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혁명 - 인체 원리에서 신약 개발까지, 바이오 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과학
김성훈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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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단백질 하면 무엇을 떠올리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기, 근육, 헬스용 단백질 보충제 등을 연상할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단백질을 '몸에 좋은 영양소' 정도로 이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번에 읽은 김성훈 교수의 <단백질 혁명>은 이러한 피상적 이해를 근본적으로 뒤집는다. 단백질은 생명 현상의 핵심을 관통하는 '생명의 두 번째 암호'이며, 현재 과학계가 주목하는 인간 생로병사 비밀 해독의 열쇠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DNA라는 '생명의 첫 번째 암호'에 집중해왔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완성으로 인류는 생명의 설계도를 손에 넣었다고 자축했지만, 25년이 지난 현재에도 여전히 암, 치매, 각종 난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는 생명 현상이 DNA 염기서열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교수님이 설명하는 단백질의 세계로 들어가 본다. ^.^

저자는 유전자와 단백질의 관계를 베토벤의 교향곡 악보에 빗대어 설명한다. 같은 악보라도 누가 지휘하고 연주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음악이 탄생하듯, 동일한 유전자라도 단백질의 발현 양상에 따라 생명체의 모습과 운명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는 일란성 쌍둥이가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나지만 성장 과정에서 서로 다른 개체가 되는 현상, 곤충이 알에서 성충으로 변태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극적인 변화 등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인간 게놈이 겨우 2만여 개의 단백질 정보만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몸은 100만 가지 이상의 단백질을 만들어 생명을 유지한다는 사실은 더욱 놀랍다. 이는 유전자 암호의 번역 이후에 일어나는 복잡한 단백질 가공 과정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단백질은 세포 내에서 복잡한 3차원 구조를 형성하면서 유전자 설계도에 담기지 않은 다양한 변형을 겪게 되고, 이 과정에서 세포의 내외부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른 기능을 갖게 된다.

단백질이 우리 몸에서 수행하는 역할은 상상을 초월한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우리 몸의 구조를 형성하는 재료 역할을 한다. 근육, 뼈, 피부, 머리카락을 구성하는 콜라겐과 케라틴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단백질의 진정한 위력은 생명 유지를 위한 화학 반응의 촉매 역할에서 드러난다. 효소라고 불리는 단백질들은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수천 가지 화학 반응을 조절한다.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아밀라아제, 단백질 소화를 돕는 펩신 등이 그 예다. 또한 단백질은 체내 물질 운반의 택배 역할도 담당한다.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산소를 온몸 구석구석 공급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면역 체계에서 단백질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외부 병원체와 싸우는 항체가 바로 단백질이며, 백신의 원리도 병원체가 만드는 단백질의 일부를 미리 몸에 주입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것이다.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 역시 대부분 단백질로 구성되어 세포 간 소통과 신호 전달을 담당한다.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담당하는 액틴과 미오신, 극한 상황에서 최후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것까지 단백질의 역할은 실로 광범위하다. 이 모든 기능이 가능한 이유는 각 단백질이 고유의 3차원 구조를 형성하기 때문이며, 이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서열에 의해 결정된다.

현대 사회가 직면한 초고령화 문제에서 단백질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단순한 수명 연장이 아닌 건강수명 증진이 핵심 과제가 된 상황에서, 단백질 품질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우리 몸은 35조 개의 세포로 구성되고 초당 380만 개의 세포가 새로 교체되는 역동적 유기체로, 이 과정에서 단백질들이 정확한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의 핵심이다. 샤페론이라 불리는 단백질들은 체내 품질관리 시스템을 담당한다. 이들은 단백질이 올바른 입체 구조로 접히도록 돕고, 변형된 단백질을 복구하며, 복구 불가능한 단백질은 분해해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샤페론의 기능이 저하되고, 그 결과 단백질 품질관리가 원활하지 않게 되어 알츠하이머병 같은 질병이 발생한다. 특히 단백질의 잘못된 접힘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된다. 신경세포는 한번 만들어지면 세포분열을 거의 하지 않고, 대사 활동이 매우 활발해 산화 스트레스가 높기 때문에 단백질 변성에 특히 취약하다. 결국 건강수명을 늘리는 열쇠는 체내 단백질들의 3차원 구조를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단백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구성 요소인 아미노산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지구상에는 수백 가지 아미노산이 존재하지만, 흥미롭게도 모든 생명체는 그중 20가지만을 사용한다. 이는 진화 과정에서 20가지가 현재 환경에서 생명체가 생존하기에 최적의 숫자가 되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이 중 12개는 체내에서 합성되지만, 9개의 필수아미노산은 반드시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채식주의 트렌드도 이러한 아미노산 균형의 관점에서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식물성 단백질에도 필수아미노산이 존재하지만, 노약자나 영유아, 환자의 경우 식물성 단백질만으로는 필요한 아미노산 양을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동물마다 필수아미노산이 다르다는 점이다. 고양이는 타우린을 합성하지 못해 반드시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고, 강아지와 새는 아르기닌이 필수아미노산이다. 이는 생명체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아직 우리가 모르는 생명의 비밀이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

<단백질 혁명>이 제시하는 관점은 우리가 생명을 바라보는 관점의 근본적 전환을 요구한다. 단백질에 대한 이해는 더 이상 과학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공유해야 할 필수 교양이 되었다. 건강수명 연장, 난치병 치료, 식량 문제 해결, 환경 보호 등 인류가 직면한 주요 과제들의 해답이 모두 단백질 연구에서 나올 수 있다. 동시에 바이오해커의 출현, 천문학적 치료비용, 생명윤리 문제 등 새로운 도전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단백질 혁명의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이 혁명이 인류에게 축복이 될지 재앙이 될지는 우리가 얼마나 현명하게 이 기술을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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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검은 속임수 - 감춰진 매트릭스 탈출 버튼
전창식 지음 / 인사이드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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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동안 많은 자기 계발서를 읽어왔고, 그 내용에 따라 정직함과 노력이 성공의 미덕이라 믿어왔습니다. 하지만 역시 세상은 만만치 않고 삶은 쉽지가 않습니다. 이번에 기존의 자기계발서와는 다른 접근 방법으로 설명하는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책의 제목도 신선합니다. <성공의 검은 속임수>.. 책을 통해 현실 세계의 복잡한 구조를 깊이 성찰하고, 기존의 신 념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고, 삶에서 변화의 과정을 섬세하게 따라가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우리가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왔던 성실하게 노력하면 언젠가는 성공할 것이라는 사회적 신화에 대한 날카로운 도전처럼 느껴집니다 '성공'이라는 개념의 이면에 숨겨진 다양한 얼굴들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전창식 작가님의 <성공의 검은 속임수>는 기존 자기계발서들이 흔히 강조하는 개인의 노력, 열정, 긍정적인 사고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냉정한 진실을 이야기합니다. 이는 마치 우리가 익숙하게 바라보던 세상의 풍경 뒤에 감춰진 거대한 장치들을 드러내는 것과도 같습니다. 저자는 성공의 이면에 작동하는 '보이지 않는 규칙'과 '권력 구조', 그리고 우리가 무의식적으 로 받아들였던 '속임수의 논리'를 날카롭게 해부합니다. 이 책의 주된 관점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나뉘어 설명될 수 있습니다. 첫째, 우리가 믿어온 성공 공식의 허상을 폭로합니다. 우리는 '배려, 도덕성, 정직함'과 같은 덕목들이 성공의 필수 조건‘ 이라 배우고 믿어왔습니다. 그러나 작가는 현실에서 이러한 미덕이 항상 보상받지 못하며, 오히려 노력의 배신이 빈번하 게 일어나는 구조적 원인을 지적합니다. '공정'이라는 사회적 통념이 사실은 '위선'일 수 있으며,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제 시하는 "달콤한 성공 공식'은 오히려 우리를 더 큰 좌절로 이끌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작가는 "성실하게 노력하면 언젠가는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신화 중 하나라고 이야기하지만, 동시에 수많은 청년들이 정 직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좌절하는 현실 속에서 이 신화가 과연 유효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는 '성공 포르노'나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은 도발적인 표현들을 통해 우리가 믿어온 '공정'이라는 허울과 '정직'이라는 가치의 한계를 폭로합니다. 이는 성공이 더 이상 순수한 개인의 성취가 아니라, '다른 이의 실패 위에 세워진 상대적 우위'일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게 합니다.

둘째, 엘리트들이 활용하는 비공식 전략에 주목합니다. 이 책은 세상의 '보이지 않는 규칙'과 소수의 성공한 이들이 사용하는 '검은 속임수'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는 언론, 교육, 비즈니스 현장을 두루 거치며 '세상이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을 직접 목격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가 개인의 욕망을 어떻게 교묘하게 조종하고, 소수의 승자들이 어떤 '이면의 기술'을 사용하여 판을 지배하는지를 냉철하게 폭로합니다. 이는 기존의 자기계발서가 흔히 이야기하는 성공 비결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으며, 만약 그런 '마법 같은 비법'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속임수임을 강조합니다. 결국, 이 책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했던 '성공'의 진정한 의미와 그 이면에 감춰진 냉철한 현실을 직시하게 합니다. 셋째, 불공정한 구조 속 생존법을 제시합니다. 작가는 현실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불공정한 게임의 규칙을 이해했다면, 그 안에서 살아남고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는 ‘현실적인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그 는 '감춰진 매트릭스 탈출 버튼'이라는 부제처럼, 시스템이 설계한 길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대신, 시스템의 허점을 파고 들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할 것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독자에게 '냉정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익숙해지라'고 조언하며, 그 과정을 통해서야 비로소 순진한 자기 위안과 환상에서 벗어나, 더 강력하고 현명한 자신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책은 노력의 가치를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헛된 희망'을 버리고 '진짜 희망'을 찾으라고 말함으로써, 세상의 아름다운 거짓말에 더 이상 속지 않고 자신의 두 발로 현실에 단단히 서서 싸울 용기를 주고자 합니다.

"성실하게 노력하면 언젠가는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이 '나의 고정관념일 뿐이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우리 사회는 오랫 동안 이러한 신념을 성공의 정석처럼 강조해왔고, 많은 사람이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여왔지요. 하지만 기존의 믿음이 현실과 거리가 있을 수 있다는 '냉정한 사실'을 마주했을 때의 당혹감과 동시에 찾아오는 새로운 시각의 전환은 매우 귀한 경험 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 던지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전환하게 만드는' 힘은, 기존의 '착하게 살면 된다'는 통념을 뒤흔드는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저자의 시선은 기존 자기계발서들이 주던 '동기부여'를 넘어, 현실을 읽는 눈'을 키워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통찰은 특히 사회 초년생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세상을 이해하고 나아가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데 필수적인 지혜를 안겨줄 것입니다.


불편할 수 있지만 정직한 이야기' 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막연한 위로나 긍정적인 환상을 심어주기보다, 때로는 냉정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현실을 직시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바로 그 냉철함 속에서 우리는 '순진한 자기 위안과 환상에서 벗어나, 더 강력하고 현명한 자신으로 성장'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성공 스토리를 마주할 때 '맹목적인 믿음 대신 비판적인 질문을' 던져야 할 것 같습니다. 삶 전반에 적용되는 중요한 통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사회가 제시하는 소확행과 같은 유행어나 '나를 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는 흔한 조언들 속에서도 그 이면의 의도를 되묻고, 나에게 필요한 것을 선별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할 것 같습니다. 책을 통해서,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정보와 현상을 비판 적으로 바라보고, 숨겨진 이면을 탐색하는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성공 공식이나 일방적인 가르침을 따르기 보다,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진정한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을 되새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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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메탈 - 미래를 결정할 치열한 금속 전쟁
빈스 베이저 지음, 배상규 옮김 / 까치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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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1세기는 디지털과 전기가 주도하는 시대다. 우리는 매일 아침 스마트폰 알람으로 잠에서 깨어나 전기차로 출근하고, 태양광 패널로 생산된 청정에너지를 사용하며, 클라우드에 저장된 데이터로 업무를 처리한다. 이 모든 일상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물질적 기반이 존재한다. 바로 '파워 메탈'이라 불리는 핵심 금속들이다. 이번에 현대 생활에서 필수 불가결한 이 메탈의 의미와 그 역사 그리고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 주는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파워 메탈>이다.

빈스 베이저가 제시하는 파워 메탈의 개념은 금속의 종류를 나열하고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현대 문명의 전환점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질들로, 우리의 디지털 생활과 친환경 기술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들이다. 리튬, 코발트, 니켈, 구리, 희토류 등으로 대표되는 이들 금속은 스마트폰에서 전기차까지, 풍력발전기에서 태양광 패널까지 모든 첨단 기술의 심장부에 자리하고 있다. 파워 메탈은 전통적인 철강이나 알루미늄과는 다른 성격을 가진다. 이들은 배터리 금속, 기술 금속, 전이 금속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공통점은 현대 기술 문명의 핵심 기능을 담당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하나를 예로 들어보면, 그 작은 기기 안에는 주기율표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원소들이 들어있다. 회로에는 금이, 회로기판에는 주석이, 마이크에는 니켈이 사용된다. 화면의 터치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인듐, 색상을 향상시키는 유로품, 진동 기능을 담당하는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까지, 각각의 금속은 고유한 기능을 수행하며 현대적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낸다. 전기차는 이러한 파워 메탈 의존성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준다. 테슬라 모델 S 한 대에는 스마트폰 만 대 분량의 배터리가 들어가며, 여기에는 리튬, 코발트, 니켈이 핵심 재료로 사용된다. 또한 전기차의 모터에는 구리가 대량으로 필요하고, 네오디뮴 기반 자석이 운동 에너지 변환을 담당한다.

친환경을 표방하는 재생에너지 시스템 역시 파워 메탈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는 현대 환경 정책의 중요한 역설 중 하나다. 깨끗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지구에서 금속을 캐내는 '더러운'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풍력발전기는 니오븀으로 강화된 강철로 만들어지고, 내부에는 네오디뮴 자석이 들어간다. 생산된 전기는 알루미늄과 구리로 만든 전선을 통해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한다. 태양광 패널 역시 다양한 희귀 금속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 시스템에서 생산된 전기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대용량 배터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시스템 구축을 위한 파워 메탈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50년까지 전기차 제조업체의 코발트 수요가 5배, 니켈 수요가 10배, 리튬 수요가 15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구리의 경우, 인류가 역사상 채굴한 총량만큼을 앞으로 20년 동안 추가로 채굴해야 할 상황이다.

파워 메탈은 새로운 지정학적 권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 과거 석유가 사우디아라비아를 부유한 국가로 만들었듯이, 파워 메탈 매장량은 새로운 국제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 현재 중국은 이 분야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 내 풍부한 금속 매장량과 상대적으로 느슨한 환경 기준, 적극적인 해외 투자를 통해 파워 메탈의 전체 공급망을 장악했다. 리튬, 코발트, 흑연의 정제 용량에서 전 세계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니켈과 구리 정제 능력도 그에 근접한다. 이는 서방 국가들에게 새로운 전략적 취약점을 만들어냈다. 미국 상원은 이미 "특정 국가에 편중된 광물 공급망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경고했으며, 각국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파워 메탈 매장량을 보유한 개발도상국들은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볼리비아의 리튬, 콩고민주공화국의 코발트, 그린란드의 희토류,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니켈 등이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국가가 과연 자원의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파워 메탈의 이면에는 심각한 환경 파괴와 인권 침해가 숨어있다. 금속 채굴은 본질적으로 지구를 파괴하는 행위다. 숲과 초원을 헤집고 폭약으로 땅을 폭파한 후, 막대한 에너지와 화학물질을 사용해 금속을 추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채굴의 비효율성은 충격적이다. 니켈 1톤을 얻기 위해서는 광석과 폐석 250톤을 처리해야 하고, 구리는 그보다 두 배 많은 양이 필요하다. 무게 130그램의 아이폰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약 35킬로그램의 광석을 캐내야 하며, 이 과정에서 45킬로그램의 탄소가 배출된다. 광산업은 미국 서부 지역 강 유역의 절반을 오염시켰으며,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를 차지한다. 광산 댐의 붕괴로 인한 독성 슬러지는 캐나다에서 브라질까지 강과 호수를 오염시키고 수백 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2012년 이후 최소 320명의 광산 반대 활동가가 살해되었다는 통계는 이 산업의 어두운 면을 보여준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아동 노동과 강제 노역이 문제가 되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코발트 광산에서는 어린이들이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으며, 중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강제 노동을 통한 금속 채굴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전기-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다. 파워 메탈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고, 이에 따른 환경적·사회적 도전도 커질 것이다. 하지만 이는 또한 새로운 기회의 시대이기도 하다. 과거의 산업혁명이 그랬듯이, 이번 전환도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리고, 가능한 한 적은 사람이 희생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적 혁신과 함께 사회적 혁신이 필요하다. 파워 메탈의 시대는 우리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파워 메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는 이 전환을 더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이끌어갈 책임이 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파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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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뇌과학 - 반려견은 어떻게 사랑을 느끼는가
그레고리 번스 지음, 이주현 옮김 / 동글디자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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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반려인의 한사람으로서, 책을 읽으면서 반려견과 삶을 공유하는 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진실들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개는 먹이를 주는 사람을 따른다'는 통념을 뒤집는 그레고리 번스 교수의 연구는 우리 존재의 깊은 곳에 자리한 사랑과 유대의 본질에 대해 다시금 성찰하게 만듭니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반려견과의 관계를 이성적인 틀 안에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조건 반사', '서열 의식', 혹은 '먹이 공급원에 대한 충성'과 같은 개념들이 우리의 이해를 지배했지요. 그러나 번스 교수의 혁신적인 연구는 이러한 피상적인 이해를 넘어, 생물학적이고도 정서적인 깊은 연결의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fMRI를 통해 들여다본 개의 뇌는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반응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사람의 칭찬, 익숙한 냄새, 다정한 목소리에 도파민이 활성화되는 뇌 영역이 빛을 발하는 순간들을 상상해 보면, 개가 우리를 향한 애정과 기쁨을 얼마나 순수하고도 강력하게 느끼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이것은 외부 자극에 대한 기계적인 반응만이 아닙니다. 마치 인간이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에 반응할 때처럼, 개 역시 우리에게서 오는 사랑의 신호에 진정으로 기뻐하고 반응하는 것입니다. 이 발견은 '개도 사랑을 느낀다'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과학의 언어로 선언하며, 반려인들이 오래도록 마음속 깊이 품어왔던 직관적인 믿음에 확고한 근거를 부여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말없이 눈빛으로, 꼬리 흔드는 몸짓으로, 혹은 가만히 기대어오는 온기로 반려견의 사랑을 느껴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감성적인 경험이 이제 뇌 속에서 일어나는 실제적인 화학 작용과 신경 활동으로 설명된다는 것은, 인간과 개 사이의 유대가 깊은 생물학적 유대라는 사실을 명백히 보여줍니다. 개의 뇌과학은 이처럼 과학의 차가운 분석 도구를 통해 가장 따뜻하고 보편적인 감정인 사랑의 진실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합니다.

이 책이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은 실험 과정에서 번스 교수가 보여준 윤리적 접근입니다. 노령견에게 마취가 부담스럽다는 경험을 나누어 주신 것처럼, 많은 반려인들은 사랑하는 동물을 '실험 대상'으로 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번스 교수는 개의 뇌를 연구하기 위해 진정제 없이 반려견들을 MRI 장비에 적응시키는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은 피실험체인 개에 대한 깊은 존중과 이해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들의 행동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두려움을 주지 않기 위해 오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연구자와 동물 사이의 진정한 교감이 형성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윤리적 접근은 연구 결과의 과학적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우리에게 동물을 대하는 바람직한 태도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반려견을 단순히 소유물이 아니라, 우리와 동등하게 감정을 느 끼고 교감할 수 있는 독립적인 존재로 인식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유대가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개의 뇌 활동을 측정하는 실험들은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낯익은 사람과 낯선 사람의 냄새를 구분하는 반응 측정, 칭찬과 음식에 대한 뇌 활성 영역 비교, 그리고 주인의 감정 변화 인지 여부 분석 등의 실험은 개의 인지 능력과 정서적 판단 능력이 얼마나 섬세하고 복잡한지를 입증합니다.

책에서 언급된 캘리와 매켄지의 뇌 이미지에 대한 내용은 저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특히 사람의 뇌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거대한 후신경구, 즉 개의 후각 신경 영역이 전체 뇌의 10%나 차지한다는 사실은, 개가 세상을 인지하고 소통하 는 방식이 인간과는 근본적으로 다름을 다시 깨닫게 합니다. 우리 인간은 시각 중심적이고 언어에 크게 의존하는 반면, 개는 후각을 통해 세상의 정보를 흡수하고 해석하며, 복잡한 감정적 맥락까지 파악하는 놀라운 능력을 지닌 존재인 것입니다. 이러한 뇌 구조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번스 교수는 개와 인간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공유하는 뇌 영역에서 유사한 활성을 보인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핫도그 실험을 통해 드러난 개의 '정신화 능력, 즉 타인의 마음 상태를 추론하는 능력은 그저 먹이를 위한 조건반사적인 행동을 넘어섭니다. 개는 우리의 감정을 인지하고, 공감하며, 때로는 우리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깊은 내면세계를 지닌 존재임을 시사합니다.

책은 인간과 반려견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할 것을 제안합니다. 우리가 오랫동안 ' 주인과 종속 관계 ' 혹은 ' 소유자-소유 물'의 틀로 보아왔던 관계를, 이제는 ' 서로 사랑하고 공감하는 가족 ' 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뇌과학적인 증명은 이러한 변화에 힘을 실어줍니다. 꼬리핵의 활성화가 파블로프식 기계적 학습을 넘어선 개의 사회적 인지 능력을 입증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개들은 우리와의 관계 속에서 감정을 교류하고 상호 작용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우리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점의 변화는 반려인뿐만 아니라 수의사, 동물 관련 전공자들에게도 큰 울림을 줄 것입니다. 동물을 진료하고 연구하며 그들의 삶을 다루는 전문가들이 이 책을 통해 동물의 내면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게 된다면, 더욱 존중과 배려가 바탕이 된 의료 행위와 연구 방향이 정립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의 뇌과학>은 인류가 동물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유도하며, 인간 중심적인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지닌 고유한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AI 시대에 인간 고유의 사고 습관이 더욱 중요해지듯, 생명체 고유의 감정과 관계를 이해하는 능력 역시 더욱 가치 있게 다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책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우리가 늘 직관적으로 느껴왔던 반려견의 사랑이 허상이 아님을 증명하며, 우리 곁의 반려견이 우리와 함께 삶의 희로애락을 나누는 '사랑하는 존재'임을 분명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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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어떻게 민주주의를 배신하는가 - 우리가 법을 믿지 못할 때 필요한 시민 수업
신디 L. 스캐치 지음, 김내훈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평점 :
품절


스캐치 교수의 연구는 주로 미국 사회의 사례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책이 한국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매우 날카롭고 시의적 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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