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의 전화박스 아이북클럽 7
도다 가즈요 글, 다카스 가즈미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꿈속에서 아이를 잃은 적이 있다. 꿈속에서의 고통이 현실에서까지 이어지는 경험을 하고는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들의 심정을 아주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여우의 전화박스>에도 아기 여우를 일찍 가슴에 묻은 어미 여우가 등장한다. 먼 곳에 있는 어머니에게 전화하는 어린 남자아이의 전화내용을 들으며 어미 여우는 어느새 그 아이에게 감정 이입을 한다. 독자는 자연스럽게 어미 여우에게 감정 이입을 하게 된다. 


채사장의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에서 말하듯이 영원한 이별이라는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한 세계가 우리에게 왔을 때, 그건 어떻게든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한편 영원히 잃고 싶지 않은 존재를 물리적으로 잃었을 때에 그 슬픔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들의 아픔을 만져주려고 할 때, 나의 슬픔과 아픔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들의 슬픔과 아픔을 덜어주려고 할 때에 어쩌면 더욱 빨리 수렁과 같은 고통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림책에는 테라피 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짧은 이야기를 통해서 강렬한 철학과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너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 될 때, 너의 아픔을 해결해주려고 할 때, 나도 모르게 새로운 지평을 밟게 되는 것이다. 그게 바로, 사랑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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