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짓 - 일상 여행자의 소심한 반란
앙덕리 강 작가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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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서평] 「딴, 짓」 당신의 안전한 열외 




딴, 짓 - 
앙덕리 강 작가 지음/소담출판사



 문예창작과 소설 창작 교수님께서 수업 시간에 언급하신 소설 중에 유독 인상 깊은 소설이 있다. 이동하 작가님의 단편 소설 「열외」가 그것이다. 워낙 오래된 소설이라 읽어보기 힘들고 검색해도 기사 한 줄 찾기 힘들어 줄거리를 정확히 기억할 수는 없지만 대략 요약하자면 이렇다. 긴 세월동안 한 회사에 몸과 마음을 모두 받쳐 하루도 빠짐없이 개근한 남자가 있었다. 어느날 그는 난생 처음 일상이라는 정해진 레일에서 벗어나 잠시 나름의 일탈을 하였는데 그 후로 회사의 모든 사람이 자신을 못 알아보고 자신의 자리는 다른 사람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가 잠시 일탈하는 순간 그는 다른 사람에게서 존재를 잃어버리고 사회라는 톱니바퀴에서 '열외'된 것이다. '일탈'이란 그렇게 무섭다.

 

 일상이란 지루하고 지겹기도 하지만 평온함과 안락함도 가지고 있어 포기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만약 감정이 흐르는 대로 일탈하게 된다면 나도 모르는 사이 어느 새인가 '열외'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앙덕리 강 작가님의 소심한 일탈 「딴, 짓」도 그런 무서움을 등에 지고 시작됐다. 나의 의도보다는 타인의 의지가 더 많이 개입된 일상에서 한 발짝만 벗어나 가벼운 여행을 떠나자는 이야기다. 남들 모두가 하는 보편적인 생각에서 벗어나는 정신적인 딴짓을 권유하기도 한다. 그녀의 딴짓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가벼운 아우성과도 같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잠시 벗어나 한가로이 한눈 팔며 마치 관람객이 된 것처럼 세상을 바라보며 딴짓을 하고 싶은 순간, 앙덕리 강 작가님의 「딴, 짓」은 좋은 간접 체험이 된다. 내 감정이 갈증을 느낄 때, 삶이 권태로울 때, 더이상 짜릿한 이벤트를 기대할 수 없을 때 일상을 다르게 사는 특별한 행동 '딴짓'을 해보자. 남이 만들어 놓은 삶 보다는 내가 만드는 삶을 살고 싶을 때 「딴, 짓」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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