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의 전화박스 아이북클럽 7
도다 가즈요 글, 다카스 가즈미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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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아이를 잃은 적이 있다. 꿈속에서의 고통이 현실에서까지 이어지는 경험을 하고는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들의 심정을 아주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여우의 전화박스>에도 아기 여우를 일찍 가슴에 묻은 어미 여우가 등장한다. 먼 곳에 있는 어머니에게 전화하는 어린 남자아이의 전화내용을 들으며 어미 여우는 어느새 그 아이에게 감정 이입을 한다. 독자는 자연스럽게 어미 여우에게 감정 이입을 하게 된다. 


채사장의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에서 말하듯이 영원한 이별이라는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한 세계가 우리에게 왔을 때, 그건 어떻게든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한편 영원히 잃고 싶지 않은 존재를 물리적으로 잃었을 때에 그 슬픔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들의 아픔을 만져주려고 할 때, 나의 슬픔과 아픔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들의 슬픔과 아픔을 덜어주려고 할 때에 어쩌면 더욱 빨리 수렁과 같은 고통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림책에는 테라피 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짧은 이야기를 통해서 강렬한 철학과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너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 될 때, 너의 아픔을 해결해주려고 할 때, 나도 모르게 새로운 지평을 밟게 되는 것이다. 그게 바로, 사랑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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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자전거 여행 창비아동문고 250
김남중 지음, 허태준 그림 / 창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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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자전거 친구를 줄여 만든 단체의 이름은 <여자친구>이다. 호진이는 부모님의 심각한 싸움을 보다 못해 가출을 감행한다. 그리고 썩 친하지도 않은 삼촌의 자전거 동호회와 함께 기나긴 자전거 여행을 하게 된다. 


자전거 여행은 길고 힘든 모든 과정을 자신의 몸을 통해 극복하고 승화해야만 한다. 장소의 이동에 따라 육체적 고통은 커져가고 정신은 성숙하며 마음의 고통은 승화 된다. 호진은 그렇게 자신을 혹사하면서도 연대하는 따뜻한 사람들과의 동행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배우게 된다. 몸을 쓴다는 것은 시작이 어떠하든 대부분 좋은 가르침을 주고마는 것일지도...


아이들이건 어른들이건 의지할만한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호진이가 그렇듯 우리 삼남매를 비롯한 이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의지할 수 있고, 기댈 수 있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어른들이 반드시 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주변을 둘러보아 놓치고 있는 은신처, 혹은 도피처를 시의적절하게 잘 찾아서 용기 있게 기대길 빈다. 


자전거 여행길이 주는 혹독한 깨달음이 우리네 삶과 닮은듯하여 몇 자 남겨본다. 


"가지산은 가지산이고 미시령은 미시령이었다. 산 하나를 넘었다고 해서 다른 산이 고개를 숙이지는 않았다."


"이런 길도 행복하게 웃으며 오르는 배병진 아저씨도 있다. 그런 사람들을 이길 수는 없었다. 꼭 이겨야 하는 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늦지 않게, 방해 되지 않게 내 속돤 내면 그만이다. 


"하루에 백 킬로씩만 가면 돼. 힘들면 오십 킬로만 가도 되고. 더 힘들면 십 킬로만 가는 거야. 멈추지만 않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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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 첫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라디오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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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밤
시계소리
나뭇잎
소리닮은
빗소리
사락사락
사라락
똑딱똑딱
똑똑딱
무라카미
하루키
재미있는
아저씨
책으로는
한량이
따로없네
사라락
사라라락
빗소리
시계소리
깊은밤
지나간다
하루가
다가온다
내일이
사락사락
사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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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호텔 - 초등 6학년 1학기 국어(가) 수록도서 생각숲 상상바다 3
유순희 지음, 오승민 그림 / 해와나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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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그림 모두 참 좋은 책입니다.



땅만 바라보다가 하늘을 바라본다는 아주 평범한 전환의 스토리가 어쩜 이렇게 묘사될 수 있는지 감동하며 보았습니다.



아이도, 어른도, 할머니도 아닌 내가 읽어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마흔, 커가는 중의 사람이라 마음에 인 파장이 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거라면 좋네요.



아이도, 어른도, 할머니도 아닌 지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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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을 책첵 독서모임에서 읽었다. 이 책 읽기와 맞춤이라도 하려는 듯, 마침 중3들이 마지막 내신을 치뤘다. 빡독이 가능할 것 같아 함께 읽을 도서를 선정하려고 했는데,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을 뒤로 하고 <열여섯 그레타, 기후위기에 맞서다>를 선택했다.
그레타의 말처럼 지구는 불 날 것이 아닌 불 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비행기를 이용한 해외여행과 육식, 대기업의 과도한 생산과 소비자들의 필요이상의 소비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었다.
순한 눈망울을 가진 소의 트림과 방귀에서 그 많은 메탄가스가 나올 줄이야! 또한 그 순한 눈망울의 소를 마블링 따져가며 얼마나 먹고 즐기는가!

비행기를 이용한 해외여행의 낭만과 호사로움의 반대급부인 상대적박탈감 유발과 미래의 잠식.
우리는 마땅히 죄의식을 느껴야하는 것에서 천만부당한 자유함을 누리고 있었다.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학벌 중심의 사회에서 전체의 유익을 위한 움직임은, 좌파라는 타이틀로 배척 당한다는 말과 함께 학벌 위주의 사회가 공공의 선과 공익을 와해시키는 한국 사회에 대해 역설한 바 있다.(사걱세.등대지기14기 강의 중에서)

아이들과 논술 공부를 하다보면 아주 착하다 여겨지는 아이 조차 “기브 엔 테이크”를 주창하고, 고등학교 3년의 과정으로 평생 고공행진을 하는 학벌 위주의 사회를 당연시하는 인식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생태적 감수성과 인성이 중요하다는 말에 주억거려도 결국은 그 모든 것을 차치하고 실력과 성적을 선호하는 학부모들을 만나기 일수이다. “나와 우리 가족” “우리 교회”가 먼저 깨어야할 때이다. “깨어나라”는 외침인 주님의 시종일관한 사상이 아닌가!
탐욕적이고 감각적이며 물질로 충만하고자 하는 욕망을 버리기위해 달걀과 우유, 과일의 구매부터 따져보고 제한할 것이다. 자동차를 한 번이라도 덜 굴리기 위해 머리를 굴릴 것이다. 최소한의 쇼핑을 하리라.
함께 공부할 교회 방과후 아이들도 이 귀한 행동을 퍼뜨리는 주체가 되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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