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키토키 유럽 - 네 남자, 유럽인들과의 대화여행
최규동 외 지음 / 이담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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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키토키 유럽」이런 게 진짜 여행이지

 

 

 


이런 게 진짜 여행이지

 요즘 내 마음 속 최대 화두는 여행이다. 며칠 전 놀러 갔다온 송파 북 페스티벌에서도 같이 간 후배의 격한 만류를 뿌리치고 주말 여행 가이드북을 사버렸다. 물론 아직까지 가이드대로 여행을 떠나진 못했다. 책을 읽으며 언젠가 낯선 곳을 향해 내딛는 상상으로 기쁨의 시간을 보낸긴 했다.

 그래, 난 지금 낯선 자극을 원하고 있다. 두뇌, 정신, 마음, 두 발, 피부까지 몸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그렇게 외치고 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격한 고조감을 느끼긴 어려웠다.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마치 누군가에게 사육 당하는 앵무새 마냥 이곳저곳을 이끌려 다니며 지역 특산물을 먹고 유명한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것이 여행인가? 그런가? 먼 곳에서 울리는 북소리를 듣고 온 몸이 둥둥둥하고 울리는 고조감이 들어 찬 여행을 바라고 있었는데….

 안락한 휴식이 아닌 전신에 긴장감이 가득 찬 여행을 간접 체험할 수 있게 만들고, 앞으로 떠날 여행에 대한 지표를 열어 준 책이 있다. 「워키토키 유럽」이다. 

 

 「워키토키 유럽」은 네 남자들이 유럽으로 대화여행을 떠난 이야기를 묶은 책이다. 아마 이들은 적어도 아주 조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다. 한국으로 치면 덕수궁이 아니라 지하철 2호선에서 가볍게 졸고 있는 대학생을 만나고, 지나가는 길가의 과일장수 아저씨와도 얘기하고 싶다는 말을 들어보면 그런 마음을 알 수 있다. 친절함과 편안함이 없을지라도 오히려 그것으로 그들의 문화적 삶, 태도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심정이다. 

 이들은 200년 전 중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던 한 사람의 의지를 계승한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고전으로 손꼽히는 「열하일기」를 쓴 박지원이다. '열하'로 떠나며 그가 바랐던 여정은 문화와 면밀히 접촉하고 그 속을 피부에 맞닿으며 철저히 꿰뚫어 보고자한 의도가 있다.

 유럽으로 떠난 네 남자가 여정의 출발점에 박지원을 언급하며 그를 치켜세우며 찬사를 보낸 것처럼, 나도 언젠가 떠날 여행의 지도를 그린다면 이들의 대화여행을 출발선으로 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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