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역전 - AI를 설득하라 - AI 에이전트 시대의 마케팅 생존 매뉴얼
정허로 지음 / 박영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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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마케팅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우리는 언제나 '누구를 설득할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 서 있었다. 20세기 초반 라디오와 신문이 주류였던 시절에는 대중을 향한 일방적 메시지 전달이 전부였다. 텔레비전이 보급되면서 시각적 이미지가 더해졌고, 인터넷 시대에는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설득의 대상 자체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정허로님의<설득의 역전>이 던지는 핵심 화두는 명료하다. 이제 브랜드가 설득해야 할 1차 대상은 소비자가 아니라 인공지능이라는 것. 트렌드 변화가 아니라 마케팅 생태계 전체의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 마치 생물학적 진화에서 환경이 바뀌면 생존 전략 자체를 재설계해야 하듯, 마케팅 역시 근본부터 다시 써야 하는 시점에 도달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변화가 이미 우리 일상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침에 일어나 스마트 스피커에 게 날씨를 물어보고, 출근길에 AI 비서가 추천한 팟캐스트를 듣고, 점심 메뉴를 검색 엔진의 제안으로 결정한다. 저녁에는 OTT 플랫폼이 골라준 영화를 보고, 쇼핑 앱에서 AI가 큐레이션한 상품을 구매한다. 우리는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Al라는 필터를 통해 세상과 만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보이지 않는 문지기는 어떤 기준으로 브랜드를 판단할까? 저자가 제시하는 통찰은 명확하다. AI는 감정이 없다. 브랜드 충성도도, 향수도, 동경도 느끼지 않는다. 오직 데이터와 논리, 패턴과 효율성 만으로 세상을 인식한다. 30년간 공들여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가 AI에게는 그저 분석 가능한 숫자의 집합일 뿐이다.


마케터의 정체성에 관한 논의는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다. 저자는 전통적 마케터를 '시인'에 비유한다. 아름다운 언어로 이야기를 엮고, 감성적 메시지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존재. 코카콜라의 '행복을 여세요, 나이키의 ‘Just Do It' 같은 슬로건들이 그 대표적 산물이다. 이들은 제품의 기능을 넘어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을 판매했고, 소비자들은 그 이야기에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하지만 AI 시대의 마케터에게는 '건축가'의 역할이 요구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건축가는 미학과 공학을 동시에 다룬다. 건물의 외관이 아름다워야 하지만, 구조적 안정성과 기능적 효율성 또한 담보 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현대의 마케터는 감성적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되, 동시에 AI가 이해하고 전달할 수 있는 데이터 구조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역할 전환은 기술적 스킬의 추가를 의미하지 않는다. 사고방식 자체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한다. 예를 들어 '프리미엄 샴푸'라는 브랜드 포지셔닝을 생각해 본다. 과거에는 고급스러운 패키지, 유명 모델을 기용한 광고, 감각적인 향기 묘사로 충분했다. 하지만 AI에게 이를 전달하려면 ' pH 5.5 약산성' , ' 실리콘 프리 ' , ' 모발 단백질 89% 개선 ' 처럼 측정 가능하고 구조화된 속성으로 번역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감성을 버리라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저자가 반복적으로 강조하듯, 이는 '감성의 종말'이 아니라 '설득의 순서' 변화다. 여전히 최종 구매 결정을 내 리는 것은 사람이며, 사람은 여전히 감정으로 움직인다. 다만 그 감성에 도달하는 경로가 바뀌었을 뿐이다. Al라는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면, 아무리 훌륭한 브랜드 스토리도 소비자에게 닿을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중 언어 전략이라는 개념도 흥미롭다. 한쪽 귀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적 언어를 구사하고, 다른 한쪽 귀로는 AI가 이해할 수 있는 구조 적 언어를 말해야 한다. 마치 바이링구얼이 상황에 따라 언어를 자유자재로 전환하듯, 마케터도 대상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능숙하게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의 죽음을 선언하는 이들도 있다. 데이터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시대에 이야기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관점은 다르다. 스토리텔링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진화한다는 것. 그는 ' 데이터 내러티브 '라는 개념 을 제시한다. 데이터 내러티브란 무엇인가? 단순히 숫자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다. 데이터를 통해 의미 있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것이다. 넷플릭스가 좋은 예다. 그들은 작품을 76,897개의 세부 장르로 분류하고, 각각에 로맨스 수준, 줄거리 완성 도, 배경 설정 같은 태그를 부여한다. 이는 단순한 분류가 아니라 데이터를 통한 스토리텔링이다. AI는 이 구조화된 정보를 바탕으로 각 사용자에게 맞춤형 이야기를 전달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5가지 데이터 서사 구조는 실무적으로 유용한 프레임워크다. 성과 데이터는 객관적 증거를 제공하고, 경험 데이터는 사용자의 실제 목소리를 담으며, 가치 데이터는 브랜드의 철학을 구체화한다. 신뢰 데이터는 투명성을 보장하고, 영향력 데이터는 사회적 기여를 입증한다. 이 다섯 가지 층위 가 조화를 이룰 때, 브랜드는 AI와 사람 모두를 설득할 수 있는 설득력을 갖추게 된다. 테슬라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전통적 자동차 회사들이 TV 광고에 수백억을 쏟아붓는 동안, 테슬라는 한 푼의 광고비도 쓰지 않았다. 대신 가속 성능 데이터, 배터리 효율 수치, 자율주행 안전 통계, 실제 사용자 리뷰를 투명하게 공개했다. 이 데이터들이 AI를 통해 관심있는 소비자에게 정확히 전달되었고, 결과적으로 광고 없이도 강력한 팬덤을 형성할 수 있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데이터의 '양이 아니라 '구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조건 많은 정보를 쏟아붓는다고 AI가 우호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오히려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식으로, 의미있는 관계망을 구축하여 제공해야 한다. 마치 좋은 도서관이 책을 무작위로 쌓아두지 않고 체계적으로 분류하듯, 브랜드 데이터도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마케팅 예산 배분의 변화는 책이 제시하는 가장 실질적인 제언 중 하나다. 저자는 '광고비에서 추천비로'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는 단순한 예산 항목의 변경이 아니라 사고방식의 전환을 의미한다. 전통적 광고는 브랜드가 원하는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구조였다. 프라임 타임 TV 광고, 전면 신문 광고, 대형 옥외 광고판. 모두 브랜드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소비자에게 '노출'시키는 방식이었다. 효과는 도달률, 노출 빈도, 브랜드 인지도 같은 지표로 측정되었다. 하지만 Al 시대의 '추천'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순간, 그들이 묻는 질문에 답하는 형태로 브랜드가 제시된다. 이는 '푸시'가 아니라 '풀'의 논리다. 브랜드가 소비자를 찾아가는 게 아니라, 소비자의 니즈가 브랜드를 불러오는 구조다. 따라서 투자의 방향도 '얼마나 많이 노출시킬 것인가'에서 '어떻게 AI의 신뢰를 얻을 것인가'로 바뀌어야 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Purpose 경제'는 CSR을 넘어선다. 브랜드의 존재 이유, 추구하는 가치,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이 선택적 미덕이 아니라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되는 시대를 말한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변화에 AI가 촉매 역할을 한다. AI는 브랜드의 주장과 실제 행동 사이의 간극을 감지한다. 홈페이지에 '환경 친화적'이라고 써놓았지만 실제 탄소 배출 데이터가 없다면, AI는 이를 빈 주장으로 판단한다.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지만 공급망 투명성 정보가 부재하다면, 신뢰도는 떨어진 다. 반대로 구체적 데이터로 뒷받침되는 가치 주장은 강력한 차별화 요소가 된다. 파타고니아의 사례는 시사점이 크다.


'우리는 고향인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라는 선언은 마케팅 슬로건이 아니다. 제품별 환경 발자국 데이터 공개, 수선 프로그램 운영 실적, 환경 단체 기부 내역 등 모든 것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측정 가능한 형태로 제시된다. AI는 이러한 일관성과 진정성을 높이 평가하고, 관련 질문을 받았을 때 우선적으로 추천한다. 여기서 중요한 통찰은 '무엇을 팔 것인가'를 넘어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의 중요성이다. 제품과 서비스는 결국 수단이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궁극적 목적, 변화시키고자 하는 세상의 모습이 명확할 때, 그것이 AI를 통해서도 명료하게 전달될 수 있다. MZ 세대를 중심으로 한 소비자들은 이미 구매를 통해 가치를 표현한다. 좋은 제품만을 사는 게 아니라, 동의하는 가치관을 지닌 브랜드를 선택한다. AI는 이러한 매칭을 더욱 정밀하게 만든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를 하고 싶어요"라는 사용자의 질문에, AI는 '친환경'을 표방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실제 데이터로 입증된 브랜드를 추천할 것이다. AI 시대의 마케터는 더 이상 시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건축가가 되어야 한다. 감성과 논리, 예술과 과학, 이야기와 데이터를 동시에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결코 쉬운 전환이 아니다. 하지만 생존을 넘어 번영을 꿈꾼다면, 피할 수 없는 진화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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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사회 교과서 한 번에 통과하기 2 - 교과서 속 10개 주제를 단숨에 꿰뚫는 통합사회 교과서 한 번에 통과하기 2
구정화 지음 / 해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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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사회 과목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학생들이 민주 시민으로서 필요한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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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사회 교과서 한 번에 통과하기 2 - 교과서 속 10개 주제를 단숨에 꿰뚫는 통합사회 교과서 한 번에 통과하기 2
구정화 지음 / 해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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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등학교 통합사회 교과서를 다룬 이 책을 접하면서, 나는 교육의 본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암기와 정답 찾기에 익숙한 교육 방식에 갇혀 있었다. 수학 공식을 외우고, 영어 단어를 암기하듯이 사회과목마저도 용어의 정의를 달달 외우는 방식으로 접근해왔다. 하지만 이 책이 제시하는 통합사회 과목은 전혀 다른 방향을 지향한다.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스스로 사유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2권이 다루는 주제는 모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들이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각 주제가 서로 분리되어 있지 않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재미있게 읽었다. ^.^

책에서 다루는 시장경제와 자본주의에 대한 설명은 매우 균형 잡혀 있다. 자본주의가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인류에게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 주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발생한 노동 착취와 빈부격차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새로운 계급 관계가 형성되면서 노동력이 상품처럼 취급되었고, 이윤의 대부분이 자본가에게 집중되면서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었다는 분석은 매우 설득력 있다. 흥미로운 점은 욜로 문화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다. 원래 미국에서는 서로 돕고 공동체를 생각하며 행복하게 살자는 의미였던 이 개념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소비 중심적 메시지로 왜곡되었다는 지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진정한 욜로는 현재의 쾌락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를 고려한 현명한 자산 관리와 소비를 의미해야 한다는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삶의 태도와 가치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사회 정의와 불평등을 다룬 부분은 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마이클 샌델의 공동체주의적 관점을 소개하면서 집단적 책임과 연대적 책임의 중요성을 강조한 대목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독일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해 후손들이 사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윤리적 딜레마가만이 아니라, 역사적 연대와 공동체적 책임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한국 사회의 복지 문제를 다룬 부분에서는 현실적인 고민이 잘 드러난다. 유럽처럼 높은 세금을 부담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복지 혜택을 믿을 수 있다면 국민들도 기꺼이 세금을 낼 것이다. 하지만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투명성이 부족한 사회에서는 세금이 제대로 쓰일 것이라는 신뢰가 형성되기 어렵다. 사회 전체의 신뢰와 투명성의 문제이며,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기 위한 근본적인 과제다. 게토와 공간 불평등에 대한 분석도 시사점이 크다. 과거에는 특정 민족을 강제로 분리하여 게토를 만들었다면, 현대에는 경제적 능력의 차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빈민가가 형성된다. 형식적으로는 강제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는 과거의 게토와 다르지 않다는 지적은 날카롭다.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가 정말 끝났는가, 우리는 이러한 구조적 불평등을 그대로 방치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우리 모두가 답해야 할 과제다.

시리아 내전에 대한 분석은 현대 국제 갈등의 복잡성을 잘 보여준다. 표면적으로는 정치적 갈등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종교적 대립, 주변국의 이해관계, 강대국의 개입 등 여러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시아파와 수니 파의 종교적 분열,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역 패권 경쟁,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 IS의 개입 등이 중첩되면서 내전이 국제적 전쟁으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복잡성은 평화를 이루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를 보여준다. 난민 문제 역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만 접근할 수 없는 복잡한 사안이다. 시리아 난민들이 유럽으로 대거 이주하면서 유럽 사회 내부에서도 갈등이 발생했고, 결국 영국의 브렉시트라는 역사적 사건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는 세계화 시대에 한 지역의 갈등이 얼마나 광범위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공감한 부분은 통합사회 과목에서 필기시험의 의미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과목은 정답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토론과 발표, 프로젝트 중심의 평가 방식이 훨씬 적합하다. 실제로 책에 제시된 '프로젝트 하기' 활동들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자료를 조사하고, 다양한 관점을 비교하며, 자신의 의견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과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깊이 있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러한 방식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역량 중심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 교육이 얼마나 형식적이고 주입식으로 이루어져 왔는지 를 반성하게 한다. 개념을 정의로만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진정한 배움이다.

통합사회 과목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학생들이 민주 시민으로서 필요한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복잡한 사회 현상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다양한 가치와 관점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합리적으로 판단하며, 공동체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다. 지식을 쌓는 것을 넘어서 삶의 태도와 가치관을 형성하는 과정이다. 정의란 무엇인가,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이익 중 무엇을 우선할 것인가, 불평 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다른 문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존중할 것인가, 평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지 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현재 세대는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 등의 질문들은 모두 정답이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질문들과 씨름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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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사회 교과서 한 번에 통과하기 1 - 교과서 속 10개 주제를 단숨에 꿰뚫는 통합사회 교과서 한 번에 통과하기 1
구정화 지음 / 해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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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파편들을 모아 하나의 거대한 지혜로 엮어내는 작업. 그것이 진정한 통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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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사회 교과서 한 번에 통과하기 1 - 교과서 속 10개 주제를 단숨에 꿰뚫는 통합사회 교과서 한 번에 통과하기 1
구정화 지음 / 해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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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세상을 조각으로 나누어 보기 시작했을까. 수학, 국어, 영어, 과학, 사회로 분절된 시간표 속에서 학생들은 각각의 교실을 오가며 마치 서로 다른 세계를 여행하듯 공부한다. 그러나 실제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그렇게 깔끔하게 분리되어 있지 않다. 한 잔의 커피에도 경제학, 환경학, 윤리학, 지리학이 녹아 있고, 행복이라는 단어 하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심리학과 사회학, 철학과 경제학을 동원해야 한다. 특히 이제 현대는 AI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구정화 교수의 <통합사회 교과서 한 번에 통과하기 1>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교육과정의 변화를 따라가는 참고서가 아니라, 왜 우리가 통합적으로 사고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한국 학생들에게 사회 과목은 오랫동안 '암기 과목'의 대명사였다. 연도를 외우고, 용어를 달달 외우고, 정책의 내용을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공부의 전부였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의 도입부에서 단호하게 선언한다. "공부는 세상을 알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일"이라고. 어린아이가 "이게 뭐예요?"라고 끊임없이 문던 그 호기심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육 철학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메시지다.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법을 배우는 것. 주어진 지식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식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배움의 출발점이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각 장마다 제시되는 '작품으로 보는 시리즈'다. 행복을 다루면서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을, 환경 문제를 다루면서 영화 <불편한 진실>을, 불평등을 논할 때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연결하는 방식은 지식을 삶과 예술 속에 녹여낸다. 교과서의 딱딱한 문장이 소설의 장면으로, 영화의 이미지로, 뮤지컬의 노래로 변주되면서 학생들은 사회 현상을 입체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첫 번째 주제는 '행복'이다. 누구나 행복을 원하지만, 정작 행복이 무엇인지 정의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한국 사회는 경제 지표상으로는 선진국 대열에 올랐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행복도는 여전히 낮다. 수저계급론, 헬조선 이라는 자조적 표현이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어가 된 이유가 무엇일까. 저자는 덴마크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의 사례를 통해 희망의 실마리를 찾는다. 이들 나라 역시 지금의 평등과 신뢰를 단번에 이룬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시행착오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 만들어냈다는 점을 강조한다. 행복한 사회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시민들의 요구와 정부의 응답, 제도의 개선과 문화의 성숙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가능하다. 이 대목에서 학생들은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추상적 질문에 머물지 않고,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실천적 질문으로 나아가게 된다. 탈조선이 아니라 조선을 바꾸는 것.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변화시키는 것. 이것이 진정한 행 복 추구의 방법임을 깨닫게 된다.

이외에 자연환경과 생활공간을 다룬다. 인간은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왔지만, 동시에 자연을 극복하고 개조하며 문명을 건설해왔다.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의 뾰족한 지붕, 더운 지역의 높은 천장, 습한 지역의 고상식 가옥 등은 모두 자연환경에 적용한 결과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달은 이런 수동적 적응을 넘어 능동적 개조를 가능하게 했다. 사막에 도시를 건설하고, 극지방에서도 생활하며, 심지어 우주 공간에서도 거주 가능성을 탐색한다. 문제는 이런 자연 극복이 과연 축복인가, 재앙인가 하는 것이다. 기후위기는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경고다. 인간의 욕심이 자연의 균형을 무너뜨렸고, 그 결과는 다시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저자는 여기서 개발과 보존이라는 이분법을 넘어, 공존이라는 제3의 길을 제시한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인식, 다양한 생명체를 존중하는 태도,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지속가능성을 선택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산업화와 도시화는 인류 역사상 가장 극적인 변화 중 하나다. 불과 백여 년 사이에 인류의 대다수가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이동했고, 전혀 새로운 삶의 방식을 경험하게 되었다. 도시는 기회와 자유의 공간이지만, 동시에 익명성과 무관심의 장소이기도 하다.


문화는 오늘날 가장 첨예한 사회적 쟁점 중 하나다. 다문화 사회로의 이행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이 되었다. 한국 사회에도 이주민이 급증하고 있고,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의 공존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저자는 문화 상대주의와 보편적 가치 사이의 긴장을 솔직하게 다룬다. 모든 문화를 동등하게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은 옳지만, 인권을 침해하는 관습까지 용인할 수는 없다. 이 딜레마를 해결하는 열쇠는 '다름을 인정 하는 열린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갈등의 원인은 다문화 자체가 아니라, 차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편협함에 있 다. 다양성을 풍요로움으로 받아들이는 성숙한 시민의식, 소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민주주의적 태도가 필요하다. 이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일상에서의 작은 실천으로 시작된다.


책은 각 장마다 제시된 프로젝트 활동은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큰 주제만 던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접근할 지 단계별 가이드를 제공한다. 인터넷 자료 조사부터 포트폴리오 작성, 발표 준비까지 친절하게 안내한다. AI 시대에 통합사회는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다른 문화를 존중하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고민하는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학문이다. 책은 교과서의 충실한 안내서이면서, 동시에 교과서를 넘어서는 책이다. 지식의 파편들 을 모아 하나의 거대한 지혜로 엮어내는 작업. 그것이 통합이고, 그것이 진정한 배움이다.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에게도, 세상을 보는 안목을 넓히고자 하는 일반 독자에게도, 이 책은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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