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의 문장론 - 책읽기와 글쓰기에 대하여
헤르만 헤세 지음, 홍성광 옮김 / 연암서가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헤세의 문장론」책에 대한 아름다운 이해

 


 

 작가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갈 때는, 작가가 선택한 소재나 말하고자 하는 주제, 구성, 표현 등 다양한 요소에서 나를 감탄시킬만한 무언가가 나왔을 때다. 나는 보통 작가의 문체에 감탄하고는 한다. 특히 문체는 소설이나 에세이에서 그 빛을 발한다. 문체는 쉽게 말하자면 말투다. 똑같은 이야기를 해도 어떤 사람이 말하면 재밌고 어떤 사람이 말하면 재미 없는 경험을 쉽게 할 수 있는데, 책 또한 역시 마찬가지다.  

 똑같은 소재로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해도 어떤 사람의 책은 재밌고 어떤 사람의 책은 재미가 없다. '별 것'도 아닌 이야기를 참 재밌게 쓰는구나 싶은 작가들이 몇몇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헤르만 헤세다. 

 

 「헤세의 문장론」은 헤르만 헤세의 그야말로 아름다운 문체덕에 읽을 맛이 나는 책이다. 게다가 이야기에는 '별 것'이 많다. 문장론이라는 책 제목과는 달리 책과 작가, 독서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한다. 인문 도서로 분류되고 있지만 에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헤르만 헤세의 세계에 구축되어 있는 책에 관한 이해는 문체만큼이나 아름답다. 의무적으로나 강제적으로, 교양을 위한 필수 과제물로 보는 책이 아닌, 인간적인 시각으로 다가설 수 있는 책의 시각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 읽는 법을 알지 못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독서를 대체로 힘들지만 그래도 '교양'을 얻기 위한 불가피한 길로 간주한다. 그리고 그들은 온갖 독서로 기껏해야 '교양'을 얻기도 한다. 다른 어떤 사람들은 독서에 대해 시간을 허비하는 가벼운 즐거움으로 생각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지루하지만 않으면 기본적으로 무엇을 읽든 매한가지라고 생각한다.

 

 P. 115 

 

 

 책을 읽는다는 건 곧 하나의 세계에 접속하는 것과 같다. 그 세계를 관찰하고 이해하며 소통하는 과정이다. 독서를 한다는 건 그 작가와 친해지는 것과 같다. 글을 솔직한 것이어서 그 사람이 쓴 글에는 그 사람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헤세의 문장론」을 읽는 다는 건 책에 대해 이해하고 헤르만 헤세와 친해지는 아름다운 과정과도 같다. 

 

 

 책

 

 이 세상 모든 책이

 그대를 행복하게 해주진 않아

 허나 몰래 알려주지

 그대 자신 속으로 되돌아가는 길을

 

 그대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거기에 있지

 해와 달과 별.

 그대가 찾던 빛이

그대 자신 속에 있기 때문이지

 

 오랫동안 책에서 구하던 지혜

 이제 펼치는 책장마다

 환히 빛나리

 이제 그대의 것이니까.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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