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숏컷의 기술 - 예민해서 고생해온 정신과의사가 터득한 나를 괴롭히지 않는 생각법
니시와키 슌지 지음, 박재영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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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흔들린다. 기쁜 일에도 눈물이 나고, 아무 일도 없는데 가슴이 두근거린다. 누군가의 한 마디에 며칠씩 잠 못 이루고, 사소한 오해에도 마음이 일렁인다. 대학 시절 배운 심리학 수업의 한 구절이 문득 떠오른다. 감정은 인지와 연결되어 있고, 그 인지는 우리가 사건에 부여하는 의미에서 비롯된다고. 즉, 어떤 일이 일어났느냐보다,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우리의 감정을 결정한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이 이론은 너무나 차가운 위로처럼 들린다. 감정을 통제하기 어려운 이유는, 그것이 단순한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오랜 시간 몸과 마음에 새겨진 습관이기 때문이다. 그 습관은 때로, ‘예민함’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괴롭힌다. 이번에 이렇게 예민하고 조그마한 일에도 상처받고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그 고민을 자를 수 있는 숏컷의 기술을 흥미롭게 이야기 해 주는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니시와키 슌지의 <고민 숏컷의 기술>이었다. 고민을 단숨에 자를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예민한 사람은 소리와 빛, 냄새, 분위기, 말투에 민감하다. 눈빛 하나, 말끝의 떨림 하나로 타인의 기분을 감지하고, 그 감지된 정보에 따라 행동을 조심스레 조율한다. 이런 사람들은 종종 ‘지나치게 민감하다’거나 ‘별 일도 아닌데 너무 생각이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그들은 단순히 생각이 많은 것이 아니다. 더 많이 느끼고, 더 깊이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책<고민 숏컷의 기술>은 그런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을 건넨다. “그건 당신이 예민해서가 아니라, 당신의 감각이 활발하다는 뜻입니다.” 그것은 마치 무기력한 자신을 탓하며 살아가던 이에게 전해지는, 온기 어린 안부 인사 같다.

​저자는 진단한다. 상처의 시작은 종종 ‘기대’에서 비롯된다. 타인이 나를 이해해주리라는 기대, 사랑해주리라는 기대, 나와 같은 방식으로 반응해주리라는 기대. 그런데 세상은 그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경우보다, 좌절시키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러면 우리는 곧 실망하고, 그 실망은 나를 향한 비난으로 바뀐다.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랐구나.” “내가 예민해서 그래.” 책은 이야기한다. ‘기대하지 않기’는 무관심이나 체념이 아니다. 그것은 ‘실망하지 않기 위한 지혜’다. 스스로에게 실망하지 않고, 타인을 탓하지 않으며 살아가기 위한, 작지만 단단한 마음의 훈련이다.

대학에서 배운 심리학에서는 감정과 인지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말한다. 슬퍼서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고,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우울해지기도 한다. 이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인지 교정’이다. 대학때 이 인지의 왜곡에 대해서 재미있게 배웠던 것이 기억난다. 예컨대, “모두가 나를 싫어할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면, 정말 ‘모두’가 그럴까? 라고 되묻는다. 이 단순한 질문이 내 안의 파도를 조금 잠재운다. 예민한 사람에게 필요한 건 대단한 심리 치료가 아니라, 이런 작은 점검의 습관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서의 고민에 대해서 단순하고 면료하게 진단한다. 우리가 왜 고민을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세가지이다. 돈, 건강, 인간관계... 정말 심플하고 명료하다. 우리가 다 아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이 세가지가 우리의 고민의 근원의 모든 것일까? 저자는 명확하게 이 세가지의 원인에 의한 고민을 상세하게 설명해 준다. 책을 읽다보면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 진다... 특히 인간관계... 우라가 사회에서 가장 어려워 하는 문제일 것이다. 이것이 우리 고민의 모든 것을 설명해 준다. 저자는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여러가지 숏컷 기술들을 이야기 한다. 그 전에 우리가 알아야 할 인간들의 유형들(퍼스넬러티 중시 유형, 퍼포먼스 중시 유형, 브랜드 중시 유형...), 리스크/호프, 픽스/플렉스 등 기본적인 툴을 먼저 이야기 하며 숏컷의 기술을 설명하는 것이다. 책의 구성이 2~3페이지의 설명과 사진, 표, 그림으로 구성되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

비교는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우리는 종종 남의 ‘한 면’만을 보고, 그에 비해 나의 부족한 ‘한 면’을 꺼내 비교한다. 예쁘고 똑똑한 사람을 보면 자신이 초라해지고, 재능 넘치는 사람을 보면 무기력해진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다면적이다. 예쁜 사람도 고민이 있고, 똑똑한 사람도 실수를 한다. 우리는 상대의 표면만 보고, 자신의 내면 깊숙한 상처와 비교하고 있는 것이다. 책은 말한다. 자신을 입체적으로 보라. 그리고 상대도 입체적인 존재임을 잊지 말라고. 그 말은 곧,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입니다.”라는 속삭임이기도 하다.

​예민한 사람은 책임감이 강하고, 부탁을 거절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쉽게 지치고, 감정적으로 소모된다. 책은 ‘거절도 부탁도 잘하는 사람’을 모델로 제안한다. 즉, 경계 설정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이다. 상대를 배려하면서도 내 마음을 지키는 것, 그것이 감정 소모를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첫걸음이다. 할 수 없는 것을 억지로 하려 하지 않는 것. 타인의 기대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리듬’대로 사는 것. 그것이 예민함을 살아내는 기술이 된다.

​예민한 사람에게는 거창한 목표보다 작고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하다. 책은 ‘스몰스텝’을 강조한다. 한꺼번에 바뀌려고 하지 말고, 오늘은 하루만큼 덜 괴롭기. 단 한 사람에게만 마음을 열어보기. 이런 사소한 시도들이 쌓일 때, 마음은 조금씩 회복된다. 예민한 사람은 어쩌면 ‘활동적인 모험가’다. 몸은 가만히 있어도, 머릿속에서는 수백 번의 생각과 감정의 여정이 이어진다. 그러니 더 천천히, 더 부드럽게 스스로를 이끌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이제 알게 된다. 고민이 생겼을 때, 거창한 해답을 찾기보다 숏컷을 활용하는 것이, 우리를 조금 더 살기 편하게 만들어준다는 사실을.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있는 우리의 감정에, 조용히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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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23 - 피아니스트 조가람의 클래식 에세이
조가람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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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음악은 언어 이전의 말이라고 한다. 말로는 다 닿지 못하는 마음의 여백에, 음악은 조용히 내려앉아 그 사람의 내면을 껴안는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어떤 선율을 들을 때 이유도 없이 가슴이 저리거나, 한없이 따뜻해지는 기분을 경험한다. 하지만 음악이 온전한 예술로 남기기 위해서는, 아름다움 뒤에 깃든 체계와 질서가 필요하다. 바로 그 지점에서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라틴어로 ‘작품’을 의미하는 Opus, 줄여서 Op..

우리가 흔히 듣는 “쇼팽의 Op.9”, “베토벤의 Op.27” 같은 표현은 음악을 구분하기 위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한 음악가가 남긴 시간의 층위, 그리고 그가 세상에 내어놓은 창조적 세계의 차례이자, 음악 인생의 한 조각이다. 음악가의 인생이 선율로 녹아든 작품을, 인류는 번호를 매겨 기록했다. Opus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Opus의 기원은 고대 라틴어에서 찾아볼 수 있다. ‘노동’, 혹은 ‘일’이라는 뜻을 지닌 이 단어는, 창작자의 땀과 시간, 고뇌와 희열이 담긴 결과물을 통칭하기 위한 이름이었다. 르네상스 이후 음악이 점차 인쇄되어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작곡가의 작품들을 정리하는 필요성이 생겼다. 그리하여 가장 널리 퍼진 방식이 바로 출판 순서에 따라 번호를 붙이는 ‘Opus number’였다.

물론 이 번호는 항상 작곡된 순서를 정확히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작품은 늦게 출판되어 숫자가 뒤로 밀리고, 또 어떤 작품은 생전에 출판되지 못해 ‘WoO’(Werke ohne Opuszahl, 작품번호 없는 작품)라는 이름을 달기도 한다. 하지만 Opus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시간의 무게를 품은 음악들을 다시금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많은 작품번호 중에서, ‘Op.23’이라는 숫자에 이끌리는 순간이 있다. 그 짧은 조합은 내게 하나의 세계를 환기시킨다. 어두운 밤, 운명처럼 다가오는 선율의 첫 음. 불안과 열정, 비극과 격정 사이를 넘나들며 사람의 감정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곡. 바로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ff)의 10개의 전주곡 Op.23이 떠오른다. 라흐마니노프 자신의 고통과 사랑, 고독과 희망이 응축된 ‘작품집’이다. 특히 Op.23 No.5, 우리가 흔히 “라흐마니노프 행진곡”이라 부르는 곡은 수많은 피아니스트들의 레퍼토리로 남았고, 듣는 이들에게는 설명할 수 없는 열정과 감동을 선사해왔다. 숫자 하나가 불러낸 깊은 울림. 그것이 바로 Opus의 마법이다. 이번에 이 opus를 제목으로하는 신선한 책을 읽었다. <Op. 23>이었다. 피아니스트인 조가람님의 음악 에세이.... 예술가로서의 그녀의 감성이 느껴진다..

모든 생에는 각자의 박자와 조율이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날들 또한 마치 한 편의 악보처럼, 선율로 엮여 있으며 음표처럼 의미를 품는다. 누군가는 인생을 한 권의 책으로 기억하고, 또 누군가는 한 폭의 그림처럼 담아내지만, 나에게 있어 삶은 언제나 ‘음악’이었다. 울퉁불퉁한 리듬 속에서 조용히 흐르던 일상도 있었고, 전주 없이 갑작스럽게 몰아치는 격정의 순간도 있었다. 어떤 날은 아무것도 연주되지 않은 쉼표 같았고, 어떤 날은 마치 라르고(Largo)처럼 더디지만 단단하게 흘러갔다.

그런 내게 'Op.23'이라는 숫자가 말을 걸어왔다. 음악을 조금이라도 아는 이라면, 'Op.'가 ‘Opus’, 즉 ‘작품 번호’를 뜻한다는 것을 안다. 이는 작곡가가 세상에 내놓은 자신의 창작물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는 방법이다. 이 간단한 숫자와 약어가 품고 있는 것은 단순한 순번이 아니라, 작곡가의 인생 그 자체다. Op.1에서 시작된 그들의 여정은 삶의 경험, 슬픔, 사랑, 고뇌, 기쁨이 모두 담긴 시간의 궤적이며, 그 번호 하나하나에는 어떤 계절의 숨결과, 한 시대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쇼팽의 Op.23은 발라드 1번, 차이콥스키의 Op.23은 피아노 협주곡 1번, 슈만의 Op.23은 밤의 노래, 라흐마니노프의 Op.23은 전주곡, … 그러니 나 또한 나의 인생에 Op.23이라는 번호를 붙여도 좋지 않을까. 어쩌면 지금 이 시기는 내가 내 삶의 첫 번째 발라드를 쓰는 시점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쇼팽이 그렸던 내면의 불꽃일 수도 있고, 차이콥스키가 터뜨렸던 격정의 선언일 수도 있으며, 슈만이 밤의 정적에 띄운 고백일 수도 있다. 혹은 라흐마니노프가 노트마다 심장을 새기듯 남겨놓은 전주곡처럼, 묵직하고 깊게 울려 퍼지는 나만의 이야기일 수 있다.


책은 음악에 대한 해설이나 작곡가의 생애를 서술만 하는 책이 아니다. 그것은 ‘음악을 삶으로 번역하는 이야기’이며, ‘인생의 순간들을 음악의 언어로 그려낸 시적 고백’이다. 저자는 피아니스트로서, 청자로서, 예술가로서의 경험을 오롯이 펼쳐 보이며 말한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 고유한 '작품 번호'를 붙일 수 있으며, 그것은 단지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자기만의 악보’임을 말이다.

나도 오늘, 이 글을 쓰는 지금, 내 인생의 Op.23 앞에 서 있다. 이 번호는 나의 전환점이며,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의 시간이 맞닿는 교차점이다. 여기서 나는 고백처럼 써 내려가고 싶다. 쇼팽과 함께 울고, 라흐마니노프와 함께 기다리고, 포고렐리치와 함께 외로워하며, 브람스와 함께 묵묵히 버텨낸 시간들을 말이다. 음악은 결코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내 삶의 모든 감정과 호흡, 희망과 상처에 깃들어 있었고, 이 Op.23이라는 이름 아래, 나는 나만의 연주를 이어가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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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건물주로 은퇴하라
영끌남 지음 / 코주부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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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릴 적부터 ‘건물주’는 마치 동화 속 인물처럼 느껴졌다. 텔레비전에서 연예인들이 장난스럽게 “건물주가 꿈”이라고 말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지만, 속마음은 달랐다. ‘나와는 관계없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매달 빠듯한 월급으로 생활을 유지하고, 작은 통장 잔고를 들여다보며 다음 월급날을 기다리는 삶. 그것이 너무도 당연한 현실이라, ‘건물주’라는 말은 마치 먼 나라의 언어처럼 들렸다. 하지만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전 세대처럼 정년까지 일하고, 은퇴 후 연금으로 조용히 살아가는 삶의 방식은 더 이상 보편적인 정답이 아니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새로운 경제적 삶의 방식—바로 ‘경제적 자유’에 대한 갈망을 품기 시작했다. 욜로(YOLO)족처럼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 반대편에는 파이어(FIRE)족처럼 자산을 쌓아 조기 은퇴를 준비하는 이들도 있다.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나는 <월급쟁이 건물주로 은퇴하라>라는 책을 만났다. 처음엔 제목부터 눈에 띄었다. 너무도 직설적인 제목에 웃음이 났지만, 책장을 넘기자마자 나는 단숨에 빨려들었다. 이 책은 투자 서적의 의미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삶의 구조 자체를 바꾸었는지에 대한 살아 있는 증언이었다.

이 책의 저자, 영끌남은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다. 시화공단에서 월급 150만 원을 받던 시절, 그는 누구보다 절박했고, 누구보다 치열하게 스스로의 미래를 고민했다. 절망 속에서 그는 선택했다.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보자’고. 그 길의 첫 단추는 공부였다. 그는 10년간 수많은 건물주들을 분석하며, 그들의 공통된 투자 패턴과 사고방식을 익혔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첫 건물을 매입했고, 이후 하나둘씩 자산을 늘려가며 100억 원대의 건물주가 되었다. 그의 가장 놀라운 점은 0원으로 시작했다는 것이다. 처음 들었을 때 믿기 힘들었지만, 책 속에는 그것이 가능했던 근거와 실제 사례들이 빼곡히 담겨 있었다. 그는 사업자 대출, 급매물 공략, 리모델링 후 수익률 개선, 그리고 엑시트 전략까지 섬세하고 체계적으로 설계했다. 특히, 그는 '소유'에 머무르지 않고 현금흐름을 설계했다. 월세가 자동으로 들어오는 구조를 만들고, 이를 재투자하며 현실적인 ‘경제적 자유’의 구조를 완성해나갔다.

책에는 실제 계약서, 리모델링 전후 사진, 예상 수익 계산서 등 실질적인 정보들이 넘쳐난다. 디스코, 랜드북 같은 실거래가 및 감정 정보 사이트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수백 군데 부동산을 어떻게 공략했는지도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놀라운 건, 이러한 이야기들이 거창하거나 허황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적은 자본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건물주가 되기 위해 큰돈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는 것을 계속해서 강조한다. 핵심은 자금이 아니라 의지와 실행력이다. 또한 책에는 다양한 투자자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프리랜서, 주부, 무직 상태였던 사람들까지도, 자신에게 맞는 조건에서 건물주가 되었고, 각자의 방식으로 경제적 자유의 문을 열었다.

저자는 이 모든 과정에서 한 가지 메시지를 전한다. “돈은, 자신을 멀리하는 사람에게 결코 기회를 주지 않는다.” 그 문장은 나의 마음을 오래도록 울렸다. 나 또한 그동안 기회를 두려워했던 사람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책을 덮으며 나는 긴 숨을 내쉬었다. 책을 읽기 전과 후의 나는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내 안의 어떤 고정관념, ‘나는 안 될 거야’라는 자기 한계가 하나씩 무너졌다.

사실 나는 늘 현실적인 조건만 따졌다. 내 월급, 내 통장잔고, 내 처지.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성공한 이들은 ‘조건’을 보는 게 아니라 ‘기회’를 본다는 것을. 그들은 불확실함 속에서도 나아가는 사람들이다. 책은 한 개인의 성공기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마주한 경제적 미래를 다시 설계할 수 있는 안내서다. 처음엔 어렵고 낯설 수 있다. 리스크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리스크는 무지에서 오고, 무지는 실행하지 않음에서 온다.’ 책을 읽은 지금, 나는 아직 건물을 매입하지는 못했지만, 이미 첫 발걸음을 뗀 사람이 되었다. 저자의 경험과 조언은 나에게 단순한 정보 그 이상이었다. 그것은 내 삶을 바꾸는 용기가 되었다.

누구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그 출발점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작은 ‘마음의 변화’일지 모른다. 지금 이 순간, 나는 내 삶의 건축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벽돌 하나를 쌓듯, 매일 조금씩. 그렇게 언젠가 나도, 오늘을 살아가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꿈, 나도 이룰 수 있었어. 그러니 당신도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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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샵 판타지 아트
JASON KIM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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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간은 이야기로 기억하고, 이미지를 통해 감동한다. 우리는 매 순간 시각적 인지에 의존하며 세상을 이해하고, 의미를 구성하며 살아간다. 그런 점에서 디지털 이미지와 영상의 시대는 기술의 진보 뿐만 아니라 인간 감각의 확장이다. 인스타그램의 정지된 아름다움, TikTok의 리듬과 속도, 그리고 유튜브의 감정이 응축된 짧은 이야기들은 모두 우리가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디지털 문명은 이제 우리가 정보를 소비하고 사고를 전개하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는 텍스트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시각 중심으로의 전환이며, 기억을 이미지로 각인시키는 새로운 학습의 시대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경험의 방식에 혁명을 가져온 존재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이미지 생성형 AI다. 언어가 그림이 되고, 상상이 현실처럼 구체화되는 세상. 우리는 이제 "그릴 수 있는 사람"보다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이 더 강력해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고 있으며, 이는 창작의 민주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우리는 더 이상 캔버스와 붓 없이도, 자신만의 상상의 세계를 현실처럼 구현할 수 있는 시대의 문 앞에 서 있다.

제이스 앨런이라는 게임 기획자가 ‘미드저니’를 통해 창작한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은 그런 시대의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누구도 그것이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에 의해 생성된 이미지라곤 믿지 못했다. 너무나 정교하고, 서사적이며, 감정적으로 풍부했기 때문이다. 그 순간 우리는 깨닫게 된다. 예술이 가진 '인간만의 영역'이라는 신화가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음을. ​이 사례는 기술의 성취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의 창작 개념 자체를 다시 묻게 만든다. 예술은 과연 기술의 결과인가, 감성의 표현인가? 인공지능이 만든 그림에서 감동을 받았을 때, 우리는 그 감동의 근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자문하게 된다. 어쩌면 창작의 본질은 결과물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감상하고 해석하는 우리의 태도에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다른 곳에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예술은 이제 의미가 없어지는가? 우리는 단지 AI에게 명령을 내리는 프로그래머로만 살아가게 되는가? 창작은 이제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산물이 되어버리는 것일까?

답은 아니다. AI는 상상력을 확장시키는 하나의 도구일 뿐, 여전히 인간의 감성과 사유는 창작의 본질을 관통하고 있다. AI는 재료가 될 수는 있어도, 이야기의 중심이 될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포토샵과 같은 전통적인 디자인 툴을 배워야 하고, 그 깊은 세계를 이해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에 읽어본 <포토샵 판타지 아트>는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 책은 디지털 이미지 도구를 넘어서 세계를 창조하는 법을 알려주는 마법서에 가깝다.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나는 ‘어떻게 합성을 잘할 수 있을까’라는 기술적 욕심만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책장을 넘기면서, 그것은 점차 나의 상상과 예술혼을 자극하는 감각적인 체험으로 변해갔다. 이 책은 사용자에게 도구의 기능을 전달하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도구를 통해 어떻게 나만의 이야기를 구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영감을 불어넣는다. 기술적 지식은 배경이고, 그 위에 펼쳐지는 예술의 상상력은 이 책의 진정한 힘이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그 친절함에 있다. 이 책은 초보자를 위해 손을 내민다. ‘최적의 환경 설정’부터 시작해, ‘툴바’ 하나하나의 기능을 정리해 주는 그 자세한 설명은 마치 오래된 친구가 옆에서 천천히 이야기해주는 듯한 인상을 준다. 기술은 친절할 때 비로소 아름다워진다. 이 책은 기술을 따뜻한 언어로 바꾸는 데 성공한 몇 안 되는 작품이다. 단계별로 나뉜 설명은 포토샵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인터페이스의 구조, 레이어의 개념, 브러시의 활용, 마스크와 클리핑의 차이까지 꼼꼼하게 짚어주는 설명은 사용자의 이해를 확실히 도와준다. 책의 구성은 마치 하나의 정원처럼, 걷는 이가 길을 잃지 않도록 이정표를 세심하게 배치해두었다.

또한 판타지 아트라는 장르 자체에 대한 접근도 흥미롭다. 우리는 현실을 재현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상상을 현실처럼 그리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 이 책은 그런 상상의 지도 위에 현실의 도구들을 정교하게 배치한다. 건물의 일부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합성 기법, 초현실적인 배경과 인물의 조화를 만들어내는 레이어 구성, 각각의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는 자신만의 이야기 세계를 구성해 나가게 된다.

​특히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이 책이 국내 작가에 의해 쓰였다는 점이었다. 지금까지 많은 디지털 아트 튜토리얼이 해외의 기준에 맞춰 구성되어 있어, 문화적 거리감이나 언어적 장벽을 느껴야 했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 정서와 감각에 맞춰져 있다. 마치 ‘한국적인 판타지’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 같기도 하다. 드라마틱한 서사, 감정을 이끄는 색채 배치, 그리고 이야기의 여운을 남기는 연출까지. 이는 단순한 튜토리얼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적 성찰이다. 책을 통해 우리는 기술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나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는지를 배운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의 가장 아름다운 점이다. 나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이야기로, 이 디지털 세계를 탐험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안내자. <포토샵 판타지 아트>는 그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책의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한 뒤에는, 내가 무언가를 창조해냈다는 자신감이 싹튼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다시 다음 장을 넘기게 하는 에너지로 바뀐다. 기본편을 익힌 후, 활용편에서 다루는 고급 합성 기법은 더 이상 두렵지 않다. 마치 내가 성장했음을, 그리고 언젠가는 나만의 세계를 온전히 표현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느끼게 한다. 실습 예제들이 매우 구체적이며 실용적이다. 이미지 효과를 재현하는 것을 넘어서, 왜 이 구성을 선택했는지, 어떤 색감을 써야 감정을 유도할 수 있는지를 설명해준다. 재미있는 구성의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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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에르의 처음 프랑스어 - 프랑스어 찐 왕초보를 위한 100일 완성 프로젝트
노민주(주미에르)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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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국제화의 물결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언어는 더 이상 의사소통의 도구를 넘어서, 문화적 이해와 정체성, 그리고 직업적 기회를 넓히는 열쇠로 기능한다. 우리는 이제 영어라는 국제 공용어를 넘어서, 제2외국어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프랑스어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어는 전통적으로 ‘외교의 언어’, ‘예술의 언어’, ‘사랑의 언어’라는 별칭으로 불려왔다. 유엔, 유네스코, EU 등의 국제기구 공용어로 사용되며,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 캐나다, 동남아시아까지 약 29개국에서 공식어로 지정되어 있다. 이러한 세계적 위상 덕분에 프랑스어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큰 자산이 된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국내외 다국적 기업들이 프랑스어 능력을 갖춘 인재를 우대하는 추세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으며, 프랑스어를 통한 문화, 예술, 패션, 요리 등의 분야 접근 역시 한층 용이해졌다.


뿐만 아니라, MZ세대를 중심으로 프랑스 문화와 언어에 대한 관심이 새로운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등에서 프랑스어 콘텐츠를 자막 없이 즐기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프랑스어 학습은 이제 단순한 학문적 목표를 넘어 ‘라이프스타일’의 일부가 되고 있다. 특히 프랑스 여행, 프랑스 유학, 혹은 프렌치 감성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프랑스어는 곧 ‘자신다움’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어가고 있다. 나 역시 이 흐름 속에서 프랑스어에 매료된 사람 중 하나이다. 언젠가 파리의 작은 서점에 앉아 조용히 생텍쥐페리의 문장을 원어로 읽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화려하고도 섬세한 언어의 결 속에서, 나는 새로운 세계를 상상할 수 있었다. 단순히 자격증 취득이나 실용적인 목표 때문이 아니라, 프랑스어를 통해 나의 감수성을 확장시키고, 보다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싶다는 소망이 생긴 것이다. 이번에 프랑스어를 배우기 위한 첫 스타트 책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노민주(주미에르)님의 <주미에르의 처음 프랑스어>다. 여름 휴가로 파리로 가서 원어민과의 대화를 꿈꾸며 책을 읽어 본다.


프랑스어는 내게 오랜 시간 동안 동경의 언어였다. 그 소리는 마치 클래식 음악처럼 부드럽고, 어딘지 모르게 낭만적인 안개에 싸여 있었다. 고전 영화를 볼 때마다, 파리의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불어 속삭임은 현실과는 전혀 다른 세계를 예고하는 듯했다. 말 한마디에 사계절이 담겨 있는 듯한 언어, 문장 하나가 삶의 깊이를 건드리는 언어. 그러나 동시에 그 낭만은 나와는 조금 먼 곳에 있는 듯했다. ‘문법이 어렵다’, ‘발음이 까다롭다’, ‘성별 구분이 헷갈린다’는 이야기는 프랑스어를 실체 없는 안개처럼 느끼게 했다. 그 안개는 아름다웠지만, 손에 잡히지 않았고, 쉽게 스며들지도 않았다. 책의 표지를 보는 순간, 마치 한 송이 라벤더가 조용히 눈앞에 피어난 것 같았다. ‘처음’이라는 단어는 항상 두렵고 불안한 감정을 동반하지만, 이 책은 그런 감정을 한결 누그러뜨려 주는 힘이 있었다. 프랑스어를 모국어처럼 익히지 못한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한 따뜻한 초대였다. 이 책은 ‘학습서’라기보다도 마치 여행지의 지도 같았다. 낯선 언어라는 미로를 혼자 걷는 것이 아니라, 손을 잡고 함께 걸어주는 친절한 동행자가 생긴 느낌이었다.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오늘의 체크 포인트’라는 항목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여행을 떠나기 전 짐을 챙기는 사람처럼, 오늘 내가 어디를 지나 어떤 풍경을 만날지를 조심스럽게 짚어준다. 공부라는 단어가 가져오는 무게감은 어느새 사라지고, 차분하고 기대 어린 하루가 시작된다. “너무 무리하지 않아도 돼요.” 이 책이 그렇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프랑스어 학습을 시작하며 가장 필요한 건, 어쩌면 정확한 문법보다 이런 격려의 말 한마디일지도 모른다. 처음이라는 것은 언제나 망설임과 두려움이 동반되지만, 그 마음을 알아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사실은 얼마나 큰 용기를 주는지 모른다.

‘오늘의 학습 내용’으로 들어서면, 단어 하나 문장 하나가 섬세하게 손질된 보석처럼 다가온다. 문법을 설명하는 방식이 어쩌면 이렇게도 다정할 수 있을까? 보통의 문법 설명은 메마른 공식처럼 느껴지지만, 『주미에르의 처음 프랑스어』 안에서는 그것이 삶의 언어로, 살아 있는 문장으로 다가온다.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졌던 개념들이 이 책 안에서는 놀랍도록 쉽게 이해된다. 동사의 활용이나 성별에 따른 형용사의 변화 같은 부분도, 딱딱한 설명이 아닌 자연스러운 문맥 속에서 스며든다. 예문들 또한 기계적인 조합이 아니라, 마치 프랑스 어느 골목길에서 나지막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대화를 엿듣는 것처럼 생생하다. 단어들이 정적인 기호가 아니라 움직이고 살아 있는 생명처럼 다가오니, 그 여운은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는다.


그리고 회화. 이 책의 ‘처음 회화’ 코너는 작지만 강한 울림을 준다. 프랑스어 발음을 녹음한 원어민의 목소리는 한 편의 짧은 영화처럼 귀를 간질이고, 억양 하나하나에 숨은 감정의 결을 느끼게 한다. 발음을 따라하다 보면 단어의 뜻을 아는 것 이상의 감정이 전달되는 순간이 있다. 어투, 리듬, 멜로디. 단순히 ‘정답’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언어의 음악성을 몸으로 익히게 된다. 책을 읽으며 나는 처음으로 ‘말하고 싶다’는 욕망을 느꼈다. 말이라는 것이, 단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감정과 삶을 나누는 통로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외국어를 진짜 배우기 시작하는 순간은 어쩌면 바로 그런 순간이 아닐까.


‘Quiz’와 ‘종합 연습문제’ 코너는 이 여정을 돌아보게 하는 쉼표와도 같다. 마치 오늘 하루의 여행을 마친 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길을 돌아보는 기분이랄까. 내가 얼마나 이해했는지 점검하는 과정이지만, 결코 무겁지 않다. 실수를 했더라도 괜찮다는 듯이, 책은 조용히 다음 장으로 우리를 이끈다. 이 책은 채찍 대신 나지막한 칭찬으로 나를 다음 단계로 이끈다. 한 번 실수해도 괜찮다. 중요한 건 계속 걷는 것, 언어라는 긴 여정에서 멈추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처음 Talk talk!’ 코너. 이것은 이 책의 진정한 보석 같은 순간이다. 가장 많이 쓰이는 회화 표현들을 입으로 뱉는 연습을 하며, 마치 내가 프랑스 친구와 대화를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단어와 문장 하나하나에 생활의 온도가 배어 있는 듯해서, 말이 단순한 기호의 조합이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을 향한 징검다리처럼 느껴졌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조차, 이 책에서는 하나의 풍경처럼 다가온다. Bonjour. 그 한마디 속에는 아침 햇살과 잔잔한 인사, 그리고 미소가 담겨 있다. 언어는 결국 마음의 풍경을 말하는 도구이기에, 그 표현이 감정으로 연결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말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책은 내가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그 안에는 말의 소리, 감정, 그리고 그것을 배우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스며 있다. 책은 다정하게 말한다. “천천히 해도 괜찮아요. 당신은 지금 아주 잘하고 있어요.” 그 한마디가 내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른다. 감성적인 언어를 감성적인 책으로 보는 재미가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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