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소개하기에 앞서 간략하게나마 이 책을 출간한 저자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저자 닐 시어링은 세계적인 독립 경제 연구 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Chief Economist)로, 글로벌 경제 예측과 미시·거시 경제 분석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로서, 다수의 금융 기관과 글로벌 기업에 경제 전망 및 시장 흐름에 대한 분석을 합니다.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날로 깊어지면서 뉴스에서는 연일 공급망 교란이나 대립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옵니다. 경제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복잡한 국제 정세와 지오이코노믹스(Geo-economics) 개념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 책은 현시점 세계 경제가 어떤 지점에 서 있고 앞으로 어떻게 갈라지게 될지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 단계별로 짚어주었어요.세계화가 만능으로 통하던 시대가 끝나고 지능적인 분열의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설명합니다. 지난 몇 십 년 동안 진행된 세계화는 국가 간 장벽을 허물고 생산 단가를 낮추는 데 집중했어요. 국경을 넘어 상품과 자본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흐름이 당연시되었고요.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안보·산업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그 흐름이 꺾였습니다.책에서는 앞으로의 세계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블록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블록, 그리고 어느 쪽에도 완벽히 속하지 않는 중립국 그룹으로 쪼개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데요. 이것은 단순한 이분법적 대립이 아닙니다. 첨단 반도체, 인공지능, 희토류처럼 국가 생존과 직결된 기술 분야에서는 철저한 격리가 일어납니다. 반면 일반 생필품이나 단순 제조업 분야에서는 여전히 교역이 유지되는 복잡한 형태를 띱니다.이러한 분열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공급망이 여러 갈래로 쪼개지면 물건을 만드는 비용이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과거보다 물가가 자주 오르고 금리 변동 폭도 커지는 경제 환경이 조성될 것 으로 보여집니다. 세계 경제의 성장 속도 역시 이전보다 느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저자는 객관적인 수치로 증명해 보입니다.경제불황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탓인지 경제 관련 서적들을 읽어보면 경제 위기론에 대해 언급된 책들이 많았는데, 이번 책은 무조건적인 위기론만 늘어놓지 않는 점도 특징이에요. 세계화의 후퇴가 곧 세계 경제의 완전한 마비나 붕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해요.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두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안정성과 안보를 중심으로 경제 체질이 재편되는 과정으로 바라봅니다. 갈라지는 세계 속에서 새로운 유형의 거래 방식과 시장이 형성되는 구조를 설명해주었어요.국제 경제를 잘 몰라도 거대 강국들의 대립이 내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파악하기에 유익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막연하게 느꼈던 뉴스 속 대립 구도가 머릿속에서 조금은 더 명확한 그림으로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 세계 시장의 지각변동을 파악하고 향후 변화할 경제 지형을 다각도로 톺아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복잡한 미중 갈등의 본질과 거시적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고 싶은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도서입니다.#격동하는미중패권전쟁과대분열의시대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주인공들의 삶을 따라가며 읽다보니 어느새 밤을 새고 이른 아침 새들의 소리가 들려오던 기억이 떠오릅니다.이 소설은 밤새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새벽녘에 잠깐 깨어 다시 드는 잠을 뜻하는 제목 '그루잠'처럼, 저마다의 결핍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작품 속 중심인물들은 각자 마주한 가혹한 현실 앞에서 방황하며, 스스로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모른 채 위태로운 걸음을 옮깁니다. 소설은 이들의 엇갈리는 선택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감정의 결을 아주 촘촘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주인공은 오랜 시간 자신을 짓눌러온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도망치듯 하루하루를 버텨냅니다. 일상의 궤도를 이탈해 버린 인물들이 우연한 계기로 서로의 삶에 개입하게 되는 과정이 담겼는데 책속의 주인공들은 대단한 구원을 바라지도 않으며 그저 묵묵히 서로의 곁을 지킬 뿐입니다. 소설 속에서 묘사되는 고요한 새벽녘의 공기와 인물들이 나누는 덤덤한 대화들은 먹먹한 감정을 자아내기도 합니다.작가는 인물들이 겪는 내면의 갈등을 억지로 포장하지 않습니다. 흔들리는 청춘들이 마주하는 차가운 현실을 그대로 투영하면서도, 그 안에서 피어나는 작은 온기를 놓치지 않고 사실적으로 포착해냈어요. 인물들이 겪는 사건들은 극적이기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픔과 닮아 있어서 더 깊이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어두운 터널을 지나듯 막막한 순간에도 인물들은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아주 조금씩 변화의 시작점을 찾아 나갑니다.소설의 중반을 지나가며 갈등은 최고조에 달하고, 인물들이 감추고 싶었던 비밀들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심리적 긴장감이 상당해요. 상처를 대면하는 방식은 인물마다 다르지만, 결국 자신을 묶고 있던 사슬을 풀어내는 것은 본인의 의지라는 점을 스토리를 통해 은연중에 보여줍니다. 삶의 척박한 땅 위에서 어떻게든 뿌리를 내리려는 그들의 모습이 거울처럼 다가오기도 해요.작가님을 통해 표현된 책 속의 문장들은 화려하지 않지만 단단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감정을 과장하여 서술하지 않아서 오히려 인물들이 느끼는 고독과 쓸쓸함이 배가되어 전달되어서 스토리에 더 깊이 빠져들어 읽었던 것 같은데요. 저자는 이야기를 통해 삶의 중심을 잃어버렸을 때, 우리가 붙잡아야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인물들의 행보를 통해 넌지시 전달해주었어요. 어쩌면 우리 모두는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저마다의 '그루잠'을 청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니 긴 꿈을 꾸고 깨어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소설 속 인물들이 마침내 맞이하게 되는 아침 햇살이 오래도록 뇌리에 남습니다. 그들이 내딛는 서툴고 느린 발걸음 속에서, 어둠이 걷힌 뒤에 찾아올 새로운 시작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화려한 극적 반전은 없지만, 인물들의 연대와 성장을 담은 서사 자체가 주는 묵직한 울림이 마음에 잔잔한 파도를 일으키는 작품이었습니다.#그루잠 #오픈도어북스 #박보미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쥐고 하루를 시작하곤 합니다. 타인의 일상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스스로를 독촉하던 순간이 많았어요. 과도한 정보와 빠른 변화 속에서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문득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막막해지는 때가 찾아옵니다. 김남혁 작가님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숨 가쁘게 흘러가던 시간의 태엽을 잠시 늦추어 보았습니다.책에서는 현대인이 겪는 조급함과 번아웃의 원인을 차분하게 파헤칩니다. 남들의 기준에 맞춘 속도는 결국 스스로를 지치게 만든다는 문구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타인의 인정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고유한 호흡을 찾는 일이라는 메시지가 마음 깊숙이 와닿았습니다. 남들과 비교하며 불안해하기보다, 나만의 고유한 박자를 회복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다양한 삶의 에피소드를 통해 전해줍니다.특히 일상의 작은 일탈과 멈춤의 가치를 다룬 대목이 길게 잔상을 남겼습니다. 우리는 쉼 없이 무언가를 해내야만 생산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착각하기 쉬워요. 그러나 작가는 가만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정적의 시간이 오히려 에너지를 채워준다고 이야기합니다. 속도를 줄이는 것은 퇴보가 아니라, 자신을 제대로 살피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는 설명이 큰 위로로 다가왔습니다.마음의 여유를 찾는 과정에서 비움의 태도 역시 핵심적인 주제로 다뤄집니다. 물건을 정리하는 물리적인 비움부터, 타인의 시선이나 불필요한 감정 소비를 줄이는 정신적인 비움까지 담겨 있어요. 무작정 더 많은 것을 채우려 애쓰기보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 위해 여백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삶의 과부하를 줄이는 실천법들은 당장 오늘부터 따라 해보고 싶어집니다.나만의 보폭을 지키며 살아가는 법을 배워나가는 순간들은 읽는 내내 깊은 여운을 남겼어요. 타인이 정해놓은 트랙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정원을 가꾸듯 하루를 조율하는 과정이 꼼꼼하게 담겨 있습니다. 복잡하게 얽혀 있던 생각들이 한결 가벼워지고, 내가 진정 원하던 일상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타인의 빠른 발걸음에 맞춰 억지로 달릴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무게가 한층 가벼워집니다.남들의 눈치나 세상의 기준에 휩쓸리지 않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만들어보게 됩니다. 빠르게 지나가는 일상 속에서 나만의 균형을 잡고 싶은 날에 펼쳐보기 참 좋은 기록입니다. 나만의 박자로 걸어가는 삶이 주는 평온함을 새삼 깨닫게 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 책은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온 부부의 희노애락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진솔한 삶의 단편들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자신이 직접 겪은 일상 속 사건들과 가슴속 깊이 묻어두었던 감정들을 숨김없이 적어 내려갔습니다. 남편과의 사소한 다툼부터 시작해 서로를 이해해 가는 긴 시간의 흐름이 담담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가끔은 서로가 천생연분 같다가도 한순간에 웬수로 변하는 부부관계의 묘미를 현실감 있게 서술한 부분이 아주 생생했습니다.아직 미혼인 입장에서 부부, 가정의 모습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접근해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막연히 환상이나 미화된 기대감으로 바라보던 결혼 생활이 아니라, 실제로 생활 속에서 부딪히며 겪게 되는 진짜 삶의 무게와 애환을 생생히 접할 수 있었습니다. 서운함이 쌓였다가도 한 줄기 정 때문에 다시 손을 잡게 되는 과정들이 지루하지 않게 이어집니다. 때로는 소소한 에피소드 속에서 실소가 터져 나오기도 하고 때로는 가슴 한켠이 아려오기도 해요.책에 나오는 이야기 중에는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어가는 서로의 모습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깊이 묻어나는 대목들이 있습니다. 젊은 날의 치기 어린 감정들은 지나가고, 그 자리에 잔잔한 연민과 우정이 채워지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한 울타리 안에서 수십 년을 동행한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양보와 인내를 요구하는지 알 수 있었어요.단순히 행복했던 순간들만 기재한 것이 아니라, 갈등이 발생했을 때 느꼈던 솔직한 고뇌와 쓸쓸함까지 숨기지 않고 털어놓아서 더욱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남편이라는 존재가 때로는 세상에서 가장 멀게 느껴지지만, 결국 내가 가장 힘들 때 곁에 남아 있는 유일한 편이라는 점을 서술한 부분에서도 깊은 울림이 전해지는 듯 합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주는 안정감 뒤에는 각자의 끊임없는 노력이 숨어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 대목이에요.작가는 일상에서 흔히 지나칠 수 있는 작고 소소한 순간들을 포착해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합니다. 식사 자리에서 나누는 짧은 대화, 함께 산책을 하며 나누는 시선, 서로의 건강을 걱정하는 작은 행동 속에 녹아 있는 삶의 깊이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어 줍니다. 책을 읽는 내내 한 편의 따뜻한 인생 드라마를 관람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묶인 수많은 감정의 결을 하나씩 짚어가는 작가의 유연한 문체는 읽는 이로 하여금 깊은 몰입감을 느끼게 합니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겪어보았을 법한 이야기들이기에 쉽게 공감할 수 있고, 세대와 상관없이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숨어 있습니다. 삶의 긴 여정 속에서 가장 가까운 이와의 관계를 어떻게 가꾸어 나가야 할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마이클 이스터의 전작 <편안함의 습격>을 읽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독특하고 예리한 시선에 묵직한 울림을 받았던 기억이 남았어요. 현대 사회가 주는 편리함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다각도로 분석해낸 모습에 감탄했고, 그렇기에 쌤앤파커스에서 출간된 그의 신작 <러킹>을 접했을 때 기대감이 무척 커졌습니다. 이번 신작 역시 인간 본연의 행동 패턴과 관성을 집요하게 추적하며 현대인이 겪는 고질적인 결핍의 뿌리를 깊이 파헤치고 있어요.책 제목인 '러킹(Lurking)'은 숨어서 관망하거나 가만히 훔쳐보는 행동을 의미하는데요, 저자는 이를 현대 문명 속에서 왜곡된 탐욕의 메커니즘과 연결지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과거 생존에 필수적이었던 열망이 현대 환경을 만나 어떤 식으로 과부하를 일으키는지 다양한 연구 결과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어요. 인간이 끊임없이 무언가를 갈망하고 모으려고 애쓰는 이유가 유전적 각인에서 시작되었다는 분석을 다룹니다.저자가 주목한 부분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행동을 지배하는 '갈망 고리'라는 개념이에요. 기회와 불확실성, 그리고 즉각적인 보상이 결합될 때 인간의 뇌는 쉽게 빠져나오기 힘든 굴레에 직면하게 됩니다. 슬롯머신의 원리가 디지털 플랫폼, 소비 문화, 심지어 일상의 작은 습관 속에 어떤 형태로 이식되어 있는지 등. 결핍을 충족시키려는 노력이 역설적으로 더 큰 갈망을 불러일으키는 과정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어요.실제로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설계 구조나 최신 알고리즘이 인간의 심리를 활용하는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도 꽤 실질적으로 다가왔어요. 무의식적인 시선과 관심조차 자본이 되는 시대에서, 우리가 스스로 제어하기 어렵다고 느꼈던 과도한 소비나 도파민 중독이 단순한 의지 부족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데이터와 수치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극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자신을 보호하려면 어떤 식의 구조적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지 고민해보기도 했어요.결국 이 책은 인간이 자극과 욕망의 연쇄 속에서 어떻게 주체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유도하는 질문을 던져주는 듯 합니다. 과잉의 시대에서 덜어내는 삶이 주는 의미를 다각도로 탐구하며, 스스로의 일상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숨어있어요. <편안함의 습격>에서 보여준 저자 특유의 깊이 있는 탐구 체계가 한층 더 정교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내면에 자리 잡은 불안과 갈망의 출처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다루며, 시대를 읽어내는 시야를 한 단계 확장해 주는 좋은 자료가 되어 주었어요.#러킹[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