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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부는 어디서 오는가 - 부의 한계를 넘어선 슈퍼리치 본격 탐구서
귀도 알파니 지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2013년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이라는 저서를 통해 우리 사회에 커다란 담론을 던져 주었다. 자본이 일으키는 자산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커지고 있으니 소득불평등이 점점 심화된다는 것.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미 부를 가진 자에게 더욱 많은 부가 집중되고, 아직 부를 쌓지 못한 자는 부를 쌓을 기회를 점점 잃어버린다는 뜻이다.
나의 투자 수익률이 좋을까? 일론 머스크의 투자 수익률이 좋을까?
이미 가진 자산 크기도 상상초월로 차이가 나는데, 그 자산을 바탕으로 투자 수익이 복리로 누적된다면 그 차이는 셀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 더욱이 부의 세습이 가능하다면 부의 되물림이 일어나야만 부자가 될 수 있는 세습 자본주의가 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옛날에는 어땠을까? 왕과 귀족이 존재했을때는? 부동산과 금융자산 중 어떤 자산이 부를 불려주었을까? 개천에서 용나던 시절이 있었을까? 부를 만들고 지키던 자들의 특징은 무엇이었을까?
신간 '최고의 부는 어디서 오는가'는 서구 역사 속에서 최고의 부를 가진자들을 연구한 책이다.
그들은 단순히 돈이 많았던 사람들이 아니라, 시대와 제도를 활용하고,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부를 유지하며 심지어 확대해 나간 ‘부의 전략가’들이었다. 책은 고대 로마의 대토지 소유 귀족부터 중세의 상인·금융가, 산업혁명 시기의 자본가, 그리고 현대 글로벌 억만장자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의 ‘슈퍼리치’들이 어떤 경로로 부를 축적했고, 어떤 방법으로 이를 방어했는지를 치밀하게 추적한다.
흥미로운 점은, 부의 원천이 시대에 따라 변했다는 것이다. 토지에서 시작해, 무역·금융·산업·첨단 기술로 옮겨가면서도 공통적으로 보이는 패턴은 ‘네트워크·권력·제도’와의 결합이다. 단순히 사업 수완이 아니라, 정치권과의 연결, 법과 세제의 유리한 틈새 활용, 사회적 영향력의 확장이 부의 장기 지속성을 뒷받침했다.
이 책은 부자들의 성공담을 미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이 부를 지키기 위해 선택한 배타적 구조와 불평등의 재생산 메커니즘을 역사적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과거를 알면 현재가 보인다. ‘최고의 부는 어디서 오는가’는 부의 축적과 세습이 어떻게 우리 사회를 형성해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를 깊이 성찰하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