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열쇠가 숨어 있는 우리말의 비밀
이승헌 지음 / 한문화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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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열쇠가 숨어있는 우리말의 비밀」얼빠진 세상에 대한 우리말의 해답

 

 퀴즈를 내볼까? '얼굴' '어린이' '어른' '어르신' '좋다' '나쁘다'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리랑'. 이 단어들의 뜻을 아는가? 장난하냐고? 아니아니, 질문이 조금 잘못된 거 같다. 이 단어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 하지만 그 뜻의 유래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어째서 눈, 코, 입이 있는 머리의 앞면을 나타내는 '얼굴'이라는 소리말에 담아내게 됐을까? 어떻게 그런 사회적인 약속을 하게 됐을까?  위 단어들에는 생각보다 심오하고 아름답게까지 느껴지는 뜻이 담겨있다.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는 사람을 위해 전부 알려주지 않겠지만 하나만 살짝 알려준다면, '얼굴'은 바로 '얼'이 드나드는 '굴'이다.

 

 눈, 코, 입, 귀 등이 자리한 부분을 '얼굴'이라는 말로 아우른 옛분들의 지혜가 참으로 경탄스럽다. 한자말 '안면顔面'이나 영어 '페이스face'에 비하면 우리말 '얼굴'은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통찰까지 담고 있지 않은가. 

P. 38

 

 한글이 위대한 언어라는 사실은 두말 해봤자 입만 아프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알다 못해 세계적으로까지 그 명성이 널리 퍼져나가고 있다. 대한민국의 공권력이나 시민의식을 욕하는 사람은 있어도 한글을 욕하는 사람은 없다. 한글에 대한 자긍심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한글이 우리가 알고 있듯이 구조나 소리가 매우 과학적일뿐더러, 위대한 정신이 깃들어 내포된 의미나 그 뜻이 굉장히 뚜렷한 언어라는 점이다. 단순히 소리말을 배열해놓은 언어가 아니다. 

 

 침략과 전쟁과 분열이 끊이지 않은 긴긴 역사를 거치는 동안 우리말은 어떻게 사라지지 않고 지금껏 쓰일 수 있었을까? 한국 사람이 한국말을 쓰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것 같지만, 지구상에 출현했다가 사라진 언어가 얼마나 많은가를 생각해볼 때 우리가 우리말을 지키고 발전시켜온 것은 매우 대단한 일이다.

P. 26

 

 「행복의 열쇠가 숨어있는 우리말의 비밀」에는 책이 너무 얇게 느껴질 정도로 우리말, 한글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전혀 알지 못하고, 궁금하지 않았던 우리 정신문화의 핵심이 담겨있다. 단지 우리말의 근원이나 유래에 대해서만 흥미거리로 쓰여있는 게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의 근본을 깨우치고 해결하기 위해 한 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흔히 정신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정신의 골격 또는 정신의 핵에 해당하는 것. 바로 '얼'이다. 

 「행복의 열쇠가 숨어있는 우리말의 비밀」에서는 지금의 사회가 인류 역사상 물질적으로 가장 풍족한 시대에 가장 큰 결핍감과 불안에 짓눌린 세대라고 말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다. 사람들은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힐링'이나 '멘토'를 찾아다니며 조바심을 내고 있다. 이렇게 우리가 안고 있는 정신적 문제, 그로 인해 벌어지는 사회적 문제 등 얼빠진 세상에 대한 해답을 '얼'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교육기본법으로 되어 있는 조항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여… (중략)

 그런데 요즘 학교가 홍익인간으로 키우는 교육을 하고 있는가? 홍익인간 양성이라는 교육의 목적이 증발한 교육 현장에는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를 경쟁만 남았다. 끝없는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은 이유도 모른 채 저희끼리 괴롭히고 괴롭힘을 당하다가 아파트 옥상에서 몸을 날리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들의 인간성을 파괴하는 결과를 낳은 학교의 교육 시스템 문제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범죄와 다를 바 없다. 범죄가 무엇인가?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이 범죄 아닌가. 그런데 아무도 이를 심각한 범죄로 보지 않는다.

P. 30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범죄자가 되고 있다. 얼이 간 사람 '얼간이'가 되고 있고 얼이 익지 않아 어설픈 상태 '어리석은' 체로, '어리둥절'하고 '얼떨떨'한 상태다. 이를 '어리버리'하거나 '얼렁뚱땅' 넘겨버리는 '얼치기'나 '얼뜨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멘토나 힐링보다는 신과 같은 뜻인 '나'를 찾는 정신을 갖추어야 한다. 그래야만 서로를 '얼싸안'고 얼이 크게 생동하는 느낌, '얼큰'하게 '얼씨구'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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