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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프라이빗 뱅커의 금융 영업 일기 - 프로 PB의 길 초거액 자산가 상대 금융 영업 사례
한정구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1월
평점 :

우리나라는 분명 선진국이지만 금융이라는 분야에 한해서는 아직 선진국이 아니다. 세계적인 주가지수 MSCI에서도 한국은 아직 신흥국으로 분류된다. 산업의 근간인 금융이 더욱 발전해야 다른 분야도 발전할 수 있다.
나라에서도 한국에서 세계적인 투자은행이 나오길 바랄 것이다. 최근 증권사를 보면 그 발전이 실로 놀랍다. 예전에는 해외 기업만 하던 IB 업무도 당당히 해낸다. 그에 비해 WM 업무는 그 성장이 더디다고 생각한다.
WM은 현재까진 고액자산가 위주로 고객을 모집하며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언젠가는 중산층 다수가 WM 서비스를 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중산층의 시선은 언제나 부자들이 사용하는 물건과 서비스를 향해 있다. 그것들은 시간이 지나며 대중화되어 밑으로 내려온다. 역사는 언제나 그렇게 진행되었다.
WM을 담당하는 증권사 직원은 PB이다. 최근 그 이름과 역할이 알려지면서 대중에게도 PB라는 직업이 많이 알려져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이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알기 어렵다. 기업 회장, 지역 유명 유지들이 주 고객이기 때문이다.
신간 '레전드 프라이빗 뱅커의 금융 영업 일기'는 WM 계의 레전드라 부를 수 있는 한정구 PB의 이야기다. 레전드라는 단어가 난무하는 세상이지만 아무에게나 붙일 수 있는 게 아니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한정구 PB는 레전드 오브 레전드다.
PB가 들여주는 영업 현장은 정말 숨 막힐 정도로 치열했다. 한두 푼도 아니고 수억, 수백억이 오간다. 고객이 피땀 흘려 일군 자산을 영업의 힘으로 가져와야 한다. 그리고 수익을 남겨 돌려드려야 한다. 인적 네트워크를 관리하기 위해 주말이든 저녁이든 그리고 먼 지방이든 달려가야 한다. 사람을 상대하는 인문학적 소양과 금융전문가로서 전문지식이 언제나 무장되어 있어야 한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금융상품의 수익성을 재빨리 캐치하고 경쟁자를 제치고 먼저 선보여야 한다. 외부의 적은 차라리 쉽다, 철옹성 같은 내부의 적들과 싸우며 짊어지고 목표라는 절벽을 올라가야 한다.
한정구 PB는 딱 부러지는 자세로 자신이 그리는 미래에 맞게 행동하고, 그것에 맞지 않는다 싶으면 과감히 손절했다. 투자도 그렇게 해야 한다. 고객 돈으로 투자하여 성과를 내야 하는 PB는 더욱 확고한 투자철학이 필요하다. 자기를 올곧게 붙잡아 두는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 아니면 회사에서 주는 상품에, 이런저런 정보에 끌려다니는 고객에게, 치고 나가는 경쟁자들에게 휘둘리기 십상이다.
책은 고액자산가들과 있었던 영업 사례를 재밌게 소개한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대단하다. 가명을 사용하였지만 얼추 누구인지 짐작도 할 수 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그 기업인들이다. 그들의 뒷이야기를 적나라하게 알게 되는 재미도 쏠쏠하다. 드라마 소재로 써도 될 정도다.
다만 그 재미에 가려 한정구 PB가 주는 교훈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그의 놀라운 열정은 책을 읽는 나의 가슴에도 불을 짚여준다. 인텔리전트보단 스마트함을 갖춰야 한다. 신뢰와 정직은 최고의 전략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