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대신, 슬픔에 침잠하는 대신, 나는 그 저 바랐다. 내가 아픈 것이 어머니 탓이 아니듯 어머니의 슬픔에 내 잘못이 없기를. - P47
결혼도 안 한 처녀애가 왜 하필 난소암에 걸렸느나고 나무란 뒤 그래도 애 낳는 건가능하지 않느냐고 무구하게 묻던 할머니도, 나는 내 마음의 법정으로 소환하고 싶지 않았다. - P47
내 마음을 얼마나 깊이 베었는지 나 자신조차 모르는 사이 기억의 창고에 차곡차곡 쌓여갔다. 아플 때나 아프지 않을 때도 그 기억은 고스란히 형벌이 되었다. 마음속 법정은 폐쇄됐고 기소된 피고인은 모두 떠났지만, 내게는 하나의 형벌이 남은 셈이다. - P48
이 연약한 생명체가 나의 무해함을 확신하기까지 일주일 동안이나 숨어 있었다고 생각하니 그 인내가 대견하면서도 애잔했다. - P70
나로 인해 세상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바뀌리란 그 믿음이 나를 살게 한다. 그 문장은 이상할 정도로 강력하게 동준을 떠올리게 했다. 지금껏 내가 제대로 이해한 적 없으며 이해하려 하지도 않았던 동준의 삶을... - P73
상상이 됐다. 애인이 죽은 빈집을 혼자 찾아온 김은희에게 고양이들이 얼마나 뜨거운 위로가 되었을지. 아니, 위로를 넘어 살아야 하는 이유가 되어주 었을 것이다. - P85
인간의 삶은 죽음으로 돌진하는 불안의 다발이라는 생각에 갇힌 채 시작되던 하루하루.... 북태그 뒷면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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