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현자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1월
평점 :
일시품절


독후감을 쓰기위해 도서의 분류를 대개는 네이버 책에서 확인한다. 네이버에서 이 책은 자기계발. 처세술서로 구분을 해두었는데 아마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통해 강한 리더십과 이기적인 처세술을 말해 '마키아벨리즘'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을 정도로 처세술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내가 책을 쭈욱 읽다보니 여느 자기계발서와는 확연히 다른 것이 이 책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하는 것이 좋다라는 행동지침을 알려주기보다 마키아벨리의 사상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그의 인생 여정을 통해 사상의 배경을 짚어보는 성향이 강하다. 즉 내가 보기에는 위인전이라는 거다.

그래서 대개는 네이버나 예스24의 도서분류에 크게 어긋나지 않게 독후감을 분류해서 쓰지만 이 책만큼은 인문서라고 분류할 것이다.

 

책의 분류에 대해 거창하게 말하는 이유는 전에 읽은 『마키아벨리의 인생지략』에서 받은 오해를 풀기위해서이다. 『마키아벨리의 인생지략』을 읽은 나의 느낌은 다른 책보다 솔직한 자기계발서라는 느낌을 받았었다. 솔직한 만큼 재미있게 읽기도 했는데, 그 책을 읽은 내 결론이 조금은 더 이기적이어도 좋겠다는 것이었다.

 

마키아벨리는 성악설에 기초하여 인간의 본성을 설명하고 있어 그 본성을 어떻게 지배하는 것이 좋을까라는 목적을 가지고 「군주론」을 읽는다면 뻔뻔스럽게 이기적인 사람이 될수 밖에 없어진다. 즉 권력을 쟁취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혹은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권모술수에 능한 현실에는 존재할수 없는 영웅이 되어야한다는 것이 마키아벨리즘인 것이다.

 

"원래 인간은 은혜도 모르고, 변덕이 심하며, 위선자인데다 뻔뻔스럽고, 신번의 위험을 피하려만 하고, 물욕에 눈이 어두워지기 마련이다(p157)"

 

"권력을 유지하려는 군주는 선하기만 해도 안되고, 악인이 되는 법도 알아야 하며, 또한 그 태도를 때에 따라 행사할 줄도, 중지할 줄도 알아야한다.(p239)"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당시 마키아벨리의 상황은 메디치가가 권력을 잡으면서 공직에서 물러난 마키아벨리가 다시 등용되기 위해 메디치의 권력자에게 헌정하기 위하여 쓴 책이 바로 「군주론」이었다. 현재 정권의 권력자에게 입바른 소리를 하기 위하여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떠해야 한다라는 충언 아닌 아부(?) - 권력을 잘 유지하도록 도울 수 있는 마키아벨리를 잘 활용해달라는 - 가 가득했기 때문에 그토록 이기적일 수 밖에 없었던 거였다.

 

마키아벨리를 이해한 지금 다시한번 『마키아벨리의 인생지략』을 읽어봐야겠다며 챙겨두었다. 이기적이어야하는 처세술 뒤에 숨긴 그의 심경도 같이 읽어야겠다면서...

 

 

 

 

회사에서는 여러가지 성격의 캐릭터들이 한 사무실에서 팀을 이뤄 일을 추진한다.

베푸는 사람. 이기적인 사람. 호통만치는 사람. 일만 잘하는 사람. 게으른 사람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있다. 이런 곳에서 일을 하면서 상처받지 않으려면 때로는 배려하기보다는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에 도달할때가 있다.

열심히 일해도 내 공으로 돌아오지 않을때,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더욱 열심히 해야한다고 채찍질 당할때, 이미 많은 일을 하고 있는데도 더 많은 일을 해야할 때와 같이 극한 상황에 몰리면 주변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지는 것 같다.

 

작년 한해 나는 세번째 케이스에 의해 가정에 소흘하게 되었고 결국 쌍둥이 육아를 전담하시던 친정엄마는 병이 나셨다. 지금은 친정엄마의 병치료 및 육아로 인해 휴직을 일주일 남겨두고 있다.

 

너무 바쁘게, 많은 일을 하다보니 팀 사람들과 여유롭게 커피한잔 마실 시간을 못냈던 3년을 보냈다.

주위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커녕 주어진 일을 처리하느라 앞뒤 안보고 돌진했다.

어린이집 등하원 전후 친정엄마의 육아시간이 주중 40시간을 넘든 말든, 

내가 시급을 다투는 밤샘 야근을 해야하니 남편이 하던 일을 끊고 퇴근을 하던 말던, 

쌍둥이 엄마니까 접대는 남자 팀원들이 하던 말던...

 

조금 덜 열심히 해도 사람들이 너 일 잘하는 거 시간이 흐르면 누구나 다 알아.

일하는 것보다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새직장을 이직하는 너에게 필요한 일인 것 같아.

 

지금의 직장으로 이직할 때 받은 조언이다. 

출산휴가를 들어가기 직전에 부서에서의 일년반 동안은 정말 열심히 놀면서 일했다. 

즐거웠다.

 

그런데 복직하고나서 왜 그렇게 전투적으로 지냈을까...

 

휴직하는 기간 동안 나는 어떻게, 무엇을 하며 지내야할까...

 

생각이 많은 요즈음이다.

 

 

 

 

책에서...

 

p34

독자들의 눈높이에 글의 수준을 맞추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마키아벨리에 대한 기존 사료를 모아다가 대충 얼버무리고, 개인적 감상과 소회를 뒤섞는 것은 그녀(시오노 나나미)가 자주 사용하는 표현처럼 '글 쓰는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

 

p67

인간의 자유로운 의욕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잃어서는 안된다. 가령 운명이 인간 활동의 절반을 주재한다고 해도, 적어도 나머지 반은 우리의 지배에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군주론)

(중략)

"너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 - 아모르 파티 amor fati

 

p99

아라비아티 arrabbiati

아라비아티는 피렌체의 신흥 중산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라비아티는 '분노한 자' 혹은 '미친 개'라는 뜻이다.

 

p102

혼란에 휩싸였던 15세기 말 피렌체 사회는 지금의 한국 사회와 놀랄 만큼 닮아 있다. 일반 대중들은 피아뇨니처럼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면서, 일부 선동가들의 꼬임에 넘어가고 있다.(중략) 글로벌 세계 경제 위기의 여파로 인해 한국의 중산층들이 빠른 속도로 '분노한 자'로 변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p111

실력은 나에게 맡겨진 업무를 처리할 능력이지만,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는 내가 가진 인적 자원으로부터 출발한다.

 

p112

예나 지금이나 능력 있는 사람에게 일복이 터지는 법이다.

 

p124

스스로 무장하지 않으면 필멸할 수밖에 없다. 스스로 강해지지 않고 다른 사람의 힘에 의존하는 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른 사람의 힘과 논리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자신의 운명을 남에게 맡기는 꼴이다.

 

p134

갈등과 분쟁은 피할 수 없는 우리들의 현실이다. 왜냐하면 언제나 얻을 수 있는 것보다 욕구하는 것이 더 크기 때문이며, 또한 서로 다투는 이해 당사자들은 각각 다른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p199-200

당신이 업무에 유능하고 매사에 부지런할 뿐 아니라, 최고위층의 후광을 받고 있다면, 그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질투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략)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모난 돌이 정을 맞게 되는 것은 이탈리아나 한국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p209-210

탁월한 리더가 없다는 것은 그 리더의 품격이 문제가 아니라, 그 조직에 탁월한 팔로워가 없기 때문이다.그들이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가 문제라는 것이다!

 

p215

조국에 대한 나의 충성은 나의 가난이 증명하고 남는다 - 마키아벨리

내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것은 나의 가난이 증명하고 남는다 - 소크라테스

 

p226

남에게 불을 붙여 주었다고해서 자신의 불빛이 덜 빛나는 것이 아니다 - 키케로 「의무론」

 

p227

군주가 자애로운 인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자신이 남들이 두려워하는 공포의 대상이 되기를 원하는 자들은 언젠가는 반드시 자신이 공포로 몰아넣은 자들을 두려워하여 벌벌떨게 될 것" - 키케로

 

p229

그런데 모든 불의 중에서도, 남을 가장 많이 기만하면서도 자신은 마치 선인처럼 보이도록 위장하면서 속이는 자들의 불의가 가장 위험하다 - 키케로

 

p230

살아남기 위해 쓴 책보다 더 위대한 책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기 위한 글이나, 베스트셀러 작가에게 쥐어 주는 인세에 눈이 멀어 알량한 글로 혹세무민하는 잡스러운 글이나, 권력을 잡기 위해 국민의 마음을 떠보는 파렴치한 정치가들의 글과는 차원이 다르다.

 

p239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이런 편법의 정당화를 흔히 '마키아벨리즘'이라고 부른다

 

p246

세상살이가 팍팍하기만 하다.

...

이 더러운 세상을 어떻게 하면 좋은가?

 

p264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사람들이 짜 놓은 사회 시스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오히려 불안감을 느꼈고, 새벽부터 밤늦도록 애를 써도 팍팍한 살림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이게 다 지금껏 우리가 잘못 된 교육을 받으며, 애써 공부하지 않고 세상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스스로 사고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대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잘 요약하고 정리하는 것을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겉치레식 공부가 우리를 이렇게 나약하게 만든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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