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많은 시기라 편안한 시간이 절실했는데 마음고요미술관에서 조용히 나만의 속도로 작품을 감상하며 마음을 안정시키고 힐링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
미국의 최고 권위 수의행동학 전문가들이 모여 집필한 과학 기반의 반려견 행동, 심리 안내서.반려견의 입양부터 사회화, 문제 행동 교정, 노령견 돌봄까지 삶의 전 과정을 다루는 종합 가이드이다. 단순히 훈련 메뉴얼이 아니라 개의 언어를 이해하고 보호자와 개 사이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관계 지향적 접근이 가능하며 행동학 연구 결과를 통해 왜 그런 행동이 일어났는지 분석해준다. 강아지를 처음 키우는 초보 반려인뿐 아니라 이미 키우고 있는 보호자 모두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 담겨 있다. 체벌 보다는 이해와 신뢰, 소통과 보상을 함으로써 반려견과 보호자 모두에게 스트레스를 줄이고 건전하게 공존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이 제시하는 과학과 원칙은 중요하지만 모든 개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절대 아니며 보호자의 성향, 환경과 반려견의 과거 경험 등을 고려한 유연한 해석이 필요하다.단순히 개를 통제하거나 훈련하는 기술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오랜 믿음에 기대 반려견을 대했는지 돌아보게 하고 개는 우리가 통제하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 소통하고 이해해야 하는 존재라는 점을 과학적 경험으로 설득하는 책이다. 나로 인해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을까. 반려인으로써 우리 개가족을 그동안 어떻게 대했는가 반성하게 한다. 반려견과 함께 사는 문화를 바꾸는데 기여하는 책으로 100% 정답은 아니지만 책임과 공감이라는 방향성만으로도 세상의 모든 개가족들이 충분히 읽어볼 만한 책으로 강력히 추천한다.
현대인들이 흔히 겪는 불면증, 수면의 질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과 이론을 소개하며 2만 명의 밤을 지켜온 일본 최고의 수면 전문가 시라하마 류타로의 숙면하는 습관 가이드 책이다.자연스러운 수면 리듬을 찾고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어 수면환경을 최적화하는 법으로 현대인의 수면 패턴을 되돌릴 수 있는 실용적인 팁을 제공한다. 수면을 단순히 잠자는 것이 아니라 정신과 육체의 회복과 재충전을 위한 중요한 시간으로 보며 숙면을 위한 습관을 단계적으로 제시한다. 취침 전 30분 동안 준비 운동을 하고 저녁의 수면 환경을 어둡고 조용하게 유지하는 것 등 바로 행동에 옮길 수 있게 구체적인 조언과 수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알려주며 수면의 중요성을 깨닫고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 불면증이나 수면의 질이 떨어진 사람들에게 특히 유용할 뿐만 아니라, 이미 잠을 잘 자는 사람들에게도 숙면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다. 평소에는 잘 자다가 작은 걱정거리나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늘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그 이유가 책에 다 나와 있어 실제로 상담을 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목차만 둘러봐도 나에게 해당하는 문제들과 해결 방안이 제시되어 있어 해당 페이지만 읽어도 좋다. 오늘부터 나의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당장 수면양말을 벗고 새로 산 실크 소재의 잠옷을 입을 것이다. 이렇게 바로 문제점을 해결해 주는 숙면 가이드, 많은 사람들이 읽고 수면의 투자하길 바란다. 🗨️ 평소 불면증이나 수면의 질이 낮은 사람들, 나처럼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나 불안 등으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한다.
오늘이 지구의 마지막 밤이라면, 누구 어깨에 기대 있고 싶어?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시리즈의 계절 앤솔러지에서 탄생한 박에스더 작가의 장편소설로 장르적 틀 속에서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우주시대라는 SF적 설정과 영혼과 육체의 분리라는 독특한 세계관 그 안에서 싹트는 첫사랑, 정체성을 섬세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지구에 남겨진 육체들은 강한 감정을 느끼지 못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지만, 미래와 영은 서로를 만나며 금지된 감정을 조금씩 마주하고 흔들림의 정체를 찾아간다. 나는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질문의 해답을 탐색하는 여정을 통해 결국은 나답게 살고 싶다는 결론을 만나게 된다. 미래는 지구와 우주를 오가며 종말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이는 단순한 파국이 아니라 오히려 끝이 다가올수록 삶의 의미와 인간과의 연결선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어준다. 미래와 영이 불확실한 상태, 어쩌면 현재를 살아가는 나를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었다. 여러 가지 상황으로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나 역시 진짜 나를 찾는 것이 늘 숙제이다. 이 소설은 명확한 해답을 알려주지는 않지만, 천천히 흔들려도 괜찮다고, 그 속에서 자신을 잊지 말라고 위로해 준다. 소다 거품처럼 금방 사라질 것 같은 순간들이 어쩌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풍성한 소다 거품같이 청량하고 여름처럼 씁쓸한 감성의 이 소설처럼 어떤 미래가 오더라도 내 감정과 선택을 통해 나만의 시간을 살아내야겠다. 🗨️ SF 장르가 낯선 사람이거나, 복잡한 감정과 정체성으로 고민하는 청소년들 그리고 섬세한 감정 표현과 서정적인 문장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사랑해요. 여기서부터 제 평생까지.”2021년 코로나 팬데믹 한겨울, 은우는 친구들과 술 취한 사람을 연행하던 중 손가락에 화상을 입은 채 파출소 앞에 서 있는 류남을 만난다. 신분증도 없이 위태로운 류남의 모습에 은우는 사촌 누나인 척하고 집으로 데려온다. 며칠 뒤 은우는 눈 쌓인 놀이터에서 눈에 덮인 채 기진맥진 한 류남을 다시 만난다. 100년 뒤 미래에서 시공간을 헤매다 길 잃은 21살 청년이라는 충격적인 류남의 고백과 몸 곳곳의 상처들, 고통스러운 과거 이야기들은 어느새 은우의 삶 속에 스며든다. 버려질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랑을 멀리하던 은우와 류남의 기묘한 동거는 조금씩 은우의 마음을 열어가고 류남은 2년만 버티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은 2년 후 끝난다. 그리고 마치 꿈처럼 다시 은우 앞에 나타난 류남,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누군가에게 간절히 닿고 싶은 마음과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상처들을 절제된 문장으로 그려내어 은근하게 와닿는 이 소설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비현실성 속에서 현실보다 오히려 더 현실적인 감정선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팬데믹으로 모두를 고립시켰던 시기에 누군가의 작은 말 한마디가 견디게 하는 힘이 되고 버티며 살아낸 시간을 보상해 주는 것 같다. 잔잔한 문장 속에 여운이 오래 남아 시간의 의미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타임슬립 소재의 작품 중 제일 좋아하는 영화 <시간 달리는 소녀>와 비슷한 결의 소설이라 오랜만에 설렘을 느꼈다. 시간 여행의 신비함보다는 서로의 상처에 다가가는 두 사람의 기적이 더 오래 마음에 남는 소설, 로맨스 판타지로 모자란 감성도 채워진 것 같다. 🗨️ 잔잔하지만 감정 깊은 소설을 좋아하거나 코로나 시절의 답답함과 고립감을 정리하고 싶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