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이상하게도 항상, 마음 한구석에 강렬한 흔적을 남긴다.
건너편에 앉은 사람이 호명하는 목소리에 나는 이 세계로 귀환한다. 테이블 위의 커피에서는 김이피어오르고 있다. 찰나이지만 영원인 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지금과 같은 것을 느낀 순간이 있었다고도 생각한다. 폴 비릴리오는 이런 순간을 두고 ‘피크노렙시 pyknolepsy, 기억부재증‘라고 일컫는다.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에도 수백 번의 부재가 일어난다. 하지만 겉으로보기에 우리는 아무런 단절 없이 살아가는 것 같다.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 혹은 어떻게든 잘 설명해내기 위해 이해할 수 없는 세계를 지우거나 봉합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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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같은 방에 앉아 자신이 기억하는 서로 다른 시간의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그들의 대화는 결코 서로에게 가닿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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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외로움 때문에 누군가를 곁으로 끌어들이기보다 그저 고독 안에서 머무르기‘를 선택한다. 이는 대상을 바라보기위해서는 자신에게조차 지켜야 할 거리가 있음을 아는 자의 태도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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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에게 안부를 묻는다.
그것의 자기 지향성과 그것의 고독함과 그것의 간절함과 그자체의 인간성과 아름다움을 오해하면서, 그럼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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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당신에게 보내지 못한 편지는 잘 지내나요. 로 시작한다. 당신이 내게 짧은 메시지를 보낼 수밖에 없는 것처럼 나도 당신에게 잘 지내냐고만 묻는다. 마음속 사전을 뒤져 어떤단어를 쓰는 게 좋을지를 궁리하지만 우리의 끓는점과 어는점이 하나의 선을 그을 뿐이듯 결국 그 모든 단어의 총합은 하나다.

잘 지내나요.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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