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 조깅 혁명 - 혈당·비만·노화를 한 번에 잡는 최강의 운동법
다나카 히로아키 지음, 김연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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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많은 이들이 건강 증진을 위해 달리기를 시도하지만, 숨이 턱 막히고 근육이 뻐근해지는 격렬함 때문에 이내 포기하곤 합니다. 저 또한 과거 마라톤 대회에서의 고된 경험으로 달리기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슬로우 조깅이라는 새로운 달리기 방식을 접하며, 달리기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변화되었습니다. 이는 달리기가 어렵다고 느끼는 주된 이유가 너무 빠른 속도로 자신을 몰아붙였기 때문임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슬로우 조깅은 말 그대로 천천히 달리는 개념을 핵심으로 합니다. 시작은 걷는 것과 거의 흡사한 속도로 가볍게 뛰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바로 '대화가 가능한 속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옆 사람과 미소를 지으며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속도라면 전혀 힘들지 않게 운동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달리기를 시작하면, 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도 점진적으로 체력과 지구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슬로우 조깅의 가장 큰 장점은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입니다. 달리기가 부담스러운 초보자나 과거에 실패 경험이 있는 이들도 쉽게 시도할 수 있습니다. 무리한 운동 강도로 인한 부상 위험을 줄이고, '작심삼일'로 끝나기 쉬운 운동 습관을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게 돕는다는 점에서 슬로우 조깅은 생활 습관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슬로우 조깅은 겉보기에는 느리고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효과적인 에너지 소비 운동입니다. 일반적으로 걷기와 달리기를 비교할 때, 같은 거리를 이동할 경우 슬로우 조깅은 걷기보다 약 두 배의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예를 들어, 체중이 70킬로그램인 사람이 5킬로미터를 걸으면 약 175칼로리를 소비하는 반면, 같은 5킬로미터를 슬로우 조깅으로 달리면 약 350칼로리를 소비하게 됩니다. 이는 슬로우 조깅이 체중 1킬로그램당 1킬로미터를 달릴 때 약 1칼로리를 소모하는 효율적인 운동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높은 에너지 소비율은 슬로우 조깅이 체지방 감소에 매우 효과적임을 의미합니다. 천천히 꾸준히 달림으로써 우리 몸은 에너지를 지방에서 더 많이 끌어다 사용하게 됩니다. 고강도 운동은 주로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반면, 슬로우 조깅은 유산소 운동의 특성을 활용하여 지방을 우선적으로 연소시킵니다. 따라서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는 분들에게 슬로우 조깅은 매우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달리기가 싫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던 사람들도 슬로우 조깅의 에너지 소비 효율을 알게 되면 달리기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될 것입니다.

달리기의 효율성을 이해하는 데 있어 '젖산 역치'라는 개념은 매우 중요합니다. 젖산 역치란 운동 강도가 점차 높아질 때 근육에 젖산이 급격히 축적되기 시작하는 속도를 의미합니다. 젖산이 쌓이면 근육에 피로가 오고 통증이 발생하여 운동을 지속하기 어려워집니다. 책에 따르면, 21세 초보 러너는 시속 6킬로미터를 넘어서면서 젖산 농도가 상승한 반면, 67세의 베테랑 러너는 시속 12킬 로미터까지도 젖산 농도가 거의 오르지 않았습니다. 이는 훈련을 통해 젖산 역치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슬로우 조깅은 바로 이 젖산 역치 이하의 속도로 달리기를 지속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젖산 역치 속도는 '싱글벙글 페이스', 즉 웃으며 대화할 수 있는 편안한 속도와 거의 일치합니다. 이 속도로 달리게 되면 우리 몸은 지방을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되며, 동시에 귀중한 글리코겐(탄수화물 형태의 저장 에너지)의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전기와 연료를 적절히 배합하여 최고의 연비를 내는 것과 유사합니다. 우리 몸 또한 싱글벙글 페이스를 유지할 때 가장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며 지치지 않고 오래 달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지속적인 유산소 운동은 심폐 지구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여 전반적인 신체 건강을 개 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운동 퍼포먼스를 극대화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또 다른 방법으로 '글리코겐 로딩'이 있습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훌트만 박사와 베리스트림 박사의 연구는 이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합니다. 이들의 실험에서는 피실험자들이 탈진할 때까지 한쪽 다리로 실내 자전거를 탄 후, 3일간 고탄수화물 식사를 하면서 근육 내 글리코겐 농도를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운동으로 글리코겐이 고갈된 다리에서 고탄수화물 식사 후 글리코겐 농도가 운동 전보다 훨씬 더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글리코겐 로딩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통해 근육 내 글리코겐을 먼저 고갈시키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합니다. 비록 슬로우 조깅 자체는 고강도 운동은 아니지만, 꾸준한 운동 습관과 더불어 이러한 글리코겐 로딩 원리를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운동 후 회복과 다음 운동시 에너지 효율을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장거리 달리기를 계획하거나 지속적인 에너지 공급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이러한 글리코겐 저장 능력의 극대화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슬로우 조깅을 성공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나에게 맞는 속도'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무조건 느리게 달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춰 최적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속도를 찾는 과정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슬로우 조깅의 핵심은 '싱글벙 글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 페이스는 주변 사람과 편안하게 대화하며 달릴 수 있는 속도이며, 몸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지 않아 달리기를 즐거운 경험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심박수가 급격히 오르지 않고, 숨이 차지 않아 편안함을 느끼는 상태가 바로 싱글벙글 페이스입니다. 이러한 편안함은 운동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덜어주어 꾸준함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달리면서도 주변 경치를 즐기고, 생각을 정리하며,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초보 러너라면 객관적인 지표인 심박수를 활용하여 자신에게 맞는 싱글벙글 페이스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주관적 운동 강도(RPE, Rate of Perceived Exertion)를 10에서 12 정도(가볍거나 약간 힘든 정도)로 느끼면서 3~4분간 달린 후 심박수를 확인합니다. 이때 목표로 삼을 수 있는 분당 심박수는 ' 138- (나이 + 2) '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58세의 화이트피오나님이라면'138- (58 * 2)='138- 29'= 109회가 됩니다. 분당 109회 전후의 심박수를 유지하면서 달리기를 시도해보는 것이죠. 만약 이 속도로 달렸을 때 주관적 운동 강도가 13을 넘어서 너무 힘들게 느껴진다면, 목표 심박수를 128-(나이 • 2)로 낮춰 조정할 수 있습니다. (예: 58세 128- 29= 99회) 반대로 138- (나이 ÷ 2)'의 속도로 달렸을 때 주관적 운동 강도가 9 이하로 너무 가볍게 느껴진다면, 목표 심박수를 148- (나이 * 2)로 높여 조정합니다. (예: 58세》 148-29= 119회) 이러한 개인별 심박수 조절을 통해 가장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자신만의 슬로우 조깅 속도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스마트 워치나 심박수 측정기를 활용하면 더욱 정확하게 자신의 심박수를 확인하며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슬로우 조깅은 달리기가 힘들고 고통스러운 경험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즐겁고 편안한 활동으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경험은 운동에 대한 지속적인 동기를 부여하며, '작심삼일'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게 돕습니다. 꾸준히 슬로우 조깅을 실천하면 점차적으로 달리기 속도와 체력이 향상되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게 되고, 이는 성취감으로 이어져 더욱 큰 즐거움을 선사할 것입니다.


운동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슬로우 조깅은 하루에 총 3~5킬로미터를 여러 번에 나누어 달려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짧게 쪼개어 달리는 것이 습관화되면, 운동을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통합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 번에 무리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몸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 꾸준함이 모여 결국 큰 변화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오늘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에게 맞는 '싱글벙글 페이스'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느리게 달릴수록 더욱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슬로우 조깅의 역설적인 지혜를 통해 건강하고 활기찬 삶이라는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나아가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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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시대의 마음 수업 - 고전의 숨결에서 길을 찾다
박찬근 지음 / 청년정신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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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상은 언제나 혼란으로 가득하며, 삶의 무게는 때로 견디기 버겁습니다. 고도로 발달한 문명 속에서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더 빠르게 나아가려 애쓰지만,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공허함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이 속에서 인간은 오랜 세월 변치 않는 질문을 던져왔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진정 행복할 수 있는가?', '무엇이 나를 나답게 만드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놀랍게도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 안에, 내면 깊숙이 숨 쉬는 '마음'이라는 이름의 정원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삶의 지혜는 외부의 복잡함을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혹은 그보다 더 중요하게, 내면의 정원을 가꾸고 다스리는 '마음공부'에서 비롯됩니다. 이번에 읽은 <불안한 시대의 마음 수업>은 이러한 질문에 답을 전해 주는 것 같습니다.

삶의 마음공부는 '나'라는 존재를 깊이 들여다보는 데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가면을 쓰고 세상을 살아가고 있을까요? 세상의 시선과 타인의 기대에 맞춰 굳어진 모습은 어쩌면 진정한 자신을 가려버리는 두꺼운 장막일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고요히 앉아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순간, 우리는 쉼없이 움직이던 생각의 파동을 느끼고, 감정의 물결을 보게 됩니다. 인생은 수많은 유혹과 역경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재물을 향한 욕심, 타인을 향한 시기심, 혹은 알 수 없는 불안감은 우리를 쉽게 휘두르려 합니다. 하지만 강건한 정신은 이러한 흔들림 속에서도 중심을 잡게합니다. 이 는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내면의 강인함을 믿는 태도에서 나옵니다. 우리는 자신 안에 잠재된 '강력한 적'이 다름 아닌 끓어 오르는 미움과 끝없는 욕망임을 깨닫게 됩니다. 고전이 가르치듯, 분노를 가라앉히고 불필요한 욕심을 제어하는 것은 평온한 삶 을 위한 근본적인 토대입니다. 내 마음이라는 밭에 어떤 씨앗을 뿌리느냐에 따라 다른 꽃이 피어나듯, 지혜와 사랑의 씨앗을 심고 가꾸는 일이야말로 가장 고귀한 경작입니다. 매일 자신을 세 번 성찰하는 꾸준한 노력은, 무의식적으로 쌓인 내면의 먼지를 털어 내고, 멈춰 서서 삶의 방향을 되짚어보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결국 이 내면 성찰의 과정은 '자신의 마음 사용 설명서'를 완 성해 나가는 것과 같습니다.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내면의 에너지를 올바르게 활용하고, 끊임없이 몰려오는 혼란 속에서도 스스 로를 다스리며 평정을 유지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야날로 진정한 내면 성장의 길입니다. 이는 자신과의 화해이자, 더 단단한 나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마음공부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그 깊이를 더해갑니다. 우리는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며, 관계 속에서 비로소 '나'를 정의하고 성장해 나갑니다. 오랜 친구와의 변치 않는 소중함을 지키고, 말없이도 마음이 통하는 깊은 교감을 나누는 것은 삶의 가장 큰 축복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아름다운 관계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습니다. 이익과 의리 사이에서 갈등하고, 때로는 의도치 않은 '불청객'이 우리 삶에 예고 없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갑작스러운 만남이 기쁨을 가져올 수도 있지만, 때로는 화를 돋우거나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관계의 순간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함부로 감정을 표출하면 결국 자신만 상처받고,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것 역시 답이 될 수 없습니다. 고전은 우리에게 재능이 빛나지만 그 빛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하는 자, 그리고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 속에서도 갈등을 겪는 순간들을 비춰줍니다. 관계의 지혜는 결 국'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소통에서 나옵니다.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고 진심을 담는 '말 한마디'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작은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안에 존재하는 '어두운 비밀'과 같이 때로는 직면하기 어려운 자신의 단점과 마주하는 용기, 그리고 타인에 대한 깊은 이해와 포용력이 동반될 때, 비로소 관계는 진정한 의미를 얻습니다. 힘든 시간을 헤쳐 나가는 과정 속에서 얻는 값진 경험들은, 앞으로 마주할 수많은 관계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든든한 밑거름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불확실한 관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평온을 찾게 됩니다.

마음공부는 역사와 고전이라는 거울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과거는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무한한 지혜의 보고입니다. 살다 보면 문득 길을 잃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때 고전은 흔들리는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합니다. 삶의 지혜는 끊임없는 질문과 멈추지 않는 배움에서 피어납니다. 과거의 리더들이 어떻게 국가를 다스리고 백성을 이끌었는지, 그들의 '신상필벌'의 원칙에서 우리는 오늘날의 리더십과 사회의 정의를 다시금 되새겨 봅니다. 우리의 발길이 닿고 마음이 머무는 모든 곳에 담긴 보편적인 가치들을 발견하는 과정 또한 중요한 마음공부입니다. 때로는 망국의 슬픈 노래 속에서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비추어 보기도 합니다. 과거의 아픔과 좌절은 단순히 옛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우리에게 던져지는 뼈아픈 질문이 됩니다. 혼돈의 시대 속에서도 삶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지혜는, 하늘의 뜻과 내 안의 욕망을 조화롭게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나옵니다.

밤하늘의 달이 차고 기울듯 인생 또한 영원불변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순환 속에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깊은 성찰입니다. 이러한 깨달음을 통해 우리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 도약을 위한 숨 고르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가장 큰 지혜는 바로 영원한 것은 없다는 사실, 그리고 변화 속에서 끊임없이 배우고 적응해야 한다는 깨달음일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마음공부는, 이 모든 지혜를 '현재'의 삶에 적용하는 데 있습니다. 고전은 과거의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울림을 줍니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먼 미래를 걱정하거나 지나간 과거에 얽매이지만, 진정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은 오직 '지금'뿐입니다. 나의 옆 사람에게 집중하고, 작은 선행이라도 놓치지 않는 태도는 일상 속에서 행복을 가꾸는 가장 확실한 주문입니다. '하늘이 내게 준 특별한 선물'은 바로 저마다 다른 재능과 역할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천명’을 깨닫고, 잠자는 천재성을 깨우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선한 것을 선택하고 굳게 지키는 '택선고집'의 자세는 오늘을 자인하는 강력한 힘이 됩니다. 벼락부자가 가져다주는 행복이 순간적인 행운일 수도, 혹은 불행의 씨앗이 될 수도 있듯이, 외적인 성취보다는 내면의 '호연지기'를 키우는 것이 진정한 풍요로움입니다. 뻐꾸기가 늘 한결같은 노래를 부르듯,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한결같은 마음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용기의 밑바탕이 됩니다. 이러한 성찰은 우리가 현재를 더욱 충실히 살아가고, 의미있는 삶의 방향을 잡아나가는 데 큰 울림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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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회계‧세무 길라잡이 - 초보자도 바로 써먹고 바로 돈이 되는
김한미.정소라.홍지연 지음 / 알파미디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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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세무 관련한 지식이 별로 없었던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 실전 회계 • 세무 길라잡이 "를 접하기 전, 회계와 세무는 제게 마치 저 높은 곳에 고립된, 고도로 전문화된 지식의 성벽처럼 느껴졌습니다. 숫자가 난무하고 복잡한 법률 용어가 얽혀 있는 그 세계는 늘 경외와 두려움의 대상이었죠.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시민으로서 분명 알아야 할 지식임에도 불구하고, 그 막연함과 거리감은 쉬이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저에게 그 견고했던 성벽을 허물고, 그 안에 숨겨진 흥미로운 세상으로 발을 들여놓게 해준 특별한 안내서였습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다가온 것은 '회계'가 기업의 생명력을 이해하는 '언어'라는 깨달음이었습니다. 기업의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가 그저 복잡한 표가 아니라, 회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하는 서사라는 점이 깊은 울림을 주었죠. 특히 "다른 회사의 매출과 자산은 어디에서 확인할까?"와 같은 질문들은 회계 지식이 기업의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이해하는 데 필수적임을 상기시켰습니다. 처음에는 제조업에 맞춰진 재무제표의 틀 안에서 회계를 배웠던 터라, 금융업의 재무제표가 상이하다는 점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금융업의 자산과 부채가 개인의 그것과 반대로 대응한다는 설명은, 금융 세계의 복잡한 역학 관계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책은 제 가 당연하게 여겼던 회계의 틀을 넓혀주며, 세상에 다양한 회계의 모습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개념 중 하나는 바로 '흑자도산'이었습니다. 회계상으로는 이익을 내고 있지만, 정작 현금이 없어 부도가 나는 상황은, 우리네 삶에도 비유될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이 공감했습니다. "나의 월급은 적지 않지만, 카드결제일과 월급수 령일 사이에 그 며칠 동안 정말 현금이 없어서 잔고가 아슬아슬한 상태, 그러다 현금 잔고가 (-)로 바뀌는 순간이 바로 개인의 '흑자도산' 상태일 것"이라는 구절은 마치 제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했습니다. 숫자가 곧 현실의 전부가 아니라는, 재무적 지표 뒤에 숨겨진 현금 흐름의 중요성을 이토록 와닿게 설명한 부분은 제게 큰 통찰을 주었습니다. 이는 비단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의 재정 관리에서도 현금 흐름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죠. 이처럼 회계는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생생한 도구라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책은 또한 주식 투자 시 필요한 회계 상 식을 다루며, '손실이 아닌데 손실이다? 억울한 기업들'과 같은 흥미로운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재무제표가 미래의 전망과 시장의 기대를 어떻게 형성하고 반응하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보이지 않는 자산의 가치를 어떻게 책정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회계가 무형의 가치를 담아내는 역할까지 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회계가 기업의 언어라면, '세무'는 우리 개인의 삶과 너무나도 밀접하게 연결된, 피할 수 없는 '동반자'임을 책은 상기시켰습니다. 그동안 그저 "납부해야 할 의무"로만 인식했던 세금이, 사실은 우리 일상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은 경이로웠습니다. 마치 공기처럼 늘 존재하지만 인지하지 못했던 존재를 비로소 눈으로 확인하는 기분이었죠. "내 생애 첫 급여명세서"와 "13월의 보너스, 연말정산" 파트에서는 개인의 소득과 세금 간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다루어 주어 매우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습니다. 연말정산이 단순히 세금을 '토해내는' 고통스러운 과정이 아니라, 꼼꼼하게 준비하면 ’덜 토해내거나' 돌려받을'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을 알게 되면서 세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대신 전략적인 접근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토해내지 않으려면? 혹은 덜 토해내려면?"이라는 부제는 실용적인 안내의 손길처럼 느껴졌습니다. 특히 퇴직 소득과 관련된 설명은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퇴직금마저도 세금으로 내야 한다니!" 현재 느끼는 공통된 아쉬움을 대변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퇴직금을 개인형퇴직연금(IRP)이나 연금저축계좌로 이체하면 세금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정보는 미래를 대비하는 중요한 지식이었습니다. 퇴직 당시 계산한 퇴직소득세의 70%만큼만 연금소득세로 과세되어 총 30%가 절감된다는 구체적인 수치는, 실질적인 이득을 제시하며 재정 설계의 중요성을 다 시금 일깨워 주었습니다. 이는 퇴직이라는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에 놓인 이들에게 따뜻한 조언과 같은 역할을 할 것입니다.

부동산 관련 세무 지식도 매우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내 집 한 채로 세금폭탄?", 9억 원? 12억 원? 고가주택 기준이 다르다?" 같은 질문들은 부동산 투자를 고려하는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대변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입주권과 분양권의 양도세율 변화에 대한 설명은, 부동산 시장의 역동성과 세법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1년 미만 보유 시 70% (지방소득세 포함 77%)라는 높은 세율이 적용되었다가, 최근에는 1년 이상 보유 시 기본세율(6~45%)을 적용하고 1년 미만만 45%로 변경되었다는 내용은, 세금 지식이 실질적인 투자 전략 수립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단면이 었습니다. 이러한 세부적인 정보는 부동산 관련 정책 변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나아가 현명한 재테크를 위한 기초 지식이 될 수 있음을 느끼게 했습니다.

책을 읽는 과정은 마치 지루한 회계•세무 강의를 듣는 것이 아니라, 옆집 아저씨, 이모 같은 친근한 캐릭터들과 함께 생활 속 에피소드를 통해 회계 세무 지식을 얻는 따뜻한 대화의 시간이었습니다. 저자들이 어려운 용어를 친절하게 풀어주고, 실제 사례와 뉴스 기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설명하는 방식은 복잡했던 지식의 문턱을 한없이 낮춰주었습니다. 이전에는 '전문가의 영역'으로만 치부했던 회계와 세무가 사실은 우리 개개인의 삶과 기업의 활동에 너무나도 깊이 뿌리내린 '생활밀착형 지식이자 현실의 언어’ 임을 온전히 체득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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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시대
스티븐 J. 파인 지음, 김시내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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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수많은 별들이 핵융합의 불꽃으로 빛나고 있지만, 우리가 아는 한 지구만이 화학적 연소의 불이 존재하는 유일한 세계이다. 그리고 이 행성에서 오직 인간만이 불을 의도적으로 다룰 줄 아는 존재가 되었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불과 인간은 공진화의 관계 속에서 서로를 빚어왔고, 그 결과 우리는 지금 '파이로센(Pyrocene)', 즉 불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는 전혀 새로운 지질학적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스티븐 파인이 제시한 이 개념은 현재 우리가 직면한 실존적 위기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더 이상 불을 사용하는 존재가 아니라 불에 의해 지배당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캘리포니아의 메가파이어,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층 화재, 호주의 대륙적 규모 산불들—이 모든 현상은 인간이 창조한 새로운 형태의 불이 역으로 창조자를 위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파인의 분석에 따르면, 불의 역사는 세 개의 뚜렷한 막으로 나뉜다. 첫 번째 막인 '제1의 불'은 4억 2천만 년 전 식물이 육지를 덮기 시작하면서 등장했다. 번개가 만든 이 원시의 불은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일부였다. 숲이 타고 재생되는 순환 속에서 불은 생명체들과 공존했고, 심지어 일부 식물들은 발아를 위해 불에 의존하게 되었다. '제2의 불'은 인간의 등장과 함께 시작되었다. 우리 조상들이 불을 길들이기 시작한 순간, 불은 단순한 자연현상에서 문화적 도구로 변모했다. 하지만 파인이 지적하듯, 불은 여타의 도구와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도끼나 창처럼 선반에 올려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번 붙이면 계속 돌봐주어야 하는 '최초의 가축'이었던 것이다. 이 제2의 불은 인간 문명의 근간이 되었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계획적인 방화를 통해 초원을 관리했고, 호주 원주민들은 '파이어스틱 농업'으로 대륙 전체의 생태계를 조각했다. 불은 사냥터를 넓히고, 해충을 박멸하며,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생태적 도구였다. 인간은 불을 통해 자연을 재편했지만, 여전히 자연의 리듬과 한계 안에서 움직였다. 그런데 18세기 말, 인류는 전혀 새로운 종류의 불을 발견했다. '제3의 불', 즉 화석연료의 연소가 그것이다. 이는 단순한 연료의 변화가 아니라 존재론적 전환이었다. 살아있는 풍경을 태우던 인간이 이제 석화된 풍경, 즉 수억 년 전의 고대 생물들이 압축되어 만들어진 석탄과 석유를 태우기 시작한 것이다.

파인이 '파이로 전환'이라고 명명한 이 변화는 인류사에서 가장 중요한 분수령이다. 이전의 불은 계절과 기후, 식물의 성장 주기에 제약을 받았다. 겨울에는 연료가 부족했고, 가뭄에는 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자연은 자체적인 견제와 균형의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하에서 캐낸 화석연료는 이런 생태학적 한계를 일거에 무너뜨렸다. 석탄은 계절을 타지 않았고, 석유는 기후에 구애받지 않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들이 탄소 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렸다는 점이다. 나무를 태우면 나무가 살아있을 때 흡수했던 탄소가 다시 공기 중으로 돌아갈 뿐이지만, 석탄을 태우면 3억 년 전의 탄소가 현재의 대기로 분출된다. 이 전환의 아이러니는 곧 명백해졌다. 인간은 불 없이도 살 수 있게 되었지만, 화석연료는 인간 없이는 타오를 수 없었다. 관계의 역학이 뒤바뀐 것이다. 우리는 불의 주인이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불을 먹여 살리는 종속적 존재가 되어버렸다.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불은 일상생활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벽난로는 중앙난방으로, 촛불은 전등으로, 아궁이는 가스레인지로 대체되었다. 불은 기계 속으로 숨어들어 갔고, 사람들은 불을 보지도 만지지도 않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불을 소비하게 되었다. 자동차 엔진 안에서, 발전소 터빈 안에서, 화학공장의 반응기 안에서—불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문명을 떠받치고 있었다. 이러한 변화의 생태학적 결과는 곧 나타나기 시작했다. 농업에서는 불 대신 화학비료와 농약이 사용되었다. 불이 수행하던 복합적이고 통합적인 기능—해충 박멸, 토양 비옥화, 잡초 제거, 식물 질병 예방—을 개별적인 산업 제품들이 대신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생태계를 공장처럼 단순화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더욱 치명적이었던 것은 산불에 대한 정책 변화였다. 20세기 내내 서구 사회는 산불을 무조건 진압하는 정책을 펼쳤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를 위해 사용된 도구들—헬리콥터, 소방차, 불도저—은 모두 화석연료로 움직이는 기계들이었다. 말 그대로 불로 불과 싸우는 셈이었다. 이런 진압 정책의 결과는 재앙적이었다. 자연스러운 소규모 화재가 억압되면서 숲 바닥에는 수십 년치의 연료가 쌓여갔다. 그리고 마침내 불이 터져 나왔을 때, 그것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규모와 강도의 메가파이어였다. 1950년대에 들어서야 화재 생태학이라는 학문 분야가 등장하면서 불의 생태적 역할이 재인식되기 시작했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린 후였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우리는 전례 없는 규모의 화재들을 목격하고 있다. 2003년 캘리포니아 산불, 2009년 호주 블랙 새터데이, 2020년 호주 블랙 서머, 그리고 매년 반복되는 캘리포니아와 지중해, 시베리아의 대형 산불들. 이것들은 더 이상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간이 만든 새로운 형태의 불이다. 이 메가파이어들의 특징은 전통적인 산불과는 완전히 다르다. 온도가 더 높고, 더 빠르게 번지며, 더 오래 지속된다. 무엇보다 도시까지 침입한다. 산불이 도시를 집어삼키는 '도시-산불 인터페이스' 현상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자연의 불과 문명의 불이 합쳐져서 새로운 종류의 괴물이 탄생한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화재들이 기후변화를 가속화한다는 점이다. 불타는 숲은 저장하고 있던 탄소를 대기 중으로 방출한다.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수천 년 동안 얼어있던 유기물들이 불타기 시작했다. 이는 온실가스를 더욱 증가시키고, 그 결과 더 건조하고 뜨거워진 환경에서 더 큰 화재가 발생하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직면한 진짜 문제는 산불의 증가만이 아니다. 현대 문명 자체가 화석연료라는 제3의 불 위에 구축되어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 입는 옷, 사는 집, 타는 차—모든 것이 석유의 연소 없이는 불가능하다. 석유로 만든 비료로 기른 곡물을 석유로 만든 트럭으로 운반하여 석유로 만든 플라스틱에 포장해서 석유로 움직이는 자동차로 가져오는 것이 현대인의 일상이다. 도시 자체가 거대한 연소 기계가 되었다. 뉴욕시가 하루에 소비하는 에너지는 작은 국가 전체의 소비량과 맞먹는다. 서울의 열섬 현상은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화로처럼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불꽃을 보지 않지만, 우리의 모든 활동이 어디선가 무언가를 태우고 있다. 이것이 파인이 말하는 파이로센의 핵심이다. 우리는 불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이 불은 더 이상 인간의 통제 하에 있지 않다. 대신 불이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고 있다. 기름값이 오르면 경제가 흔들리고, 정전이 되면 도시가 마비된다. 우리는 불의 노예가 되었지만 그 사실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파인은 절망적인 현실 진단과 함께 희망의 단서도 제시한다. 핵심은 불의 생태학을 다시 배우는 것이다. 불을 적으로 여기지 말고 복잡한 생태계의 일부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주민들의 전통적인 불 관리 지식이 여기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호주 원주민들의 '쿨 번(cool burn)' 기법이나 캘리포니아 인디언들의 계절별 방화 관행은 수천 년에 걸쳐 검증된 지속가능한 불 관리법이다. 이들은 불을 생태계의 파트너로 여겼고, 그 결과 건강하고 회복력 있는 풍경을 유지할 수 있었다. 현대의 처방 화소(prescribed burning)도 이런 전통 지식에서 배운 것이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강도로 계획적인 화재를 일으켜서 연료를 미리 소모시키고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파인의 가장 도전적인 제안은 화석연료를 땅속에 그대로 두자는 것이다. 지금 당장 모든 석유와 석탄을 태우는 대신, 먼 미래의 빙하기를 대비해서 남겨두자는 것이다. 이는 지구공학적 상상력이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기후 위기 대응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일상적인 차원에서의 변화다. 우리는 다시 불과 친숙해져야 한다. 벽난로를 피우고, 캠프파이어를 하고, 촛불을 켜면서 불의 본질을 체감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얼마나 많은 '보이지 않는 불'을 소비하고 있는지 깨달을 수 있다. 또한 도시 계획에서부터 농업 정책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불의 생태학을 고려해야 한다. 화재에 취약한 지역의 개발을 제한하고, 도시 주변에 완충 녹지를 조성하며, 건물의 내화 설계를 강화해야 한다. 농업에서도 화학 투입재 대신 통합적인 생태 관리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파이로센은 위기의 시대이지만 동시에 기회의 시대이기도 하다. 우리는 인류사상 처음으로 불의 행성적 영향력을 이해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책임감 있게 행동할 수 있는 지식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의지와 실행이다. 불은 창조와 파괴, 생명과 죽음을 동시에 가져다주는 양면의 존재다. 인간과 불의 관계 역시 지배나 종속이 아니라 상호 의존과 공존이어야 한다. 우리는 불을 정복할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 대신 불과 함께 춤을 춰야 한다. 그 춤의 안무는 겸손과 지혜에서 나온다. 원주민들이 수천 년간 실천해온 그런 지혜 말이다. 불을 두려워하지도 무시하지도 말고, 그 힘을 인정하면서도 조화롭게 어울리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것이 파이로센을 살아가는 우리의 과제이며,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유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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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자궁 맑음
권용순 지음 / 고유명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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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여성의 몸에는 말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 그곳은 생명의 시작점이면서 동시에 고통의 근원지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그 부분에 대해 쉽게 입을 열지 못한다. 마치 금기어처럼, 혹은 부끄러운 비밀처럼 감춰두었던 이야기들이 있다. 이번에 읽은 한 의사의 기록을 통해 만난 것은 인간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피어나는 희망과 절망, 그리고 그 사이를 오가며 삶을 지켜내려는 의지였다. 자궁이라는 작은 공간을 통해 바라본 세상은 생각보다 넓고 깊었다.

"가능합니다." 세 글자의 대답이 한 여성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불가능하다고 선언했던 순간, 한 의사는 다른 길을 제시했다. 그 길은 험난했지만 희망이 있었다. 의학은 과학이지만, 의사는 사람이다. 같은 증상을 보고도 어떤 의사는 포기를 권하고, 어떤 의사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낸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기술의 차이일까, 경험의 차이일까, 아니면 환자를 바라보는 마음의 차이일까. 나는 이 기록을 읽으며 의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는지 새삼 깨달았다. 그들의 한 마디는 누군가의 미래를 결정짓는다. 절망의 나락에서 희망의 사다리를 내려주기도 하고, 때로는 그 사다리를 거둬들이기도 한다.

​내시경 클립을 이용한 혈관 차단술. 의학 용어로는 차갑게 들리지만, 그 안에는 환자를 살리려는 뜨거운 마음이 담겨 있었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앞에서, 의사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했다. 혁신은 항상 위험을 동반한다. 시도해보지 않은 방법이기에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의사는 자신의 모든 지식과 경험을 동원해 환자를 위한 길을 찾아냈다. 이런 순간들이 의학을 발전시키는 동력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한 명의 환자를 살리기 위한 간절함이 결국 수많은 생명을 구하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이어지는 것. 그 과정에서 의사가 감내해야 하는 무게감은 상상하기 어렵다.

36주를 넘기고 싶어했던 산모. 하루라도 더 뱃속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어했던 어머니의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 기다려준 의사들. 주말을 포기하고 병원에 남겠다는 교수의 말에는 특별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선근종 수술 후 첫 임신인 산모의 출산. 그것은 자신의 치료가 성공적이었음을 증명하는 순간이자, 새로운 생명이 세상에 나오는 기적의 순간이기도 했다. 생명을 다루는 일의 무게를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의사들은 환자와 가족들이 모르는 곳에서 얼마나 많은 걱정과 준비를 하고 있을까. 그들의 노심초사가 있기에 우리는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것이다.

환자를 잃은 의사의 눈물. 그 장면이 가장 가슴 깊이 와닿았다. 의사도 결국 사람이라는 것, 환자의 죽음 앞에서 무너져내리는 것도 인간의 당연한 반응이라는 것을 보여준 대목이었다. "좋은 의사가 되실 거예요." 환자 가족의 마지막 인사말이 오히려 더 큰 슬픔으로 다가왔다.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구하지 못한 생명 앞에서, 의사는 자신의 한계와 마주했다. 그리고 그 한계 앞에서 엉엉 울었다. 이런 경험들이 의사를 성장시키는 것일까. 고통 속에서 더 나은 의사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것일까. 상실의 경험이 오히려 생명의 소중함을 더욱 깊이 깨닫게 만드는 것일까.

진정한 명의는 자신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에게 열린 문을 가져야 한다는 신념. 돈과 권력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 의료에 대한 꿈.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좋은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고, 때로는 인맥까지 동원해야 한다. 하지만 이 의사는 다른 세상을 꿈꾸고 있었다. 모든 환자가 평등하게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을. 이런 의사들이 있기에 의료진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지 않을 수 있는 것 같다.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 치료의 본질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 느껴진다.

​"의사는 '사람 같은' 생명체가 아닌, '사람'을 치료한다." 이 문장이 가장 깊이 남는다. 의사가 마주하는 것은 단순한 질병이나 증상이 아니라, 자신과 같은 사람이라는 존재다. 그렇기에 환자의 죽음은 단순한 치료 실패가 아니라 인간적인 상실감을 가져다준다. 의사라는 직업의 특별함이 여기에 있는 것 같다. 다른 어떤 직업보다 인간의 생사를 직접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감당해야 하는 감정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환자를 마주하고 치료하는 의사들의 용기가 존경스럽다.

'오늘 자궁 맑음'이라는 제목이 처음에는 낯설었다. 하지만 이 기록들을 읽고 나니 그 의미가 선명해졌다. 그것은 온전한 삶에 대한 선언이었다. 몸의 고통이 사라지면 마음도 따라서 회복된다는 말이 깊이 와닿는다. 우리는 종종 몸과 마음을 분리해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프고, 마음이 건강해지면 몸도 따라서 회복된다. 이 의사의 기록을 통해 본 것은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살리려는 진심이었다. 그 진심 앞에서 나도 모르게 숙연해졌다. 세상에는 아직도 많은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 곁에서 함께 아파하며 치료하려는 의사들이 있다. 그들의 존재만으로도 우리는 조금 더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 오늘도 누군가는 병원에서 희망을 찾고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절망 속에서 길을 잃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군가들 곁에는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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