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디에 있든 너와 함께할 거야 내인생의책 그림책 12
낸시 틸먼 글.그림, 신현림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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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

반짝거리는 표지가 예쁜 책이다. 페이지의 그림 하나하나가 사진인지 그림인지 자세히 들여다봐야할 정도로 선명하고 화려하다. 아이와 동물이 어우러진 그림은 가장 자연스러우면서도 편안하고 행복한 인상을 준다. 거기에 덧붙여 햇살이 하얗게 반짝거리는 듯한 느낌까지 표현된 그림은 정말 더할나위없이 행복함이 넘치게 하는 책이다.

그러나 나는 개인적으로는 이런 류의 그림은 금방 식상해지는 것 같다. '동물의 왕국'같은 TV프로를 보면 그닥 깨끗하지 않은 동물들의 모습이 당연하기 때문에, 책에서처럼 화려한 햇살을 받은 자연의 색감과 더불어 깔끔하기만한 동물들의 모습은 현실감이 떨어지기도 한다. 가까운 동물원에 가보아도 동물들이 얼마나 지져분하게 널부러져 있는가. 책은 깔끔한 자연과 동물과 아이들을 보여주고 있어 비현실적이기도 하고, 너무 따뜻한 글만 강조한게 아닌가 싶다.

우리의 인생이 이 책에 있는 그림과 글처럼 행복하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따뜻한 그림과 사진들이 있는 책은 책을 덮고나면 그닥 남는게 많지 않다.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눈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삶이 항상 따뜻한 사진과 같은 언어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따뜻함을 먼저 가르쳐주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나도 우리 아이들이 따뜻한 마음을 지닌채로 상처받지 않고 커준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부모들의 마음도 매한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너무 따뜻하게 감싸고 보호해주려는 나머지 진짜 봐야할 현실을 외면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아이들을 얼르고 달랠때, 너무 아이취급하지 않아도 아이는 다 알아듣는 것 같다. 즉 응석을 다 받아주지 않아도 된다는 거다. 조금 어려운 어른들의 말을 차분하게 설명해주면 의외로 아이가 잘 알아듣는다. 이미 너무 떼를 써서 우는 단계에 접어들기 전에 아이에게 어려운 말이라도 자꾸 건네주고 이해시키려고 하면, 말을 다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상황과 분위기를 이해하며 하나씩 배워나가는 것이다.  아이 떼를 쓴다고 해서 아이가 원하는 쪽으로 모든 것을 해주다보면 결국 그것은 응석을 받아주는 것 밖에 안되기때문에 적당한 상황이라면 아이와 협상을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따뜻하지 않은 현실을 너무 일찍 알아버리면 불쌍하지 않냐고?
불쌍하다고 아이가 알아야할 현실을 가려버리면 그게 더 불쌍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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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사랑한다는 건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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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읽어봐도 화자인 나의 이름이 무엇인지 나오지 않는다. 도대체 이사벨은 나의 이름은 도통 부르지 않는걸까? 나의 이름은 무엇일까?

 

이 책은 내가 이사벨이라는 연인을 대상으로 전기(傳記)를 쓰는 형식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닥 재미있지 않다는 점을 빼면 독특한 발상이며 참신한 형식임에는 틀림없으므로 높게 평가를 받는 것 같다. 전기를 쓰기위해 주인공에 대해 다양한 방면으로 분석한다. 보통의 연인들이라면 굳이 대화주제로 선택하지 않을 법한 이사벨의 이야기들도 주인공은 전기라는 이름아래 드러내고 있다.

 

드러내고 싶지 않은 나에 대해 제3자가 전기라는 이름으로 낱낱이 까발린다면 유쾌할까?

 

이 한 문장이 내가 이 책으로 받은 느낌이다. 원제 ‘Kiss and Tell’은 ‘유명인과 맺었던 밀월 관계를 언론 인터뷰나 출판을 통해 대중에게 폭로하는 행위’를 뜻하는 관용적 표현이라고 한다. 정말 이 책은 유명하지도 않은 이사벨에 대하여 대중에게 폭로를 서슴치 않는 소설 또는 에세이였다. (소설이라 하고 읽기에는 뭔가 어색한 점이 많아서)

 

정말 이사벨이 실존인물이라면 기분이 어떨까?

 

이미 고인이 되어버린 위인들의 전기를 읽으면서는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소위 위인전기란 그 사람이 만들어놓은 업적만으로도 책 한권을 만들수 있기 때문에 그사람이 겪은 일상들은 업적을 장식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위인이 아닌 평범한, 그것도 살아있는 이웃에 대한 전기란 일종의 스토커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연인에 대해 관심을 표현해야하는 방법을 몰라 전기를 쓰기로 했는데, 전기를 쓰기위한 접근방식은 스토커스럽다. 굳이 이 사람의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하는 생각. 부부 사이에도 예의를 지킬수록 오랫동안 사랑을 유지할수 있다고 여기는 나에게 상대에 대해 낱낱이 드러내는 전기의 방식은 거부감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알랭드보통의 책으로 직전에 읽은 『우리는 사랑일까』가 너무 좋아서 각종 카페등의 이벤트에서 당첨을 간절히 빌었던 책이라 기대가 컸는데, 기대만큼 재미있지는 않았다. 다만 독특하긴 하다. 사랑과 심리의 3부작이라는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는 회사도서관에서 예약중에 있다. 칼을 뽑았으니 끝까지 읽어주긴 할테다.

 

+

내가 부부간의 예의라는 경계를 정확하게 잘 지키는 사람은 아니다. 그냥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는 있다는거다.

 

책에서...

 

누구나 감추는 것이 있다. 누구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어떤 면을 알면 그 후에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욕구 뒤에는 우리에 관한 모든 것이 알려지면 우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놓여 있다. 그래서 속임수를 쓰는 바람에 이따금씩 비밀이 드러날 것이라는 두려움이 생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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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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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박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다. 1/3쯤 읽고 궁굼했던 진실 하나를 알게된 뒤로 조금 읽는 속도를 늦추려했으나, 전체적인 사건의 흐름은 빨리 읽지 않고는 베길수 없을만큼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에서 주목해야할 것은 두가지 이다.

1. 살인자에 대한 시선과 가족에 대한 것

2. 마을 전체가 살인공범

 

보통 범죄소설은 살인자나 피해자 본인과 사건에 대한 서술이 주를 이루는 반면, 일본 소설 『13계단』에서부터 느낀 가족과 사회의 시선을 이 책에서도 강하게 확인할 수 있다. 피해자의 가족은 살아남아있고 그 슬픔을 주변에서 보면서 공유해주기 때문에 쉽게 눈에 드러나지만, 살인자의 가족은 쉽게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앞으로 피해자로 살아가아하는 짐을 짊어진다. 주인공의 살인혐의로 한 가족의 몰락을 예상하는 것은 이제 어렵지 않다.

 

사실 이전에는 가족에 집중하기보다는 그 사건에 치중에서 소설을 읽는 편이었는데, 소설이 묘사하는 초점이 그쪽으로 바뀌어서인지 아니면 내가 보는 관점이 달라져서인지 하여간 가족이 눈에 들어온 소설이었다.

 

다음은 진실을 은폐하기위한 마을 전체의 작당이다. 한사람의 죄를 덮기위해 한사람이 거짓말을 하게되고 그것들이 촘촘히 얽혀서 정말 진실이 무엇인지 혼돈 또는 잊어버리고 사는 마을 전체. 그런데 그것이 진실 앞에 섯을 때 얼마나 부질없이 무너지는지. 거짓은 얼마나 큰 또 다른 거짓으로 덮어야하는지 그런 관계들이 복잡하게 얽혀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부수적으로 보여주는 경찰들의 사행활은 그들도 하나의 개인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조직이 굴러갈때 개인의 존재감이 위협을 받으면 멍때리게 된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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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밤 세계문학의 숲 4
바진 지음, 김하림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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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책을 많이 읽고 써야하다보니 한주에 한권쯤은 과부하가 걸리는 경우가 있다. 이럴때 좀 재미없는 책은 과감히 읽기를 포기하면 좋으련만, 성격상 중도에 읽던 책을 덮는게 쉽지 않다. 밤잠을 줄이면서까지 읽고 쓰는 요즘. 회사의 일까지 바쁘게 겹쳐서 책카페들의 이벤트 참여도 2월에는 거의 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책은 처음에는 읽기를 그만두어야하나 싶을 정도로 소재가 우울했다. 특히나 시어머니와 며느리간의 갈등부분은 현실에서는 겪기 쉽지 않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묘사되어있었고 우울하기 짝이없었다.

 

나도 며느리이고, 당연히 시어머니와 갈등이 있다. 드라마처럼 과장된 고부간의 갈등을 접하게 되는 경우 말도 안된다고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한편으로는 괜히 감정이입이 되어 시선을 쉽게 떼지 못한다. 사실 나의 시어머니는 정말 좋은 분임에도 불구하고 갈등이 있고 얘기를 하자면 한보따리를 풀어놔도 모자랄 것이다. 다만 살아온 환경과 가치관의 차이, 또 딸과 며느리라는 입장의 차이를 서로 인정하고 살아야하는 부분이 있는데 어르신들의 고정관념은 우리네보다는 쉽게 변화하기 힘들기 때문에 응당 몇가지는 그냥 이해해드리고 살 수 밖에 없겠다고 생각한다. 어떤 면에서는 뾰족한 내 성격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에 잘잘못을 가리기 시작하면 나는 불리한 점이 훨씬 많다.

 

소설의 주인공 우유부단한 아들이자 남편의 행동, 중일전쟁의 우울한 시대적 상황. 전쟁으로 인한 물자 부족, 물가 상승, 임금 하락, 일자리 부족, 피난을 전전해야하는 생활 등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상당히 무겁다. 가장 오래동안 머무는 공간이기도 하고 자주 묘사되는 주인공의 집안은 늘상 어두운 조명이 유지되고, 잦은 정전으로 초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희뿌연 황톳빛으로 소설의 무거운 분위기를 직접적으로 전달해주고 있다.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들이 소개되는 시리즈인 만큼 내가 먼저 쉽게 선택할 만한 영역이 아니라서 서평 이벤트에 도전하고 있지만, 세계문학의 숲 시리즈의 세번째로 접한 이 소설은 내가 피하고 싶은 소재였다고나 할까.

전쟁이라는 시대와 고부간의 갈등이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 소설에서까지 만나고 싶지는 않았나보다.

 

+

책표지의 디자인이나 색감은 그래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심플하면서도 반짝이는 질감의 표지는 정말 좋다.

 

책에서...

어머니는 고통을 호소하기에 여념이 없었고, 아내는 빛나고 풍부한 생명력과 아직 잃어버리지 않은 청춘으로 그를 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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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살 베이비시터 사계절 1318 문고 65
마리 오드 뮈라이 지음, 김영미 옮김 / 사계절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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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살에 베이비시터라?

 

프랑스 소설이므로 한국 나이로는 열일곱에서 열여덟쯤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그 나이의 아이들은 평균적을 고등학교 학생이다. 평균적인 가정에서 자란다면 절대로 베이비시터같은 아르바이트는 꿈도 꿀수 없을 것이다. 흔치않은 소재라 관심이 갔다. 물론 내가 아이의 엄마이기도 했고, 우리나라에서는 시간제 베이비시터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다. 비싼 비용을 주고도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친정엄마가 여동생의 출산으로 3개월동안 미국에 가셨을때,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아주머니를 소개받아 아침에 어린이집 등원, 어린이집 하원에서 내가 퇴근할때까지 아침 저녁으로 아이들을 돌봐주셨다. 다행히 아주 좋은 분을 만나서 겨울 내내 큰 병치레 없이 토실토실 살도 찌고, 말도 많이 잘하게 된 개구장이 아이들이 되었다.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아이돌보미서비스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생면부지의 남에게 아이를 단시간 맡긴다는게 흔치 않은 일이고,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지원되는 서비스 이다보니 우리같은 중산층은 서비스를 신청하기조차 힘들다. 아무래도 조금 비싸더라도 지속적인 기간동안 아이들과 유대감을 쌓아주기를 기대하기 때문인 것 같다.

 

소설의 내용은 이렇다. 에밀리엥은 엄마와 살고 있는 아이다. 가지고 싶은 컴퓨터를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베이비시터를 선택한다. 남자 베이비시터라는 생소한 상황에서 처음 아이들을 맡았을때에는 시행착오를 겪지만,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진심으로 아이에게 관심을 기울인 에밀리엥은 어린 아이가 긴급한 수술이 필요한 때를 놓치지 않고 의사를 불러 생명을 구하게 된다.

사실 딱 여기까지가 나는 좋았다.

 

그 뒤에 여자친구와의 문제로 엄마의 상점에서 물건을 훔친 아이를 응징하고 여자친구를 위해 향수를 훔친 부분에서는 왠지 싱겁다는 생각이 들어버렸다. 대체 왜 책의 제목이 베이비시터라는 건지 이해할 수 없게 되버렸다. 책의 원제가 "Baby-sitter Blues"이고 책 표지의 그림이 도둑이 흔히들 뒤집어 쓰는 모자를 쓴 것으로 유추해볼때 아이를 훔치는 도둑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관심을 가졌는데, 후반부의 이야기는 베이비시터와 전혀 상관없는 방향으로 흘러간 것이다.

 

굉장히 얇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뜬금없는 전개에 책을 덮고나서 조금 황당했다.

될수 있으면 서평을 쓸때 소설 내용의 흐름은 소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소개하고 싶어졌다. 앞뒤가 안맞아서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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