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건축가 구마 겐고 - 나의 매일은 숨 가쁜 세계일주
구마 겐고 지음, 민경욱 옮김, 임태희 감수 / 안그라픽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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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나, 건축가 구마 겐고」선택지가 없는 책





 남학생에게 건축이란 하나의 선택지였다. 건축에 남다른 뜻을 품고 열정을 무기로 그 세계로 뛰어드는 학생은 별로 없었다. 내가 본 사람 중에는 한 명도 없었다. 건축은, 공부는 독서실에서 친구들과 놀기 위한 핑계였고, 이렇게 저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벌써 대학생이 될 준비를 해야 할 남학생들에게 만만해 보이는 완만한 길이었다. 건축과에 들어가는 10년지기 친구가 딱 그랬다. 취업 걱정 하지 않아도 되고, 성실히 일만 하면 돈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될 거 같다고 말했다. 남들에게 명함을 내밀기도 무난한 겉모습이라고. 그렇게. 




 시키는 대로 공부나 하며 정녕 내가 나에게 무엇을 시키고 싶은지 알지 못하는 남학생들에게 건축은 좋은 선택지가 됐던 걸 지도 모른다.  그런데「나, 건축가 구마 겐고」는 독자에게 선택지를 주지 않는다. 이 책에서 얻어갈 것이 무엇인지 다양한 보기가 주어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구마 겐고라는 사람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 책이 눈에 들어왔을 때, '아! 이사람!' 이라고 생각할만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건축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거의 모를 거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책에서는 구마 겐고라는 사람을 몰라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매력적인 글이 담겨 있어야 한다. 




 이 책은 너무 개인적이다. 독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라는 생각보다 하고 싶은 이야기만 줄줄히 늘어놓은 느낌이다. 전체적인 중심을 잡아주는 글의 구심점도 찾기가 힘들다. 아이스크림 가게에 갔는데 일본에서 들어온 정체모를 아이스크림 한 종류만 냉장고에 가득 차 있는 느낌이다. 그가 지금까지 쌓아올린 토대에 비한다면 이 책은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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