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터 허블청소년 1
이희영 지음 / 허블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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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한 소재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치명적인 병을 얻은 한 소년, 그 소년을 통해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은 얼마나 자기 중심적인지, 우리가 선의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얼마나 위선적일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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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다는 아니에요
미바.조쉬 프리기 지음 / 우드파크픽처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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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T IS NOT ALL.
그게 다는 아니에요.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하는 사람. '삶은 그저 한없이 침잠하는 바위와 같아서 살아있어도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 두 사람이 같은 결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보고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그들의 사랑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다. "

아주 오랜 시간을 들여 책을 읽었다. 그리 두껍지 않은 작은 책 한 권이지만 이 책에는 두 저자가 지나온 시간과 이야기와 그들이 만들어온 것들이 오롯히 담겨있다. 나에게는 낯설지만 누군가에게는 일상이었던 그리운 풍경, 무릎 위의 까만 고양이, 발냄새가 꼬순 복슬 강아지, 인간 카피바라 리오 할아버지, 커다란 물고기 간판, 아보카도 씨앗을 품은 구아카몰레...... 이미지에 담긴 이야기와 의미의 조각들을 부지런히 주워 담으며 나는 마치 크립토그램을 푸는 것처럼 <그게 다는아니에요>와 그들의 다른 책들 사이를 오갔다. 글을 읽고 다시 그림을 보며 내 마음 속의 <다시 봄 그리고 벤>, <셀린&엘라>는 조금 더 두꺼워졌다.
고통스러운 삶이지만 그만두고 싶지 않은 이유가 되는 사람을 만나는 것, 서로를 알아보고 두려움없이 사랑에 빠지는 것, 미래의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는 일. 상실과 혐오를 지켜보면서도 그들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건 그 모든 이야기가 결국은 허구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책을 보았다고 그 책을, 그 사람을 안다고 말 할 수 있을까? 나는 <다시 봄 그리고 벤>을 인상깊게 보고 이 책과 작가를 '너무 좋아한다!'고 말해왔지만, 도서전에서 미바 님을 만나고 무척 당황했다. 왜냐하면 '미바(띄어쓰기) 조쉬 프리기'가 '미바 & 조쉬 프리기'라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았기 때문이다. 정말 어처구니없지만 그랬다. 나의 지독한 편견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책 뒤의 작가들의 말을 작가의 말로 읽어냈고, 그 오해가 단순한 해프닝에 불과했다 해도 그것을 안 순간 무척 조심스러워졌다.
"그들이 본 아버지의 조각들일 뿐, 나는 덕분에 아버지를 완벽하게 오해하고 있었다. 그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책 속에서 이 문장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 나의 감동과는 별개로, 난 지나치게 나의 시선으로 책을 읽어왔던 게 아닐까. 내가 읽은 책을 난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 걸까. 내 멋대로 바라보고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에세이 소식이 반가웠다. 나같은 사람에겐 '그게 다는 아닌' 이야기가 절실했다.내가 읽어낸 것들이 오해가 아니길 간절히 바랬다.
이 에세이는 꼭 작가들의 다른 책들과 함께 읽기를 권한다.

"어떤 이야기든 나눌 수 있는 가장 친한 친구와 오랫동안 함께 나이 들어가는 것.서로를 아끼고 돌보는 다정함 속에 애정이 마르지 않는 것."

"리오 할아버지의 존재는 구아카몰레에 들어간 씨앗을 발견한 것과도 같았다. 그 가능성만으로도 우리는 다른 삶을, 다른 결말을 살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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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트래블러 - 조현병과 투쟁한 어느 아름다운 정신에의 회고
W. J. T. 미첼 지음, 김유경 옮김 / 에디스코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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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책이 있다. 쓰고 싶은 책과 써야만 하는 책이다. 나는 첫 번째 종류의 책은 꽤 많이 썼다. 하지만 이 책은 거기에 해당되지 않았다.-서문 중에서"

이 문장을 읽은 순간 <멘탈 트래블러>를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다. 21세의 나이에 조현병 진단을 받고, 18년 후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아들 가브리엘에 대한 아버지의 기록. 가브리엘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죽은 아들의 삶을 되짚어보며 모든 기록을 찾고 그것을 책으로 만들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저 단순한 호기심이나 궁금증은 아니었다.
"나는 왜 사람들이 늘 자식의 죽음에 대해 상상할 수 없다는 표현을 쓰는지 궁금해하곤 했다. -내 느낌은 정반대였다. 그 죽음은 너무나도 상상 가능했다. "는 저자의 말처럼 , 책을 알게 된 순간부터 가브리엘의 죽음을 애도하고, 아이때문에 희망과 절망을 오가며 고통받는 삶을 살았던 부모의 마음에 절절하게 통감했다.때문에 더욱더 이 책이 씌여진 이유에 대해서 알아야 했다.


"가브리엘은 우리가 그저 스치듯만 하는 세계의 경계에서 살았다. 그곳은 자신의 과대망상적 판타지에 안주하는 동시에 늘 분노하고 고통받고 산산이 무너지는 세계였다. 가브리엘은 그러한 판타지를 작동하게 하는 동시에 폐허로부터 세상을 건설하겠다는 격렬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가브리엘은 진정 정신의 여행자였던 것이다."

가브리엘은 조현병과 사투하며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그것을 예술적으로 표현하고자 고민하고 방법을 찾던 멘탈 트래블러였고, 저자는 가브리엘이 남긴 기록을 더듬어가며 그것이 결국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세계라 할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전진하는 멘탈 트래블러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전반부에 가브리엘의 전반적인 삶을 이야기한다면, 후반부에는 가브리엘이 남긴 작품들을 통해 그의 정신을 들여다보고 그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듯하다.
"조현병이라는 이름이 환자에게 일종의 사회적 죽음이자 "추방" 선고로 느껴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리고 그 추방은 환자와 아주 가까운 사람들인 직계가족에 의해 행해진다."
"사람들은 혼자 미치지 않는다. 그들은 가족들을 정신질환의 세계로 함께 데려간다. "
가브리엘의 고통은 단지 그 혼자만의 고통은 아니었다.아들의 진단을 알게 되자 부모는 당혹스러워하고 비통해한다. 하지만 그들은 절망하고 멈춰서지 않았다. 이 책은 내내 '우리는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하는가'하는 그 답도 없는 질문을 계속 던진다. 그리고 정해진 답은 없지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려는 부모가 나온다.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도 아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그가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시작한 공부와 예술적인 시간을 함께 한다. 조현병 진단을 받은 이들을 위해 정신병원이 아닌 공동 레지던스가 존재하고 사회적인 지원과 일자리 마련이 가능한 부분은 다소 놀라웠는데, 제도적인 부분과 실제 적용되는 현실의 간극으로 인해 불합리한 사건들이 발생하는 것을 보니 역시나 사회 보장은 무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루틴과 일자리가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가브리엘은 "정상인"의 세계에서 아웃사이더 장애인이라는 지위로 정의되는 소수자로서 삶을 살기로 확고히 결심했다."
하지만 가브리엘과 가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브리엘은 스스로도 예측할 수 없었던 죽음을 선택하고 만다. 저자는 가브리엘의 기록들을 다시 들여다보며 이 행위의 목적에 대해 고민한다.
"거울로 무한한 깊이를 반사하는 유한한 상자인 <무한 큐브>처럼 영혼은 하나의 우주이다. 가족, 공동체, 그리고 심지어 더 큰 역사적 세계가 모두 그 사례 안에 반영되어 있다."
가브리엘에게 조현병은 개인적인 고통이 아니었다. 그는 역사 속에서 광기의 사례를 발견했고, 그것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인식되어 왔는지를 파악했다. 남들이 이해하기 힘든 것들을 전달하기 위해 예술이라는 자신만의 언어를 선택했다. 그의 이미지에 함축된 수많은 이야기들은 그의 아버지가 쓴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이해하기 힘들었으리라. 그렇게 조현병과 더불어 예술의 언어적 특성과 효과에 대해서도 다시 깨닫게 되었다.
<멘탈 트래블러>는 정신 장애가 있는 이와 그의 삶을 지속시키기위해 함께 노력한 가족의 이야기다. 비록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자신의 정신과 투쟁하던 시간의 결과물들은 살아남았다.책을 읽는 내내 한국에서 정신 장애 진단을 받은 사람들과 가족들을 떠올렸다. 우리 사회에서 그들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그들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그들에겐 스스로를 이해할 기회와 시간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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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본성 불패의 법칙 - 닫힌 마음도 무장 해제시키는 4가지 행동 설계
로런 노드그런.데이비드 숀설 지음, 이지연 옮김 / 다산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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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덕분에 읽은 책!
기업가도 아니고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어느 조직에 속해있는 것도 아닌 지금 나에게 이런 책이 과연 필요할까, 한숨 쉬며 책장을 넘겼는데 이게 웬일! 기대보다 훨씬 재미있고 유용한 책이었다.
<인간 본성 불패의 법칙>은 '세상에 무언가 새로운 것을 소개하고 싶은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이라고 한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 싶고, 반복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그것이 쉽지 않은 나같은 사람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때 아이디어의 동력보다는 그것에 대한 마찰력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무척 와닿았다. '문제는 저항력이다'라는 책이 문득 떠오르기도 했다. 왜냐하면 나는 이 책을 사두고 내 안의 저항력때문에 아직도 읽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어쨌든 <인간 본성 불패의 법칙>은 기업, 사업가, 구호 활동, 사회 현상 등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며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김에 있어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마찰력을 동력으로 바꾸는 방법을 소개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공을 위해서는 상대방(그것이 고객이든 직원이든 가까운 누군가이든)을 지켜보고 공감하는 노력이 우선되어야함을 강조한다. 준엄해보이는 표지와는 전혀 다르게 책은 이해하기 쉬웠고, 예시로 든 사례들은 하나같이 다 흥미로웠다. 1980년대 미국인들이 안전벨트 착용을 반대하며전쟁을 벌이다시피 했다는 이야기는 지금의 상황에서 듣기엔 굉장히 충격적이었지만, 또 판데믹 시기에 마스크에 대한 반발을 든 예시를 보며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요구되는 것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거부감을 일으키며 끝까지 반대를 할 수도 있다. 그럴 때 무조건 강요하기 보다는 그 사람에게 다가가 그 사람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접근 방법과 방안을 제시하는 게 너무 좋았다. 일상 생활에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도, 나 자신의 변화를 고민할 때에도 충분히 활용 가능한 책인 것 같다. 일단 나는 자 자신을 나의 소중한 고객으로 생각하며 이 책을 실천에 옮겨보려고 한다. 나의 닫힌 마음을 무장 해제시킬 수 있기를! 일단 문은 빼꼼 열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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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이 쫓아오는 밤 (양장) - 제3회 창비×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소설상 수상작 소설Y
최정원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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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여기 남아야 해. 오늘이 바로 그날이야."

휴대폰도 전화도 먹통이 되어버린 숲 속의 수련원. 아빠는 사라지고 어둠 속에서 갑자기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이 나타나 사람들을 해치기 시작한다. 열일곱의 이서는 여섯 살 동생을 지키며 아빠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동갑내기 수하는 왜인지 오늘 처음 만난 이서와 함께 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히는데...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하룻밤의 이야기!(두둥!)

이 책은 출근(등교)를 앞둔 아침, 혹은 일찍 잠들어야하는 밤엔 절대 읽어서는 안 되는 책이다. 한번 책장을 넘기면 멈추기가 너무 힘들어지니까. 무심코 아침식사를 하며 책을 폈다가 어찌어찌 간신히 집은 나섰지만 종일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더랬다.
낯선 곳에서 처음 만난 열일곱의 소녀와 소년, 미스터리한 괴물, 그리고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나약하고 흔한 '어른'들의 이야기까지.

"결국 돈이었다. 고작 돈. 이 인간에게는 자기보다 한참 어린 여자애의 목숨보다 그 몇 억이 더 중요한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폭풍이 쫓아오는 밤>은 크리처물에 성장소설을 더했다. 필요 이상으로 어른스럽지만 어른이 되지 못한 이서와 수하는 괴물과 맞서면서 본인의 상처를 마주하고 또한 자신의 어두운 마음과도 싸워야 한다. 몇번이고 닥치는 위기의 순간에 누구도 아닌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리며.
최정원 작가님은 이것이 '시간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하셨다.
"별 의도도 없었던 한순간이 남은 평생을 결정짓기도 하고
수년간의 공든 노력이 단 몇 초를 위해 존재하기도 한다"고.
이 말을 곰곰히 생각해보며 책을 한번 더 읽었다. 등장인물들의 그 '순간'을 찾으며 "그래서 뭘 어쩌라고! 나는 , 싫은데!"하고 외치는 목소리를 떠올리며.그들이 그 밤을 무사히 보내고 부디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응원해본다.

"이곳에서 보고 느끼고 시험해야 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눈앞의 누군가에게 분노를 퍼붓기보다, 눈앞의 누군가를 돕는 게 먼저 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부터.
이곳은 시험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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