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파리를 흔드는 저녁바람이

이파리를 흔드는 저녁바람이 - 열두 개의 달 시화집 六月 ㅣ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지음, 에드워드 호퍼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18년 6월

시는 짧은 글 속에 다양한 의미를 품고 있기에 읽을수록 다른 맛이 난다. 긴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간을 이용해 책을 읽고 있는데 세상도 어수선하고 시장상황도 파란불로 가득찬 상황에 마음의 위로가 필요했다. 그래서 선택한 시집이 "이파리를 흔드는 저녁 바람이"이다 어찌나 제목이 요즘 내 마음을 말하는 것 같은지...

  시집에 대해 찾아보니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시리즈 중 하나로 6월편이라고 한다. 작은 크기에 휴대하며 틈틈이 읽어보기 좋고 여름의 기운을 물씬 풍기는 요즘 날씨와 잘 어울리는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사이사이 담겨 그림을 보고 감상하는 즐거움이 더했다. 우리 옛 시인들, 윤동주, 백석, 김영랑, 정지용, 한용운, 노천명 등 18명의 시인들의 초판본 시를 선정해 엮었다. 열두 달 중 여섯번째 달의 계절과 느낌, 생일 시와 생일 명화를 담아 계절 또한 느낄 수 있었다. 그림은 말없는 시이고, 시는 말하는 그림이다. 책 뒷표지에 적혀있는 글귀인데 책 속 시를 읽으며 시 속 글귀를 음미하고 그림을 감상하며 그 속에 시를 떠올려보았다.

  띠지 뿐만 아니라 시 옆을 차지하는 그림은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으로 그는 사실주의 화가인데 현대인의 고독한 삶을 그림으로 담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화가이다. 세계 대전을 겪으며 실감한 고독과 절망을 사람들의 일상에 담으면도 초연하게 표현한 그의 그림은 매혹적이다.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과 어우러진 시들은 똑같이 가혹한 시대를 살아가며 활동한 시인들의 작품들로 어렵고 고단한 삶 속에 따뜻한 감성이 녹아있으면서 그 시대의 절망과 고난을 아름답게 승화시킨 시들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랑 받는 시와 그림. 언제고 열어 읽고 감상해도 좋을 것이다.

  장마 후 곧 다가올 찌는 여름밤, 열대야 속, 선풍기 옆에서 이 시집을 읽으며, 그림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내도 좋을 것이다.

나는 1만원으로 부동산 한다

[eBook] 나는 1만원으로 부동산 한다 : 요즘 뜨는 부동산 P2P 투자 완전 정복 - 요즘 뜨는 부동산 P2P 투자 완전 정복
칸데오 지음 / 리더스북 / 2018년 6월

  1만원으로 부동산을 하다니 말도 안된다. 혹하는 제목에 읽어보게 될 책이다. 비밀은 옆에 작게 써있는데 요즘 뜨는 부동산 P2P 투자에 관한 책이다. P2P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잘만 이용한다면 분명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지피지기 백전백승, 투자 모르는건 하지 말아야하고 투자를 하려면 그 대상에 대해 명확히 알아야한다. 투자에 완벽한 원금보장은 없기에 플랫폼 선별하는 법, 투자한 돈을 회수할 안전 장치가 잘 마련되어 있는지, 담보로 설정한 부동산의 안전성 등 P2P를 시작하려 할 때 알아야할 정보를 하나하나 친절하게 제공하는 책이다. P2P 투자 완전 정복에 맞는 알찬 컨텐츠를 담았다.

  부동산 투자자로서 소액으로 투자할 수 없을까 고민하며 수많은 종류의 P2P를 통해 이자 소득을 얻었고 다양한 투자를 경험하며 얻은 노하우를 이 책에서 전한다. P2P 투자란 무엇인지 기초적인 개념을 다루고 P2P 투자가 이루어지는 온라인 장소인 플랫폼을 고르는 방법을 알려준다. 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똘똘한 담보가 있는 상품을 선택해야하는데 담보가 내가 빌려준 돈을 떼이지 않을 지 산정하는 방법 또한 알려준다. 뿐만 아니라 P2P를 투자할 때 꼭 알아야할 부분들을 골라 초보자도 알기 정리했다. 저자가 선택한 혹은 제외한 P2P 사례들을 들며 꼼꼼하게 분석하는 연습을 함께한다. 경험에서 얻은 부동산 P2P 고수의 숨은 꿀팁들도 알려준다. 초보자로 P2P로 금융소득을 얻고자 하는 예비투자자, 혹은 이미 P2P 투자를 하고 있지만 개념, 위험사례들을 알고 싶은 기존 투자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P2P에서 특히 부동산 관련 PF상품, 부실채권 NPL도 한 챕터씩 심도있게 다뤘으며 배당금 담보, ABL상품, 개발신탁 상품도 다룬다.

  실제 1만원부터 투자를 할 수 있기도 하지만 실제 부동산에 투자할 때 필요한 만큼 목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정말 소액으로도 저금이 아닌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므로 공부해서 투자를 해보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책을 접하고 P2P라는 투자 방법이 있으며 이를 통해 자본 소득을 얻을 기회를 잡으면 좋을 것이다.

러블로그

러블로그 - 2018년 제14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우희덕 지음 / 나무옆의자 / 2018년 6월

  책을 읽다보면 어느 순간 한국 소설이 읽고 싶은 때가 있다.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던 찰나 눈에 들어온 소설이 러블로그이다. 대략적인 내용을 보니 흥미로운 주제로 금방 읽을 수 있겠구나 하며 읽은 책인데 흡입력이 있다. 처음 읽을 때는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가 싶다가 작가의 문체에 익숙해지니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쉬웠다. 책에 대한 소개는 상 탄 내력으로 세계문학상을 수상하였고 내용도 참신하다. 

  내용은 코미디 월간지에 소속되어 글을 쓰는 코믹픽션 작가가 상품성과 작품성이 결여된 작품만 쓴다는 평을 받으며 급기야 회사로부터 10주년 기념호에 글이 채택되지 못하면 재계약은 없다는 최후통첩을 받으며 시작된다. 회사에서 잘리지 않으려고 남은 일주일동안 글을 쓰려 애쓰는데 그와중에 지난 1년 준비해왔던 중요한 자신의 인생이 걸린 원고를 잃어버리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이다. 원고를 샅샅이 뒤져봐도 찾을 수 없어 수사를 의뢰하는데...

  잃어버린 원고를 찾아 헤메면서 검색하게 된 인터넷 블로그, 블로그 속에는 실제인지 허구인지 작가가 유쾌하게 코믹하게 풀어나간다. 블로그를 통해 우리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현실에서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이 솔직히 더 많다. 이 이야기 속에서도 마찬가지로 온라인 상에서 사람들이 자신만의 경험을 남기고 그 것을 공유한다. 이렇게 수없이 다양한 기록들 (작가는 로그들이라 표현하는데)을 따라가면서 누군가를 만나게 되는데 이 인연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스토리 속에서 꿈인지 현실인지 정신 바짝 차리고 읽어내려가면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야 원고와 관련된 겹겹히 쌓인 비밀이 드러난다. 코믹장르답게 주인공 작가의 말투부터 쉬지않고 쏟아지는 말은 유쾌하다. 문체 자체가 그동안 접하지 못해 작가의 개성이 확실함을 알 수 있다.

  뻔할 것 같으면서 다음 이야기 전개가 기대되어 끝까지 읽게 된다. 또한 작가 특유의 문체를 처음 접해 독특하다. 기분 전환 삼아 읽을만하다.

제주 사진관

제주 사진관
신은미 지음 / 마들렌북 / 2018년 5월

  제주도는 바다 건너 섬으로 경치가 아름다워 많은 이들이 휴가로 찾는 곳이다. 비행기로 한시간이면 가서 빠듯하게 움직인다면 당일 한바퀴를 돌 수 있을 정도로 작지만 관광할 곳이 무궁무진하다.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쉽게 갈 수 있는 곳,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제주만한 곳이 없을 듯 하다. 무엇보다 국내 여행지로 말도 쉽게 통한다는 장점도 있다. 제주 사진관이란 제목을 접했을 때 제주도 이곳 저곳의 멋진 사진을 공유해주는 목적으로 출간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컸다.

  제주에 살면서 우연히 알게된 아름다운 장소 혹은 이미 널리 알려진 장소라도  특히 사진을 찍으면 멋진 사진이 나오는 장소를 골라준다. 굳이 비싼 DSLR 카메라가 없어도 휴대폰 사진으로도 제주도의 멋진 풍경과 그 속에 나를 느낌있게 담을 수 있는 꿀팁을 알려준다.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어도 나는 왜 예쁘게 나오지 않을까하는 고민 한번 쯤 해보지 않았을까? 특별한 전문 장비가 없어도 장소 그 자체가 감탄이 절로 나올 배경이 되어 찍기만 해도 작품이 나올 만한 곳으로 안내한다. 그 장소에서도 특히나 잘 나올만한 구체적인 장소를 콕집어 알려주고 어떠한 포즈로 어떠한 소품을 이용한다면 기념이 될만한 사진을 얻을 수 있을지 저자 자신만의 노하우를 알려주고 본인이 직접 찍은 사진을 보여주어 비교하며 자신의 사진을 남길 수 있게 도와준다.

  제주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고 블로그와 제주와 관련된 책자를 보면 맛집뿐만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장소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이 책은 제주도민이 찾는 장소도 추가로 알려준다. 주소로 정확히 알려주어 네비로 바로 찾을 수 있어 좋다. 사진 작가가 아닌데도 좋아하는 일을 확장시켜 이렇게 책으로도 출간하는 것을 보니 취미와 제 2의 직업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시간을 가졌다.

  제주도 지역과 루트에 관한 정보와 사진 찍으면 작품이 될만한 장소와 팁을 알게 되니 당장 제주로 떠나고픈 마음이 든다. 사람이 분비지 않을 만한 장소를 골라주어 꼭 사진을 찍지 않더라고 산책하며 조용한 시간을 갖기 좋을 것 같다. 

피터 래빗 전집

피터 래빗 전집
베아트릭스 포터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18년 5월

  내가 너무 좋아하는 피터 래빗, 동물 토끼는 냄새와 털에 많이 좋아하는 동물은 아니지만 피터 래빗은 사랑스러운 캐릭터이다. 솔직히 피터 래빗이 나오는 이야기보다 노트를 비롯한 학용품 속 사랑스러운 토끼 캐릭터로 먼저 알게 됐다.

  피터 래빗, 토끼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로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이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출간 된지는 이미 10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베스트 셀러 고전으로 전 세계에서 일년마다 200만권이나 팔린다고 한다. 

  작가는 빅토리아 시대를 살아가며 꽉 막힌 고지식한 도덕관념, 바뀌지 않는 신분제도를 겪어왔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식물학자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가족의 반대와 사회적 편견에 약혼자를 잃는 아픔을 겪었다. 산업혁명이 빠르게 진행되고 발전이라는 지역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자연 훼손이 급격하게 진행되던 시대를 살아가며 상실감을 이겨내고 환경운동가로 변신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놀라움을 드러내고 사회적 정치적인 억압에 창작을 통해 꾸준히 저항했다. 저자의 이야기는 피터 래빗 이야기에 투영되었으며 이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로 다시 창조되어 힘든 시기를 지나는 우리 마음에 특히 더 위로를 건네고 우리 안에 숨겨있던 감수성을 깨워준다.

  피터 래빗이 27권이나 되는 전집이었다는 사실도 이번에 한 권으로 엮었다기에 처음 알았고 내가 알던 피터 래빗 이야기는 정말 일부였다. 피터 래빗 이야기도 즐겁지만 중간중간 컬러로 삽입된 삽화를 보는 즐거움이 개인적으로 더했다. 갖고 싶은 캐릭터로 이야기 한 단면을 보여주니 상상 속 그림과 비교해보는 즐거움이 또 있다. 글과 잘 어울어지는 생동감 있는 삽화가 탐이 난다. 미스 포터란 영화 속 주인공이 비어트릭스 포터인데 영화를 인상적으로 보았기에 더 친근감있게 책을 읽었다. 가정교사의 아들 노엘이 아퍼 이 소년을 위로하기 위해 처음 피터 래빗을 썼다는데 그녀의 마음이 얼마나 따스한지 엿볼 수 있다. 토끼, 피터 래빗의 이야기이지만 그 이야기를 읽으며 자신을 투영하며 많은 위로를 받고 토닥임을 느낄 수 있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