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잠 - 덕자전성시대 덕자의 장편소설
박보미(덕자전성시대) 지음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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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잠』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왜 하필 그루잠일까?'였다.

제목만으로도 포근하고 잔잔한 이야기를 떠올렸지만, 책을 펼치는 순간 예상은 조금씩 빗나가기 시작했다.

푹푹 찌는 여름, 무더위 때문에 아무것도 하기 싫던 날 우연히 펼친 이 책은 더위를 잠시 잊게 만들 만큼 몰입감이 있었다. 한 장, 두 장 넘길수록 현실과 꿈, 익숙함과 낯섦이 교차하는 분위기에 빠져들었고, 어느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고 있었다.

p6

무엇인가 단단히 잘못되었다.

그동안 알고 있던 것들의 경계가 흐릿해졌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지금 느끼고 있는 이 감각이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할 수 조차 없었다.

첫문장부터 호기심이 불러일으킨다.

무언가 잘못되엇다니..

경겨가 흐릿해지고, 지금 있는 곳이 어디인지 모른다니,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고 기대가 되었다.

일러스트를 보고 글을 보니 더 흥미로워졌다

무슨 내용일까? 기대도 되고..

1955년 11월 초

가을의 끝,

p90

그루잠이라는 단어가 있다.

잠시 깼다가, 이윽고 다시 잠에 빠지는 상태.

엄마는 아빠를 만날 때마다 전날 그루잠을 잤다고 적어 두곤 했다.


그루잠이 궁금했는데..

그루잠이 깼다가 다시 잠에 빠지는 상태의 잠이란걸 알았다.

사람을 만날때마다 그루잠을 잤다니!

설레였을까? 불편해서였을까?

p117

비어 있는 건 언제나 나였다.

나는 늘 무언가를 채우려 하고 있었다.

비어 있던 엄마의 빈자리도,

아빠의 사랑도,

친구도,

나는 언제나 원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애초에 아무것도 없는 거였다면,

그리워할 필요조차도 없었을 테니까.

어쩌면, 비어 있다는 건 결국 무언가로 가득 차 있다는 걸지도 모른다.

어쩌면, 비어 있다는 건 결국 무언가로 가득 차 있다는 걸지도 모른다.

p119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다.

사방이 막힌 공간이 마음을 가라앉히는 때도 있고,

반대로 아무 정보도 없는 낯선 곳으로 떠나 있을 때 비슷한 안정을 느낄 때도 있었다.

그래서 여행이 좋았다.

『그루잠』은 책을 덮고 나서야 비로소 제목의 의미를 다시 떠올리게 되는 소설이었다.

'그루잠'은 한 번 깼다가 다시 드는 잠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그 이름처럼 이 작품 역시 현실과 꿈, 기억과 진실의 경계를 조용히 넘나든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주인공 윤설은 설명하기 어려운 사건들을 마주하며 자신의 기억과 세상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야기는 잔잔하게 흘러가는 듯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작은 복선들이 하나씩 쌓이며 독자를 자연스럽게 마지막까지 이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모든 것을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빈틈처럼 남겨진 문장들은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마지막 장을 덮은 뒤에는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화려한 반전보다 감정의 여운이 오래 남는 소설을 좋아한다면 충분히 만족할 작품이다. 기억은 과연 믿을 수 있는 것인지, 내가 보고 있는 현실은 정말 진실인지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은 읽는 순간보다 읽은 뒤 더 깊어지는 이야기였다.

잔잔하지만 묵직한 문장, 현실과 판타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분위기, 그리고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몰입감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한동안 마음속에 오래 머무는 소설을 찾고 있다면 『그루잠』을 추천하고 싶다. 가끔은 한 권의 책이 답을 주기보다 질문을 남길 때가 있는데, 이 작품이 바로 그런 책이었다.

제목이 주는 따뜻한 인상과는 또 다른 긴장감이 숨어 있는 『그루잠』. 올여름 시원한 몰입감을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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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1273 : 1
김민수 지음 / 낭만서림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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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1273』은 고려 말 격변의 시기를 배경으로 한 역사 판타지 소설이다. 몽골과의 오랜 전쟁이 끝나가던 시기와 삼별초 항쟁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작품은 현대를 살아가는 주인공이 예상치 못한 계기로 고려 시대로 들어가게 되면서 시작된다.

낯선 시대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사건들을 통해 독자들은 교과서에서 짧게 배웠던 역사를 보다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전쟁과 혼란 속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 했던 인물들의 모습을 역사와 판타지가 적절히 어우러진 작품이었다.

역사소설이라고 하면 어렵고 무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추방1273』은 예상지 못한 한자어나 지명이 많아 읽는데 힘이 들었지만 한자어나 지명이 익숙해져 내용을 파악하니흡입력이 강해 읽기가 쉬워졌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삼별초를 영웅이나 반역자로 단순하게 규정하지 않고, 그 시대를 살아간 평범한 사람들의 시선으로 역사를 바라본다는 점이다. 덕분에 역사적 사건이 아닌 인간의 이야기로 다가온다.

또한 현대인이 고려 시대로 들어가는 설정 덕분에 독자 역시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마치 내가 직접 고려 거리를 걷고, 전쟁과 혼란 속에서 살아가는 듯한 생생함이 느껴졌다.

작가가 10년 이상 자료조사와 현장답사를 거쳐 집필한 작품답게 시대 배경과 묘사가 매우 탄탄하다. 역사적 사실 위에 상상력을 더해 완성한 세계관은 역사소설과 판타지의 장점을 모두 살려낸다.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한 번쯤 눈길이 갈 작품이 바로 『추방1273』이다. 이 작품은 고려가 몽골과 화친을 맺기 시작한 시기부터 삼별초가 최후를 맞는 1273년까지를 배경으로, 현대 청년이 고려 시대로 시간 이동을 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순한 타임슬립 판타지가 아니라 역사와 인간의 삶을 함께 그려낸 점이 인상적이다.

주인공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현실의 벽 속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청년이다. 어느 날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고려 시대에 떨어지게 되고, 자신이 알고 있는 역사 지식을 활용해 살아남으려 한다. 하지만 실제 역사는 책에서 배운 것처럼 단순하지 않았고, 그는 전쟁과 권력 다툼, 배신과 희생이 이어지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이야기는 고려와 몽골의 관계 변화, 무신정권의 몰락, 그리고 삼별초 항쟁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흐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영웅 한 사람의 활약보다 시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평범한 사람들의 선택과 희생을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 작품 속 인물들은 정의와 명예보다 생존을 위해 고민하고, 사랑과 우정, 신념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한다.

평소 삼별초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는데, 『추방1273』을 읽으며 당시 시대상을 조금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었다. 이 소설은 고려와 몽골의 관계가 변화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하며, 현대의 한 청년이 과거로 넘어가 역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과 함께 고려 시대를 경험하다 보니 역사책 속 사건들이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실제 사람들의 삶과 선택이었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추방1273』의 가장 큰 매력은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을 자연스럽게 연결했다는 점이다. 삼별초를 단순히 반란군이나 패배한 세력이 아닌, 자신들의 삶과 신념을 지키기 위해 싸웠던 사람들의 시선에서 바라본다. 덕분에 독자는 역사책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당시 사람들의 감정과 현실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

또한 현대인의 시각으로 고려 사회를 바라보는 주인공 덕분에 역사적 배경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긴장감 있는 전개와 인간관계, 그리고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더해져 몰입감도 상당하다.

『추방1273』는 역사소설과 타임슬립, 성장소설의 요소를 균형 있게 담아낸 작품이다. 삼별초라는 역사적 사건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면서도 평범한 청춘들의 삶과 선택을 중심에 두어 더욱 공감하게 만든다. 역사를 좋아하는 독자는 물론, 흥미로운 스토리와 몰입감 있는 전개를 원하는 독자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읽고 나면 '역사는 기록된 승자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이름 없이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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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오래된 노트 - 움직이는 시인, 살아 있는 언어
김신정 지음 / 사계절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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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생각난다. 맑고 서정적인 시를 남긴 시인이라는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이번에 읽은 『윤동주의 오래된 노트』**는 완성된 작품이 아닌 시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특별한 책이었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실제 윤동주의 원고 노트와 자료들이었다. 오래된 노트 속에는 시뿐 아니라 메모와 낙서, 여러 번 고쳐 쓴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우리가 익숙하게 읽어온 한 편의 시가 처음부터 완성된 것이 아니라, 수없이 고민하고 지우고 다시 쓰는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p101

후쿠오카는 윤동주가 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낸 곳이다.

1943년 7월 교토에서 체포된 그는 1944년 3월 31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사망했다.

그가 생의 최후를 맞이한 바로 그 도시에서 지금은 윤동주의 시를 읽는 모임이 매달 열리고 있다.(중략)

일본인들 앞에서 윤동주시를 한국어로 낭독한 일은 나에게 낯선일이다.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드려다봅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엽서집니다..

도로가 드러나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 《자화상》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39. 6

자화상은 돌아가고 다시 돌아서는 발걸음, 또한 미워하고 가여워하고 다시 미워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교차한다.

우리말 단어에 기초한 윤동주의 시는 한구절 한구절이 쉽고 단순한 문장이 현대 한국의 독자들에게 투명하게 전달될 수 있다. 동시에 일본 독자들에게는 우리나라 감성을 전히기에는 역부족이다.

후쿠오카에서 읽는 자화상은 젊은 옛 시인과 후대의 우리들이 경헝하는 내면의 움직임을 말과 소리로 구현하는 시의 형식으로 아름다운 한 편의 시로 다가왔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윤동주를 단순히 '민족 시인'이나 '저항 시인'이라는 하나의 이미지로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윤동주의 삶을 '경계'라는 키워드로 풀어낸다. 북간도에서 태어나 여러 지역을 오가며 살아야 했던 시대적 상황, 민족과 국가, 언어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그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시 속에 담긴 의미도 이전과는 다르게 다가온다.

특히 원고 노트를 중심으로 시가 수정되고 발전하는 과정을 살펴보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단어 하나를 바꾸기 위해 고민했던 흔적, 문장을 여러 번 다듬은 자국들을 보면서 시인이 얼마나 치열하게 자신의 언어를 만들어 갔는지 알 수 있었다. 평소에는 완성된 작품만 읽었기 때문에 창작 과정까지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 책은 그 빈틈을 채워주는 느낌이었다.

책을 읽으며 문득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생각도 들었다. 좋은 글은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의 수정과 고민 끝에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윤동주의 노트가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글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도 의미 있는 책이 될 것 같다.

분량은 다소 있는 편이지만 사진 자료와 원고 이미지가 함께 수록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았고, 문학 연구서처럼 어렵기보다는 차분하게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는 구성이었다. 윤동주의 시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그의 작품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고,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한 명의 젊은 시인이 어떤 고민 속에서 작품을 완성해 갔는지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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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헌책방 - 당신의 오늘을 삽니다 다른어린이 동화 1
강효미 지음, 불곰 그림 / 다른어린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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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흥미로운 도서 《미래헌책방》이다.

이 도서는 AI와 로봇이 사람 대신 대부분 일을 하며 사람들이 더 이상 종이책을 읽지 않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바로 알려주는 세상.

그런 세상에 돈 대신 '자신의 이야기'를 내고 책을 빌릴 수 있는 이상한 헌책방이 문을 연다.


📚 등장인물

《미래헌책방 주인》

종이책이 사라진지 오래인 미래.

낡은 책방에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차림으로 손님을 기다리는 주인.

책을 팔 마음이 있긴 한 걸까?

《우주》 <하윤》 《태오》 《소이》 《세린》 5명의 아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까요?

책 세상 속으로


p9

서울 한 복판

빌딩과 빌딩 사이 아주 좁은 틈새에 웬 헌책방 하나가 문을 열었어.

지나는 사람들 누구도 이 책방을 눈여겨보지 않았어.

사실 종이로 만든 책이 세상에서 사라진지 10년이나 지났거든. 이제 아무도 종이책을 보지 않아. 손목의 칩을 누르면 눈 앞에 생생한 인공지능 화면이 나타나 뭐든 보여 주는데, 누가 무겁고 깨얀 같은 글씨만 잔뜩 있는 책을 읽겠어?

P10

"안녕하세요?"

한 남자아이가 고개를 빼꼼 들이밀었어.

"지나가다가 도무지 궁금해서 참을 수가 있어야죠 (중략) 대체 이게 다 뭐예요?"

아이가 가리킨 건 여기저기 쌓인 책 더미였어.

"보면 몰라? 책이잖아?"

"책이라고요? 저는 이렇게 생긴 책은 처음 봐요. (중략)

저도 한 번 읽어 보고 싶은데. 여기서 저 책이란 걸 살 수 있어요?"


 

책을 빌리기 위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우주

우주는 진짜 버려진 강아지를 우연히 만나 부모님허락을 겨우 받아 동물병원에 입원시킨 이야기를 한 후, 책을 받았어요.

'나의 행복한 반려견'이라는 책을요.

✴️ 생각하는 책방

이야기를 마칠 때 생각을 하게 하는 페이지로 이야기를 통해 생각할거리와 함께 이야기나눌 수 있는 질문을 통해 책을 단순히 읽는 것에 끝나지 않고 생각을 하게 해주어요.


p52

책방에 한바탕 몰려왔던 유투버들은 더는 나타나지 않았어. 책방 안은 다시 파리만 날렸지.

종일 손님이 없자 주인을 일찌감치 책방 문을 닫으려했어. 그 때 한아이가 들어왔어. 손에 스마트폰을 꼭 쥔 채 말이야. (중략)

"이 곳이 재미난 책 방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오늘 있었던 일만 들려드리면 공짜로 책을 얻을 수 있다고 말이에요 그래서 와 본거예요."

p58

"어디 다녀오셨어요?"

"엄마. 면접 보고 왔어"

"면접이라고요?"

"그래. 청소 로봇 가격이 너무 올라서 나라에서 다시 사람을 고용하기로 했다는구나. 그래서 내일부터 동네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게 됐어"

"환경 미화원이라니? 당신. 그런 힘든 일을 왜 하려고 해? 돈은 나라에서 먹고 살 만큼 주잖아. 당장 가서 못 한다고 해!"(중략)

"편하고 좋은 세상이라고?"

"과연 우리 소이에게도 좋은 세상일까? 나는 더는 유튜브만 보면서 하루를 보내고 싶지 않아. 땀 흘리며 일하고 싶어."

"니 예전처럼 행복하지 않아. 다시 하루를 열심히 살아 보고 싶어. 이 엄마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우리 소이에게 보여 주고 싶다고

처음에는 독특한 설정이 흥미롭게 다가왔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이 작품이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사람다움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AI가 모든 정보를 대신 찾아주고, 효율이 최고의 가치가 된 시대에도 결국 사람만이 들려줄 수 있는 것은 삶의 경험과 기억, 그리고 각자의 이야기라는 메시지가 깊은 여운을 남긴다.

특히 돈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가 책을 빌리는 값이 된다는 설정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사실은 누군가에게는 가장 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한다.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도 떠올랐다.

"내가 가진 이야기는 무엇일까?"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의 마음까지 대신할 수 있을까?"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결국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조용히 묻는 작품이었다.

AI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함께 읽으며 '사람다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였다.

기술은 발전할수록 편리해지겠지만, 결국 세상을 더욱 따뜻하게 만드는 것은 사람의 이야기와 공감이라는 사실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미래헌책방》은 강효미 작가의 특유한 이야기로 따뜻하고 생각을 하게 만드는 메세지가 잘 담긴 동화로 아이도 부모도 함께 읽기에 더 없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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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행복을 굽습니다
석민진 지음 / W미디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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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행복은 특별한 순간에만 찾아오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오늘도 행복을 굽습니다』는 행복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평범한 하루 속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따뜻하게 이야기해 주는 책이다.

어떤 책은 눈으로 읽고, 어떤 책은 마음으로 읽는다.

《오늘도 행복을 굽습니다》는 단연 마음으로 읽게 되는 책이다.

바쁜 하루를 마치고 따뜻한 빵 냄새가 퍼지는 작은 주방에 들어선 것처럼, 책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포근한 온기가 독자의 곁을 감싼다. 삶이 때로는 버겁고 지칠지라도, 행복은 멀리 있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정성껏 살아내는 마음속에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워 준다.


프롤로그

조금 늦어도, 충분히 아름다운 당신에게

세상의 빠른 속도에 보조를 맞추느라 숨 가쁘게 달려오진 않았는지요. 조금 늦어도 괜찮습니다. 지친 몸을 뉘어 충분히 쉬어가도 괜찮습니다. 남보다 앞서지 못했다고 해서 삶이 그 빛을 잃는 것은 결코 아니니까요. 보글보글 끓는 찌개 냄새, 아이의 서툰 손글씨 편지, 비 온 뒤의 청명한 공기처럼, 당신이 이미 가꾸어 온 일상자체가 충분히 아름답습니다.(중략)

오늘 하루도 무사히, 당신 곁에 있는 따뜻함을 발견하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시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 책은 단순히 빵을 굽는 이야기가 아니다. 반죽을 치대고, 발효를 기다리고, 오븐에서 노릇하게 익어가는 과정을 통해 인생의 모습을 담아낸다. 때로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 날도 있고, 예상치 못한 실패를 마주하는 순간도 있지만, 그 모든 시간이 결국은 더 깊고 풍성한 행복을 만들어 가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소소한 일상의 가치에 대한 시선이다. 우리는 늘 더 큰 성공과 더 많은 것을 바라보며 살아가지만, 책은 따뜻한 차 한 잔, 누군가를 위한 작은 배려,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한 저녁 식사 속에도 충분한 행복이 숨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읽는 내내 마음이 조용히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다.

화려한 문장으로 감동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담백하고 진솔한 이야기들이 잔잔한 울림을 남긴다. 마치 갓 구운 빵 한 조각이 허기를 채워주듯, 이 책은 지친 마음의 빈자리를 따뜻하게 채워준다.

 

p64

앞으로는 우선순위를 단단히 붙잡아야겠다. 설거지와 빨랴는 조금 미뤄둬도 큰 지장이 없고. 청소와 정리는 하교한 아이들과 놀이처럼 함께해도 될 일이다. 무엇보다도 모든 영역에서 완벽해지려 애쓰지 않기로 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사치스럽고 귀한 일인지, 엄마가 되기 전에는 미처 몰랐다.(중략)

'시간이 없어서'라는 핑계는 이제 그만두고 싶다.누구에게나 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어떤 이는 그 안에서 기어이 꽃을 피워낸다. 내가 '시간만 있으먼 할 텐데'라며 상상만 하던 일을,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 실제로 해내고 있다.


나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엄마로서는.

허나, 그 시간은 꼭 필요한 시간이기도 하다.

완벽하지 않아도 되고, 미뤄두어도 된다. 집안일은

나의 시간을 가지고 나를 충전시키는 시간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시간이 필요한데라는 생각만 하지 말고 시간을 내어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는게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제, 실천에 옮길 시간이다..

 

p78

엄마도 어릴 때 몰랐단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됐어.

그 나이에는 아무것도 보태지 않은 그대로가

가장 눈부시다라는 걸

아이의 마음속에 진심으로 닿기를 바라며 조용히 말을 건넨다.


아이에게 아무리 이야기해주어도 모를 때가 있다.

그럴때면 윽박을 질렀는데 이렇게 조용히 애기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엄마가 어릴 때 몰랐는데 이제 나이가 드니 알게되었다고.

지금이 가장 눈부시다라는 걸..

아이에게 이야기해주어야겠다.

p80

상황에 따라 일정은 언제든 바뀔 수 있음을 받아들이니, 계획이 틀어져도 예전처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중략) 아이가 아프지 않고 명량하게 학교를 다녀 오는 것, 그리고 아무 일 없는 집에서 평온히 잠드는 것, 이 지독하리만치 평범한 하루가 사실은 기적같은 선물임을 이제는 안다.


상황이 바뀌고 계획대로 되지 않는 날이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든 힘이 든다. 그러면 짜증도 많이 나게 된다. 상황이 바뀌면 수정하면 되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면서도 모르고 스쳐지나간것 같다.

아이들이 내 옆에서, 가족이 함께 머무르며 일상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마울 따름이다.

평범한 하루가 기적같은 하루이다라는 말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책을 읽는 내내 갓 구운 빵이 전하는 온기처럼 마음이 편안해졌다. 저자는 일상에서 만나는 작은 기쁨과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삶을 대하는 긍정적인 태도를 담백하면서도 진솔하게 풀어낸다.

이 책은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잠시 멈춰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고, 오늘 하루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게 된다.

『오늘도 행복을 굽습니다』는 지친 마음에 휴식이 필요할 때, 따뜻한 위로와 긍정의 에너지를 얻고 싶을 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작은 행복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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