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
데이비드 실즈 지음, 김명남 옮김 / 책세상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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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문학/서평] 문학의 자리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 - 
데이비드 실즈 지음, 김명남 옮김/책세상


 이 책을 보는 독자 대부분이 혼란스러울 것이다도통 책의 정체를 파악하기 힘들다 책은, 저자 데이비즈 실즈의 아픔이 뿌린 씨앗이 맺은 열매다성장기에 겪었던 아픔이나 상처가 좋은 예술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딱 이것이다(작품에서는 '상처와 이라는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를 비유로 쓴다 P. 42). 

 말더듬증을 알았던 데이비즈 실즈는 말을 더듬을 때마다 인간과 비인간 사이에서 곤혹을 치렀고 옮긴이의 표현에 따르자면 '글로 쓰인 언어만 통과할  있는 작은 빈틈'으로 마침내 멋진 소통을 이루어냈다그는 이런 과정을 수많은 인용과 표현으로 책에 담았다문학이 소통을 이끌어낸다그의 삶이 문학으로 구원 받은 이유다 세상에서 문학이 가진 역할  가장 위대한 것이 바로 인류의 구원 아닐까


 그리고 역시 말더듬증 때문에, 쓰기와 읽기를 작가와 독자 간의 핵심적인 소통 방식으로 귀하게 여긴다. 내가 글이 대단히 내밀하기를 바라는 것은 이때문이다. 나는 글을 읽으면서 누군가를 알아가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를 아는 것이 가능한 최대한까지, 나는 상대를 알고 싶다. 

P. 42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 
데이비드 실즈 지음, 김명남 옮김/문학동네

  (온라인 서점에서 데이비즈 실즈의 책을 검색하면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외에 나오는 유일한 책. 대표작이다)



 나에게도 분명 문학의 자리가 있다 삶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거나 위협을 느낀 적이 없어 문학이 나를 구했다할만한 일은 없다그래도 인생 어딘가에 있는 목표나 이상을 위해 나아갈 원동력을 주기에문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문학이 다른 사람에게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그게 구원자의역할이를테면 전지전능한 신적인 존재를 대신할  있는지는 나의 오랜 관심사였다.

 내가 지금 딛고 있는 문학(혹은 독서이라는 곳이 과연 오랫동안 머물  있는 자리인가하는 명백한 답변이 되길 바랐다「문학은 어떻게  삶을 구했는가」가 내어주는 답은 어렵다두리뭉실하다고 할까재치있고 센스있기도 하다주제가 있는  같기도 하고 없는  같기도 하다에세이 같기도 하고 어쩔 때는 소설 같기도 하다그가 문학이 구원한 삶에 대해 이곳 저곳에 흩뿌려놓은 메모를 시간 배열 순서와는 전혀 상관없이 나열한 느낌이다


 

  책이 사춘기 소녀처럼 민감하고 말광량이 아가씨처럼 종잡을  없어도읽는 사람이 한없이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결국에 메시지가   모인다는 점이다마치 접속사가 없지만 훌륭한 문장을 보는기분이다  쓰는 방법을 이야기   불필요한 접속사를 빼라빼고도 문장과 문장의 뜻이 통하게하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그런데  같은 단어를 쓰지 않고도 문장과 문장의 방향이 올바르고 서로를 향해야 한다「문학은 어떻게  삶을 구했는가」는 문장과 문장 뿐만 아니라 이야기와 이야기단락과 단락의 접속사나논리가 없는 느낌이다그러고도 독자에게 무언가를 전달한다문학구원에 대해서 이야기는뒷표지에 나와있는 씨네21 기자 이다혜 씨의 추천사에  설명되어 있어 인용한다.


 멋진 논픽션이라면, 마지막 대목이 글 전체를 요약하거나 반복하지 않으면서도 흐름상 피할 수 없는 결정적인 생각을 품고 있어야 하는 법이라고 막내 기자 시절에 배웠다. 그게 무슨 말인지 알고 싶다면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를 읽어보면 된다. 

 뒷표지 중에서 

 

  책을 읽기 위해선 다이빙  때의 마음가짐혹은 바람을 피운 사실을 들킨 후에 여자친구를 만나기직전처럼 일종의 아슬아슬한 각오가 필요하다특이한 구성종잡을  없는 전개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모를 내용을 숙련된 조리사처럼 맛과 재료의 배율을 절묘하게 맞춰 읽어야 한다

 그게 바로 데이비즈 실즈 문학의 정수다 안의 문학은 그렇게 자리 잡은 것이다말더듬증이라는 상처 위에 말이다나에게 문학은 무엇일까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안에 있을 문학의 자리가 ''라는 사람을  정밀하게깍아내듯(어떨 때는 가혹하게완성시켜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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