 대해 예습을 해야 한다는 충고가 기억에 남는다.  

첫사랑

첫사랑 ㅣ 펭귄클래식 19
이반 투르게네프 지음, 최진희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5월

이반 투르게네프, 러시아의 두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 외 처음 접하는 러시아 작가. 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호기심과 질리지 않는 그림의 표지, 뚜께도 얇고 가볍기에 부담없이 읽어나갔다. 이전 접했던 러시아 문학 모두 굉장했기에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다.  

 주인공의 과거 첫사랑에 대한 회고로 시작된다. 러시아 사람치고 부르기 쉬운 등장 인물들의 이름에 우선 호감이 갔고 각기 다른 성격의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독특한 매력에 빠져들어갔다. 그가 전하는 첫사랑에 대한 첫사랑에 대한 정의가 어떻든 철없던 학창시절 선생님을 좋아했던 애뜻했던 기억과 추억들을 떠올려보았다.  

 서문 속 저자의 기억에 자리 잡은 아버지에 대한 추억, 그가 얼마나 아버지를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다. 그만큼 아버지의 말씀이 그의 인생 전반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을지 절로 짐작이 간다. "할 수 있는 것을 스스로 선택해라. 타인의 도움을 바라지 마라. 너는 너의 것이란다. 그것이 바로 삶이란다." 입가에 맴도는 말이 내 가슴도 울린다.  

 또 다른 아버지의 말씀, 투르게네프가 영원히 맘속에 간직할 말로 첫사랑이란 책에도 얼마나 반영되었을지. "여자의 사랑을 두려워하거라. 그 행복, 그 독을 두려워해." 첫 사랑 속 남자 주인공 블라드미르 페드로비치에게도 꼭 필요한 조언일 것이다. 그가 처음 사랑을 느낀 그녀. 첫눈에 반해 그 자신도 절로 모르게 빠져들어 모든 마음과 정신이 그녀에게 집중 되었다. 그녀만 생각나고 안절부절 못하고 질투심 강한 온갖 감정을 경험한다.  

 모두가 사랑한 그녀의 이름은 지나이다. 전형적인 팜므파탈로 주변 모든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가 숭배한 그의 아버지마저도. 그가 겪은 심경의 변화와 성숙의 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 많은 생각이 머리 속을 오간다. 지나이다의 어떤 매력이 사람들을 그리 빠져들게 하고 유치하게 만드는지. 그녀가 마침내 발견한 감정이 사랑인지. 무뚝뚝한 그의 아버지의 마음은 무엇인지.  블라드미르 페드로비치가 바라본 그녀와 아버지에 대해서.

비행기와 성공의 관계

여자, 성공하고 싶으면 비행기를 타라
스테이시 버단.페리 이트맨 지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2008년 6월

  
 공부에 욕심도 생기고 석사 학위도 마치고 직장에 다니고 있는 지금 커리어 우먼으로서 가정에서는 물론 직장 그리고 사회에서도 성공하고 싶고 더 행복해지고 싶다. 아직도 유학가서 공부하고 싶다는 꿈은 가슴 한켠을 차지하고 있으며 언젠가 외국에서 생활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 느끼며 일하고 싶다. 그래서 그런지 여자, 성공하고 싶으면 비행기를 타라는 제목이 내 시선을 끌었는지 모른다. 

 해외 경험은 사람의 인생에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다 주며 무엇보다 일과 밀접하게 관련된 그 경험은 성공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외국에 나갔다 와 유창한 외국어 구사 능력을 기반으로 앞서 더 좋은 조건으로 일하는 그들을 보면 부러움을 감추기 어렵다.  

 성공한 해외 근무 경험자들을 인터뷰 해 실제 경험담을 구체적으로 전달해준다. 그들 모두 각기 다른 환경과 조건을 극복하고 도전해 해외 근무로부터 성공적으로 커리어를 쌓았으며 국내에만 머물렀으면 기회가 없었을 지도 모를 자리에 오르며 빠르게 성공했다. 나보다 먼저 커리어를 멋있게 가꿔나간 인생 선배로서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현실적으로 와닿게 조목조목 소개하고 있다.  

해외 근무가 경력에 큰 도움이 되고 멋져 보이지만 무작정 비행기를 타기 전에 해외 근무가 자신에게 맞는지를 알아보아야한다. 일단 맞다고 느끼면 적극적으로 자신이 해외 근무를 원하고 있나는 것을 주변 사람들 특히 상사에게 적극적으로 밝혀야하는 것이다. 기회를 잡았으면 떠나기 전에 확실하게 현 업무를 마무리하고 현지에 나갈 준비를 꼼꼼히 해야한다. 어떤 준비를 해야할 지, 실제 현지에 가서 어떻게 적응하고, 능력을 발휘하고, 다시 본국으로 돌아 왔을 때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준다.  

 직접 조언을 받을 멘토를 가까이에서 만나지 못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해외 근무를 소망하고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안내서 역할을 톡톡히 하리라 생각된다. 막연히 해외 근무를 부추기는 감도 있고 해외 근무의 긍정적인 면만을 강조해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다른 사람의 실패 경험담이 추가되었다면 좀 더 좋은 안내서다 될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충분히 긍정적인 자극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