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밤 세계문학의 숲 4
바진 지음, 김하림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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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책을 많이 읽고 써야하다보니 한주에 한권쯤은 과부하가 걸리는 경우가 있다. 이럴때 좀 재미없는 책은 과감히 읽기를 포기하면 좋으련만, 성격상 중도에 읽던 책을 덮는게 쉽지 않다. 밤잠을 줄이면서까지 읽고 쓰는 요즘. 회사의 일까지 바쁘게 겹쳐서 책카페들의 이벤트 참여도 2월에는 거의 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책은 처음에는 읽기를 그만두어야하나 싶을 정도로 소재가 우울했다. 특히나 시어머니와 며느리간의 갈등부분은 현실에서는 겪기 쉽지 않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묘사되어있었고 우울하기 짝이없었다.

 

나도 며느리이고, 당연히 시어머니와 갈등이 있다. 드라마처럼 과장된 고부간의 갈등을 접하게 되는 경우 말도 안된다고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한편으로는 괜히 감정이입이 되어 시선을 쉽게 떼지 못한다. 사실 나의 시어머니는 정말 좋은 분임에도 불구하고 갈등이 있고 얘기를 하자면 한보따리를 풀어놔도 모자랄 것이다. 다만 살아온 환경과 가치관의 차이, 또 딸과 며느리라는 입장의 차이를 서로 인정하고 살아야하는 부분이 있는데 어르신들의 고정관념은 우리네보다는 쉽게 변화하기 힘들기 때문에 응당 몇가지는 그냥 이해해드리고 살 수 밖에 없겠다고 생각한다. 어떤 면에서는 뾰족한 내 성격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에 잘잘못을 가리기 시작하면 나는 불리한 점이 훨씬 많다.

 

소설의 주인공 우유부단한 아들이자 남편의 행동, 중일전쟁의 우울한 시대적 상황. 전쟁으로 인한 물자 부족, 물가 상승, 임금 하락, 일자리 부족, 피난을 전전해야하는 생활 등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상당히 무겁다. 가장 오래동안 머무는 공간이기도 하고 자주 묘사되는 주인공의 집안은 늘상 어두운 조명이 유지되고, 잦은 정전으로 초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희뿌연 황톳빛으로 소설의 무거운 분위기를 직접적으로 전달해주고 있다.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들이 소개되는 시리즈인 만큼 내가 먼저 쉽게 선택할 만한 영역이 아니라서 서평 이벤트에 도전하고 있지만, 세계문학의 숲 시리즈의 세번째로 접한 이 소설은 내가 피하고 싶은 소재였다고나 할까.

전쟁이라는 시대와 고부간의 갈등이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 소설에서까지 만나고 싶지는 않았나보다.

 

+

책표지의 디자인이나 색감은 그래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심플하면서도 반짝이는 질감의 표지는 정말 좋다.

 

책에서...

어머니는 고통을 호소하기에 여념이 없었고, 아내는 빛나고 풍부한 생명력과 아직 잃어버리지 않은 청춘으로 그를 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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