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비록 조종당하는 양부모에게 우리가 더한층 동정심을 느끼게 됐다고 해도, 왜 자연선택이 뻐꾸기가 양부모를 그토록 조종할 수 있도록 허용해 왔을까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왜 숙주의 신경계는 빨간입이라는 마약에 대한 저항성을 진화시키지 않았는가? 아마 자연선택이 작용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시간이 아직 지나지 않아서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뻐꾸기는 겨우 수백 년 전부터 현재의 양부모에게 기생을 시작했고, 향후 2~3백 년 사이에는 현재의 양부모를 포기하고다른 종을 희생양으로 삼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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