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절대로 읽지마라 - 내 곁에 있는 책이 나를 말해준다
김욱 지음 / 모아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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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베스트셀러 절대로 읽지마라」아름다운 내면 바라보기 



 


베스트셀러 절대로 읽지마라 - 
김욱 지음/모아북스



 책 본문에 삽입된 내용으로는 한 해 출판되는 책의 수는 약 2만 권에 달한다. 그중에서 이제 막 독서에 맛을 들이기 시작한 독서 입문자가 좋은 책을 골라 독서의 참맛을 깨닫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내로라하는 다독가들도 '좋은 책 고르기' 에 실패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만병통치약처럼 느껴지는 자기계발서의 제목이나 사진만 봐도 힐링이 될 것만 같은 여행서들은 사람들의 눈을 현혹한다. 그렇게 상품화됐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조건은 좋은 내용을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다. 상품화가 잘 됐느냐가 기준이 된다. 「베스트셀러 절대로 읽지마라」에서는 이런 현상을 성형 중독에 빠진 출판계라고 표현하고 이는 꼭 들어맞는다. 독자들은 마치 남자가 예쁜 여자에게 눈을 빼앗기는 것처럼 예쁘게 포장된 베스트셀러에 눈을 빼앗기고 있다. 화려한 외관, 자극적인 광고 문고, 현실성 없는 이야기들. 


 「베스트셀러 절대로 읽지마라」의 저자 김욱 님은 약 팔십 평생 책과 함께 한 삶에 있어 이런 현실을 그냥 두고 볼 수 만은 없었고 그래서 이 책을 여러 출판사의 퇴짜를 거쳐 세상에 선보이게 됐다. 이제는 역사가 되고 있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책을 읽어오신 분이라고 하면 얼마나 긴 시간 동안 책에 대한 경험이 축적됐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출판계에서 일한 시간도 짧지 않다.

 저자의 경험은 여태껏 어렴풋하게 알고 있었던 사재기 논란이나 기준 미달, 거짓된 내용을 담은 책들의 본모습을 고스란히 독자들에게 전달해준다.  특히 인스턴트 식품과 비교한 자기계발서나, 페이스북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락한 여행서들에 대한 비평은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저자의 오랜 독서 경험은 분명 훌륭한 것이고 책으로 배출되기에 충분한 지식이었으나 책 자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인다. 이야기가 조금 헛도는 느낌이 든다. 본인의 주장이 너무 강해 가르치려는 분위기가 생기고 핵심에 다가가지 못한다. 템포가 느리고 이야기가 토막토막이라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듣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잠언집을 보고 있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또한, 곳곳에서 동의하지 못하는 내용도 있다. 예를 들어 모든 베스트셀러와 자극적인 제목을 가진 책에 대한 비판은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 힘들다. 여성과 비교한다면 과도한 화장을 하거나 성형을 한 여성이라고 해서 심성이 곱지 않다는 법은 없다. 본인의 외모에 대해 조금 집착을 했을 뿐일 수도 있다.

 고전 작품에 대한 강요도 받아들일 수 없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에게 강요됐던 고전 작품은 성인이 됐을 때 독서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게 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는 한다. 고전이 검증된 좋은 책이라는 건 사실이지만 아직 흡수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그와 비슷한 맥락으로 베스트셀러를 바라본다면 무조건 배척하는 건 너무 섣부른 판단이 아닐까. 베스트셀러가 좋은 책일 확률은 낮지만, 독서와 친해질 수 있는 책일 확률은 꽤 있다.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 독서 환경에서 좋은 책을 고르는 게 먼저인지 아니면 책과 친해지는 게 먼저인지를 선택하라고 하면 나는 후자라고 본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책을 읽지 않고 있다. 


 「베스트셀러 절대로 읽지마라」는 분명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있지만, 베스트셀러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의도는 충분히 훌륭한 것이라고 본다. 무분별하게 범람하는 질 낮은 책들에 대한 하나의 경고로서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책'의 범주에 들어가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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