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닥맨션
고유진, 김상희, 김솔림, 박서영, 성민, 원혜영, 은도, 이현주, 재영, 전소현, 쫑, 초원, 한아름, 한정희 (지은이) 삼림지 2025-03-17, 288쪽, 에세이
#독립출판
🍉 제주북페어에서 만난 책을 계속 못 읽다가 6월 북토크를 앞두고 읽었다. 책은 서울이나 대도시가 아닌 지방으로 스스로(?) 알아서 들어가 한 달살이든, 여러 달 살이든 진짜로 삶을 살아가는 로컬생활을 담았다. 책을 읽기 전에는 로컬생활에 대해 뭐라 말하기 어려웠는데, 책을 완독하고 나니 막연하게 로컬이란 이런거라는 생각이 들다가, 북토크에 참가하면서 막연함이 선명해졌다.
🍉 여러 사람의 로컬 생활을 담은 책 중 구 인천 도심인 동인천 신포동을 더 관심 있게 읽었다. 나의 본가인지라. 동인천은 인천에서 조금 낙후된 편인데 내겐 그런 낙후함도 편안한 이미지이다. 그럼에도 오랜 시간 이곳도 많이 변했다. 동인천 뒤쪽은 시간을 두고 조금씩 조금씩 바뀌었고, 동인천과 인천역 사이 자유공원과 차이나타운은 관광지가 되었다. 배다리, 개항로, 신포동은 많이 바뀌었는데 때로는 낯설다. 미술 시간 자유공원에 가고 놀았던 중고등학생 시절. 외지에서 온 분의 시선은 어떨까.
🍉 책을 읽으며 파워 Eeee형이 아니면 로컬생활이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분명 책 속 몇몇 분에게는 강한 내향형의 향기가 났다) 북토크에서 질문해보니, 각자의 서로 다른 삶 속에서 방식이 다양하다는 대답을 들었다. 이 모임은 기록 모임에서 시작되었는데, 책이 가지는 힘 (물성이 가진 힘)이 있어서 책까지 냈다는 설명도 북토크에서 들었다. 로컬이란 무엇일까? 이 질문을 강연이 아닌 참가자 전원과 같이 얘기를 나누었는데, 단순히 지방 생활이 아닌 내가 있는 곳으로부터 뻗어나가고 그 지방 자체적으로 연대하는 삶으로 합의가 되었다.
🍉 공동 저자의 한 분인 김솔림 작가님께 물어본 적이 있었다. 솔림 작가님이 만든 완주 생활 영상을 보고 난 후 두세 달이 지난 어느날이었다. 외가나 친가, 혹은 학교를 그쪽으로 다녔냐는 질문에 솔림 작가님은 모두 아니라며 그냥 완주가 좋다고 했다. 그때는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했는데 책을 읽고 나서야 완주 로컬생활이 이해되었다. 나의 용인 생활도 그럴지도 모르겠다. 친척도 지인도 없고, 학교도 직장(심지어 직장도 멀었다)도 아닌 정말 아무것도 없던 용인. 용인에서 친구들을 얻고 여러 기회를 얻고 있다. 나의 용인 로컬 생활은 나로부터 뻗어나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