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빠지지 않고 보던 ‘들장미 소녀 캔디’. 그 캔디를 떠올리면 자동재생 되는 주제곡,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 /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어/ •••’ 그 때는 이 가사가 꽤나 멋져 보였는데. 살다보니, 독이였다. 캔디가 울지마라 노래하지 않아도 울음은 금기어였다. 울지마라, 뚝!울음에 멍이 든다는데, 그래서 울지 마라 했나. 사실은 울지 않아서 멍보다 깊은 상처가 생기는 줄도 모르면서. <눈물을 참았습니다> 속에서 눈물을 꾹 참아 오던 내가 보였다.첫째니깐, 어른이니깐, 엄마니깐. 그 때 그 때 울어야 했는데 울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갖다 대며 참았다. 가슴 속에 구덩이가 깊이 파이는 것도 모르고. 그래서 난 아이들에게 울지 말라고 하지 않는다. 실컷 울어라. 속이 시원해질 때까지. 울음도 웃음만큼이나 경험이 필요하다. 연습이 없으면 어색하다. 어색하지 않게 진짜 울음을 울 수 있도록 울어라 한다. 가슴 속에 못 운 울음으로 구덩이 파지 말라고.<눈물을 참았습니다> 속 울음은 그저 눈물정도 주루룩 흐르는 게 아니라 ‘엉엉’ 소리내어 온몸으로 우는 울음이다. 캔디야, 이젠 안녕! 눈물 한방울 남기지 말고 쏟아 낼 테니. 나만큼 나를 닮은 울음이 날 위로할테니. <눈물을 참았습니다> 가 건내는 위로와 응원을 꼭 부여 잡을테니.
보는 순간 재밌을 같다 느낌이 왔는데, 맞았다. 고민이 고민일 때, 유쾌하게 날려 버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부둥겨 안고 있다고 해결되지 않는데.집에서 가장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은 단연코 엄마 아닐까. 야채를 갈지 말지. 길을 갈지 말지. 눈을 감을지 말지. 머리를 감을지 말지 고민이라면, 고민의 연속이다. 그래서 가족 중 엄마가 제일 크고 붉은 색일까. 엄마의 고민 흔적인 듯한 그림 속 엄마 귀에 꽂힌 연필 한자루. 엄마의 고민이 어떻게 되었을까. 고민할 때, 일단 해! 외치는 말놀이 그림책. 엄마 고민 흔적, 엄마 귀에 꽂힌 연필을 따라가 보는 재미도 있다. 동음이의어를 갖고 재밌는 말놀이를 즐길 수 있는 유쾌한 그림책이다.주의, 책을 덮고도 계속되는 말놀이. 어째.
때로는 무심코 건넨 말 한마디가 행동 하나가 사람의 관계에서 갈림길이 되기도 한다. 끝이 될 수도 있고 새로운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선택이다.세 편의 단편을 읽는 동안 등장인물들의 길은 막다른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길 중에 손을 내밀며 새로운 길도 있을 수 있다 말해주는 주인공들, ‘ 다정한 사람들’이 있었다.답답한 현실들로 꽉 막힌 사방 속에 갇힌 아이들 곁에 다정힌 사람들이 있었다.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아물게 하는 것도 사람이다. 다정한 희망이 보였다. 현실 속에서도 다정한 사람들이 적재적소에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윤슬 작가는 결국 사람 사이 관계의 길은 상대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