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꿀꺽
현민경 지음 / 창비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귀여워. 재밌다. <포도 꿀꺽> 을 읽어 줄 때, 27개월 아이가 한 말이다. 이 책을 처음 보는 순간, 아이가 좋아할 줄 알았다. 오, 현민경 작가님, 놀 줄 아시네. 책장을 덮고 엄마가 속으로 한 말이다. 엄마도 재밌다는 말이다.

포도라는 단어가 이처럼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 단어라니! 포도를 꿀꺽 삼키고 입 안에서 퍼지는 맛느낌 따라 포도, 파도, 페도. 말문이 열리기 시작한 아기들에게 딱이다.

<포도 꿀꺽>을 읽고 부터 이제 포도를 먹을 때는 ‘포포포’ 포도를 먹고, 포도, 파도, 페도를 느끼며 ‘도도도’ 포도씨를 뱉을 수 밖에 없다.

‘포도’ 의 변주를 말놀이로만 즐겼다면, <포도 꿀꺽>을 반만 즐긴 것이다. 책의 앞뒤면지 색의 변화, 그림책 속에서 변해가는 포도의 색의 변화를 눈치챘다면, 나머지 반을 즐길 준비가 됐다. 싱그러운 청포도가 새콤달콤한 보라포도로 익어가는 것처럼 심심하던 아이가 포도로 즐기던 놀이와 상상도 재미를 더해간다.

책을 읽고, 포포포 포도를 꿀꺽 삼키고, 도도도 포도씨를 뱉어야 이 책을 끝까지 읽은 것이니깐, 엄마와 호림이도 포포포, 도도도. 포도, 파도, 페도까지 외쳐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숫자 벌레 동시야 놀자 11
함기석 지음, 송희진 그림 / 비룡소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이 잠들기 전 열 권에서 열 다섯 권 정도 책을 읽어 준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잠자리에 눕으면 눈을 감으라고 하고 동시를 읽어준다.

한참 말을 배우며 조잘조잘 거리는 둘째, 기발한 표현력으로 깜짝 놀라게 하는 첫째에게 좀 더 풍요롭고 아름다운 언어세계를 갖도록 돕기 위해서 이다. 

 

그래서 요즈음 읽어 주는 동시는 <숫자벌레>(함기석 시·송희진 그림 / 비룡소)라는 동시집이다.

숫자에 관한 재미난 동시들이 가득하다.

동시를 읽으며 자연스레 숫자와 친해지고 여러가지 수에 대한 개념을 배우게 된다.

어른이 읽어도 키득거리며 무릎을 탁 치게 하는 표현들이 가득하다.

 

마침 어제, 오늘 비가 내렸다.

길 건너 작은 도서관을 제 집처럼 드나드는 호호형제는 비가 와도 도서관은 꼭 가야 한단다.

둘째는 업고 첫째는 저 혼자 우산을 쓰고,

<야, 비온다> (이상교 저/ 보림)에 나오는 여러가지 빗방울 소리를 흉내 내며 단이처럼 나무한테 우산도 씌워 주면서 도서관으로 갔다.

장화를 신고 고인 비를 찰방찰방 튕기며 가던 첫째가 가만히 내리는 던 비를 보더니 하는 말,

" 엄마, 하느님이 선긋기 놀이 하나 봐, 근데 비뚤하게 긋네. 나처럼."

바람 때문에 비스름하게 내리는 비를 보고 하는 말이었다. 하느님이 선긋기 한다 말은 <숫자벌레>에 나오는 표현이었다.

그냥 듣는 줄 알았는데, 귀 담아 들었나 보다.

 

하나님도 수학을 좋아해

              

                                   함기석

 

눈이 내린다 점 점 점

비가 내린다 선 선 선

 

        눈은 하느님의 점찍기 놀이

        비는 하느님의 선긋기 놀이

 

                           _본문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