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사람을 얻는가 - 초한지 유방의 인재경영 리더십
신상이반 지음, 하진이 옮김 / 더난출판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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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경영쪽 분류이지만, 인재경영을 통한 리더십에 관련된 이야기가 주 축을 이루고 있어 나는 내맘대로 자기개발서로 분류했다.

 

역사에 워낙 문외한이라... 사실 한족이라 불리는 중국의 한나라가 가지는 힘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도 상세히 모르니, 중국의 한나라를 세운 유방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더욱 생소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읽어보았어도, 유비나 조조를 둘러싼 각각의 에피소드에 관심이 있지 책 전반에 흐르는 역사를 짚어내지는 못했던 것 같다. 이 책은 역사를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작은 에피소드들을 통해서 항우에 비해 출신도 천하고, 무술도 못했고, 나이까지 많았던 유방이 인재관리를 통해 천하를 통일시킬 수 있었던 이야기를 해준다. 그래서 비교적 나같이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이 읽기에도 어려움이 없다.

 

조직에 속해있지 않은 지금도 리더십, 팔로워십 등 인재관리, 조직관리 등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 직전에 소속되어있던 부서의 환경이 생각난다. 이래서는 안되는데...

부서장으로부터 이런 대우를 받아야만 했어야해.. 라는 생각보다는 앞으로 나는 부하직원에게 이러지 말아야겠다..고 한번 더 다짐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생각해야겠다. 어떻게 보면 좋은 상사는 좋은 부하가 만드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나쁜 상사만 탓하던 내가 사실은 좋은 부하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고 한번쯤은 나를 돌아보기도 해야할 것 같다.

 

어쨋든 조직에서는 부서장을 중심으로 부서가 운영되어야하고 부서장의 뜻, 의지를 존중해주어야 좋은 부하가 아닐까... 내가 보기엔 동의할 수 없는 부서장의 의지가 많았지만... 밖에서 보기엔 어땠을까.

 

 

책에서...

 

27

인재를 얻으려면 먼저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고, 또 노력한 만큼 대가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188

침착하고 냉철한 모습은 조직 구성원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

리더가 초조하고 우왕좌왕하면 조직 구성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뿐만 아니라 본인 스스로 여러 가지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225

부하직원의 능력을 존중해주고 그가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라는 뜻이다.

경영자는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하는 일종의 도를 터득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자신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별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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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의 선택 - 결단, 당신을 리더로 만드는 힘!
소프트뱅크 아카데미아 특별강의 지음, 김정환 옮김 / 소프트뱅크커머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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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읽다보면 시간이 아까운 책이 있다.

차마 읽던 책을 덮지 못하는 나는 그래도 끝까지 꾸역꾸역 책을 읽는다. 이 책이 그렇게 읽어졌다.

 

앞뒤 상황에 대한 설명없이 두세줄의 질문이 있고 답을 선택하라고 한다.

상황에 따라 A가 맞을수도 있고, B가 맞을수도 있다. 실제로 질문 뒤의 글을 읽어보면 일반적으로는 A를 선택해야하지만 어쩌구저쩌구의 특수한 상황에서 소프트뱅크는 B를 선택했고, 그 선택은 탁월했습니다라고 얘기하고 있다. 질문 뒤의 글도 그렇게 상세하고 친절하지도 않을뿐더러 질문 자체도 무척이나 성의없고 상황파악이 안된다.

 

내가 읽어내는 기술이 부족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이 책의 질문을 나는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내가 생각하는 제대로 된 질문이란 수준이 맞아야한다는 거다. 강의를 하고나서 Q&A를 받아보면 강의를 이해하고 하는 질문과 강의를 이해하지 못하고 하는 질문의 수준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강의를 이해하고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질문자를 이해시키기 위해 더욱 성심성의껏 대답을 해주게 되지만, 전혀 뚱딴지 같은 질문을 하는 질문자를 만나면 나는... 솔직하게는 화가 난다.

 

IT관련 일을 7년여간 했는데도 소프트뱅크는 생소하다. 잘 알지 못하는 기업에 대한 얘기와 앞뒤없는 질문이 강의장의 뜨거운 열기를 옮겨놓았을 책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아 아쉬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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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현자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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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을 쓰기위해 도서의 분류를 대개는 네이버 책에서 확인한다. 네이버에서 이 책은 자기계발. 처세술서로 구분을 해두었는데 아마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통해 강한 리더십과 이기적인 처세술을 말해 '마키아벨리즘'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을 정도로 처세술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내가 책을 쭈욱 읽다보니 여느 자기계발서와는 확연히 다른 것이 이 책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하는 것이 좋다라는 행동지침을 알려주기보다 마키아벨리의 사상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그의 인생 여정을 통해 사상의 배경을 짚어보는 성향이 강하다. 즉 내가 보기에는 위인전이라는 거다.

그래서 대개는 네이버나 예스24의 도서분류에 크게 어긋나지 않게 독후감을 분류해서 쓰지만 이 책만큼은 인문서라고 분류할 것이다.

 

책의 분류에 대해 거창하게 말하는 이유는 전에 읽은 『마키아벨리의 인생지략』에서 받은 오해를 풀기위해서이다. 『마키아벨리의 인생지략』을 읽은 나의 느낌은 다른 책보다 솔직한 자기계발서라는 느낌을 받았었다. 솔직한 만큼 재미있게 읽기도 했는데, 그 책을 읽은 내 결론이 조금은 더 이기적이어도 좋겠다는 것이었다.

 

마키아벨리는 성악설에 기초하여 인간의 본성을 설명하고 있어 그 본성을 어떻게 지배하는 것이 좋을까라는 목적을 가지고 「군주론」을 읽는다면 뻔뻔스럽게 이기적인 사람이 될수 밖에 없어진다. 즉 권력을 쟁취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혹은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권모술수에 능한 현실에는 존재할수 없는 영웅이 되어야한다는 것이 마키아벨리즘인 것이다.

 

"원래 인간은 은혜도 모르고, 변덕이 심하며, 위선자인데다 뻔뻔스럽고, 신번의 위험을 피하려만 하고, 물욕에 눈이 어두워지기 마련이다(p157)"

 

"권력을 유지하려는 군주는 선하기만 해도 안되고, 악인이 되는 법도 알아야 하며, 또한 그 태도를 때에 따라 행사할 줄도, 중지할 줄도 알아야한다.(p239)"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당시 마키아벨리의 상황은 메디치가가 권력을 잡으면서 공직에서 물러난 마키아벨리가 다시 등용되기 위해 메디치의 권력자에게 헌정하기 위하여 쓴 책이 바로 「군주론」이었다. 현재 정권의 권력자에게 입바른 소리를 하기 위하여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떠해야 한다라는 충언 아닌 아부(?) - 권력을 잘 유지하도록 도울 수 있는 마키아벨리를 잘 활용해달라는 - 가 가득했기 때문에 그토록 이기적일 수 밖에 없었던 거였다.

 

마키아벨리를 이해한 지금 다시한번 『마키아벨리의 인생지략』을 읽어봐야겠다며 챙겨두었다. 이기적이어야하는 처세술 뒤에 숨긴 그의 심경도 같이 읽어야겠다면서...

 

 

 

 

회사에서는 여러가지 성격의 캐릭터들이 한 사무실에서 팀을 이뤄 일을 추진한다.

베푸는 사람. 이기적인 사람. 호통만치는 사람. 일만 잘하는 사람. 게으른 사람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있다. 이런 곳에서 일을 하면서 상처받지 않으려면 때로는 배려하기보다는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에 도달할때가 있다.

열심히 일해도 내 공으로 돌아오지 않을때,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더욱 열심히 해야한다고 채찍질 당할때, 이미 많은 일을 하고 있는데도 더 많은 일을 해야할 때와 같이 극한 상황에 몰리면 주변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지는 것 같다.

 

작년 한해 나는 세번째 케이스에 의해 가정에 소흘하게 되었고 결국 쌍둥이 육아를 전담하시던 친정엄마는 병이 나셨다. 지금은 친정엄마의 병치료 및 육아로 인해 휴직을 일주일 남겨두고 있다.

 

너무 바쁘게, 많은 일을 하다보니 팀 사람들과 여유롭게 커피한잔 마실 시간을 못냈던 3년을 보냈다.

주위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커녕 주어진 일을 처리하느라 앞뒤 안보고 돌진했다.

어린이집 등하원 전후 친정엄마의 육아시간이 주중 40시간을 넘든 말든, 

내가 시급을 다투는 밤샘 야근을 해야하니 남편이 하던 일을 끊고 퇴근을 하던 말던, 

쌍둥이 엄마니까 접대는 남자 팀원들이 하던 말던...

 

조금 덜 열심히 해도 사람들이 너 일 잘하는 거 시간이 흐르면 누구나 다 알아.

일하는 것보다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새직장을 이직하는 너에게 필요한 일인 것 같아.

 

지금의 직장으로 이직할 때 받은 조언이다. 

출산휴가를 들어가기 직전에 부서에서의 일년반 동안은 정말 열심히 놀면서 일했다. 

즐거웠다.

 

그런데 복직하고나서 왜 그렇게 전투적으로 지냈을까...

 

휴직하는 기간 동안 나는 어떻게, 무엇을 하며 지내야할까...

 

생각이 많은 요즈음이다.

 

 

 

 

책에서...

 

p34

독자들의 눈높이에 글의 수준을 맞추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마키아벨리에 대한 기존 사료를 모아다가 대충 얼버무리고, 개인적 감상과 소회를 뒤섞는 것은 그녀(시오노 나나미)가 자주 사용하는 표현처럼 '글 쓰는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

 

p67

인간의 자유로운 의욕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잃어서는 안된다. 가령 운명이 인간 활동의 절반을 주재한다고 해도, 적어도 나머지 반은 우리의 지배에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군주론)

(중략)

"너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 - 아모르 파티 amor fati

 

p99

아라비아티 arrabbiati

아라비아티는 피렌체의 신흥 중산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라비아티는 '분노한 자' 혹은 '미친 개'라는 뜻이다.

 

p102

혼란에 휩싸였던 15세기 말 피렌체 사회는 지금의 한국 사회와 놀랄 만큼 닮아 있다. 일반 대중들은 피아뇨니처럼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면서, 일부 선동가들의 꼬임에 넘어가고 있다.(중략) 글로벌 세계 경제 위기의 여파로 인해 한국의 중산층들이 빠른 속도로 '분노한 자'로 변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p111

실력은 나에게 맡겨진 업무를 처리할 능력이지만,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는 내가 가진 인적 자원으로부터 출발한다.

 

p112

예나 지금이나 능력 있는 사람에게 일복이 터지는 법이다.

 

p124

스스로 무장하지 않으면 필멸할 수밖에 없다. 스스로 강해지지 않고 다른 사람의 힘에 의존하는 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른 사람의 힘과 논리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자신의 운명을 남에게 맡기는 꼴이다.

 

p134

갈등과 분쟁은 피할 수 없는 우리들의 현실이다. 왜냐하면 언제나 얻을 수 있는 것보다 욕구하는 것이 더 크기 때문이며, 또한 서로 다투는 이해 당사자들은 각각 다른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p199-200

당신이 업무에 유능하고 매사에 부지런할 뿐 아니라, 최고위층의 후광을 받고 있다면, 그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질투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략)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모난 돌이 정을 맞게 되는 것은 이탈리아나 한국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p209-210

탁월한 리더가 없다는 것은 그 리더의 품격이 문제가 아니라, 그 조직에 탁월한 팔로워가 없기 때문이다.그들이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가 문제라는 것이다!

 

p215

조국에 대한 나의 충성은 나의 가난이 증명하고 남는다 - 마키아벨리

내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것은 나의 가난이 증명하고 남는다 - 소크라테스

 

p226

남에게 불을 붙여 주었다고해서 자신의 불빛이 덜 빛나는 것이 아니다 - 키케로 「의무론」

 

p227

군주가 자애로운 인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자신이 남들이 두려워하는 공포의 대상이 되기를 원하는 자들은 언젠가는 반드시 자신이 공포로 몰아넣은 자들을 두려워하여 벌벌떨게 될 것" - 키케로

 

p229

그런데 모든 불의 중에서도, 남을 가장 많이 기만하면서도 자신은 마치 선인처럼 보이도록 위장하면서 속이는 자들의 불의가 가장 위험하다 - 키케로

 

p230

살아남기 위해 쓴 책보다 더 위대한 책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기 위한 글이나, 베스트셀러 작가에게 쥐어 주는 인세에 눈이 멀어 알량한 글로 혹세무민하는 잡스러운 글이나, 권력을 잡기 위해 국민의 마음을 떠보는 파렴치한 정치가들의 글과는 차원이 다르다.

 

p239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이런 편법의 정당화를 흔히 '마키아벨리즘'이라고 부른다

 

p246

세상살이가 팍팍하기만 하다.

...

이 더러운 세상을 어떻게 하면 좋은가?

 

p264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사람들이 짜 놓은 사회 시스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오히려 불안감을 느꼈고, 새벽부터 밤늦도록 애를 써도 팍팍한 살림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이게 다 지금껏 우리가 잘못 된 교육을 받으며, 애써 공부하지 않고 세상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스스로 사고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대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잘 요약하고 정리하는 것을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겉치레식 공부가 우리를 이렇게 나약하게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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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명의 술래잡기 스토리콜렉터 14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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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묘미는 의외성이다. 전혀 생각지도 않은 인물이 범인으로 드러나거나, 사소하게 넘겼던 작은 사건 하나가 극 전체의 방향을 뒤흔든다거나 하는 부분이 결말로 치닫으면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될 때 글에 몰입도 잘 되고, 내 추리가 얼만큼 정확도를 지녔는지 맞춰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 역시 그런 의외성이 잘 드러나있다. 추리소설치고는 꽤 두꺼운 분량이라 읽기 시작할때에는 집중도가 떨어지는데, 중후반에 이르러서는 대체 어떻게 진행되겠다는 거냐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처음부터 중반까지 읽는데 삼일, 중반부터 끝까지 읽는데 한시간반쯤 걸렸다...

도입부를 천천히 읽었기 때문에 중후반에 더욱 가속하여 읽었는지도 모르겠지만 풀릴듯, 해결될 듯하면서도 좀처럼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 작가의 글솜씨에 재미있게 책을 읽어갔다.

 

엄청나게 재미있지는 않지만 머리속이 복잡할 때 가볍게 읽기 적절한 장르의 책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호러 미스터리 작가이고, 이 책도 호러 미스터리 장르이며, 작가가 집필하려는 책 역시 소설의 큰 줄거리와 다름이 없어 무언가 묘한 끈을 이어놓은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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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 20대와 함께 쓴 성장의 인문학
엄기호 지음 / 푸른숲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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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이 비슷한 시기에 등장하면서 지금 20대, 대학생과 막 사회에 진출하려는 졸업생(?)에 대해 시선이 집중 되었더랬다. IMF이후 달라진 사회 진입의 어려움에 대하여 공감해주는 책들이 출판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던 것 같다.
 
먼저 만났던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읽고나서 청춘에 대해 배부른 소리를 하는 것 같아 실망을 많이 했더랬다. 청춘만 아픈가? 지금 대한민국을 사는 사람 중에 아프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단 말인가. 그들이 징징대는 아픔은 어딘가 등따숩고 배부른 느낌이 들었다. 대한민국 국민 중 소수의 그것도 상위권 레벨에 재학중인 대학생만이 할수 있는 고민에 한정되어있는 책이었다.
 
그래서 이 책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는 사두고도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또 청춘에 대해 배부른 소리를 하겠거니 했나보다. 그런데 막상 손에든 이 책은 생각과 달랐다.
 
어딘가 뒤틀려진 곳에 끼어버린, 생각도 열정도 없다고 생각되었던 청춘 - 그들의 고뇌가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책에는 정치/ 교육/ 가족/ 사랑/ 소비/ 돈/ 열정 등 모든 것이 청춘때 뿐만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아니 앞으로도 평생 생각하고 또 생각해볼 주제들에 대한 그들의 생각이 들어있었다. 제대로 된 교육 속에서 제대로 된 생각을 하고 있는 청춘 - 그네들의 언어에서 오히려 내가 많이 배우는 느낌을 받았다.
 
 
 
두 책은 '거위의 꿈'을 부른 가수들에 비교할수 있을 것 같다.
 
김난도 교수의 청춘은 김동률&이적의 버전.
엄기호 교수의 청춘은 인순이의 버전.
 
'거위의 꿈'은 김동률과 이적의 프로젝트 앨범에 수록된 곡인데, 그 앨범에 들어간 곡들은 하나같이 다 좋다. 그때에도 무척이나 인기가 있기는 했지만 인순이가 다시 부르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된 곡이다. 김동률과 이적이 부른 버전보다 인순이의 버전이 라디오에서 훨씬 더 많이 들린다.
 
개인적으로는 김동률과 이적의 음성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그들이 부르는 노래가 훨씬 듣기에는 좋으나 다른 측면에서 인순이 버전의 가치를 존중할 수 밖에 없어진다. 김동률과 이적이 부를 때에는 그저 좋은 시같이 여겨졌던 노래가 스토리를 가진 인순이가 부르면서 소위 가사에 걸맞는 가치를 지니게 된 것이다.
 
김동률 - 연대, 이적 - 서울대라는 그들의 출신은 이 노래에 스토리를 입히는데 무리가 있었던 것 같다. 처음 이 노래를 접했던 나 역시 그런 대학들에 대한 컴플렉스로 어떻게든 위로 놓인 계단을 밟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던 터였기 때문에, 그들의 배부른 고뇌(?)에 공감하기보다는 좋은 음성의 노래를 즐기는 데 그칠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대학을 극복하기 위해 무리해서 들어간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남들이 보기에 멀쩡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지금에도 난... 다시 꿈을 꾸고 고뇌한다.
 
아이들의 교육, 소통하는 가정, 꿈꾸는 자아, 늘 부족한 돈 등에 관하여 말이다.
 
 
<거위의 꿈>
 
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히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 내등뒤에 흘릴 때도
난 참아야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날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수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

책에서...
 
p54
용기있는 한 친구는 자신의 기득권을 버리고 과감하게 대학을 박차고 나갔다. 그런데 그보다 더 못한 기득권을 가지고서도 자신은 바들바들 떨면서 그 자리에 남아있다. 그리고 자신의 손에 들린 떡은 형편없이 작다. 그런데도 바보같이 그걸 움겨뷔고 살아남아보겠다고 불나방처럼 뛰어들고 있으니 어리석기 그지없다. (중략) 아무도 이렇게 일방적으로 타인의 삶을 재단하고 평가할 권리 따위는 없다.
 
p58
이 모든 호칭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바로 성장이 청체된 '잉여'이다.  대학생에 대한 호칭은 '지성인'에서 '잉여'로 넘어갔다.
 
p62-63
대학에 가지 않는다는 것은 곧바로 성인이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때부터 자기 삶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기간을 조금이라도 유예해보고 싶었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무엇보다도 대학에 가면 학생이라는 신분을 유지한 채 삶에 대한 책임감을 유예하는 특권을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p74
내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대안의 부재'이다. 우리도 역사에서 경험했다. 대인이 없는 혁명은 미완으로 그치고 만다.
 
80
영화는 항상 감동적인 승리와 함께 '끝'이 나지만 현실은 완전히 다르다. 그 엔딩 자막 '이후', 그것이 더 중요하다. 거기에 진짜 삶이 있다.
 
p88
대학생들을 '철딱서니'없다고 말하지만 혜교가 보기에 오히려 그들이 돌봐야하는 것은 그들 스스로의 '꼬락서니'이다.
 
p109
'열린 교육'에서는 가만히 있을 시간이 없었다. 무조건 손을 들고 뭔가를 해야 했다. 역설적으로 이들이 경험한 '열린 교육'은 조용히 있을 자유, 혹은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자유를 박탈하였다.
(중략)
'너는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아?" 폭압적인 교육이 학생들에게 입 닫고 가만히 있을 의무를 강요했다면, 열린 교육은 무조건 말해야 하는 의무를 강요한 셈이다.
 
p114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 집이 잘살고 못살고, 힘이 세고 약하고에 따라 학교와 교실은 촘촘하게 위계화 되어있다. '우정'은 그 권력의 벽을 넘지 못한다.
 
p127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주부'라는 사람은 없고 단지 육아와 교육, 금융에 전문가급의 매니저가 된 중산층의 '주부'와 생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일하는 '주부', 그 둘만이 존재한다고 말이다.
 
p137
소통은 감정노동이 노동으로 여겨지지 않을 만큼의 경제적 자본과 문화적 자본을 가진 가족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p140
우리 가족이 이미 상처투성이며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관계임을 인정하기 보다는 중산층 이상의 가족과 비교해 우리 가족이 문제가 있다고 여기게끔 교육받았다고 지적한다.
 
p220
대가가 없다는 이유로 무언가에 대한 열정을 너무도 쉽게 삽질로 만들어버리면서 우리는 오히려 세상의 가치에 얽메이고 너무나 많은 것을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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