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시작하는 한 뼘 인문학 - 사고의 틀을 바꾸는 유쾌한 지적 훈련 인문 사고
최원석 지음 / 북클라우드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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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서평]「상식으로 시작하는 한 뼘 인문학」생각을 훈련하는 상식에 대한 물음 



 

상식으로 시작하는 한 뼘 인문학 - 8점
최원석 지음/북클라우드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Florence Nightingale)은 하늘하늘하고 투명하게 빛나는 하얀 옷을 입고 있을 것 같았다.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다. 무저항주의로 인도 독립의 상징적 인물인 간디는 평소 행동거지나 말투 모두 타의 모범이 되는 훌륭한 인물일 거라 생각했다. 내가 몰랐던 실제에서는 어땠을까? 여성적이고 상냥한 이미지가 강했던 나이팅게일은 오히려 강인함과 거친 비난을 일삼는 주무기로한 행정가의 모습이었다. 게다가 '흰색'이 아니라 짙은 색의 검소한 옷을 입어 천사 같은 겉모습은 찾기 힘들었다고 한다. 간디의 모습은 더 충격적이다. 무언가 금욕적인 이미지가 강한 간디는 오히려 67세에 몽정을 했다고 대중 앞에서 고백할 정도로 성 에너지가 넘쳤고, 항상 10여 명의 여성을 주위에 두고 성생활을 했다고 한다. 아내에게 독신주의자로 살겠다고 뜬금없는 선전포고(?)를 한 후에 자신의 금욕을 실험하기 위해 여성과 나체로 한 침대에서 잤다는 변명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상식으로 시작하는 한 뼘 인문학」을 통해 알게 된 그들의 또 다른 모습은 인식과 사고가 상식이라는 좁은 틀에 갇혀 얼마나 편협하게 존재하고 있는지 깨닫게 한다. 


 하지만 에디슨이 이 말을 한 의도는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반대다. 노력은 그다음 문제고, 가장 앞세워야 할 부분은 '영감'이라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이 격언을 다시 풀이하면 이렇게 된다. 1%의 영감이 없으면 노력해봐야 별 소용없다.

P. 68 


 지금은 상식으로 모든 이들이 알고 있는 '지동설'이 오랫동안 존재하지도 않았던 상식이었으며 가까웠던 과거에 미친 소리로 취급했는지만 보더라도 상식이라는 가치가 얼마나 불안정한지 알 수 있다. 지금의 상식이 과거나 미래에는 비상식이 될 수 있고 지금의 비상식이 미래에는 상식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우리는 많은 비상식적인 인물들이 세상에 얼마나 상식적인 일들을 만들어내는지 지켜보고 있다. 도대체 상식이란 뭘까?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의 정의는 당연히 알아야 할, 모르면 부끄러운 정보와 무척 가깝다. 정보와 상식은 시간 경과에 따라 그 가치가 무척 흔들린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영속적인 가치가 있는 '지식'을 찾고 있다. 그게 바로 인문학을 읽는 이유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은 정말 상식일까? 혹시라도 천동설처럼 우리가 굳건히 믿고 있는 상식 중에 틀린 것은 없을까? 사실 인류가 발전해온 과정을 생각하면 세상은 정해진 대로 움직이지 않았고, 으레 그러려니 했던 것들은 대부분 틀렸었다. 모범생보다는 괴짜가 세상을 바꾸고, 세상살이에는 필연보다는 우연이 더 많이 작요해왔다. 법칙은 있으나 예외 없는 법칙이 없듯이 돌연변이가 새로운 종의 출현을 예고했다. 사물은 늘 일관성이 없고, 변칙이 성행했다. 결국 기존의 사고 틀을 깨거나 거부하는 방식으로 비상식적이거나 몰상식하지 않으면 변화도 창출할 수 없다.

P. 7 


 인문학에는 '왜?' 라는 물음이 담겨 있고 「상식으로 시작하는 한 뼘 인문학」​도 마찬가지다. 본문을 읽다 보면 당연스레 받아들이던 일반적인 현상과 상식에 대해 왜? 라는 물음의 자세를 갖게 된다. '왜?' 는 곧 생각을 뜻하고 생각은 데카르트의 말처럼 우리의 존재를 의미하기도 한다. 어떤 책이 좋은 책인가? 라고 물어봤을 때 많은 사람이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을 꼽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책은 생각으로 태어난 소통의 도구이고 생각을 할 수 있는 최고의 도구다. 항상 '왜?'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생각은 발전한다. 실제로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들이 경우 답을 말하는 학생보다 질문하는 학생을 더 좋아한다고 한다. 그만큼 '왜?' 는 중요하다. 기존의 틀에 비판적 시선을 가지고 '왜?' 라는 물음을 던질 수 잇는 한 뼘의 자세를 갖는 책, 「상식으로 시작하는 한 뼘 인문학」​이다.


 특정 인물과 사물의 정확한 실체 혹은 진실을 알고 싶다면 그것을 뒤집어 이면을 살펴보자. 상식이라고 사람을 배신하지 말라는 법도 없기 때문이다.

P.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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