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다의 마지막 새
시빌 그랭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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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을 본 죄. 이 소설을 읽고 나처럼 슬퍼하는 이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이런 고통이 더이상은 생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영문을 모르고 사라져가는 인간이 아닌 존재들에게 계속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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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다의 마지막 새
시빌 그랭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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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마지막 새>
한 종의 새가 멸종하는 순간을 목도한 이와 그 마지막 새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젊은 생물학자 오귀스트는 우연히 큰바다쇠오리 한 마리를 살육 현장에서 구하게 된다. 그는 본래 박물관에 그 새를 보낼 생각이었지만 새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안 그를 생명으로, 살아있는 동등한 존재로 바라보게 되고 그들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깨닫게 된다.
한 생명을 바라보며 느끼는 경이로움과 함께 , 종의 소멸을 확인하고 지켜보는 인간의 고통과 무력함이 너무나도 절절하게 다가왔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동물원에서 혼자서 생을 마감한 우리나라의 마지막 황새를 떠올렸다. 갑자기 갯벌이 사라져 생을 마감한 수많은 도요를 떠올렸다. 근처 들판에 매년 찾아오는 흑두루미 부부를 생각하기도 했다. 매년 그들을 기다리는 한 편, 그들이 오지 않는 순간을 어쩔 수 없이 상상하게 된다. 새에게 무슨 일이 생겼거나, 이 곳에서 새가 지낼 수 없게 되거나. 부디 그런 순간이 인간으로 인한 것이 아니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한 편 이 소설을 읽고 함께 고통받는 이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이런 고통이 더이상은 우리에게 , 영문을 모르고 사라져가는 다른 동물들에게 계속되지 않기를.

"귀스는 하나의 독특한 동물, 일찍이 본 적 없는 동물을 알아 가는 중이었다. 이 동물이 하나의 새라는 사실을 이제 막 깨달아 가는 중이었다....독자적이면서도 자기 종의 모든 개체와 관련을 맺고 있는 존재였다."

"그런 경탄의 마음과 함께 만약 어느 날 이 새가 사라진다면 무언가 아주 슬픈 일이 벌어지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식의 어떤 부분이 사라질 것이고, 가혹한 생활 환경에서 살아가는 하나의 방식이 사라질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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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필사집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나태주 엮음 / &(앤드)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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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고 시를 옮겨쓰고 시에 깃든 시인의 추억을 읽고 글을 쓴 이를 떠올리고 이제는 나의 생각을 할 차례다. 시 한 편으로 하는 명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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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사전 - 대체로 즐겁고 가끔은 지적이며 때로는 유머러스한 사물들의 이야기
홍성윤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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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하하하핫!!
이렇게 유쾌하게 읽은 책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 옛날 집집마다 국어사전, 영어사전, 백과사전이 필수이던 시절이 떠오르며 이제는 1가구 1 <그거 사전>을 구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진지하게 생각했다. "그거....그거 있잖아, 그거 좀 가져와봐라."할 때마다 책장의 <그거 사전>을 쓰윽 꺼내서 '그거'를 찾는 장면을 상상하게 됐다.ㅎㅎㅎ

"세상의 모든 물건에는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는 띠지의 말처럼 세상의 수많은 '그거'의 이름을 찾고 이야기를 펼쳐낸 이 책은 너무나도 재미가 있다.
단순히 이름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만든 사람, 역사, 효능(?),성역할론까지! '그거'의 이야기는 한계가 없고 무궁무진한 세계로 우리를 데려간다.
이를테면 소스보트를 설명하다가 자연스럽게 카리가 커리가 되고 커리가 카레가 되는 역사(?)를 이야기하고, 그러다가 우리나라에서 '바몬드카레'로 유통되는 카레가 어디에서 유래되었는지까지 알게 된다. 왜 소스보트를 보면 자연스럽게 카레가 떠오르는지도 설명한다.그리고 종국에 "카레는 아무것도 아니고, 동시에 모든 것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ㅋㅋㅋㅋㅋ
배달 음식 용기의 포장을 뜯는 일회용 칼'그거'의 이름을 알려주며 우리 민족의 배달의 역사를 논하는 과정도 무척이나 흥미롭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거지? 홀린 듯이 읽다가 미친 듯이 웃음을 터뜨리거나 강하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정말 너무너무 재미있다.

책을 읽다보면 내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 것들의 이름을 얼마나 알고 있었나 새삼 떠올리게 된다. 책에 나온 '그거'들은 무척이나 익숙하지만 이름을 아는 것은 몇 개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거 사전>을 읽으며 '그거'의 이름을 알고 '그거'의 이야기까지 알게 되었다. 이름을 찾고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갑자기 모든 것이 달라보이는 기분이다.
#그거사전 #홍성윤 #그거 #인풀루엔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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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와일드 2 나무픽션 8
니콜라 펜폴드 지음, 조남주 옮김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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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창궐하던 당시, 전세계적으로 이동와 외출은 제한되고 사람들은 도시에 갇혔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인간의 빈 자리에 야생의 존재들이 조금씩 밀려들어오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그 장면을 보며 감탄하고, 또한 그 어느 때보다도 자연을 그리워했다.
<리와일드>는 마치 팬데믹 당시의 그리고 그 이후의 우리를 보는 듯하다. 고립된 사람들과 인간이 없음으로써 복원되는 자연, 그리고 자연을 그리워하는 사람들과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자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까지.

<리와일드 2>는 1권에서 주니퍼의 탈출을 도왔던 친구 엔티엔과 주니퍼의 시점이 오가며 도시와 야생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진드기를 통해 전파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자연으로부터 스스로를 고철저히 고립시킨 도시의 사람들. 1권에서 이 감옥 같은 도시를 탈출해 천신만고 끝에 무사히 야생의 가족을 만난 주니퍼와 베어 남매는 도시에 위기가 닥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도시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힘들게 탈출해서 죽을 위기를 겪어가며 겨우겨우 가족을 찾았는데 다시 도시로 돌아가다니! 주니퍼의 이런 용감한 결심과 별개로 엔티엔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도시 안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절망적이고 긴박하기에 읽는 내내 긴장감으로 가슴이 졸여졌다.
"두 개로 나누어진 세계가 나란히 존재하는 것, 그건 옳지 않아. "
주니퍼와 베어는 야생에서 태어나 야생으로 다시 돌아갔지만 도시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남겨두고 떠나왔기에 그들은 두 개의 세계에 동시에 존재하기도 하고 그 어느 것에도 제대로 속하지 못하는 기분을 느낀다. 그런 고뇌 끝에도 어른들과는 달리 망설임없이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는 것'을 선택하는 아이들의 결정은 희망적이다.
그리고 엔티엔의 시점. 전염병이 창궐하며 위기가 닥친 도시 안에서도 은밀하게 재야생화 세력 '폴캣'이 활동을 시작한다. 통제가 더욱 심해진 도시 안에서 엔티엔은 야생으로 나가는 순간만을 고대하며 폴캣의 활동에 참여하게 되고 엄청난 진실을 알게 된 순간 위기에 빠진다.

'분명히 해피엔딩일거야!'기대하고 읽었지만 <리와일드>는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가만히 앉아서 안주하는 삶을 살 생각이 없는 책 속 인물들은 계속해서 스스로를 위기 속으로 몰아넣고 숨 쉴 틈없이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서 빠져나오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새소리, 민들레 한 송이, 눈부신 초록, 소금맛이 나는 바닷물에 그들이 위로받는 순간 나 역시 눈을 감고 숨을 들이쉬며 감사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만 누릴 수는 없잖아, 안 그래?"
주니퍼는 손을 내밀어 바다와 모래 언덕, 곶을 가리켰다.
"이렇게 아름다운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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