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웬수 저래두 웬수
김영희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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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온 부부의 희노애락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진솔한 삶의 단편들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자신이 직접 겪은 일상 속 사건들과 가슴속 깊이 묻어두었던 감정들을 숨김없이 적어 내려갔습니다. 남편과의 사소한 다툼부터 시작해 서로를 이해해 가는 긴 시간의 흐름이 담담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가끔은 서로가 천생연분 같다가도 한순간에 웬수로 변하는 부부관계의 묘미를 현실감 있게 서술한 부분이 아주 생생했습니다.

아직 미혼인 입장에서 부부, 가정의 모습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접근해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막연히 환상이나 미화된 기대감으로 바라보던 결혼 생활이 아니라, 실제로 생활 속에서 부딪히며 겪게 되는 진짜 삶의 무게와 애환을 생생히 접할 수 있었습니다. 서운함이 쌓였다가도 한 줄기 정 때문에 다시 손을 잡게 되는 과정들이 지루하지 않게 이어집니다. 때로는 소소한 에피소드 속에서 실소가 터져 나오기도 하고 때로는 가슴 한켠이 아려오기도 해요.

책에 나오는 이야기 중에는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어가는 서로의 모습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깊이 묻어나는 대목들이 있습니다. 젊은 날의 치기 어린 감정들은 지나가고, 그 자리에 잔잔한 연민과 우정이 채워지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한 울타리 안에서 수십 년을 동행한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양보와 인내를 요구하는지 알 수 있었어요.
단순히 행복했던 순간들만 기재한 것이 아니라, 갈등이 발생했을 때 느꼈던 솔직한 고뇌와 쓸쓸함까지 숨기지 않고 털어놓아서 더욱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남편이라는 존재가 때로는 세상에서 가장 멀게 느껴지지만, 결국 내가 가장 힘들 때 곁에 남아 있는 유일한 편이라는 점을 서술한 부분에서도 깊은 울림이 전해지는 듯 합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주는 안정감 뒤에는 각자의 끊임없는 노력이 숨어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 대목이에요.

작가는 일상에서 흔히 지나칠 수 있는 작고 소소한 순간들을 포착해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합니다. 식사 자리에서 나누는 짧은 대화, 함께 산책을 하며 나누는 시선, 서로의 건강을 걱정하는 작은 행동 속에 녹아 있는 삶의 깊이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어 줍니다. 책을 읽는 내내 한 편의 따뜻한 인생 드라마를 관람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묶인 수많은 감정의 결을 하나씩 짚어가는 작가의 유연한 문체는 읽는 이로 하여금 깊은 몰입감을 느끼게 합니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겪어보았을 법한 이야기들이기에 쉽게 공감할 수 있고, 세대와 상관없이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숨어 있습니다. 삶의 긴 여정 속에서 가장 가까운 이와의 관계를 어떻게 가꾸어 나가야 할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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