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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일하는 방식 키엔스 - 신입부터 베테랑까지, 최단 시간에 최대의 성과를 내는 간단한 규칙
사이타 신지 지음, 강모희 옮김 / 지상사 / 2026년 5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생의 어느 순간, 누구나 한 번쯤 이런 물음을 가슴 속에 품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왜 저 사람은 저토록 가볍게 성과를 내는데, 나는 이렇게 필사적으로 달려도 따라잡을 수 없는 걸까." 그 물음에 대해 우리는 대부분 같은 답을 내린다. "재능의 차이야." 그리고 그럴 때마다, 조금씩 체념의 층을 영혼 위에 쌓아간다. 하지만 여기서 한 번 멈춰 생각해본다. 정말 그럴까. 재능의 차이가 정말 모든 것을 결정하는 걸까? 키엔스라는 회사는 그 '상식'에 정면으로 이의를 제기한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50%를 넘어 일본을 대표하는 초고수익 기업으로 군림하는 이 조직의 강점의 원천은, 천재들의 집합체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인간의 '약함'을 철저히 인정하고 받아 들이면서도, 누구나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의 힘에 있다. 이 사실은 나에게 하나의 물음을 던졌다. "혹시 우리는, 이길 수 없는 게임의 규칙을 따르며 줄곧 소모되어 온 건 아닐까?" 생각해보면, 우리 대부분은 스스로 게임의 규칙을 설계한 적이 없다. 주어진 환경 안에서, 주어진 평가 기준 안에서, 그 기준에 맞는 사람 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싸워왔다. 그 게임판 자체를 의심하는 것조차 허락받지 못한 채로. 키엔스는 바로 그 게임 판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 것이 진짜 승리의 전략임을 보여준다.
저자 사이타 신지 씨의 커리어는 화려한 것과는 거리가 먼 출발이었다. 채용 시험에서 불합격을 경험하고, 입사 후에는 동기 중 최하위.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조차 버거워하던 한 청년이, 훗날 키엔스 사상 최초의 3기 연속을 포함해 5번의 영업 성적 전사 1위라는 '전설'을 세우기에 이르렀다. 그 궤적은, 재능론에 대한 가장 강력한 반증이다. 그의 변화를 이끈 키엔스의 사상은 성약설이라는 개념으로 집약된다. 인간이란 본래 의지가 약하고, 쉬운 방향으로 흐르기 쉬운 생물이라는 냉철한 인간관이다. 많은 조직이 정신론이나 근성론으로 사람을 움직이 려 할 때, 키엔스는 그런 모호한 노력에 대한 의존을 거부했다. 대신, 인간이 약하더라도, 흔들리더라도, 지쳐 있더라도, 자연스럽게 올바른 행동으로 이끌리는 '구조'를 철저하게 설계했다.
매일 반복하는 롤플레이 연습, 방문 전후에 작성하는 외출 보고서, 행동량 자체를 KPI로 평가하는 성과 측정 시스템 이것들은 얼핏 보면 답답한 관리 체계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본질은 다르다. 이것들은 인간의 약함을 벌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약함을 보완하고, 누구나 높은 수준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교정 부목' 인 것이다. 깊이 생각하게 된 것은, 우리 대부분이 '자신의 의지력'을 과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일부터 하겠다"고 몇 번이나 다짐하고, 몇 번이나 배신해왔던가. 키엔스는 그런 우리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의지에 의존하는 것을 포기한 채, 행동이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환경을 만드는 데 전력을 다했다. 이것이야말로 평범한 사람을 천재로 만드는 유일한 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이 사상이 결코 개인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반대다. 인간의 약함을 솔직하게 인정함으로써, 그 약함을 스스로 책망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만들어 낸다. 자책이 아닌 설계. 의지가 아닌 시스템. 이 전환이야말로, 키엔스식 사고방식의 핵심이다.
그러나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버린다면, 키엔스는 그저 냉철한 기계적 조직에 불과하다. 저자는 이 합리적인 시스템 위에 인간적인 온기(사랑받는 힘)를 융합시킨 데 있다. 사랑받는 힘이란, 단순히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단기간에 상대방으로 하여금 "이 사람은 믿을 수 있다", "이 사람에게서 사고 싶다" 고 느끼게 만들기 위한, 의도적이고 재현 가능한 기술이다. 그 예로 자리 배치의 경우, 상담 자리에서 정면이 아닌 옆에 앉아 같은 자료를 함께 들여다본다. 이것은 심리적 구도가 '대립'에서 '공동 작업'으로 변하게 한다. 다른 예로 손글씨 메모 를 들 수 있다. 자료를 보낼 때 손으로 쓴 한마디를 함께 첨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수많은 사람 중 한 사람에서, 특별한 한사람'으로 각인되게 할 수 있다. 이외 여러가지 사례를 볼 수 있다. 어느 것이나 작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작은 보통'의 축적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지닌다. 내가 이 '사랑받는 힘'이라는 개념을 접했을 때, 깨달은 것이 있다. 우리는 종종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 을 타고난 카리스마나 천성적인 화술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르다. 그것 역시 분해하고, 배우고, 연습할 수 있는 '기술' 인 것이다. 사이타 씨는 커뮤 니케이션에 강한 콤플렉스를 안고 있으면서도, 그 기술을 하나하나 습득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갔다. 저자가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냉철한 시스템이라는 뼈대 위에, 인간적인 온기라는 살을 입히는 것. 이 두 바퀴가 맞물려 돌아갈 때 비로소, 우리는 '재능'이라는 불확실한 신화를 넘어설 수 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내 안에 남은 것은 일종의 조용한 흥분이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손에 잡힐 듯한 희망이었다. 키엔스의 구조를 그대로 자신의 직장에 들여오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업종도, 환경도, 문화도 다르다. 그러나 그 근저에 있는 원리원칙은 보편적이다. "인간의 약함을 인정하고, 구조로 보완한다" 합리성 위에 인간적 온기를 더한다" 어떤 일에도, 어떤 인간관계에도 응용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재능이 없다" 고 느꼈던 순간의 많은 경우는, 사실 구조가 없었던" 순간이 아니었을까. 올바른 틀도 없고, 돌아보는 습관도 없고, 행동의 기록도 없이, 그저 무작정 노력을 거듭해왔다. 그것은 지도도 나침반도 없이 망망대해를 헤엄치는 것과 같다. 저자는 그 나침반을 건네준다. 재능이라는 불확실한 별이 아닌, 누구의 손에도 닿을 수 있는 구조라는 확실한 이정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