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66계명 - 용인보감
김영수 엮음 / 창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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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역사는 거대한 강물과 같아서, 그 흐름 속에는 수많은 이야기와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격동의 시기, 거대한 변화의 물결 앞에서 리 더들이 보여준 선택과 그 결과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강력한 경고이자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25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령 선포와 혼란 그리고 새로운 대통령의 선출 등 우리나라는 어느때보다 격정의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리더의 자질과 리더의 용인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고 있습니다. 이번에 이러한 리더의 용인술을 역사적인 사례를 통해서 쉽게 알려주는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리더와 리더십에 대한 내용으로 특히 리더의 용인술에 초점을 두고 있다. 리더와 리더십의 완성은 리더의 주변에 어떤 사람을 두고 함께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가까운 예로 우리는 고 박정희 대통령의 용인술에 대해서 이야기 하곤 합니다..... 책 속의 66계명을 통해서 우리는 역사 속 리더들이 어떤 용인술로 위기를 헤쳐 나갔으며, 오늘날 우리에 게 필요한 리더의 자질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성찰할 수 있습니다.

제4계명인 '가도벌괵'이라는 고사성어는 리더가 지녀야 할 통찰력과 분별력의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눈앞의 작은 이익이나 한순간 의 감정에 사로잡혀 큰 그림을 보지 못할 때, 그 결과는 참담한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역사는 수없이 증명해왔습니다. 우나라의 임금이 그러했고, 식과 채 두 나라의 군주가 그러했습니다. 그들은 강대국의 꾀임에 넘어가거나, 사소한 감정 싸움에 휘둘려 스스로 파멸의 길을 재촉했습니다. 이는 비단 고대의 이야기만이 아닐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우리는 이러한 '가도벌곡'의 그림자를 종종 목격 합니다. 단기적인 성과에 매몰되어 장기적인 비전을 잃거나, 내부의 갈등에 휩싸여 외부의 위협을 간과하는 리더십은 조직 전체를 위태롭게 만듭니다. 진정한 리더는 눈앞의 달콤한 유혹을 경계하고,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속에서 본질을 꿰뚫어 보는 혜안을 지녀야 합니다. 특히 작은 나라, 혹은 약한 기업의 비유처럼, 강대국이나 거대 기업의 틈바구니 속에서 생존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요행을 바라기 보다 스스로의 실력을 다지고 기민한 외교술로 균형을 유지하는 지혜가 절실합니다. 이는 리더가 갖춰야 할 첫 번째 덕목, 즉 냉철한 이 성과 통찰력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웁니다.

사마천이 <사기>에서 그려낸 성군'의 모습은 시대를 초월하는 리더십의 이상향을 제시합니다. '귀, 입, 왕’이 합쳐진 '성‘ 이라는 글자의 풀이처럼, 성군은 백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말을 신중하게 하며,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할 줄 아는 통치자입니다. 요임금과 순임금이 그러했듯, 이들은 사적인 욕심이나 감정을 뒤로하고 오직 나라와 백성의 안녕을 위해 봉사하는 공심을 확립했습니다. 이러한 성군의 모습은 오늘날 리더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현대 사회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넘쳐나고, 리더는 이 모든 소리를 경청하고 그 속에 담긴 민심의 본질을 파악해야 합니다. 또한, 자신의 말한마디가 미치는 파급력을 인 지하고 신중하게 발언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사 분별'입니다. 개인적인 이해관계나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조직과 공동체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는 공정한 리더십만이 진정한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유능한 인재를 기용하고 조직을 단결 시키는 '석원‘의 힘 역시 이러한 공심에서 비롯됩니다. 사사로운 원한을 풀고 인재를 포용하는 리더는 민심을 얻고 조직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역사 속 흥망성쇠의 드라마는 예외 없이 인재의 등용과 유출이라는 핵심 주제를 관통합니다. 오기가 떠난 위나라가 급격히 쇠락하고, 그를 받아들인 초나라가 일시적으로 국력을 신장시킨 사례는 인재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러나 초나라 역시 오기를 우대했던 도왕이 죽자 다시 혼란에 빠졌듯이,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뿐 아니라 그 인재를 지속적으로 품고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과 리더십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 효과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현대 경영에서도 '사람이 귀하다'는 유가사상과 같이, 인재는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원임이 강조됩니다.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말했듯, 돈과 상품이 있어도 이를 주재할 인재가 없다면 아무런 작용도 할 수 없습니다. 즉, 기업의 활력은 직원 전체의 적극성, 주동성, 창조성에 달려 있으며, 이는 곧 인재에 대한 투자를 의미합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의 크기와 자질은 무엇일까요? 불법적인 대통령의 계엄령과 새로운 대통령의 부상이라는 맥락에서, 오늘날 우리 사회는 어떤 크기와 자질의 리더를 필요로 하는지 깊이 고민하게 됩니다. 사마천이 말한 견미이지청탁의 자질, 즉 아주 미세한 것을 보고 전체의 물줄기가 맑고 흐린 것을 알아차리는 통찰력은 시대를 막론하고 리더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입니다. 현상 너머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복잡한 사회 현상 속에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혜안이 절실합니다. 또한, 태산과 모든 강을 아우를 수 있는 '대포용력‘은 리더의 그릇 크기를 의미합니다. 한 나라를 이끌려면 그 정도의 포용력과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는 말은, 다양한 가치와 의견을 존중하고, 갈등을 봉합하며,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강조합니다. 분열과 갈등이 심화되는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대포용력은 더욱 빛을 발할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는 통찰력과 경청과 소통, 공사 분별, 용인술, 현실 인정과 유연성, 포용력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역사의 교훈은 분명합니다. 위기를 극복하고 시대를 이끈 리더들은 모두 이러한 자질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구현해냈습니다. 그들은 시대의 아품을 공감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사람의 마음을 얻고 함께 나아갈 줄 아는 진정한 영웅들이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는 바로 이러한 역사적 지혜를 겸비하고, 혼란 속에서 새로운 길을 제시하며, 분열된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따뜻하면서도 강인한 존재 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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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리더는 어떻게 사람을 움직이는가 - 개정판
리 슈에청 지음, 정세경 옮김 / 라의눈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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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리더십은 조직을 이끌고 목표를 달성하는 기술을 넘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심오한 예술입니다. 진정한 리더는 지시와 통제를 넘어,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며, 궁극적으로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게 합니다. 이러한 최고의 리더들이 사람을 움직이는 핵심적인 원동력은 바로 그들의 인격, 명확한 비전, 그리고 깊은 공감 능력에서 비롯됩니다. 이번에 읽은 리 슈에청의<최고의 리더는 어떻게 사람을 움직이는가>는 이러한 리더의 자질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볼테르의 말처럼, 리더를 만드는 것은 남들보다 뛰어난 통찰력이 아니라 그의 인격입니다. 아무리 탁월한 지략과 능력을 갖추었더라도, 인격적인 결함이 있다면 사람들의 진정한 존경과 신뢰를 얻기 어렵습니다. 특히 리더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인격적 미덕 중 하나는 바로 겸손입니다.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 겸손의 미덕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가르침은, 리더가 자신의 위치를 망각하고 독선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는 중요한 지침이 됩니다. 자신보다 높은 사람에게는 본분을 다하고, 동료에게는 온화함을 보이며, 아랫사람에게는 모범이 되는 겸손은 모든 사람에게 존경받는 리더의 경지를 보여줍니다. 겸손은 또한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연결됩니다.

프랭클린이 매일 "나는 오늘 의미있는 일을 했는가?"라고 질문했듯이, 리더는 자신의 행동과 결정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성찰하는 습관 을 가져야 합니다. 막심 고리키가 언급했듯이, 제때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관계의 화해를 이끄는 묘약이 될 수 있으며, 공자의 가르침처 럼 어진 이를 보고 자신을 다잡고, 부족한 점을 발견하면 즉시 고치는 자세는 리더의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장자크 루소의 말처럼,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무지해서가 아니라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오만함 때문이기에, 리더는 항상 배우고 소통하며 자신의 사고방식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처럼 인격적인 겸손과 꾸준한 자기 성찰은 리더가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가장 근본적인 토대가 됩니다.

리더십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은 명확한 비전 제시와 그에 따른 결단력입니다. 덩샤오핑이 강조했듯이, 지도자는 시야를 넓게 하고 마음을 더 크게 가져야 합니다. 피터 드러커는 리더십을 인간이 시야를 넓히고 높은 업적을 달성하며 보통 수준을 초월하여 높은 수준의 인격에 달하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는 리더가 현재의 미래를 내다보고 구성원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아르키메데스가 지렛대 하나만 있으면 지구를 들어 올릴 수 있다고 말했듯이, 리더의 비전은 조직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지렛대가 됩니다. 그러나 비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워렌 베니스가 "정확한 결단이 없다면 다른 모든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듯이, 리더는 복잡한 상황 속에서 과감하고 정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결단력은 독단적인 결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위험을 예측하고,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며, 때로는 과감한 용기를 발휘하여 최적의 경로를 선택하는 능력입니다. 나폴레옹이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알프스 산맥을 넘 었듯이, 리더는 역경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결단으로 조직을 이끌어야 합니다. 이러한 명확한 비전과 흔들림 없는 결단력은 구성원들 에게 신뢰와 확신을 주어, 미지의 길이라 할지라도 리더를 따르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됩니다.

최고의 리더는 독단적인 결정을 내리는 대신, 열린 소통과 협력의 문화를 조성하여 구성원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듭니다. 세계 50대 기업 중 100년 이상 건재한 기업들의 비결이 협력 정신과 평등한 기업문화에 있다는 점은 이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독선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이 공부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일하는 방식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원칙을 바탕으로 구성원 모두가 함께하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해야 합니다. 원자바오 총리가 "집에 물이 새는 것을 아는 자는 지붕 아래 있고, 실정을 아는 자는 초야에 있다"고 말했듯이, 진정한 리더는 현장의 목 소리와 일반 대중의 의견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합니다. 후진타오 주석이 강조했듯이, 지도층은 어려움에 처한 곳, 대중의 의견이 많은 곳,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곳으로 직접 들어가 대중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갈등을 풀어야 합니다. 이는 상사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사의 의도를 잘 이해하고 충분한 준비를 통해 보고하며, 문제 제기 시 해결 방안을 함께 제시하는 것은 효과적인 소통의 예시입니다. 이러한 열린 소통과 적극적인 협력은 리더가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고, 그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최고의 리더는 지시하고 통제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들은 겸손한 인격으로 신뢰를 쌓고, 명확한 비전으로 방향을 제시하며, 열린 소통과 공감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얻습니다. 또한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변화를 통해 스스로를 단련하고, 구성원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냅니다. 이처럼 인격, 비전, 그리고 공감이 어우러진 리더십이야 말로 사람들을 진정으로 움직이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기꺼이 함께 나아가게 하는 강력한 힘이 됩니다. 진정한 리더는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들이 스스로 빛을 발하도록 돕는 존재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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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지금 어디에 있니 - 역사적 트라우마에 저항하는 단독자 1949~1992 아티스트웨이 2
김응교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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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과 함께 성장했다. 대학 시절, 그의 책들은 마치 새로운 세계로 통하는 비밀 통로 같았다. 당시에는 그저 쿨한 문장들과 낯선 서사 구조에 매료되어 읽었다. 현실의 권태를 잠시 잊게 해주는 시원한 콜라처럼, 혹은 몽롱한 마약처럼 그의 소설은 나를 다른 차원으로 이끌었다. 주인공들의 고독과 방황,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기묘한 유머와 판타지는 20대였던 나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그때는 그의 소설이 던지는 깊은 질문이나 숨겨진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려 애쓰기보다는, 그저 그 분위기 속에 잠기는 것을 즐겼던 것 같다. 시간이 흘러, 그의 작품을 다시 마주할 때마다 나의 시선은 조금씩 달라졌다. 한때는 그의 태도에 반대하며 비판적인 시각을 가졌던 적도 있었다. 그의 소설이 지나치게 개인의 내면에만 천착하거나, 혹은 때 때로 등장하는 성 묘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가 이야기하는 '상실'과 '고독'이 너무나 보편적이어서 오히려 공허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당시에는 그의 문학적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왜 그토록 많은 이들이 그에게 열광하는지 온전히 납득하기 어려웠다. 어쩌면 나 역시 그를 '쓰레기'라 하했던 비평가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의 소설을 읽는다는 것이 마치 현실 도피적인 행위처럼 느껴져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접한 김응교님의<무라카미하루키 지금 어디에 있니>는 하루키 소설에 대한 나의 오래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김응교 작가의 시선처럼, 하루키의 문학을 개인의 내면 탐구나 판타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의 '역사의식'과 '트라우마'라는 거대한 맥락 속에서 이해하게 된 것이다. 특히 "하루키 소설이 우울한 까닭은 그의 무의식이 아직 장례식을 치르고 있기 때 문"이라는 관점은 나의 가슴에 깊이 박혔다. 섹스를 하고 와인을 마셔도, 세상은 아직 슬픔이 해결되지 않은 상중이라는 사실을 늘 의식한다는 그의 통찰은, 하루키 소설의 밑바닥에 흐르는 설명할 수 없었던 우울감의 근원을 명확히 밝혀주었다. 하루키의 소설에 ‘역사가 없다'는 세간의 평가는 어쩌면 피상적인 이해였을지도 모른다. 그의 아버지가 난징 학살 사건과 관계있는 부대 출신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가 평생 그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그의 소설 속 주인공들이 외롭게 투쟁하는 모습은 개인적인 고뇌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아버지 세대가 저지른 죄악, 즉 '시스템 악'에 맞서 '기억의 복원'을 시도하는 하루키 자신의 처절한 몸부림이었던 것이다. 그가 말하는 '시스템 악'에는 일본의 군부, 부패한 자본주의, 사이비 종교 단체의 트러스트다. "자기 나라에 좋은 역사만을 젊은 세대에 전하려는 세력에 맞서야 한다“는 그의 발언은, 소설 속에서 은유적으로 표현되던 그의 역사관이 얼마나 선명하고 단호한지를 말해주는 것 같다. 이처럼 하루키의 소설은 '삭제의 죄악'에 맞선 '기억의 복원'을 시도하는, 위험하고도 용기 있는 작가적 시도였다는 것을 이제야 이해하게 된다.

물론, 글에서 지적하듯 하루키 소설에서 피해자의 고통이 직접적으로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비판은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나는 하루키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고통을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직접적인 고발 대신, 상징과 은유, 그리고 판타지라는 장치를 통해 무의식 깊숙이 자리한 트라우마를 건드리고, 스스로 그 의미를 찾아가도록 유도하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그의 소설이 우울한 것은, 바로 그 해결되지 않은 과거의 슬픔과 아직 끝나지 않은 '장례식' 때문이라는 것은 그의 모든 작품을 관통하는 하나의 거대한 맥락인 것 같다. 이러한 저자의 해석은 내가 하루키 소설을 '치유'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만들었다. 한때는 그의 소설이 그저 '힐링 마케팅'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졌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그의 소설 속에서 주인공들이 겪는 상실과 고독, 그리고 그들이 찾아 헤매는 '연결된 고통'의 의미는, 결국 우리 사회가 겪는 역사적 트라우마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학 때 몇 번을 다시 읽었던 <상실의 시대(노르웨이 숲)>를 생각해 본다. 소설은 1960년대와 7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와타나베가 주 인공이며, 읽으면서 남자의 심리, 청춘, 사람에 대해 알게 된 소설이다. 기츠키가17살에 죽고, 노오코가 죽고, 나가사와의 애인 하쓰미의 죽음이 있다. 죽음으로써 삶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일부에 죽음이 있으며, 삶은 계속 되는 것이다. 젊은 시절의 상처와 고민은 삶의 일부가 되어 현재까지도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는 그 상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상처를 통해 더 강해지고 성숙해지는 경험을 한다. 당시에는 감당하기 어려웠던 감정들도 이제는 조금 더 담담하게 마주할 수 있는 힘이 생기셨을 것이다. 소설의 마지막, 와타나베가 미도리에게 전화하며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고 묻는 장면은 아직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미도리와의 인연이 이어졌을 지, 혹은 각자 다른 삶을 살았을 지는 열린 결말로 남아있다. 삶에서 많은 관계들이 항상 명확하게 정의되거나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와타나베의 마지막 질문은 비단 그만의 질문이 아닐 것이다. 시간이 지나 다시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신 것은,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연결하며 삶의 의미와 방향을 다시 한번 탐색하는 소중한 과정일 것 같다. 대학 시절에는 청춘의 방황과 사랑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는 진리를 다시한번 느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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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 - AI 시대를 설계한 가장 논쟁적인 CEO의 통찰과 전력
키치 헤이기 지음, 유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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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공지능이 인류의 미래를 바꿀 것을 약속하는 시대에, 샘 올트먼만큼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인물은 거의 없습니다. 키치 헤이지의 <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은 실리콘 밸리의 신화를 벗겨내고 AI 혁명 뒤에 숨겨진 복잡한 인간상을 드러냅니다. 개인의 야망, 뛰어난 영업 능력, 그리고 의심스러운 윤리가 기술 발전과 인간 본성의 교차점에서 어떻게 충돌하는지에 대한 이야기합니다. 250회가 넘는 인터뷰를 바탕으로, 헤이지는 올트먼을 " 카리스마 넘치는 자기모순 "의 인물로 묘사합니다. 기술의 잠재력에 대한 낙관주의와 조작 및 부정직이라는 문제적 패턴이 공존하는 선구자인 것입니다. 책은 우리에게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게 합니다. 바로 혁명적인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드는 자질들이 동시에 윤리적으로 타협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헤이지는 기술 리더들을 진보의 무오류 영웅으로 묘사하는 전형적인 실리콘 밸리의 자서전과는 다른 결을 보입니다. 엄밀한 분석을 통해 기술 분야에서 권력, 영향력, 그리고 의사 결정이 실제로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야기 해 줍니다. 그 결과, 이 책은 올트먼의 개인적인 여정 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혁신적인 기술이 개발되고 활용되는 방식을 형성하는 더 광범위한 역학 관계를 잘 알 수 있게 이야기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생성형 인공지능의 시대를 열고 미래에 대한 설득력 있는 비전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올트먼의 능력에 대해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샘 올트먼의 이야기는 실리콘 밸리의 번쩍이는 사무실이 아니라, 조숙한 아이가 생각하는 기계의 혁명적인 잠재력을 처음 엿본 세인트루이스 교외 풍경에서 시작됩니다. 헤이지는 올트먼의 성장기를 훌륭하게 재구성하여 컴퓨터와 프로그래밍에 대한 초기 경험이 어떻게 훗날 AI 혁명을 주도하게 될 세계관을 형성했는지 보여줍니다. 어린 시절 올트먼은 기술에만 관심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컴퓨터가 프로그래밍을 초월하여 인간 지능에 근접하는 무언가를 달성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교사들은 그를 뛰어난 영재로 기억하지만, 동시에 또래와는 다른 규칙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으로 기억합니다. 헤이지는 올트먼이 자신의 전문 분야를 규정하는 핵심적인 기술이 된 영업 능력을 보여주기 시작한 고등학교 시절의 흥미로운 사실들을 이야기 합니다. 급우들을 컴퓨터 동아리에 가입하도록 설득하든, 선생님들을 설득하여 독립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도록 하든, 어린 시절 올트먼은 설득의 기술을 일찍부터 터득했습니다. 비현실적이거나 불가능해 보일 때조차도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비전을 믿게 만드는 그의 능력은 훗날 그가 이룬 모든 것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비전적 설득력은 상황을 전략적으로 읽고 계산된 자신감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해 준 날카로운 인지 지능에 기반을 두었습니다. 올트먼이 스탠퍼드에 진학하기로 결정한 때는 인터넷이 사회를 변화시키기 시작하던 시기로, 이 선택은 그를 기술 세계의 중심지로 이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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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 헤이지는 샘 올트먼의 이야기가 제기하는 근본적인 질문, 즉 혁명적인 기술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자질이 그러한 변화에 필요한 윤리적 리더십과 양립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전기를 마무리합니다. 헤이지는 올트먼이 새로운 유형의 기술 리더, 즉 전통적인 비즈니스 지표를 훨씬 넘어 인류 문명의 발전 방향에 대한 질문을 포괄하는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라고 주장합니다. 그의 성공은 탁월한 영업 능력과 결합된 비전적 사고의 힘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러한 자질이 책임성과 제도적 안정성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OpenAl 위기는 개인의 야망과 집단 거버넌스 간의 더 큰 갈등을 보여주는 사례이며, 기술의 힘이 커짐에 따라 이러한 갈등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책을 통해서 실리콘 밸리의 변혁적 혁신 접근 방식이 지닌 가능성과 위험을 동시에 보여준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조직을 구축하고, 인재를 유치하고, 야심찬 기술 프로젝트를 위한 자원을 확보하는 그의 능력은 발전을 촉진하는 데 있어 기업가적 리더십의 지속적인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의 의사소통 문제, 거버넌스 갈등, 그리고 윤리적 타협의 양상은 전통적인 스타트업 방법론이 문명 차원의 함의를 지닌 기술을 관리하는 데 부적합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소수의 개인과 조직에 자원과 의사 결정권이 집중되는 것은 신속한 혁신을 위한 효율적인 메커니즘인 동시에 민주적 거버넌스와 사회 안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합니다. 실리콘 밸리의 전통적인 리더십 개발 및 기업 거버넌스 접근 방식이 첨단 AI가 야기할 과제를 관리하는 데 부적합할 수 있을 겁니다. 업계가 급속한 성장, 개인의 영웅심, 그리고 시장 기반 솔루션을 강조하는 방식은 AGI 개발에 필요한 신중하고 협력적인 접근 방식과 근본적으로 양립할 수 없습니다. 올트만의 이야기는 기술 전환기를 인류의 인도자로 삼기 위해 뛰어난 개인에게 의존하는 것의 가능성과 위험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다른 전기와는 다른 샘 올트먼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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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와인 이야기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나이토 히로후미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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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와인 관련 서적을 보면 가장 먼저나오는 것이 와인의 기원 및 역사에 관한 것일 것이다. 와인의 역사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인류가 수렵 채집 생활을 시작하면서 같이 발전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즉, 당분이 함유되어 있는 과일이 나무 그루터기 또는 움푹 패인 돌에 떨어져 효모(포도의 경우, 포도껍질에 효모 균이 있어 자연 발효가 가능하다)를 만나 발효함으로써 와인이 되었고, 이 와인을 유인원이나 인간이 맛보았을 것으로 추측되어진다. 인간의 기원이라 생각되는 호모사피엔스나 유인원 중, 특히 당분을 잘 먹는 무리가 가장 먼저 자연에서 발효된 와인을 접하게되고 그 맛을 잊지 못하고 계속 찾게되었을 것이라 추측하는 연구도 있다. 이후 농경생활을 통하여 정착한 인류가 식량을 저장해야할 필요로 동굴이나 특정 장소에 과일을 모아 두었는데 이것이 발효되어 와인이 되었으며, 이 와인을 맛본 인류는 기분이 좋아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후 인위적으로 술을 빚었을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이 와인은 세계 역사와 문화 형성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세계사 속에서의 와인.... 재미있는 주제다.

와인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숨 쉬고, 때로는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어 놓은 신비로운 액체다. 한 잔의 와인 속에는 고대 문명의 지혜와 중세 수도사들의 헌신, 그리고 근대 상인들의 야망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 작은 잔 속에 담긴 이야기는 인간의 삶과 욕망, 그리고 문명의 진보가 얽혀 있는 장대한 서사시와 같다. 고대 그리스의 와인 문화는 그들의 독특한 지형에서 시작되었다. 비옥한 평야가 드물고 산이 바다를 향해 뻗어 나가는 지형은 메소포타미아나 이집트처럼 거대한 강을 기반으로 한 중앙집권적 권력이 형성되기 어려웠다. 대신 좁은 평야에 흩어져 살던 평민 농민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부를 축적하고, 노예를 부리며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었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은 왕이나 귀족 같은 지배 계급이 모든 권력을 독점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자연스럽게 민주정치의 발달을 이끌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와인은 특정 계층만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시민이 자유롭게 향유하는 문화의 상징이 되었다. 민주주의의 요람이라 불리는 아테네에서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피타고라스, 히포크라테스 등 위대한 철학자와 학자들이 배출되었고, 이들은 모두 와인을 사랑했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은 와인을 즐겨 마셨고,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와인을 해열, 소독, 이뇨, 피로 회복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며 약으로 사용했다. 와인은 사유를 깊게 하고, 지식을 나누며, 때로는 질병을 치유하는 지혜의 매개체였던 것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에 게 와인은 지적인 교류와 삶의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그들의 자유로운 정신을 담은 액체였다.

기독교의 역사에서 와인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성경 속 가나안 혼인 잔치에서 예수가 물을 와인으로 바꾸는 기적을 행한 일화는 와인에 신성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 기적은 후대의 와인 생산자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예수가 물로도 훌륭한 와인을 만들어냈다면, 예수를 따르는 이들 또한 최상의 와인을 양조해야 한다는 종교적 사명이 부여된 것이다. 특히 유럽 중세 시대에는 가톨릭교회 수도원, 그중에서도 프랑스 부르고뉴에 본거지를 둔 시토회가 와인 품질 향상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수도사들은 신에 대한 헌신과 종교적 열정으로 와인 양조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들에게 와인 양조는 신성한 의식을 위한 준비이자 신에게 바치는 정성이었다. 그들은 포도 재배부터 양조, 숙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시도하며 와인 기술을 발전시켰다. 이러한 수도사들의 땀과 기도가 스며든 결과, 오늘날 세계 최고 와인 생산지 중 하나인 부르고뉴의 위대한 포도밭이 개척되었고, 그들의 종교적 열정은 와인의 역사에 길이 남을 유산으로 자리매김했다.

중세 유럽의 패권자였던카롤루스 대제는 와인 양조와 유통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활발한 정복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자신의 왕국 안에서 와인 산업을 육성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왕국 전역의 교회에 토지를 하사하고 와인 양조를 독려했으며, 심지어 와인 양조 방식까지 세세하게 지도하고 관리했다. 특히 포도를 발로 밟아 으깨는 방식을 금지하고 위생적인 양조를 강조한 것은 시대를 앞서가는 획기적인 조치였다. 당시에는 포도 압착기가 보편화되지 않아 그의 명령이 완전히 지켜지기는 어려웠지만, 이는 와인에 '위생'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와인을 더욱 신성하고 깨끗한 음료로 격상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카롤루스 대제는 와인 유통에도 새로운 질서를 부여했다. 와인 생산자가 여행객에게 직접 와인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하고, 와인 판매점임을 알리는 간판으로 나뭇가지를 내걸도록 규정했다. 이는 오늘날 오스트리아 빈의 선술집 '호이리게'에서 소나무 가지를 걸어 와인을 판매하는 전통으로 남아있을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미쳤다. 그의 노력은 와인 산업을 체계화하고 현대적인 유통 시스템의 초석을 다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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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때로는 이처럼 인간의 욕망과 경쟁을 부추기며 역사의 비극적인 순간에도 함께했다...• 와인은 이처럼 인류의 역사 속에서 문화, 종교, 정치, 경제적 흐름을 형성하고 변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한 잔의 와 인을 마실 때마다, 그 속에 담긴 수천 년의 역사와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하다. 와인과 관련한 세계사를 알 수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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