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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양장) - 개정판 ㅣ 새움 세계문학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 엄마가 돌아가셨다.
'어머니 사망, 내일 장례식. 이상 알립니다'
언제 돌아가셨는지 날짜를 알 수 없는 전보 한 통을 받은 뫼르소는 장례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휴가를 내고 양로원으로 출발한다.
어머니의 사망 날짜도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장례절차를 치러야 하기에
휴가를 내면서 직장 상사의 눈밖에 나기 싫었던 건지 제 잘못이 아닙니다라는 말까지 하는 글을 보고 첫 페이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니 뭐지? 부모님이 돌아가셨으면 당연히 슬퍼하고 위로의 말 한마디도 건네받으면서
가야 하지 않아?
직장 상사조차도 조의를 표시하지 않았을 정도면 수직 관계에서 오는 규율이 엄격했을까??
뫼르소의 행동들을 살펴보면 그는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슬퍼하는 느낌이나 슬퍼하는 연기를 하지 않았다.
또한, 양로원에 가서 장례 절차를 하면서도 엄마 얼굴을 보지 않아도 된다, 관리인이 주는 밀크 커피를 마시고 피곤해서 잠을 잤다, 덤덤하게 장례를 치르고 수영장으로 향한 모습까지 휴가를 즐기고자 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마리라는 과거 직장 동료를 만나 영화도 보고 정을 나누지만 사랑하지 않는다라는 냉소적인 말을 서슴없이 하는 평범하지 않은 주인공.
그러다 레몽이라는 이웃 친구에게 부탁을 받아 정부를 혼내주려고 편지를 썼고, 정부와 심하게 다툰 후 유대관계까지 깊어진 사이 뫼르소와 마리는 레몽의 초대를 받아 해변 별장에서 함께 보낸다.
사건의 발달은 레몽을 쫓는 아랍 패거리들과 시비가 붙었고, 뫼르소가 혼자 산책을 가다 다시 만난 아랍인 칼을 뽑아 이마에서 울려 대는 태양의 심벌즈 소리와, 희미하게, 내 앞의 칼날로부터 찔러 오는 눈부신 단검 말고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바로 그 순간 바다는 무겁고 뜨거운 숨결을 실어 왔고, 내가 불행의 문을 두드리는 네 번의 짧은 노크와도 같은 것이었다. 87p
해가 뜨거워서 아랍인에게 총을 쐈다는 발언은 한편으로 보면 매 순간 느끼는 감정과 생각에 출시한 사람이지 않을까?
자기를 지키기 위해 방어를 했던 장면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당신처럼 무정한 영혼을 본 적이 없소. 내 앞에 온 범죄자들은 이 고난의 형상을 보면 언제는 눈물을 흘렸소. 100p
배심원 여러분, 그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다음 날, 이 사람은 수영을 하고, 부도덕한 애정관계를 시작했으며, 코미디 영화 앞에서 웃어댄 것입니다. 130p
아랍인을 죽여 재판이 진행 중인데 뫼르소의 과거 행적을 들추고 메마른 감정을 운운하는 재판 과정을 이해할 수 없었던 장면이다.
같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했느냐에 따라 달리 평가되기도 하지만, 같은 상황을 바라보는데도 상황에 따라 다른 진술들을 하는 사람들을 보았고, 알베르 카뮈의 담담한 문체 속 느껴지는 카뮈의 어린 불우한 시절의 무덤덤한 감정을 반영하지 않았을까?
혹은 반대로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시대처럼 내 감정에 충실하게 살았던 사람이지 않았을까?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틀린 게 아닌데 재판 과정에서도 알 수 없는 논리로 사형 선고를 받을 수밖에 없었고, 감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한 사람의 인생이 저물어 가야 한다니....
어렵다.
뫼르소는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을 테고, 엄마를 생각하면서 엄마는 죽음에 인접해서야, 자유를 느꼈을 테고 모든 것을 다시 살아 볼 준비를 했음이 틀림없었다는 글을 보면서 뫼르소도 사형 집행 앞에서 살고 싶어 하지 않았을까??
저자의 역자 노트도 읽어 보았지만, 번역자가 어떤 식으로 글을 옮기냐에 따라 소설의 주인공 감정도 달라지겠지만, 읽고도 복잡 미묘한 감정을 모두 담기에는 나의 글 솜씨가 부족해서일 것이다.
정리가 쉽지 않은 내용이다. 이것 또한 나의 감정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