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여자는 이렇다~저렇다~등등에 대한 잘못된 일반화들을 꼬집어 준다.남성 대 여성이라는 이분법적인 전제에 대해 도전하며, 각 개별적 존재로서 어떤 사랑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스스로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상대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다보면 쿨한척 하려하지 않아도 쿨해질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이해타산적 사랑을 확정한 사람들에겐 적당하지 않은 책이리라.
쉽고 짧게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고한다.당신의 직업이, 당신의 삶이 어떤 의미로 환원 될 수 있을지.무언가가 된 이후, 무언가가 되지 못한 이들에게 우리가 처방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허황될 수 있는지를 말이다.그리고 자극한다.당신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 것이냐고...절대 공격적이지도 도발적이지도 않다. 고요하고 잔잔한 목소리로, 다정하고 친밀하게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어떻게 살면 좋을까를 고민하게 한다.책꽂이에 꽂아두면 이십 대가 된 조카에게혹은 친구에게 건네주기에 참 좋은 책인 것 같아 누군가에게 주고나면 꼭 다시 구매하여 꽂아두곤 한다.
일제강점기 최고의 모더니스트라는 극찬이 전혀 아깝지 않은 작가이다.인간에게 내재한 반항심, 예술에 대한 자율적 반응 등이 가감없이 드러나는 것은 그의 짧은 생에 대한 예감 때문이었을까?너무 일찍 떠난 빈자리로 인해 한국문학의 발전을 도모할 수 없었다는 최재서의 안타까운 마음이 고스란히 나의 마음이 되기도 한다.난해한 행간에서 그의 마음을 추측해보는 것은 높은 가을 하늘의 빈공간감만큼이나 쨍하게 맑은 시도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