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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풍경들
이국현 지음 / 등(도서출판) / 2025년 1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번에 여행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국현님의 <사람의 향기가 있는 길>이었다. 여행이 사람의 향기가 있는 길을 찾아가는 여정임을 일깨워 줄 것이다. 여행을 통해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그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경험하면서, 이러한 경험은 우리의 시야를 넓히고,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도와 줄 것이다. 베트남, 태국, 미얀마에서의 저자의 여정을 따라가 본다.
이국현의 『황금빛 풍경들』은 동남아시아의 다채로운 풍경과 문화, 그리고 현지인들의 삶을 깊이 있게 조명하는 감성적인 기록이다. 저자는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라오스, 싱가포르 등 여섯 개국을 여행하며, 그곳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본다. 책은 여행 정보나 추천 코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직접 보고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낸다. 이 책을 읽으며 독자는 저자와 함께 감정의 여정을 떠나게 된다.
책의 초반부에서는 저자의 여행 철학이 엿보인다. 어린 시절부터 방랑벽이 있던 저자는, 자전거를 타고 먼 길을 떠나고, 강을 탐험하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곧 여행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여행이란 그저 눈앞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발견하고 또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경험임을 강조한다. 이 점이 바로 『황금빛 풍경들』이 일반적인 여행 에세이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캄보디아에서 저자는 앙코르 와트의 사원을 찾는다. 거대한 석조 건축물과 그 위를 덮고 있는 용수나무의 뿌리, 그리고 바람에 날리는 흙먼지를 보며,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역사적 유산의 무게를 느낀다. 프레 룹에서 붉게 물든 노을을 바라보며 저자는 순간의 아름다움에 경탄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마주한 한 장면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작은 소녀가 동생을 업고 기념품을 파는 모습, 그 옆에서 해먹에 누워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여행의 낭만과 대비된다. 저자는 이 순간을 통해 여행이 단순한 즐거움만이 아니라, 그 지역 사람들의 현실을 마주하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여행을 통해 느낀 감동은 아름다운 풍경뿐 아니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는 데서 더욱 깊어진다. 톤레삽 호수에서는 수상 마을의 학교를 방문한다.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저자는 알 수 있었다. 이곳 아이들은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이국적인 풍경에 감탄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이면의 현실을 마주하며 고민하게 된다. 저자는 여행을 통해 그저 스쳐 지나가는 관찰자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함께 고민하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함을 느낀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발리의 우붓을 찾는다. 이곳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서도 등장하는 곳으로, 많은 여행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장소이다. 저자는 이곳의 신비로운 문화와 예술, 그리고 사람들의 따뜻함 속에 빠져든다. 발리는 사람과 자연, 그리고 영성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아침이면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커피 한 잔을 마시고, 현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삶의 작은 행복을 깨닫는다. 여행은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더욱 깊어진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을 통해 우리는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때로는 삶의 방향을 새롭게 설정하기도 한다.
책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들이 삽입되어 있다는 점이다. 보통 여행 에세이에는 사진이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황금빛 풍경들』에서는 저자가 직접 그린 섬세한 그림들이 등장한다. 처음에는 사진 대신 그림을 넣은 것이 의아했지만, 저자의 사연을 알고 나면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 미술교사 출신인 저자는 여행지에서 본 풍경과 감정을 손수 그림으로 남기며, 사진보다 더 깊은 감성을 담아낸다. 그림이 주는 따뜻한 감성이 책의 분위기를 한층 더 낭만적으로 만든다.
말레이시아의 보르네오 섬에서는 원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한다. 울창한 숲과 야생동물들이 가득한 이곳에서 저자는 문명의 흔적이 거의 없는 순수한 자연과 마주한다. 반면, 라오스에서는 불교적 색채가 짙은 사원들을 방문하며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갖는다.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사원에서 명상을 하며, 여행이란 결국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싱가포르에서는 현대적인 도시와 전통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본다. 화려한 고층 빌딩들 사이에 자리 잡은 오래된 사원들, 그리고 현대적인 도시 생활 속에서도 전통을 지켜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한 나라가 과거와 현재를 어떻게 조화롭게 연결하는지를 볼 수 있다. 싱가포르는 그 점에서 흥미로운 곳이다.
『황금빛 풍경들』은 독자들에게 여행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지를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배경으로, 저자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놓으며 여행이 삶을 이해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읽는 내내 저자의 감성이 묻어나는 문장들은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나 또한 언젠가 이곳을 찾아가 저자가 느낀 감정을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금빛 풍경들』은 삶과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담은 감성적인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