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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유시민의 30년 베스트셀러 영업기밀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5년 4월
평점 :
[서평]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글 쓰는 자유와 행복

유시민 작가를 그의 저서 「어떻게 살 것인가」로 처음 만났다. 아주 우연한 일로 만나게 된 책이라 더 뜻깊다. 온라인 서점에서 진행했던 '이주의 무료 e-book' 이벤트로 제공된 책이었다. 나는 야간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집에 가던 아침에, 흔들흔들 덜컹거리는 버스 안에서 그 책을 읽었다. 성격이 급한 기사 아저씨가 운전하는 버스처럼 내 인생이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덜컹거리던 차였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하고 싶은 것에 미치는 크라잉넛이 부럽다' 라고 말하던 유시민 작가의 삶은 꽤 인상 깊었다.정치인으로써의 삶을 끝내고 하고 싶은 것을 시작한다는 글이, 밤새 지쳐버린 내 인생에 그 힘겨움을받쳐주었다.
글쓰기는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행위다.
표현할 내면이 거칠고 황폐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없다.
글을 써서 인정받고 종중받고 존경받고 싶다면 그에 어울리는 내면을 가져야 한다.
그런 내면을 가지려면 그에 맞게 살아야 한다.
글은 '손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요, '머리로 쓰는 것'도 아니다.
글은 온몸으로, 삶 전체로 쓰는 것이다.
25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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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본 유시민 작가의 글쓰기는 '핵심'과 '진심'을 어떻게 전달 해야 하는지 알고, 그것을 '쉽게(아는 척 하지 않고 쓸데없이 힘 주지 않고)' 논리를 쌓아가고, 재밌는 에피소드와신뢰를 더하는 예로 이상적인 글쓰기의 모범이었다. 나는 본래 어떻게든, 어떤 형식으로의 '글'이든 쓰고, 쓰며, 쓰는 삶이 목표여서 글쓰기 책을 꽤 많이 읽었다. 읽을만한 글쓰기 책이 제시하는 '글 잘 쓰는방법'은 대체로 비슷하다. 기본적으로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해야 한다(구양수의 다독다작다상량). 글을 길게 늘어뜨리지 말고 단문으로 짧게 쳐야한다. 어려운 말을 쓰지 말고 모두가 이해하는 말을 써야 한다. 주제를 잘 따라가야 한다. 단순해 보이는 '글 잘 쓰는 방법' 이 꾸준하게 글쓰기 책으로 나와 사람들에게 읽히는 이유가 뭘까. 글쓰기 책의 차이는 독자에게 그것을 어떻게 이해시키느냐의 차이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은 친절한 예문으로 이해를 돕고, 전략적 독서 목록 등의 현실적인 도움으로 훌륭함을 더한다.
글쓰기도 노래와 다르지 않다.
독자의 공감을 얻고 마음을 움직이는 글이 잘 쓴 글이다.
많은 지식과 멋진 어휘, 화려한 문장을 자랑한다고 해서 훌륭한 글이 되는 게 아니다.
독자가 편하게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는 것이 기본이다.
166P
나는 정치가 유시민을 알지 못하고 글쟁이 유시민 작가만 안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통해 '자유'를선언한 그의 글과 그 이후 출판한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보고 있자니 무언가 착실히 이루어나가는 올바름, 성실함을 보고 있는 것 같아 흐뭇하고 뿌듯하다.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글쓰기에서 행복이느껴지고 내가 갈망했던 글쓰는 삶의 옆구리를 몰래 본듯 관음적 희열이 느껴진다. 이 책은 좋은 글쓰기 책이다. 여태껏 읽은 글쓰기 책 중에 「대통령의 글쓰기」와 같이 최고로 뽑을 만하다. 그의 글쓰기가 부럽다. 글이 부럽다. 서문 마지막 줄에 쓰인 '자유인의 서재에서' 라는 문장이 부럽다. 따라 쓰고 싶은 책이다.
나아가 그런 세상에서 나 혼자 특권을 누린다고 가정하자. 나는 생각하는 대로 글을 써도 디고,원하면언제든 세상 사람들에게 글을 보여줄 수 있다. 이런 특권 때문에 힘들어하거나 세상을 원망할 사람이 있을까?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나는 글쓰기가 힘들 때 그렇게 상상하면서 행운에 감사한다. 우리 세대는 국가, 정부, 사회, 정의, 평등, 민주주의 같은 주제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 중대 범죄가 되는 세상에서 인생의 절반을 살았다. 나는 스물아홉 살이 되어서야 말할 자유, 글 쓸 자유를 얻었다. 이 자유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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