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대신, 슬픔에 침잠하는 대신, 나는 그 저 바랐다. 내가 아픈 것이 어머니 탓이 아니듯 어머니의 슬픔에 내 잘못이 없기를. - P47

결혼도 안 한 처녀애가 왜 하필 난소암에 걸렸느나고 나무란 뒤 그래도 애 낳는 건가능하지 않느냐고 무구하게 묻던 할머니도, 나는 내 마음의 법정으로 소환하고 싶지 않았다. - P47

내 마음을 얼마나 깊이 베었는지 나 자신조차 모르는 사이 기억의 창고에 차곡차곡 쌓여갔다. 아플 때나 아프지 않을 때도 그 기억은 고스란히 형벌이 되었다. 마음속 법정은 폐쇄됐고 기소된 피고인은 모두 떠났지만, 내게는 하나의 형벌이 남은 셈이다. - P48

이 연약한 생명체가 나의 무해함을 확신하기까지 일주일 동안이나 숨어 있었다고 생각하니 그 인내가 대견하면서도 애잔했다. - P70

나로 인해 세상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바뀌리란 그 믿음이 나를 살게 한다.
그 문장은 이상할 정도로 강력하게 동준을 떠올리게 했다. 지금껏 내가 제대로 이해한 적 없으며 이해하려 하지도 않았던 동준의 삶을... - P73

상상이 됐다.
애인이 죽은 빈집을 혼자 찾아온 김은희에게 고양이들이 얼마나 뜨거운 위로가 되었을지. 아니, 위로를 넘어 살아야 하는 이유가 되어주 었을 것이다. - P85

그토록 쓸모없는 애씀...... - P117

인간의 삶은 죽음으로 돌진하는 불안의 다발이라는 생각에 갇힌 채 시작되던 하루하루....
북태그 뒷면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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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은 내용을 가늠하기 어렵고, 책 표지는 도대체 해변과는 상관 없는 우울한 느낌의 세탁실이었다. 책을 읽고 나서야 알겠다. 아니, 사실 아직도 다는 모르겠다. 워시토피아 형광등 아래 파란 거품을 파도라고 여길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소박하기도. 그들만의 공간은 사랑스럽기도. 럭키타운 402호가 얼마나 따스한 공간이고, 또한 슬픈 공간인지는 알겠다.

🏖 연약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가끔은 읽기에 무겁다. 책 속에 나온 것처럼 사실 미안해서일지도. 은희 씨, 무무 씨, 수연 씨를 사려 깊게 바라봐 줄 수 있기를. 나 자신도 누군가에게는 사려 깊은 거리로 이어지기를. 연약한 사람들이 연약하지 않구나.

🏖 고양이들을 돌보겠다는 의지로, 우리 살아요.

@@four_nya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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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미술만 했는데. 막막했다. 돌이키기엔 너무 늦었다, 생각했다. 하필 나는 이토록 비싼 미술을 사랑해서, 때문에 우리 집 평수는 조금씩 작아졌다. 나 때문인줄 알면서도 모른 척 그림을 배웠고 모른 척 꿈을 꿨다. - P12

"이래도 내 작품이 다 허무맹랑하게 보여?"
그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치졸하게도 미아의 인생을 빼앗고 싶다는 것이었다. 젠장. 저게 내 경험이었으면 나는 천재로 벌써 세상에 이름을 널리널리 알렸을 텐데. - P46

나는 미아의 불행조차 빼앗고 싶었다. 저 모든 행동이 미아의 삶과 불행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그것을 빼앗아서라도 뛰어난 예술가가 되고 싶었다. 그 정도로 이름을 가지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미아가 될 수 없었다. 나는 나를 망치는 데 한계가 있었다. - P47

미아. 나에게 베를린이란 미아 네가 전부야. - P105

내가 여기 베를린에서 마음 붙일 곳이 없어 괴로운 사람이라면, 난민은 마음을 붙여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지금 이곳에 마음을 붙였을까. 아니면 마음이란 평생 붙일 수 없는 것일까.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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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독을 꾸준히 하면서 위픽 시리즈를 애정하고 있다. 와중에 존경하는 블로그 이웃분이 이 책의 독후 기록을 보고 관심이 갔다. 친구를 사랑하면서도 질투하고 열등감을 느끼고, 다시 동경하는 이야기가 드라마나 책에서 자주 접하면서도 항상 새롭게 다가온다. 분명 그 이야기인데도 하나하나의 서사가 다르다. 사실 나에게도 비슷하지만, 다른 서사가 있다. 익명으로 썼던 서사는 언젠가는 제대로 고쳐 적당히 드러내고 적당히 드러낼 수 있기를 바란다. 감히, 이 책처럼.

👩‍🎨 가까운 미래가 기술 발전이 된 시대가 아닌 농업이 중시되는 배경이라는 점과 난민이라는 소재는 이야기에 맥락을 더한다. 그리고 있어 보였던 미술용어까지. 모두 낯설고 슬프면서 매력적이었다. 마치 미아처럼. 미아는 미아 자체로 천재였을지도 모르나, 낯설고 슬프기에 더 그러하지 않았을까. 도대체 미아는 어디에 있을까. 지금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책을 읽는 내내 미아의 안부가 너무도 궁금했다. 그러면서도 미아를 알고 있는 것 같은 수상쩍은 메일을 차마 열지 못한 유리의 마음도 이해가 갔다.

👩‍🎨 미아를 찾고 나면 미아가 어떤 모습이든 유리는 감당할 수 있을까? 유리는, 지금 그런저런 잘 나가는, 그러나 사실 자신의 모습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는 미디어아트 작가를 유지할 수 있을까? 유지하고 싶어질까? 어떤 다음의 모습도 상상하는 게 어렵다. 그러나 메일을 나중에도 열지 않아 미아를 영영 만나지 못해도, 아니 미아를 만나더라도 유리는 자신만의 네모를 그리진 못할 것 같다. 아니, 그리지 않을 것이다. 분명 베를린의 서점에서 책에 답장으로 남겼던 유리의 마음은 진심이라고 본다. 그러나 유리는 그러기엔 지금은 안 가진 것 같아도, 사실 너무 많이 가졌다. 분단국가의 균형 잡힌 평화로움을 가졌던 유학생 유리 같이.

👩‍🎨 내가 이제라도 찾고 싶은 미치광이 이웃. 나는 누군가에게 미치광이 이웃일지도.

@four_nya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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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사람들은 그녀의 강인한 면에, 약한 사람들은 그녀의 여린 면에 빠졌어요 그래도 질투는 하지 마세요. 내가 베른슈타인 부인과 더 가까 워지지는 않았으니. 그녀를 만난 건 우연이었죠. 그 우연이 여자를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지만... - P24

그들은 신이 그들을 각각의 불행으로 다스린다고 생각해요. - P72

리하르트에게 위로의 말을 했어야 했다. 스물다섯 살 청년에게 참고 견딘다는 말은 위로가 아니다. - P89

천사들은 너무 강하다. 그들은 다치지 않은 두 다리로 걷는다. 그러나 인간은 서로 어떤 요구도 하지 않는다. 타인이 어느 부분에서 상처를 잘 받는지, 본인과 똑같은 부분에 예민한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러면 침묵이 확장된다. 사람들은 이를 ‘강해졌다‘고 말한다...... - P115

열이 좀 떨어지자 다시 울음이 터졌다. 머릿속이 완전히 텅 빈 느낌이 들 때까지 그렇게 오래 울었다. - P171

그녀의 문학을 관통하는 중요한 모티프는 외로움과 낯섦이다. - P184

보수적인 가족과 진보적인 친구, 이성애와 동성 애, 고요와 불안, 희망과 절망 그 틈새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아니 자신만의 길을 찾고자 애쓰는 슈바르첸바흐의 모습에 현대인의 모습이 어려있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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