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쟁이 뜨인돌 그림책 72
이주안 지음 / 뜨인돌어린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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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인돌어린이 #뜨인돌서평단 #야구쟁이 #이주안작가 #초등저학년독서 #그림책

초등학교 2학년인 찬이는 학교와 친구를 좋아한다. 하루의 시간이 눈깜짝할 사이 지나간다고 생각할 만큼.

방과후에도 친구들과 놀고 싶지만, 학원 버스 행렬은 친구들의 시간을 꽉 부여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찬이는 학원에 다니지 않은 걸까? 따분하고 무료한 찬이에게 새로운 것이 포착된다. 그게 바로 야구였다. 처음 보는 낯선 운동에 급속도로 빠져든 찬이는 모든 매체를 동원해 야구를 습득한다. 그리고 결전의 날, 상상 속 친구들과 우주를 필드로 한 야구 경기가 시작된다.

찬이의 세계는 조금 더 늘어났다. 학원 가야하느라 같이 놀자는 제안에 응할 수 없었던 친구들에게 다시 신 나게 제안한다.

“같이 야구 하러 갈래?”

학교를 마치고 같이 놀 친구들을 모두 학원에 빼앗기는 웃픈 현실이 유독 눈에 들어온다. 아이들이 소모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나고 신 나는 것을 발견하는 찬이들이 많아지는 나라가 행복할 거라는 생각도 한다. 생산형 AI가 능동하는 시대에 우리 아이들의 힘은 오히려 그런 데서 강해지지 않을까?

가을 빛을 부르는 갈색과 초록색의 색채감이 돛보인다. 귀여운 캐릭터가 찬이의 동심에 동화되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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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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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는 위화다.
오래된 미래와도 같은 마음을 배운다.

우리 모두에게 있을 간절한 원청.

허명이지만 실제이기도 한 곳에서 더부살이로 붙박이듯 살게 된 리샹푸의 담백하고 단단한 삶이 주변을 얼마나 안정되게 하는지 불안을 안고선 기대하며 읽었다.

간절한 그리움을 배반하고 현재의 정을 지키던 샤오메이는 딸과 리샹푸의 평안을 빌다 폭설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다가 기적처럼 딸아이의 모습을 본다. 그 순간의 만남을 죽어가는 모든 순간 붙들려하니 끝내 눈을 감을 수 없다.
안으로 들려가는 얼음 시신이 샤오메이인 줄 모른 채 그러나 떠나지 못하고 물끄러미 얼어가던 리샹푸를 생으로 불러들인 것은 젖동냥으로 연명하는 딸아이의 배고픈 울음이었다.

그렇게 그는 다시 샤오메이를 그리워하며 살아가고, 시진의 대부호로 위풍당당하게 살다 죽는다.

그의 삶이 어그러지지 않길 바랐고, 기대되로 그의 삶은 숭고하게 열매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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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에크하르트 톨레 지음, 류시화 옮김 / 연금술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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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시인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번역자의 서문에서부터 진중한 마음으로 읽어나가게 된다.

다시 떠오르고 싶다면, 삶을 살아보고 싶다면 큰 도움을 받으리라 짐작한다. 성경처럼 옆에 두고 수시로 펼쳐 짧게 읽고 깊이 음미하고, 실행해보면 좋을 구절들이 많다.

살아있다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생명의 밝음은 본디 역동적이고 가능성 가득한 것일 텐데, 어느 순간 내가 아닌 채로 살아있기 일수이다. 존재 자체에 대한 질문, 존재 자체에 대한 회복을 원한다면 일종의 치료제가 되어줄지도 모를 일이다.

펼침 쪽들의 사진들도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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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멘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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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멘트는 순간이라는 단어로 번역되어 자주 사용된다. 영원 같은 순간이라는 역설을 설득하는 소설이었다.

삶의 전반에 영향을 미칠 짧은 시간들이 얼마나 될까 싶은데, 그게 때론 트라우마로, 때론 인생을 견딜 힘으로 작용한다.

페트라와 토마스의 순간의 사랑이 피폐와 구원을 어떻게 실현하는지 본다면, 어느 정도 영원 같은 순간의 힘에 설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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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1도 모르는데 4인조 밴드 VivaVivo (비바비보) 51
마스이 준코 지음, 이현욱 옮김 / 뜨인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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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인돌 #기타1도모르는데4인조밴드 #뜨인돌서평 #중딩독서 #F코드 #밴드

“나를 바꾸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의 전부를.“

같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존재감이 흐려지는 사람이 있다. 혹은 쉽게 무시되는 사람. 아마 나오히로가 그런 사람이었나 보다.

그러니 새로운 중학교가 얼마나 부담스러웠겠는가. 그런 나오히로에게 일곱 살 터울의 형은 자신이 밴드에서 사용했던 기타를 주고 집을 떠난다. F코드를 잡을 수 있을 때 기타를 가르쳐주겠다는 말과 함께.

나오히로와 기타와의 만남은 무척 차근차근 진행된다. 몸통을 뒤흔드는 공명에 매료되는 순간이 그 시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Em와 Am를 익힌 상태로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지만 예상과 다르지 않게 자기소개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첫 학기를 맞이한다. 스르르 사라지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약간이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기타연습이었다.

큰 갈등 없이 진행되는 플롯이라 심심한 야채볶음을 먹는 기분의 이야기였다. 읽는 데 드는 감정소모가 많지 않고 원활하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작은 터치에도 움츠러드는 댈팽이의 더듬이 같은 나오히로가 조금씩 단단해지는 이야기, 별 거 없는 플롯 속에서 친구가 생기고 그 친구들과 축제의 막간에 연주를 하기 위해 서툰 밴드를 급하게 만들어 무대에 올리는 이야기이다.

자아를 성장시키기 위해 거창한 것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음악실을 청소하다가 우연히 기타의 두 코드만 연주할 수 있어도 친구가 생길 구실이 생기고, 어떤 친구들은 지나치게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작은 소통의 시작이 이심전심의 깊은 경험으로 이어지고, 그렇게 작고 때론 크게 서로를 이해하다보면 어느 새 눈빛으로 대화할 수 있는 친구가 된다.

가족의 포부를 함께 안고 도쿄의 대학으로 진학한 형은 고교시절 엄청난 밴드부의 역사 속에 있었던 학생으로서 결국 한 학기만에 대학을 자퇴하고 음악인의 길로 간다. 그 과정의 갈등이 거의 그려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넘어가버려 일본의 가정 문화는 이게 자연스러운 것인지, 중요하지 않아 가볍게 스치고 지나간 것인지 슬쩍 의아하긴 했다.

이 형에게 나오히로와 세 친구들이 온라인 강습을 받게 된다. 그 배움의 과정에서 최초와도 같은 쾌감과 뜨거움을 느끼며 자신을 깨닫는 나오히로가 귀엽다.

”그래, 한번 열심히 해 봐. 작은 성공을 계속 긁어모으는 거야.“

”내 방이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공간이 된 것 같았다. (…)우리가 내는 소리의 낱알이 아직 여기저기에 떠다니는 것 같아 좋았다.“

친구와 함께하는 것의 기쁨, 스스로 성장하는 것을 느끼며 얻게 되는 기쁨이 슴슴하게 그려진다.

아주 쉬운 책을 아주 천천히 읽었다. 후루룩 읽으면 나오히로의 소외감을 쉽게 건너뛸 것 같아서이기도 했고, 야채볶음의 단맛과 구수함를 알려면 천천히 음미할 필요가 있었다.

F코드의 어려움은 기타를 배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삶의 과정에서 만나는 상징으로 제시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응원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이 난제를 해결하는 것이 나오히로의 일이면서 동시에 막간의 밴드, 파스‘s 전체의 문제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중학교 1학년에 밴드를 결성했으니, 이 아이들이 몇 년 후는 얼마나 더 멋질까. 거기까지 이야기를 진행시킬 수 있겠지만 그랬다면 오히려 평범한 이야기가 되었지도 모른다. 어떤 초석을 제시하는 이야기. 그걸로 충분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야기가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았고, 그런 만큼 실제적으로 아이들의 생활에 적용할 만한 논제들이 몇 가지 떠오르는 이야기이다.


어쩌면 현재 한국의 청소년 소설들이 너무 자극적인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친구 살해, 부모 살해..이런 제재를 깔고 있는 이야기들이 너무 흥행해서 오는 불편함이 좀 있었던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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