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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경영학개론
서정민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P / 2026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자격을 증명하는데 가장 편리한 방법 중 하나는 면허증 제도이다. 제도가 정해놓은 교육과 시험을 거치고, 실무에서는 엄격한 규제를 받으며 일을 하게 되면 일정한 퀄리티가 보장된다고 할 수 있다. 보건의료직 풀은 이러한 면허 제도로 일정한 퀄리티 이상의 인력을 매년 배출하게 된다
거기다 병원과 약국은 건강보험 제도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이는 다른 사업에서 펼쳐지는 일반적인 가격경쟁이 없다. 취급하는 품목도 거의 똑같다. 그러다 보니 사업체에 큰 개성이 없고, 번뜩이는 사회 발전상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약대에서는 경영학이나 사회학과 관련된 과목이 거의 없다. 일부 약대에 있기는 하지만 1학기짜리 교양 수준이 대부분이고 약국가의 실제와 연결된 경우도 적다. 약대에서 기본적으로 배워야 할 양이 많다 보니 6년이라는 긴 커리큘럼에도 인문학을 넣을 자리는 부족하다.
약대를 졸업해서 제약회사나 공직에 진출하는 경우는 소수 케이스다. 대부분 로컬의 약국에 취직을 하게 된다. 첫 사회생활은 대체로 직원 1명, 자주 보기 힘든 국장 1명이라는 좁은 관계에서 시작한다. 신입 약사 한명한명은 분명 퀄리티 좋은 인력이다. 하지만 매일 마주치는 다양한 환자들을 담아내기에는 가지고 있는 그릇의 종류와 깊이가 다르다.
나는 신입 약사일 때 많이 혼란스러웠다.
시간이 지나 돌파구가 될 수 있었던 건 결국 앉아서 하던 공부였다. 직접 부딪히며 익힌 것은 이해에 대한 필요성이었고, 필요가 원동력이 되어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책들을 불러 모았다. 그 책들이 나에게 이해하는 법을 알려주었다.
약이라는 게 항상 딱 들어맞는 물건이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관통하는 원리는 경영과 사회도 마찬가지였다. 약효를 내기 위해서는 성분만 좋아서 되는 게 아니었다. 약물을 감싸는 부형제가 겉으로 보이는 알약을 만들듯, 형태를 잡기 위해서는 인격과 업에 대한 철학이 필요했다. 일반인은 알약을 포장하는 포장지와 브랜드 디자인, 휴리스틱이 사실상 선택의 기준이 된다. 본질을 놓쳤다고 생각하기보다 선택의 기준이 다른 것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나의 포장지와 나의 브랜드, 사람의 마음에 친절히 접근하는 법으로 약사가 선택의 기준이 되도록 한다.
신간 '약국경영학개론'은 지금까지 나온 약국 경영서 중 가장 약국 경영의 본질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책의 내용이 각자에게 딱 맞는 정답은 아니어도 약사와 약국이라는 업에 대해서 충분히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앞으로 10년은 지금까지 수십 년의 변화만큼이나 많은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격동하는 세상에서 약사들이 만들어갈 미래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