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 세계문학의 숲 3
토머스 드 퀸시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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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가 상당히 끌린다. 살짝 반짝이는 코팅지 표지가 더욱 연기를 실감나게 한다.

연애인의 필로폰 복용으로 자주 뉴스에 등장하는 소재라 솔깃했다. 도대체 어떤 느낌이길래 끊임없이 아편을 복용하고, 중독되는 사람이 생기는 걸까.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을 읽어보니 이 책은 소설이라는 장르이기보다는 웬지 자전적인 에세이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편을 할수밖에 없었던 어린 시절의 얘기는 솔직히 아편에 대한 호기심으로 책장을 편 나에게는 조금 지루했다. 도대체 언제쯤 아편을 쓰면 어떻다라는 얘기를 할까 정말 궁굼해하며 책장을 넘겼다.

 

의학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아편이 종종 진통억제제로 쓰였다고 한다. 적정량의 아편은 진통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뿐만아니라 오히려 몸과 마음을 더욱 생생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듯하다. 그래서 극도로 예민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종종 아편을 쓰는 것이리라.

 

드 퀸시 역시 초창기의 아편복용에는 전혀 중독도, 페혜도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계기로 아편을 과하게 쓰게되면서부터 흔히 영화나 드라마 같은 데에서 나오는 어떤 중독현상-주변의 배경이 흔들거리거나, 환상이 보이고, 환청을 듣는 등-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여진다. 잠을 자는지, 꿈을 꾸는지 현실과 꿈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모든 의욕을 상실한 듯한 상태가 되는 것으로 보여진다.

 

사실 아편을 썼을때의 어떤 증상에 대한 서술은 상당히 짦다. 아니면 드 퀸시가 서술하는 부분이 나에게 잘 와닿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나는 어떤 약물에 대한 중독현상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까 말이다.

 

이 책이 1800년대의 책인만큼 영화나 드라마에서 드 퀸시의 이 책을 참고로 어떤 영상을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사생활 그것도 드러내기 힘든 부분에 대해 공개적으로 글을 썼다는 점을 주목해본다면 이 책은 당시에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키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책에서...

당연히 아편쟁이는 고독과 정적을 찾는데, 그것이야말로 아편을 통해 인간성이 도달할 수 있는 절정이고 완전한 경지인 황홀경, 또는 가장 깊은 몽상에 없어서는 안될 조건이다.

 

각 개인의 마음 자체라는 것 ... 마음이 '잊을' 수 있는 일 따위는 존재하지 않고, 수많은 사건이 우리의 현재 의식과 마음에 새겨진 비밀 기록 사이에 베일을 칠 수도 있고 앞으로도 베일을 치겠지만, 같은 종류의 사건들이 이 베일을 찢어버리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베일이 쳐졌든 벗겨졌든, 마음에 새겨진 기록은 영원히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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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드림 Robot Dreams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사라 바론 지음, 김진용 옮김 / 세미콜론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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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읽어버릴껄? 거의 글씨가 없어."

남편의 말이다.

 

정말 바쁜 회사일정이 끝났다. 주말도 없이 6일동안 집에들어가면 쓰러져 자다가 출근하고 진이 다 빠졌었다.

겨우 일이 끝나 오늘만은 일찍 들어가도 좋다는 얘기가 떨어지자마자 PC를 끄고 퇴근.

주말에도 얼굴보기 힘들었던 우리 쌍둥이들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와서 놀아주고, 재우고 나니 10시.

 

바로 잠자리에 들기가 너무 아까워서 읽던 책을 잡을까 하다가... 어려운 책들은 잡자마자 잠들것 같아서 이 책을 손에 잡았다. 정말 한 30분 만에 다 봤나?

그러나 책의 마지막장을 바로 덮어버리기가 너무 아쉬웠다. 동그란얼굴 로봇의 눈에 고인 눈물이 마음에 짠하게 남았다. 도져히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애틋한 감정이 마음 한구석을 짠하게 만든다.

 

만화책에서는 강아지와 동그란얼굴 로봇이 같이 보는 비디오로 '천공의성 라퓨타'가 소개된다. 거기에도 이런 로봇이 등장했던가? 분명 만화영화를 봤는데,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정말... 기록이 필요하는걸 다시금 느꼈다.

 

사실 만화 전체를 보면 제일먼저 생각나는 영화는 「A.I.」이다. 영화 '식스센스'의 반전의 핵심인물로 등장한 헤일리 조엘 오스먼트가 다시 주인공-데이빗을 했고, 천연덕스러운 연기력을 다시한번 보여주었다. 영화 「A.I.」는 아이 없는 부모가 입양한 로봇 아이의 이야기인데 「로봇 드림」에 나오는 조립이 가능한 로봇들은 AI의 데이빗을 연상시킨다.

로봇임에도 사람과 같이 할수 있는 여러가지를 공유하고, 감정도 느낄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문제는 그 감정의 진실됨이다.

사람과 사람사이에도 우정의 두께는 얇디 얇아 측정하기조차 어려운데, 사람과 로봇사이의 우정의 두께는 어느정도일까?

 

영화 「A.I.」에서도 주인공 데이빗이 사람인 부모에게 버림받은 이유는 그 부부에게 진짜 사람인 아이가 생겼기 때문인데, 사람과 로봇 사이의 사랑은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고도 할수 있다.

부모가 버린 로봇 데이빗을 보면서도 참 마음이 아팠는데, 로봇 드림을 보면서도 일회성 소모품으로서의 친구, 사람에 대해 다시금 씁쓸한 생각이 드는 밤이 되었다.

 

+ 이 책 선택해서 읽기를 잘한 것이.

너무 빨리 읽어버려 다른 책을 또 손에 들었는데...

딱 10분만에 졸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바로 잠자리로 숑~ 했다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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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둥이의 우산 도란도란 창작그림책 1
조윤영 글.그림 / 세용출판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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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

책을 받아들고...수채화가 생각났다.
그려놓은 그림에 물방울이 떨어지면 그림의 번짐현상이 시작되는데, 책의 일러스트 전체가 그런 느낌이었다. 내용도 비가 포함되어있다.

찬찬히 읽어보면 아이들을 위한 내용. 역시 외로움과 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요즈음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친구인가보다. 얼마전에 읽은 나라 요시토모의 『너를 만나 행복해』도 외로움과 친구에 관한 이야기였다.

책의 내용과 일러스트의 분위기가 일치하기는 하지만 내가 보기에 아이들을 위한 그림치고는 별로 예쁘게 보이지 않았다. 과연 책에 등장하는 여자아이를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볼까? 궁굼해져서 딸래미에게 책을 한페이지씩 읽어주며 물어봤다.

악어 나왔다. 악어...
요즈음 정글숲을 기어가는 악어떼 노래에 심취해서 노래가 나오면 "아거때!' 하고 신나게 외쳐주시는 23개월 쌍둥이들이다. 쌍둥이 모두 악어는 못알아보고 다행히 여자아이는 언니라고 제대로 표현하기는 했다. 하지만 책을 두번씩 넘겨보지는 않았다.
뽀로로 시리즈나 『잘잘잘』 책을 옆에 끼고 다니는 것과는 상반된 반응이다.


 

며칠 뒤 책꽂이에 꽂아둔 「둥둥이 우산」책을 쑤욱 뽑더니 "무서워~"하며 책을 떨어뜨리는 것을 목격했다. 뜨악.
무서운 책은 아닌데... 다시한번 재미있게 읽어줘야겠구나. 외로움이라는 내용이 조금 아이들에게 이른긴 하지만 무서울 정도로 재미없게 읽어준건 아닌데... 일러스트가 아이들에게 적절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좀 든다. 어린이들 책이라고 해서 마냥 예쁠수만은 없지만,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그림으로 책이 구성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들었다.


 

내가 마음에 들었던 그림은... 비오는 군중속에서 작아진 악어의 모습이다. 아무도 서로에게 신경쓰지 않고 바쁘게 제갈길을 가는 모습과 거기에 하얗게 떠다니는 작은 종이배, 한없이 작아진 악어의 모습이 나를 포함하여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사회에서 만날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더없이 우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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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특강 - 가장 기본적이고 실용적인
김해식 지음 / 파라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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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일 바쁜 나의 일상은 블로그 운영이다.

회사일이 긴급성으로는 우선순위에 있지만, 사실 요즈음 마음은 책읽고 독후감쓰는데 가 있다.

독후감의 마감이 급해지는 최근에는 주말 낮에 아이들과 있을 때에도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다행히 아이들이 많이 의젓하게 놀아줘서 5분 정도씩은 눈을 떼고 책을 짬짬히 읽어 하루에 소설 한권을 끝내기도 했다. 뭐 5분씩 책에 집중할 시간을 준대봐야 낮에 30~40분쯤, 밤에 재우고 나서 2시간쯤 읽어서 한권을 끝냈다는 말이다.

(사실 2~3분 책 읽다가 아이들을 보며 야! 싸우지마 하고 소리지르거나, 5분쯤 집중했다 싶으면 어김없이 서랍을 후질러놨다던가 하는, 끊임없이 사고 치는 우리 남매둥이때문에 낮에 책을 읽는 다는건 아직 언감생심이다.)

 

블로그에 독후감을 쓰다보니, 좀 제대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소위 서평답게 쓰고싶은 욕심이 생겨 글쓰기에 관한 책을 몇권 샀다. 기억나는 제목은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치유하는 글쓰기"등 인데, 정말 몇장 읽다가, 중단된 상태이다. 블로그 좀 해본다고 카페에 가입하고 서평이벤트에 참여하기 시작하고 서평쓰는 일자에 쫓기기 시작하면서 내가 직접 구입했던 책의 대부분은 지금 기약없이 읽기를 미뤄놓고 있다.

 

마침 가입한 카페에서 「글쓰기 특강」이라는 책의 서평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을 보고 딱 눈에 들어왔다. 바로 이거다. 이벤트 참여해서 책도 받고, 서평이 의무니까 먼저 읽어야하고, 또 반드시 읽고 쓰는 성격때문에 중도에 포기하지도 못하겠구나. 운좋게 당첨이 떡하니되어 책을 받고 기뻤다.

 

문제는 이 책이 알려주고 싶은 글쓰기의 방향이 내가 알고 싶은 글쓰기의 방향과 완전히 달랐다는거. 이 책은 주로 논술시험을 위한 글쓰기. 대학에서 서술형 시험을 보기 위한 글쓰기, 레포트를 위한 글쓰기, 논문을 위한 글쓰기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서론, 본론, 결론이 분명해야하고, 제대로된 문법과 단락과 형식을 갖춰쓰라는 조언과 반드시 글쓰는 이의 의견 또는 주장이 들어간 글쓰기를 권장하고 있다.

 

반면 내가 알고 싶은 글쓰기는...

사실 구체적으로 방향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우선 나를 위한 것 이여야하고, 조금더 나아가서는 내 주변 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주변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어떻게 글을 써야 소위 말하는 '맛깔나는 글'이 될까. 이런 고민을 좀 했던 것 같다.

 

많이 읽고 많이 써라. 제대로 읽어라 등의 조언은 당연히 도움이 되지만, 이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조언은 아니다. 책의 논조가 도입은 쉬운데, 도입 이후부터는 약간 수험서의 형식이 보이기도 해서, 안그래도 딱딱하게 여겨지는 논술, 시험, 레포트, 논문을 잘 쓰기위해서도 딱딱한 글을 읽어야한다는 부분도 조금 아쉽다.

 

당분간 나는 그냥 키보드위의 손가락이 가지는 대로 써볼 생각이다.

너무 글의 형식에 연연해하지 않고, 꼭 주제를 가지고 있어야한다는 사명감에도 연연해하지 않고...

내가 읽은 책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얘기만 주구장창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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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켄 스토리콜렉터 1
아리카와 히로 지음, 윤성원 옮김 / 북로드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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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에도 변변한 동아리를 못했었다. 써클활동을 하면 공부를 열심히 할수 없게 된다는 말도 안되는 논리로 고등학교 3년 내내 베드민턴 같은 단순한 써클활동을 하면서 창조적인 활동을 하고, 그들만의 커뮤니티, 선후배 커뮤니티가 있는 편집부, 방송반, 신문반 등의 활동을 곁눈질로 부러워했던 내가...
대학때 동아리를 했던가?

 

대학 입학 전부터 중학생 과외를 시작하고 1학년 1학기엔 과대표를 하는 것으로 바쁘게 대학생활을 시작했던 내게 당시 동아리란 시간 많은 대학생들이 누리는 여유 같은 것으로 여겨졌다.

과외 아르바이트로 용돈이 조금 넉넉해진 2학년에야 클래식기타 동아리에 문을 두드려봤는데, 정작 하고싶던 바이올린이나 클래식기타의 악기 가격이 비슷한 것을 알고나니(물론 연습용에 한해서) 두달쯤 클래식기타 동아리에 출입했다가 자연히 발길을 끊게 되었다. 막 들어온 1학년에게 관심을 보여주는 선배들의 관심밖에 있는 기타칠줄 모르는 2학년이라는 것도 한몫을 했을 것같다.

 

어영부영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에서도 동아리 모임은 항상 나에게 2순위였다.
그렇게 하고싶던 바이올린을 배우는 TVO에 들어가서도 결국 연주회에 한번도 참여하지 못하고 이직을 핑계로 중도에 그만두어버렸다. 나와 교재 진도에서 그리 큰 차이가 없던 사람이 내가 TVO를 그만둘 즈음 연주회 무대에 섰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 책은 동아리 생활로 반짝이는 대학생들의 이야기이다. 공대생들의 이야기라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다소 거친면도 있다. 그러나 동아리방에서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생성하고, 몸이 지쳐 쓰러질때까지 축제에 올인하고, 전공과 맞물리는 각종 대회에 참석하는 모습들은 대학생이 아니면 절대 누릴 수 없는 자유이자 권리인 것이다. 표지와 더불어 책의 중간중간 등장하는 만화까지 이 얘기는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한권의 만화책을 읽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내려갈 수 있다.

 

문득 떠오르는 과거에 아쉬워하며 한숨을 쉬긴 해도 후회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살아가고 있지만, 유일하게 후회되는 것을 굳이 하나 꼽으라면 학창시절동안 동아리 한번 제대로 못해본 것일꺼다. 아무 조건 없이 좋아하는 것이 같다는 이유로 모인 동년배들의 모임-동아리가 어른이 되어서도 살아가는데 많은 힘이 된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아버린 아쉬움이 있다.

 

아이들때문이라는 핑계가 있지만 회사-집만을 오가는 쳇바퀴같은 요즈음의 일상에 학창시절의 친구들 소식이 문득 그리워지는 것은 새해가 되서 한살 더 먹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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