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버린 도시, 서울
방서현 지음 / 문이당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문이당에서 출간된 방서현 작가의 소설 <내가 버린 도시, 서울>은 제목만으로도 강렬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버린다’는 말 안에 담긴 상실과 해방, 그리고 다시 바라보게 되는 도시의 얼굴이 선명하게 다가와 더 깊이 몰입해 읽을 수 있었던 도서인데요. 작가님은 서울이라는 거대한 배경 속에서 개인이 겪는 감정의 균열을 섬세하게 그려내었고, 그동안 우리가 너무 익숙해져 무심히 지나쳤던 공간과 사람들의 관계를 다시금 떠올리게 만들었어요.

특히 인물들이 서울을 떠나거나, 혹은 떠나고 싶어 하면서도 쉽게 발을 떼지 못하는 모습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 감정은 단순한 탈출 욕구가 아니라, 스스로를 둘러싼 관계와 기억,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마음을 그대로 비춘 듯했습니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매번 새로운 사람을 들이고 또 내보내며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이, 소설 속 묘사를 통해 한층 더 생생하게 와닿았습니다. 때로는 갑갑하고 차갑게 느껴지던 도시가, 작가님을 통해서 문장 안에서는 한 사람의 성장과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생명체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 역시 오랫동안 살아온 공간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바쁘게 스쳐 지나가면서 잊어버렸던 감정들이나 억눌러 두었던 기억들, 그리고 그 속에서 조용히 자라나던 나 자신에 대한 이해까지 자연스레 떠올랐습니다. 방서현 작가님의 서사는 담담하면서도 힘이 있었고, 현실과 허구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물의 마음을 진솔하게 담아내 더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내가 버린 도시, 서울>은 단순히 도시를 떠나는 이야기라기보다, ‘나를 떠났던 나’를 다시 돌아보는 과정에 가까웠습니다. 소설을 덮고 난 뒤에도 여운이 오래도록 지속이 되었어요. 또 이번 책을 계기로 익숙했던 일상을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도시 속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가고 있는 모든 분들께 조용한 위로와 사유의 시간을 선물해주는 작품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