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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조각들
연여름 지음 / 오리지널스 / 2025년 11월
평점 :
연여름 작가님의 신작 <빛의 조각들>은 일상의 틈새에 스며 있는 감정을 섬세하게 붙잡아 따뜻한 언어로 펼쳐낸 작품으로, 책장을 넘기는 순간마다 오래 잊고 지냈던 마음의 결들을 다시금 만져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읽는 내내 깊이 있는 감성이 조용한 파도처럼 가슴에 번져오면서, 제가 살아온 순간들이 자연스럽게 겹쳐져 떠오르는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요.
이 책은 ‘빛’이라는 상징을 통해 우리가 흔히 지나쳐 버리는 사소한 순간들의 가치를 되새기게 해주었어요. 작가님은 눈부신 한낮의 빛 뿐만 아니라, 흐린 날의 은은한 빛, 저녁 무렵 스며드는 붉은 빛, 그리고 마음속 깊은 상처 틈에서 새어 나오는 희미한 빛까지도 세심하게 그려내어 그 묘사 하나하나가 독자에게 진심으로 말을 걸고, 오래도록 마음속에 머물 수밖에 없는 이유이지 않았나 싶어요.
또한 작가님의 문장은 단순히 예쁘거나 감상적인 것을 넘어서서, 삶의 균열과 그림자까지 포용하는 깊이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픔과 슬픔을 부정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그대로 마주하면서도 그 안에서 어김없이 ‘빛’을 발견해내는 시선은 큰 위로와 용기를 전해줍니다. 마치 어둠을 오래 응시한 후에야 비로소 보이는 미세한 빛처럼, 이 책은 우리가 잃어버린 감정의 온도를 되짚게 하고 스스로를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듯 해서 책을 읽는 내내 위로를 얻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읽는 과정 전반에서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작가님 특유의 차분하면서도 깊은 문체 덕분에 한 문장, 한 단락을 천천히 음미하고 싶어진다는 것이에요. 급하게 읽어내려가기보다 마음속에 담아두고 싶은 문장들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추게 되었고, 그 문장들을 다시 한 번 옮겨 적어보면서 그 덕분에 제 일상도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가지면서 여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빛의 조각들>은 결국 우리 모두의 삶 속에 존재하는 작은 빛들을 발견하도록 이끌어주는 따뜻한 안내서 같은 책이었습니다. 감정의 깊이를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라면 더욱 깊이 공감하고, 지금 잠시 마음이 무겁거나 복잡한 분들에게는 잔잔한 위로가 되어줄 작품이라고 확신합니다. 읽고 난 뒤에도 오래도록 마음 한편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잔향이 남는, 그런 귀한 책이었습니다.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